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고시 일반행정 수석 합격수기] 6전7기만에 수석 합격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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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고시 일반행정 수석 합격수기] 6전7기만에 수석 합격 비결은...
  • 법률저널
  • 승인 2016.11.16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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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암·2016년 5급 공채 일반행정 수석 합격
          부천고·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역진 귀납’식 사고방식이 시험공부에 효율적”

Ⅰ. 들어가며

합격수기를 어떻게 써야하나 고민이 많았습니다. 텍스트라는 한계로 인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고, 공개적인 기록으로 남는다는 점에서 부담도 컸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수험생으로서 오랜 수험기간 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고, 선배님들의 합격수기를 읽으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수험생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수기를 최대한 솔직하게 쓰는 것이 일종의 책무라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긴 수험생활을 보낸 만큼 어떤 과정을 거쳐 합격에 이르게 됐는지를 최대한 솔직하게 보여드리고, 경험에 기반해 제 나름대로 결론내린 효율적인 공부 방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수험생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Ⅱ. 기간별 수험과정

1. 2010년 첫 번째 1차 시험(불합격)

군대에서 말년휴가를 나와 첫 1차 시험을 보았습니다.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정도로 시험을 대비했고, 붙지 않을까 기대도 했지만 큰 점수 차이로 불합격했습니다(평균: 60점 후반(?), 합격선: 77.5). 특히 상황판단 영역에서 50점대의 점수를 받으면서 실제시험은 연습과는 달리 엄청나게 긴장되고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2. 2010년 2차 시험 공부를 시작

첫 복학 학기를 마치고 2010년 여름방학 때부터 고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 때 수험기간에 쓸 자금을 미리 마련해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휴학을 한 후 다수의 과외를 하면서 집근처 도서관에서 공부했습니다. 과외와 공부를 병행하면서 모든 과목의 예비 혹은 1순환의 인강을 듣는 정도의 공부를 했습니다.

이 시기 저의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였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돈을 벌어야 한다는 이유로 공부에 전념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부모님께 도움 받는 것이 죄송해 과외와 공부를 병행했고, 효율적인 공부를 하지 못하였습니다. 불가피하다면 어쩔 수 없지만, 만일 가능하다면 돈 걱정 없이 공부에 집중하고 부모님께 추후 보답해 드리는 것이 수험기간을 줄일 수 있는 효율적인 공부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시험공부가 아닌 학문을 했다는 것입니다. 혼자 공부하며 기출문제도 보지 않고 답안도 써보지 않은 채 수험과 관련 없는 다수의 책들을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깊은 공부를 하겠다는 이유로 행정법 공부를 하면서 행정법 논문까지 함께 읽어보았습니다. 아무리 많은 내용을 안다고 해도 그것이 답안과 무관하다면 필요 없는 공부임에도 불구하고, 자기만족식의 공부를 하였습니다. 셋째, 서브를 만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평소 생활이나 공부방법이 깔끔한 정리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서브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음에도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3. 2011년 두 번째 1차 시험

1차 시험 두 달 전부터 1차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PSAT형 인간’이 아니란 점을 알았기 때문에 1차 시험 관련해 할 수 있는 모든 공부를 하고 들어가자고 생각했습니다. 그 결과 여유 있는 점수 차이로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평균:81.7, 합격선:74.1).

이렇게 한번 1차 공부에 전념해본 경험은 이후 크게 도움이 됐습니다. 이 때 공부해놓은 것이 이후 1차 시험에 지속적으로 도움이 됐고, 1차 시험과 관련해 앞으로 어느 정도 공부를 해야 할지 감을 잡는 데 도움이 됐기 때문입니다.

4. 2011년 첫 번째 2차 시험

1차 시험에 합격한 후 계속해서 집근처 도서관에서 혼자 3순환 인강을 들으며 공부했습니다. 신림동에 들어가기엔 실력도 부족하고, 돈도 아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 때 처음으로 답안작성을 해보았고, 무척이나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혼자 공부했기 때문에 답안을 어떻게 써야할지 감도 잘 오지 않았고 시간도 너무나 모자랐습니다. 그나마 경제학과 행정법까지는 어떻게든 따라갈 만 했으나 행정학 공부를 시작하면서는 소위 ‘멘붕’에 빠졌습니다. 예비순환 때도 그랬지만 행정학은 내용이 머리에도 잘 들어오지 않고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감조차 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첫 번째 2차 시험에서 행정학 과락과 함께 다른 과목들 역시 저조한 점수를 받고 불합격했습니다(평균: 40점(?), 합격선: 56.00). 이 때 이 시험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크게 체감했고 시험에 대한 회의감이 커졌습니다.

5. 2012년 세 번째 1차 시험(불합격)

첫 번째 1차 시험이 끝난 뒤에는 학교에 복학했고, 학기가 종료된 이후 집근처 도서관에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때의 저는 공부는 붙잡고 있으면서도 시험에 대한 회의감 역시 커져있는 상태였습니다. 처음 시작 시 저의 계획대로라면 모아놓은 돈을 가지고 다음 2차 시험에 합격해야했지만 도저히 불가능해보였습니다. 저의 능력에 대한 회의감과 함께 자신감도 크게 떨어졌습니다. 그러면서도 직전 1차 시험에서 큰 차이로 합격했다는 경험만 믿고 1차 공부를 게을리 했으며, 시험 당일 날 컨디션 저하와 맞물리면서 1차 시험에 불합격했습니다(평균: 74.16 합격선: 75.6).

6. 2012년 9월 첫 고시촌 생활의 시작

1차 시험에 불합격하고 복학해서 학교에 다니면서 다른 진로를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고 번민의 시간은 길어져갔습니다. 결정은 쉽지 않았고 여름방학 때는 계절학기와 봉사활동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부모님께서 생활비를 지원해 줄 테니 고시촌에 들어가서 공부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해주셨고, 저 역시 포기하기 싫은 마음이 더 컸기 때문에 다시 휴학을 하고 9월 달부터 고시촌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불합격의 가장 큰 원흉(?)이었던 행정학 실강을 들으면서 강제로 답안작성을 하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어느 정도 행정학의 감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한 번도 만들어보지 않았던 서브를 제 손으로 직접 만드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서브를 만드는 방법과 관련해 고민이 많았는데, 나름대로의 방법을 생각해내면서 제가 만족할만한 서브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7. 2013년 네 번째 1차 시험

이때는 1차 시험을 40일 정도 앞두고 1차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다행히 여유 있는 점수로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평균: 87.5, 합격선: 81.6). 또한 처음으로 입법고시 1차 시험에도 응시하였는데 운 좋게도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평균: 67.5, 합격선: 64.1).

8. 2013년 두 번째 2차 시험

1차 시험 이후 3순환 수업은 인강으로 행정법과 행정학만을 들었고, 만들기 시작했던 서브를 완성시켜 나가면서 공부했습니다. 답안작성의 경우 100점 자율답안 스터디를 구해 연습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의 공부방법에도 문제가 있었는데, 바로 답안을 돌려보는 스터디를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물론 답안을 돌려보는 스터디의 효용성에 대해 회의적인 분들도 많고, 실제로 이러한 스터디를 하지 않고도 합격한 분들도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답안을 돌려보는 스터디가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답안을 다른 사람이 봐주면 최선을 다해 쓰고, 또 열심히 공부할 유인이 생기게 됩니다. 둘째, 시험은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문제의 난이도에 따라 다른 사람의 답안 수준과 자신의 답안 수준을 비교해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저는 항상 제 답안의 비교대상이 모범답안 내지 최고답안이었기 때문에 매순간 좌절했고, 또 자신감도 크게 떨어져 의욕을 상실했었습니다. 셋째, 다른 사람의 답안을 보면서 배울 점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다른 사람의 답안을 보다보면 내가 몰랐던 사실을 알 수도 있고, 채점자의 입장에서 좋은 답안과 나쁜 답안에 대한 감을 익힐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행정고시에 앞서 입법고시 2차 시험을 봤는데, 대략 평균 5점차이로 불합격했었습니다. 실망스러운 결과였고, 행정고시 역시 합격하기 어렵다는 생각과 함께 시험이 다가올수록 자포자기의 심정이 되었습니다. 결국 자신감이 매우 떨어진 상태에서 행정고시 2차를 보았고, 잘 본 과목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2차 점수를 보고 난 후에는 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후회를 했습니다.

9. 2013년 2차 시험 발표와 두 번째 고시촌 생활의 시작

합격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시험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 1주일 정도를 쉰 뒤, 집근처 도서관에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다시 복학을 한다면 공부의 흐름이 끊겨 내년 합격이 요원하다고 생각했고, 복학을 하지 않고 계속 공부했습니다. 그러던 중 2차 시험 발표가 났고, 예상대로 불합격했지만 2차 성적을 확인하고 무척이나 놀랐습니다. 비록 높은 점수는 아니었지만 평균 0.15점 차이의 근소한(?) 불합격이었던 것이었습니다(평균: 57.55, 합격선: 57.70).

이때 저는 두 가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저의 실력이 그렇게 크게 부족하지는 않다는 사실과 모든 과목을 완벽하게 봐야 시험에 합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자신감이 올라간 저는 다시 신림동에 들어가 공부하기로 결심했고, 이 때 처음으로 답안을 돌려보는 스터디를 하면서 답안을 잘 쓴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습니다. 자신감에 탄력이 붙었고, 수험기간을 통틀어 이 시기에 가장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10. 2014년 세 번째 2차 시험

운 좋게 이번에도 입법고시 1차 시험(평균: 61.6, 합격선: 60)과 행정고시 1차 시험(평균: 81.6, 합격선: 80)에 모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는 입법고시 2차 시험이 매우 빨리 치러졌었는데, 대략 행정고시 1차 시험 한 달 뒤였습니다. 실력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었던 저는 합격자 발표가 일찍 나는 입법고시에 붙어 수험생활을 하루라도 빨리 마무리하고 싶었습니다. 처음으로 제가 주도하여 입시대비 스터디를 모았고, 한 달 가량을 일요일도 쉬지 않고 공부를 했습니다. 그만큼 간절하게 합격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잘 봐야 한다는 부담감이 너무 컸던지 첫날 재정학에서 답안 분량 초과로 시간 관리에 실패하며 시험을 완전히 망쳤고, 결국 불합격했습니다(평균: 64.30, 합격선: 64.81). 간절히 붙고 싶었기 때문에 그만큼 실망도 컸고, 인생에서 처음으로 좌절감에 사로잡혀 혼자 방에서 울기까지 했습니다. 나중에 수석을 한 친구와 점수를 비교해보니 다른 네 과목의 총점은 비슷했으나 재정학에서만 20점 가까이 차이가 났기 때문에 더욱 아쉬운 시험으로 기억됩니다.

입법고시 2차 시험에 불합격한 후, 행정고시 2차 시험을 대비했습니다. 하지만 이 때 저는 입법고시와 같은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행정고시는 무난하게 붙을 수 있겠다는 다소 안이한 생각을 했고, 공부를 붙잡고는 있었지만 치열하게 공부하지는 못했습니다. 그 뒤 치러진 행정고시 2차 시험은 기본적인 내용을 묻는 문제들이 다수 출제되었고, 이를 소홀히 했던 저는 만족할 만한 답안을 쓰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마 떨어지겠나’라는 생각을 했고, 봉사활동과 학원 일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마지막 학기에 복학했습니다. 하지만 충격적인 불합격 소식을 접하였고(평균: 66.51, 합격선: 67.33), 계속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행정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11. 2015년 여섯 번째 1차 시험(불합격)

반드시 붙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충격은 컸고, 학부 졸업학기가 끝난 후 선택과목을 바꾸기 위해 통계학을 공부하기 시작했지만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이제 공부를 하는 것이 너무나도 지겨워서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이 때 너무 공부가 되지 않아 차라리 운동이라도 하자는 생각으로 처음으로 헬스장에 다니기 시작했고, PSAT에 도움이 된다는 핑계로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들을 사다 읽었습니다. 1차 공부 역시 너무나 지겨워져서 이번에는 한번 초고득점을 달성해보자는 무모한 목표를 세웠고, 지금껏 해왔던 것과는 달리 속도를 크게 올려 문제를 모두 푸는 방법으로 풀이방식을 바꿨습니다. 하지만 1차 시험 직전 선발 배수 축소 계획이 발표되었고,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하면서 시험장에서 엄청나게 긴장을 했습니다. 결국 행정고시 1차 시험(평균: 78.33, 합격선: 80), 입법고시 1차 시험(평균: 80.8, 합격선: 83.33)에 모두 불합격했습니다.

12. 2015년 직렬 변경을 결심

1차 시험에 모두 불합격하고 더 이상 공부량을 늘리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고시공부는 손을 놓았습니다. 그 대신 집근처 재수학원에서 일을 하며 돈을 벌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 직렬 변경을 고민하기 시작했는데, 내년 시험에도 불합격한다면 무조건 취직을 하기로 결심했고, 일과 시험을 병행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1차 합격이 쉬운 일반행정이 유리해 보였습니다. 장고 끝에 직렬 변경을 결심, 재수학원의 일이 마무리 된 11월에 다시 신림동에 들어와 정치학과 정책학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 두 과목 모두 1순환을 인강으로 들으면서 컴퓨터로 서브를 만드는 식으로 공부했는데, 이제는 수험 적합적인 공부가 무엇인지에 대한 감이 있었기 때문에 효율적인 공부가 가능했습니다. 무엇보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정치학 공부가 무척 재밌었기 때문에 이후 수험생활의 작은 낙(?)이 되어주었습니다.

13. 2016년 네 번째 2차 시험

입법고시 1차에는 불합격했으나(평균: 79.1, 합격선: 82.5) 다행히 행정고시 1차 시험에 무난한 점수로 합격(평균: 86.7, 합격선: 80)했고, 행정대학원에서 스터디를 하며 2차 시험을 대비했습니다. 이 때 처음으로 행정대학원 사람들과 소속감을 가지고 스터디를 해보았고, 모두 실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채점 경험이 있는 교수님들께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좋은 답안이 무엇인가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또 지금까지는 혼자 방에서 공부를 해왔으나 공부환경을 바꿔보기 위해 처음으로 독서실에 등록해 다녔습니다. 그만큼 합격을 위해 모든 것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간절하게 공부했고, 이러한 마음가짐이 2차 시험합격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합격한 2016년 시험을 보고난 소감을 써보자면, 사실 붙겠다는 확신이 100% 들지는 않았습니다. 첫날 행정법에서 마지노선으로 잡아놓은 20분이 지날 때까지 논점이 모두 잡히지 않아 소위 ‘멘붕’이 왔었습니다. 올해도 망했다는 생각과 함께 고시에 발을 들여 놓은 저 자신을 원망하면서 답안을 써내려갔습니다. 그만큼 ‘멘붕’ 상태에서 시험을 봤고, 첫날 시험이 끝난 후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경제학 시험을 보고 난 뒤 어느 정도 행정법을 만회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공부기간이 짧아 가장 걱정했던 정치학 역시 생각보다 무난하게 쓸 수 있었습니다. 다른 과목들도 무난하게 봤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시험이 모두 종료된 이후에는 행정법 과락만 나오지 않는다면 합격을 기대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14. 2016년 첫 번째 3차 시험과 최종합격

2차 시험이 끝난 후 다시 재수학원에서 일을 시작했고, 2차 합격자 발표와 3차 시험의 간격이 짧았기 때문에 9월부터는 대학원에 다니면서 면접스터디를 했습니다. 경험해본 유형의 시험이 아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많이 헤맸지만 면접을 잘하시는 분들이 행정대학원에 많았기 때문에 많이 배우며 감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2차 합격자 발표가 났고, 금전적 사정과 무관히 짧은 준비기간에 해볼 수 있는 것은 모두 해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학원에 등록해 면접스터디와 병행했습니다. 또한 이 때 행정대학원 교수님들께서 직접 면접을 봐주셨는데 면접을 준비하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3차 시험은 이틀에 나눠 치러졌는데, 첫날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강한 강도의 딜레마 상황을 묻는 질문들이 들어와 매우 당황했고, 면접관님들로부터 강한 질책을 받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면접이 끝난 후 마음을 크게 졸였지만, 다행히 합격이라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고 감사하게도 길었던 수험생활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습니다.

Ⅲ. 효율적인 공부 방법 및 좋은 답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

1. 2016년 2차 점수

과목별 점수를 공개해도 좋을지 많이 고민했지만, 수험생분들께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공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행정법

행정학

경제학

정치학

정책학

평균

합격선

54.00

69.00

93.00

76.33

33.33

72.37

62.96

2. 효율적인 공부 방법

구체적인 1, 2차 공부 방법에 대해서는 저보다 훨씬 뛰어나신 합격자분들께서 많이 언급해주셨고, 또 각 수험생 특성에 맞는 방식이 따로 있기 때문에 여기서 저는 2차 공부를 중심으로 간략하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그것은 바로 게임이론을 공부할 때 배우는 ‘역진 귀납(Backward induction)’식 사고방식을 시험공부에도 적용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2차 공부를 하는 최종적인 목표는 교수님의 채점과정에서 고득점을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내용을 먼저 공부하고 채점기준에 맞춰나가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가장 최종적인 과정이라 할 수 있는 각 과목별, 문제별 교수님들의 채점기준을 먼저 알아내고, 그에 맞춰 되짚어오는 방식으로 공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저는 수험 초기에 답안 차별화라는 이유로 남들이 안보는 책을 보거나 여러 가지 독특한 견해를 답안에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행시 문제들은 답이 비교적 명확하게 정해져있기 때문에 모든 교수님들의 채점기준에 적용될 수 있는 일반적인 내용을 정확하게 써주는 것이 오히려 고득점할 수 있는 답안입니다. 이러한 역진 귀납식 사고를 뒤늦게 했기 때문에 저는 비효율적인 공부를 했고 이것이 수험기간이 길어진 큰 요인이라 생각합니다.

역진귀납식의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각 과목별 교수님들이 어떤 기준을 가지고 채점을 하시는지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채점기준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수험생들의 입장에서는 이를 알기 어렵고, 각종 시행착오에 빠질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오랜 수험생활에 근거한 채점기준에 대한 저의 주관적 생각을 이하에서 말씀드려 보고자 합니다. 다만 교수님들마다 채점기준은 다르고 저의 생각 역시 틀린 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전적으로 참고만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3. 과목별 좋은 답안의 기준

(1)행정법

행정법은 채점기준에 대한 정보를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과목입니다. 사법시험에서 직접 채점을 하신 교수님들이 채점평을 써주신 것이 출판되어 있고, 또한 기타 답안에 대한 강평도 고시계 등에 다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저는 사법시험 채점평선을 구입해 서브에 껴놓고 보면서 공부에 참고했고, 가장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행정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논점을 빠뜨리지 않는 것입니다. 어떤 특정 논점을 수험생들이 똑같이 썼다고 했을 때 다들 유사한 내용의 교재로 공부하는 수험현실상 질적으로 차별화를 크게 두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특정 논점을 아예 누락한 것과 조금이라도 언급한 것은 점수의 차등을 둘 수 있는 가장 명확하고 객관적인 근거가 됩니다. 논점을 누락한다면 아예 점수 자체를 부여할 수 없고, 그 논점을 조금이라도 언급한 수험생에게는 점수가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어떤 교수님께서는 모든 논점을 자잘하게 1∼2점으로 쪼개 채점기준을 만든 후 언급한 경우 1점, 언급하지 않은 경우 0점으로 채점하셨다는 채점평을 본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행정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와 관련 있는, 즉 채점기준에 있을만한 모든 논점을 터치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유사한 맥락에서 학설의 경우에는 소수의 학설을 깊게 써주는 것보다는 여러 개를 망라하여 압축적으로 써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포섭을 할 때도 주어진 참조조문, 혹은 사실관계의 인용 여부는 점수에 차등을 둘 수 있는 가장 객관적 기준이 되기 때문에 가능한 많이 언급 해주는 게 고득점에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2)경제학

경제학 교수님들은 대부분 수학적 사고방식에 익숙하시기 때문에, 채점기준도 대부분 간결하게 만드시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에 맞춰 문제에서 요구하는 답과 과정을 최대한 간결하게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 경제학은 다른 과목과는 달리 만점을 기준으로 정해진 채점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감점을 하는 식으로 채점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따라서 개념정의, 그래프, 함의 등이 반드시 필수적인 것은 아니며, 문제에 필요하다면 쓰고 필요하지 않다면 안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개념정의의 경우 다른 과목들은 개념 정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논의가 크게 달라질 수 있지만, 경제학의 경우 개념 정의에 따라 문제 풀이가 달라지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굳이 쓸 필요 없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수험가에서는 이러한 포인트들을 쓰면 가점을 받을 수 있다는 식의 얘기를 하곤 하는데, 다른 과목은 몰라도 경제학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내용을 덧붙여 잘못된 내용을 쓰는 경우 감점을 받을 위험성이 더 크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거시경제학에서는 학파나 주요가정에 따라 나올 수 있는 여러 경우의 수가 모두 채점기준에 있을 것이기 때문에 경우의 수를 최대한 망라해 누락하지 않는 것이 득점에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전에는 정의, 그래프, 함의 등을 빠뜨리지 않고 쓰려고 노력했고 문제에서 요구하지 않은 다른 답까지 장황하게 쓰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시험의 경우 최대한 문제에서 묻는 것만을 간결하게 쓰자는 전략을 세웠고, 정의는 거의 쓰지 않고 그래프는 총 2개만을 그렸습니다. 이에 따라 총 7∼8장정도의 분량만을 쓰고 20분정도 시간이 남아 퇴고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실전에서 퇴고까지 해본 경험은 올해가 처음이었는데, 생각지 못한 자잘한 실수를 많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남는 시간을 이용해 모두 수정했고, 이러한 과정이 없었으면 더 많은 감점을 받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처럼 경제학의 경우 답을 정확히 도출하는데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남는 시간을 이용해 감점의 요인을 줄여나가는 것이 더 바람직한 전략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3)행정학, 정치학

행정학과 정치학의 경우에는 과목의 특성상 가장 채점기준을 알기 어려운 과목입니다.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저의 생각을 말씀드려보자면 우선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논리적인 목차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예컨대 올해 시험의 경우 행정학 2문을 저는 Plan-Do-See의 과정에 맞춰 성과목표 설정단계-집행단계-사후평가단계로 나누어 일관되게 서술하였는데 아무 기준 없이 나열하는 것보단 훨씬 더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핵심키워드와 함께 이론과 사례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어떤 경우에는 정량적 측면에서 이러한 이론과 사례의 수 자체가 채점기준에 들어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이론은 암기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사례를 중점적으로 씀으로 현실 문제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논외로 저의 경우 정치학을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정리하였는데 그 방법을 말씀드려보고자 합니다. 저는 이전에는 공부를 하면서 양을 지나치게 늘리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었기 때문에 정치학을 공부하면서는 공부 범위의 한계선을 정해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많은 내용을 공부해봤자 답안에 쓰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답안에 쓸 수 있는 정도로만 공부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합격생분의 강의를 선택해 합격생분이 공부하신 내용만이라도 제대로 숙지하자고 생각했고, 강의내용을 모두 컴퓨터로 필기하여 강의자료에 덧붙여 풀어쓰는 방식으로 서브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문제 중심의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서브를 만들면서 각 파트에서 출제된 기출문제 등을 앞에다 옮겨놓고 이에 모두 답할 수 있는 서브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일부 이해가 되지 않거나 보다 자세하게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내용들을 인터넷 검색이나 다른 수험 자료를 통해 덧붙였습니다. 또한 신문을 꾸준히 읽고 이동시에는 팟캐스트를 들음으로 현실 정치 문제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흥미를 붙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단행본의 경우에는 읽을 시간도 없었고 또 읽어봤자 답안에 쓸 자신도 없었기 때문에 『국제정세의 이해』 정도를 제외하고는 읽지 않았습니다.

Ⅳ. 나오며

합격수기를 쓰고 나니 변명과 후회로 점철된 합격수기를 쓴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시고, 수험생분들은 저를 반면교사로 삼아서라도 하루라도 빨리 합격의 기쁨을 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드릴 분들은 놀랍게도 많으나, 여기에 모두 적기에는 여백이 너무 부족할 것 같습니다. 최대한 힘닿는 대로 따로 감사의 마음 전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다만 미리 약속드린 두 분께는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 예의일 것 같습니다. 3년 동안 항상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해주신 상동, 부평 코어독학재수학원 정영선, 최승후 원장 형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코어 학원 학생들이 치열하게 공부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저 역시 많은 자극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독학재수는 제발 상동, 부평 코어독학재수학원만 믿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2차 시험을 보면서 혼자 다짐한 것이 있었습니다. 만일 제가 합격한다면 이는 제 능력을 뛰어 넘는 기적적인 일이고, 이에 보답하기 위해 평생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적적으로 합격한 지금, 이때의 절박한 심정을 잊지 않고 평생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공직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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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쥐 2019-10-25 17:17:19
이 수기를 읽으면서 항상 초심을 다잡곤 합니다. 훌륭한 수기 감사드립니다.

가미니 2018-01-09 15:13:12
정말 감동이네요.. 우선 정말 고생많으셨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공부법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정말 두고두고 읽고싶은 합격수기네요.. 마음가짐 정말 본받고싶어요.

축하드려요 2017-03-06 23:19:19
너무 고생많이하셨어요

천사 2017-03-03 02:03:37
합격자들의 단권화 도서 www.hybook.co.kr

하이 2017-01-30 08:43:21
고생 정말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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