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5급 공채(기술) 토목직 ‘준비된’ 수석 김경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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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5급 공채(기술) 토목직 ‘준비된’ 수석 김경서씨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6.12.13 14:4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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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서·2016년 5급 공채(기술) 토목직 수석
안양외고·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4학년 재학

과목별 전략적 준비…까다로운 측량학 주제 선별 공부
“효율적인 기술행정으로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신랑이 오기를 기다리는 열 명의 처녀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열 명의 처녀가 오매불망 기다렸지만 신랑은 쉬이 오지 않고 어느새 밤이 늦어지게 됐다. 기다리다 지친 처녀들은 잠이 들게 됐는데 마침내 신랑이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그런데 열 명의 처녀들 중 다섯은 불을 켜고 신랑을 맞이하기 위해 필요한 기름을 미리 준비해뒀는데 나머지 다섯은 그렇지 못했다. 기름을 준비하지 못한 다섯의 처녀가 부랴부랴 기름을 사러 밖으로 나갔지만 그 사이에 문은 닫혀버리고 말았다.

이는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야기다. 인생에서 반드시 한두 번쯤은 커다란 기회가 오고,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를 해 둬야 한다는 말은 누구나 들어봤겠지만 실제로 실행에 옮기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올 5급 공채 토목직 수석을 차지한 김경서씨는 공직에 대한 강한 신념을 품고 본격적인 수험을 시작하기 전부터 공직자가 되기 위한 실력을 쌓아 온 ‘준비된 인재’다.

김씨는 안양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에 08학번으로 입학했다. 본격적인 수험준비는 2014년부터 시작했지만 공직자가 되기 위한 준비는 훨씬 전부터 이어지고 있었다. 김씨는 “공직자가 되겠다는 다짐은 수험준비를 시작하기 전부터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학부 관련 과목들을 심도 있게 공부하고자 노력했다”며 “수험기간 이상으로 오랜 기간 고시를 염두에 두고 공부를 해왔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랜 꿈을 이뤘을 뿐 아니라 수석의 영광까지 거머쥔 소감을 묻자 “최종합격발표 전날까지 불합격을 걱정하며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직렬 최고 득점이라는 결과가 낯설고 과분하게만 생각된다”며 “부족한 점이 많지만 운이 좋게도 제 강점이 부각될 수 있는 방향으로 시험이 출제돼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대답했다.

공직자가 되고 싶다는 바람이 간절한 만큼 불안한 마음도 비례해서 커졌을 것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수험기간 중 가장 힘들었던 일도 꿈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었다. 김씨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지난해 2차시험에 떨어졌을 때”라고 회상했다. 그는 “2014년 초시 때는 실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봤기 때문에 불합격의 아픔을 잘 극복할 수 있었지만 나름 자신이 있었던 지난해 실패를 하면서 처음으로 공직자가 되지 못한 채로 수험생활이 끝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수험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에도 그가 겪었던 일들과 힘들었던 시간들의 기억이 담겨 있다. 그는 “실패를 거듭하다보면 스스로를 믿지 못하게 될 수 있고 이로 인해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릴 수 있다. 실패는 결코 글이나 가르침으로 배울 수 없다. 고시생활의 가장 큰 배움은 어쩌면 실패의 아픔일지도 모른다. 부디 잘 대처해서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준비된 수석, 그냥 합격도 아닌 최고득점자의 공부방법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PSAT의 경우 초시 때 1달간 스터디를 통해 기본적인 틀을 형성했다. 스터디원들의 다양한 시각을 배울 수 있었던 것이 주요했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이후에는 다른 직역보다 토목직의 선발인원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기출문제를 하루에 한 세트씩 푸는 방법으로 준비했다. 김씨는 “기출문제를 위주로 공부하되 기초 이론 강의를 듣는 것도 분명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2차는 과목별로 주안점을 달리 두고 공부방법도 차별화했다. 준비하기 가장 까다로웠던 측량학은 고득점을 하겠다는 욕심을 버렸다. 흥미로운 주제를 위주로 공부하고 스스로의 언어로 정리하는 방식을 택했고 이렇게 정리한 것을 다시 읽고 오류를 고쳐가면서 복습을 했다.

응용/구조역학의 경우 원리 위주로 공부했다. 개념을 예제와 함께 익힌 후 최대한 다양한 고민을 하고 더 이상 고민할 것이 생각나지 않을 때 연습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그는 “연습문제를 틀린다는 것은 고민해야 할 것을 고민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해 틀릴 때마다 반성하고 개념을 확고히 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토질역학은 가장 기본적인 내용에 충실하려고 애썼다. 고급이론 보다는 학부 수준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또 수식이 갖는 물리적인 의미를 고민하고 제시된 공식들이 원리에 근간을 두고 있는 것인지 판별하며 공부했다.

토목직 2차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으로는 응용역학을 지목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더 정확히 말하자면 모든 계산 응용문제들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이어 “계산 문제의 경우 노력에 따라 고득점이 가능하기 때문에 점수를 크게 잃게 된다면 극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이런 이유로 응용/구조/토질 역학에서 고득점을 취득하고 측량학은 보통의 점수를 받겠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

2차시험을 한 달 앞두고는 암기위주로 공부할 것을 권했다. 그는 “마무리 단계를 언제부터 시작할 것인지 미리 정하고 해당 기간 동안 공부에 차질이 없도록 그 전에 자료나 내용을 구축해 놓는 식으로 계획을 세웠다”며 마무리 노하우를 전했다.

최종합격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면접시험에 대해서는 ‘논리적인 언행’과 ‘구체적인 생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씨는 “판단에 대한 이유를 논리적으로 구축하고 당장 해야 할 일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면 수험생이 어떤 판단 잣대를 가지고 있는지,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 등 다양한 것을 잘 드러낼 수 있다”며 “저는 이런 것들을 잘하지는 못했지만 최대한 해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는데 실제로 좋게 봐 준 것 같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꾸준하고 집중력 있는 공부를 위한 원료라고도 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기는 데는 수영과 코인노래방의 도움을 받았다. 김씨는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며칠씩 취면서 충전을 했다”며 “삼시 때는 답답할 때 코인 노래방을 자주 애용했는데 형편없는 노래 실력에도 소리를 지르면 스트레스가 풀렸다”며 웃음을 보였다.

수영은 김씨가 추천하는 체력관리 방법이다. 그의 경우 초시 때는 규칙적으로 수영을 하다 재시 이후부터는 가끔씩 수영을 하고 농구나 축구를 하기도 했다. 그는 “여건이 된다면 수영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운동하고 샤워를 하게 되므로 상쾌하게 바로 공부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준비된’ 공직자답게 공무원 상과 포부도 구체적이고 명확했다. 김씨는 “자연 재해, 기후변화, 환경문제, SOC계획/관리 등 다양한 문제들이 최근 부각되고 있는데 토목공학을 포함한 다양한 공학 분야가 이런 문제 해결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관련 기술발전을 도모하고 효율적인 기술행정이 시행된다면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가 경쟁력 발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것들이 실현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며 “부족한 부분을 끊임없이 보완해 국가 공익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공무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당당히 포부를 펼쳐 보였다.

이제 오랫동안 목표했던 지점에 도착해 마음 깊이 간직한 신념과 지금까지 쌓아온 실력을 발휘할 날을 기다리는 김씨, 그가 이처럼 커다란 포부를 품은 공직자가 될 수 있도록 오랜 준비과정을 함께 하고 지원해 준 이들에게 진심을 담은 감사를 전했다.

“부족한 아들에게 항상 믿음을 주시고 다양한 지혜를 가르쳐 주신 부모님께 가장 먼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친구들, 모교의 고시지원센터, 고시반, 학부 교수님들 등 많은 분들께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2차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도와주신 인사혁신처 편의지원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원이 없었다면 오늘의 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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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 가고싶어 2016-12-19 15:39:33
ㅊㅋㅊㅋ요. 외국어도 열심히 하셔서 유학도 잘 갔다 오세요.

니가 짱먹어라 2016-12-19 15:38:23
토목직 수석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여기서 안주가 아닌 더 나아가서 기술사 등 취득할 수 있는 것들은 다 취득해서 반드시 따세요. 그리고 계속 발전하고 하시면서 나라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그런 유능한 전문 엘리트 관료가 되어주세요.

무튼 합격수기도 꼭 써주세요.

15학번 2016-12-13 15:09:52
와 잘생기기까지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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