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민간경력채용 시험장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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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민간경력채용 시험장을 다녀와서…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7.08.10 17: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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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인아 기자]작은 회사에서는 이 일 저 일 다 하는 멀티플레이어가 칭찬받지만 큰 회사에서는 한 분야를 제대로 공략하는 전문가가 인정을 받는다. 그리고 멀티플레이어는 전문가를 따라 잡기가 힘들다.

어떤 분야에 대해 오래 공부했거나 그 분야에서 오래 일을 했거나 그것으로 인해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어떤 성과를 가지고 있다거나 하는 이에게 흔히 전문가라고 부르곤 한다. 그렇게 따지면 이 세상에 전문가 아닌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비교적 오래 한 우물을 판 이에게는 전문가라는 아주 부르기 좋은 별명을 붙여주는 것 같다.

지난달 29일 기자는 전문가 중에서도 전문가를 뽑는 민간경력채용 5급 시험장 취재를 다녀왔다. 기자는 서울 광진구에 있는 건국대부속중학교로 취재를 나가기로 했다. 길치라서 길을 헤맬지도 몰라 예상 이동소요시간보다 30~40분 더 소요될 것으로 시간을 잡아 집을 나섰다. 예전에 서울시 9급 서울여고 취재를 갔을 때 길을 헤매서 하마터먼 제 시간에 시험장에 도착하지 못할 뻔한 그 상황을 떠올리며 말이다. 다행히 예상 도착시간보다 45분가량 더 일찍 시험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기자가 고사장에 도착했을 무렵, 시험을 마친 응시자에게 전단지를 건네려 온 한 아주머니를 만날 수 있었다. 손수레에다가 민간경력채용 서류 및 면접을 진행하는 학원의 전단지를 실고 그것을 시험을 마친 응시자들에게 전달하러 온 아주머니였다. 대개는 각 학원관계자나 아르바이트 아주머니들이 오전에 시험 보러 가는 응시자들에게 학원 홍보 전단지를 물티슈, 생수, 초코바 등을 함께 건네곤 하지만 민간경력채용 시험에서는 시험 후 아주머니가 전단지를 건네는 모습이었다.

시험 끝날 때까지 시간이 꽤 남았던지라 고사장을 맴돌고 있는 기자에게 그 아주머니가 다가와 어디서 왔냐며 말을 걸었다. 기자는 “여기 시험 취재하러 신문사에서 왔어요”라고 답했다. 그 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야기는 자연스레 공무원 시험, 공무원 직업에 대한 것으로 흘러갔다. 그는 본인에게 자녀가 2명이 있는데 공무원 한명 만들려 그렇게 해도 제 뜻대로 되지 않는다며 한탄했다.

자녀 모두 서울 유명 대학교를 나왔고 지금은 취업도 하고 결혼도 했지만 부모 바람으로는 공무원이 됐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때는 참 어려웠고 경제적으로 지원을 많이 못해준 것도 맘에 걸린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그래서 이렇게 시험장에 와서 전단지를 나눠주면서 수험생들을 보면 내 자식이 아니더라도 참 뿌듯하다는 설명이었다.

이번 5급 민간경력채용 시험은 104명 선발에 3천 3백 여 명이 지원했다. 이번 시험의 선발 및 지원규모를 설명하니 그는 공무원이 되려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공부를 한다며 다시금 놀라워하는 모습이었다. 그를 보면서 그간 자녀를 응원키 위해 시험장에 온 응시자들의 수많은 부모의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자녀의 합격을 바라는 부모 마음은 다 똑같을 것이다. 지금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수험생들은 힘들어도 부모를 생각하면서 조금 더 힘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후 4시가 되자 시험을 마치는 종이 울렸고 곧 응시자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7, 9급 공채 시험장에서는 그래도 20대 패기 넘치는 응시자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5급 민경채 시험이라 그런지 30, 40대 응시자들이 주를 이뤘다. 시험 취재를 하다보면 그 날 그 시험에 대한 수험생들의 열기를 느낄 수가 있다.

이번 시험은 수험생들의 열기가 대단했다 혹은 무난했다 등 분위기가 있기 마련이다. 열기를 구성하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수험생들이 시험에 임하는 마음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본다. 수험생들이 시험에 임하는 마음은 다 똑같고, 설사 틀리다 해도 그 마음을 어떻게 알 수 있겠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시험장을 많이 돌아본 기자는 취재 인터뷰 등을 통해 시험별 수험생 열기의 온도차가 있음을 느낄 수가 있다.

이번 민경채 취재를 하면서 기자는 시험장 취재 처음으로 수험생 공무원 직업의식에 대해 생각을 해봤던 것 같다. “준비 많이 못했다. 그냥 봐봤다. 공무원이 더 좋으니까 응시했다” 이번 취재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공채 시험장에서는 이제 막 사회생활을 하려는 학생들이라 그런지 내 직업, 내 직장을 가지고자 하는 열망, 간절함, 공무원 목적의식을 느낄 수 있었지만, 민경채 시험장에서는 그것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어느 정도 공무원 직업의식을 가지고 임하기보다 빨리 명함이나 바꿔보고 싶어서 도전한 응시자들이 대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민경채 시험에는 다른 곳에서 일을 하다가 취업 목적지를 바꾸는 의미에서 응시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경력자를 5급 공무원으로 뽑는데 무엇보다 능력, 업무전문성이 우선시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하지만, 공직사회로 재취업 하는 만큼 어느 정도는 공무원 직업의식, 공직‧국가관, 인성 등을 갖춘 인재를 뽑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민경채 시험은 PSAT, 서류, 면접을 거쳐 최종합격자가 정해진다. 필기시험에서 선발인원의 10배수 가량이 합격하고 서류전형에서 3배수 가량이 합격한다. 이에 면접에서는 약 3대 1의 경쟁이 이뤄진다. 민경채 시험은 기자 관심 밖이지만, 올 시험장 취재를 하면서 이 시험의 개선방향에 한 번 생각을 해봤던 것 같다.

PSAT는 난도를 더 올리고 필기합격범위는 대폭 줄여야하며, 서류전형에서 전문성, 발전가능성을 충분히 검증하되 면접에서는 전문성과 함께 공무원 직업의식, 공직관 및 국가관, 인성도 구체적으로 심문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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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 1기 2017-08-21 15:51:21
명함이나 바꿔보자고 시험본 사람들은 합격하지 못합니다.공채시험에서도 허수 응시자가 많듯이 기자님이 허수 민경지원자만 만난듯하네요.실제 합격한 사람들을 취재해보시길 바랍니다. 너무 폄훼된 기사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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