올 5급 공채 헌법 대란?…출제경향 변화 탓
상태바
올 5급 공채 헌법 대란?…출제경향 변화 탓
  • 이상연 기자
  • 승인 2018.03.14 21:17
  • 댓글 1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판례 중심’ 공부한 수험생들 ‘허 찔렸다’
5급 공채, 과락률 7.7%→15.1%로 ‘껑충’
PSAT 합격권 수험생들도 헌법 과락 ‘충격’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올해 헌법의 난이도가 어려웠다기보다는 수험가의 판례 위주의 공부방식과의 괴리에서 오는 난이도 착시로 보인다.” “7급 수준은커녕 헌법 조문만 제대로 공부했다면 무난하게 패스할 정도의 난이도였다.” “헌법 조문과 부속법령만 보고 들어가도 충분히 패스할 수 있는 난이도에 불과했다.” “판례 강의에 의존했던 수험생들은 출제경향 변화에 허 찔렸다.”

지난 10일 치러진 2018년도 5급 공채 및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의 헌법 과목에 대한 수험생들의 반응이다. 시험 직후 응시자들은 헌법이 ‘어려웠다’는 반응이 주류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어렵지 않았다’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실제 올해 헌법은 지난해와 달리 헌법 조문과 부속법령 위주로 출제돼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 7급 수준에 미치지 못한 난이도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이번 헌법 25문제 중 조문에서 나온 문제가 무려 16문제에 달했다. 전체의 64%에 달해 이 문제만 맞춰도 패스할 수 있는 정도의 난이도였다.

올해 헌법의 출제경향은 인사혁신처가 수험생들의 헌법 공부 부담을 덜고 동시에 학원 의존도를 낮춰 경제적인 부담도 줄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커뮤니티에 올린 한 수험생도 “헌법 문제들을 찬찬히 리뷰해보니, 다른 거 필요없이 ‘순수하게 조문만’ 외우고 들어갔어도 맞출 수 있는 문제가 12개”라며 “여기에 영장주의, 지방자치, 위헌명령심사, 위헌소원, 감사원 등의 문제는 조문에서 살짝만 파고들어도 알 수 있는 문제들로, 조문+@로 통과 가능하도록 설계한 게 아닌가 한다”며 수험생의 공부 부담을 고려한 출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합격의법학원 이주송 강사도 헌법이 어려웠다는 수험생들의 평은 믿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25문제 중 조문에서 나온 문제가 무려 16문제였다. 심지어 그 중에서도 대부분이 헌법 지문을 틀리게 만들어서 답이 나오게 만든 문제였다”며 “난이도가 올라간 게 아니라 오히려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작년과 다르게 판례는 거의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정답이 아닌 보기 지문에 부속법령이 많아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어 체감적으로 어렵게 느껴졌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이번 시험의 헌법은 난이도보다는 조문 위주의 출제 포인트에 맞았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특히 판례 중심으로 대비한 수험생들은 고전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올해 PSAT에서 고득점을 받고도 헌법에서 탈락하는 사례들이 크게 늘어난 것도 이런 출제 포인트와 공부 방향의 엇박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해 시험에서 헌법의 과락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법률저널 예측시스템 참여자(1374명, 14일 기준)의 헌법 성적을 분석한 결과, 60점 미만의 헌법 과락자는 14.9%에 달했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해 같은 설문조사 결과(7.7%)에 비해 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반면 90점 이상은 지난해 20.9%에 달했으나 올해는 4.7%로 ‘한 자릿수’에 그쳐 헌법의 충격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락자 205명 중 PSAT 점수가 총점 230점(평균 76.66점) 이상이 23.9%에 달했다. 총점 240점(평균 80점) 이상에서도 11.7%에 달해 헌법 과락으로 합격하지 못하는 수험생들이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따라서 올해 헌법 과락이 PSAT 합격선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향후 합격선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직군별로 보면, 5급 공채의 경우 법률저널 예측시스템 참여자(1217명) 가운데 헌법 60점 미만의 과락자는 15.1%로 지난해 같은 설문조사(7.5%)에 비해 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90점 이상에서는 4.7%로 지난해(22.1%)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헌법 과락자 184명 가운데 PSAT 총점 230점 이상은 26.1%를 차지했다. 또한 240점 이상에서도 13%에 달할 정도로 PSAT 합격권 수험생들이 적지 않았다.

5급 공채 중 선발규모가 큰 일반행정(489명)의 경우 헌법 과락자는 16.4%에 달했다. 지난해(6.9%)에 비해 무려 10%포인트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합격선에 헌법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90점 이상은 21.9%에서 4.5%로 급감했다. 80점대에서도 지난해는 41%로 거의 절반에 달했지만 올해는 25.4%로 ‘뚝’ 떨어졌다. 반면 70점대는 17.6%에서 24.1%로 증가했으며 60점대도 13.7%에서 29.7%로 배 이상 늘었다.

과락자(80명) 가운데 PSAT 총점 230점 이상은 28.8%에 달했으며 240점 이상도 13.8%로 비중이 높았다. 일반행정 역시 합격선에 헌법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재경직도 마찬가지로 과락률이 높았다. 재경직 참여자(218명) 가운데 헌법 과락자는 16.5%로 지난해(13.9%)보다 증가했다. 반면 90점 이상은 27.8%에서 6.4%로 ‘뚝’ 떨어졌다. 80점대도 37.8%에서 28%로 10%포인트 가까이 감소했다. 하지만 70점대에서는 14.1%에서 22.5%, 60점대에서도 7.9%에서 26.6%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경직 과락자(36명) 중 PSAT 총점 240점 이상은 22.2%를 차지했으며 총점 250점(평균 83.33점) 이상에서도 13.9%에 달해 일반행정과 비슷했다.
 

기술직은 행정직에 비해 낮았다. 기술직 참여자(300명) 가운데 헌법 과락자는 13.3%로 행정직에 비해 약 2%포인트 낮았다.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에서는 예측시스템 참여자(157명) 가운데 헌법 과락자는 13.4%로 지난해(9.6%)보다 다소 증가했지만 5급 공채에 비해서는 낮았다. 특히 PSAT 합격선에 든 헌법 과락자는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90점 이상에서는 4.5%에 그쳐 지난해(10.2%)보다 배 이상 감소했으며 80점대에서도 40.8%에서 15.3%로 급감했다. 반면 70점대는 21.7%에서 26.1%롤 증가했으며 60점대에서도 17.8%에서 40.8%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dd 2018-03-15 21:03:20
공정성??? 열심히 공부한 사람들은 뭐가 되지.. 솔직히 난이도가 7급과 비교해서 전혀 어려운게 아닌데.. 법학의 기본은 조문인데 조문위주로 낸걸 가지고

봄비 2018-03-14 23:53:00
행정법처럼 단일 조문이 없는 것도 아니고 위헌 판례 몇 개 달달 외우는 꼼수 쓰기 전에 우리나라 최고의 법인 헌법 시험 보는데 조문 먼저 읽어보는게 공부 순서 아닌가?? 개정 안 된 지도 벌써 30년인데.... 조문만 읽고 들어갔어도 최소 과락은 절대 안 나올 수준의 문제더라. 헌법 과락자들은 솔직히 반성해야 된다. 아무리 P/F이라지만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를 뽑는 시험인 5급 공채를 임하는 수험생으로서 자세는 아닌 거 같다

하아 2018-03-15 12:44:22
헌법 과락자들은 예측시스템 참여 자체를 안하겠죠 예측하실때 그것도 고려 하셔야할거같아요

ㅇㅇ 2018-03-15 10:03:26
작년에도 판례없이 거의다 조문이었어요
작년과 유형변화는없고 좀더 세부적인 부속법령이 추가됐고 조문의 오답화방식이 세밀해진것뿐이죠

작년에도 판례위주강의하고 공부했다가
막상 시험나오니 허탈했었는데
올해 수험가가 그에맞게 변하지 않고
판례강조한 잘못이 큰것같아요

법저전모도 너무 판례위주로냈었어요

헌합 평90↑ 2018-03-15 00:34:54
헌법이 안 어려웠다고 각 잡고 분석하면, 다른 사람들이 우왕~ 역시 예리하시네요!!! 저만 어렵다 생각했네요 ㅜㅜㅜㅜ 이렇게 봐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1. 작년보다 난도 높았고, 2. 예상했던 유형과 달랐고, 3. 본인 포함 오지선다인 입시보다 점수 낮게 받은 사람들이 속출하는데, 그게 어려운 거지.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