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적치유상담]어떤 고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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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적치유상담]어떤 고시생
  • 법률저널
  • 승인 2004.06.29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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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란
목사
내적 치유 상담소장(011-216-6629) / jesumylord@hanmail.net

P군은 고시생들 중 가장 이른 시간에 일어난다. 고시생들이 대체로 밤에 공부하고 아침에는 늦잠을 자는데 P군은 그런 면에서 보면 부지런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그는 공부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공사판에 일을 하러 가기 위해서이다. 벌써 공사판에 나가서 일을 한지 꽤 여러 해 되었다.

한 때는 그도 깨끗하게 차려 입고 직장 생활을 했었다고 하는데 신림동에 와서 공사판 인생으로 바뀌었다.  

노동하는 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그의 생각과 말 그리고 행동이다.

그는 자기가 막노동하면서 공부를 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스스럼없이 노동 예찬하는 그를 보면서 사람들은 감탄을 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그를 도와주려고 애를 쓴다.

그런데 놀랄 일은 그러한 상황을 그가 즐긴다는 사실이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훌륭하게 평가하는 것으로 착각하면서 자아도취에 빠져 사는 것이다. 험한 막노동하면서 고시를 공부하는 사람인 것으로 포장하여 자신을 미화 시킨다.  

얼마 전에는 좀 더 오버하여 자신이 1차 합격하고 2차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라고 속인 일도 있다. 주위 사람들은 그가 고생고생하면서 공부하는 사람이기에 무난히 2차 합격하기를 진심으로 축복하며 그를 격려하였다. 그런데 그의 말은 사실이 아니었다. 1차 합격생도 아니었고 성실하게 막노동하며 공부하는 고시생도 아니었다. 그가 신림동에서 막노동하는 사람은 맞지만 공부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신림동에서 막노동하며 공부하는 사람들을 기만한 것이다. 그
는 오히려 돈 생기면 도박을 하며 로또에 당첨되면 한탕 건지겠다는 사행심리를 갖고 있었다.

고시생 아닌 고시생!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영위할 수 있는 특권이 있고 남을 해치지 않는 이상 막노동을 하며 살든지 가면을 쓰고 살든지 상관할 바 아니지만 진실치 못한 사람은 사회생활을 영위하기 어렵다. 사람과의 관계는 신뢰가 바탕이기 때문에 공동체 생활은 더욱 더 쉽지 않다. 그런 사람들은 문제만 야기시킬 뿐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야비한 삶을 살기 때문에 남의 약점이나 문제를 찾고자 애를 쓴다. 남이 잘 안되는 것에 더 신이 나 떠든다. 

상대방을 똑바로 쳐다보기를 꺼리며 항상 비스듬한 자세로 시선을 피하면서 주위 눈치를 살핀다. 그 뿐 아니라 소위 메타 컴뮤니케이션에 능하다. 그러한 수법으로 자신을 숨기고 노출하지 않는다.

*메타 컴뮤니케이션: 상대방에게 자신의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고 오히려 의도적으로 뜻을 모호하게 말하면서 상대방의 반응을 살피는 대화 기법

신림동 고시촌은 참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열심히 촌음을 아끼며 성실하게 공부하는 고시생들이 있는가 하면 그들의 애환은 아랑곳없이 돈만 챙기면 된다는 식으로 열심(?)인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무엇보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사람은 다른 어 떤 사람보다도  P군과 같이 고시생 아닌 고시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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