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9개월 만에 행정고시 최연소 타이틀 꿰찬 유형석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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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9개월 만에 행정고시 최연소 타이틀 꿰찬 유형석씨
  • 이상연 기자
  • 승인 2016.11.09 10:29
  •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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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석·2016년 5급 공채 최연소·중산고·서울대 경영학과 3년 재학

 

만20세로 재경직 합격…첫 도전에 최연소 영예

“대한민국을 위하는 공직자 되겠다”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인사혁신처(처장 김동극)는 9일 2016년도 5급 공채(구 행정고시) 최종합격자 278명의 명단을 확정, 발표했다. 올해 재경직을 제외하고 주요 직렬의 수석과 최연소 모두 남성이 차지하면서 남풍(男風)이 거세게 일었다.

합격자 가운데 눈길을 끄는 인물은 단연 올해 만 20세로 최연소의 타이틀을 거머쥔 유형석씨. 올해 5급 공채 응시연령은 만20세 이상으로 1996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이어야 한다. 유씨는 1996년 1월 21일생으로 올해 첫 응시자격을 얻게 되었고, 재경직에 도전해 1·2·3차 모두 동시에 합격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것도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실질적인 수험기간이 고작 9개월에 불과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20살 약관의 나이로 최연소로 합격한 유형석씨는 서울 중산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학과 2학년을 마치고 2시험 응시 후 8월 말 공익으로 가 현재 코트라에서 공익 근무 중인 수재다.

유씨는 법률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합격이 믿기지가 않는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축하 연락을 받으면서 비로소 합격했다는 사실을 비로소 실감하고 있다”고 최연소 합격 소감을 밝혔다.

사실 유씨는 단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본의 아니게 주목을 받는 게 부담이 돼 인터뷰를 주저했다. 하지만 수험생활하면서 합격수기나 인터뷰를 통해 정보도 얻고 동기부여도 되었다는 점에서 용기를 내 인터뷰에 응했다.

어릴 때의 경제·경영에 관한 관심이 공직에 대한 꿈으로 이어졌다고 밝힌 그는 “초등학생 때 ‘무지개원리’라는 책을 읽고 경제 전문가가 되고자 꿈의 로드맵을 만든 적이 있다”며 “이러한 관심이 대학생 때 우리나라 경제의 비전을 수립해 선진국으로 재도약하는 데에 기여하고 싶다는 꿈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수험기간이 고작 9개월이라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단기간에 합격한 비결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유씨는 “굳이 비결이라면 단기 합격하겠다는 마음가짐과 수험방향의 빠른 설정이 비결 아닌 비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행정고시 첫 응시에 모두 동차로 합격한 그는 마음가짐부터 남달랐다. 2015년 9월부터 수험생활에 접어든 유씨는 무조건 단기간에 합격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수험기간을 처음부터 오래 잡기보다 초기에 독파한다는 마음으로 공부에 임하는 것이 초시에 합격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설령 재시 이상이 되더라도 기존에 공부했던 것이 도움이 돼 합격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일종의 수험생활에 있어 ‘우월전략’을 택한 것.

그는 또 어린 나이에 수험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시험에 관한 정보도 부족한 편이라 합격수기를 꼼꼼히 읽어보고 강사와 공부장소, 공부시간 등의 수험방향을 정했다.

단기간에 합격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만큼 그의 수험생활의 밀도는 높았다. 주변에 공부하는 친구들이 적었고, 2차 스터디도 참가하지 않아 혼자 공부하고, ‘혼밥’(혼자 먹는 밥) 횟수도 많아 외로움이 그를 힘들게 했다. 심지어 아침에 공부하러 나와 밤에 들어갈 때까지 고시식당 관리자와 ‘안녕하세요’라는 인사가 하루의 유일한 대화일 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유씨는 전체 수험기간이 짧았던 만큼 피셋(PSAT) 공부도 1개월 정도에 그쳤다. 올해 재경직 합격자의 피셋 평균 응시횟수가 3.5회에 달했지만 그는 첫 응시에 평균 87.5점이라는 고득점으로 합격하는 소위 ‘피셋형’에 속했다.

그의 피셋 비결은 기출문제 풀이, 채점 후 틀린 문제 다시 풀기, 풀면서 터득한 문제 풀이의 원칙 또는 노하우 정리 순으로 공부하는 것이었다. 특히 시간 관리에 있어 초기에 시간이 부족했지만 풀면서 노하우가 생기기도 하고 버릴 문제와 풀어야 하는 문제에 대한 감을 잡아가면서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다. 그는 “기출문제의 풀이 후 노하우 정리를 통해 자기가 터득한 노하우를 이후 시험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마지막 과정인 정리가 중요하다”며 “기출문제 풀이 전 약 10분 정도를 투자해 정리한 노하우를 읽으면서 반복을 통해 암기한 것은 실전에서도 쓸 수 있는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고시에 입문한 지난해 가을부터 겨울까지는 학교와 학원 수업을 병행하며 2차 공부를 시작했다. 학교 강의는 2차 시험과 연계되는 내용을 대략적으로 훑어보고, 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치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공부한 것이 2차 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것. 학원 강의의 경우 1, 2순환 모두 인터넷 강의로 수강했다.

올해 봄부터 2차시험을 치르는 여름까지는 3, 4순환을 들으며 학원 수업에 집중했다. 학원 수업을 제외하고 2∼3시간 정도는 다른 과목 공부에 투자했다. 예를 들어 경제학 3순환 기간의 경우 비슷한 경제 과목인 재정학, 국제경제학을 제외하고 행정학 1시간, 행정법 1시간 정도를 자습한 후 나머지 시간에 경제학 개념 복습, 문제 풀이 등을 진행했다.

2차에서 중요한 과목과 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그는 “재경직의 경우 경제 과목에서 고득점을 받는 것이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선택과목으로 국제경제학을 선택한다면 경제 과목이 경제학, 재정학, 국제경제학 3개이고, 한 과목을 잘 할 때 다른 과목에서도 어느정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이들 3개 과목이 주요 과목이라는 것.

또한 유씨는 “경제 과목은 고득점 시에 8∼90점대까지 노릴 수 있는 반면 행정학, 행정법 등 비경제 과목은 고득점 시에도 70점대이므로 상대적으로 편차가 큰 경제 과목에 집중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실제 시험에서 본인의 전략 과목이라고 해서 항상 고득점을 맞는 것도 아니고, 기대하지 않은 과목에서도 고득점이 나올 수 있으므로 전략 과목 위주로 공부하되, 비전략 과목에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면접 대비는 2차 발표 후 서울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스터디를 구해 준비했다. 스터디에서는 그룹토의와 개인발표를 매일 진행했고 시간이 맞는 스터디원끼리 따로 모여 개별면접 및 개인발표를 추가로 진행했다. 조인트스터디 때에는 그룹토의만 진행했다. 가끔씩 자습 시간이 생길 때에는 개별면접에 대비해 경험 정리, 스스로 질의응답을 하거나, 스터디 때 다른 스터디원들의 개인발표용지 또는 자기기술서를 참고하면서 서술양식, 노하우 등을 정리했다.

올해 면접은 예년과 달리 자기기술서 내용 위주로 진행됐다. 따라서 올해 면접에서는 ‘진솔함’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경험 문제의 경우 언제, 어디서, 어떻게, 그 결과는 어떠했는지 등 실제로 경험한 것인지 확인하려는 추가질문을 많이 받아 경험을 허구로 지어낼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느꼈다”며 “이를 위해서는 경험 문제의 경우 자기기술서 내용에 허구가 아닌 진실을 적을 수 있도록 자신의 경험 등을 되돌아보고, 그 외에도 자신의 공무원 지원 동기, 그와 관련된 희망부처 지원 이유를 평소에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간에 합격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스트레스가 많았을 그에게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했는지 묻자 “친구들과 만남, 예능 시청, 피아노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했다.

노래를 좋아한다는 그는 주말이면 가끔씩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노래방에 가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다만 술은 가급적 마시지 않고 다음날 공부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했다. 예능은 주말에 집에서 몰아 보거나 이동시간에 컬투쇼를 들으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다. 특히 “피아노는 주말에 집에서 혼자 치거나 잘 치는 친한 친구와 근처 음악실에서 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며 “수험 전에 피아노에 손대지 않다가 수험기간 중에 주말마다 피아노를 치다보니 오히려 고시 공부하면서 실력이 늘은 것 같다”고 웃음을 자아냈다.

수험기간 중 체력 관리는 잠을 충분히 자면서 통학 중 이동시간을 줄이는 식이었다. 학원 가는 날에는 하루에 7∼8시간, 안 가는 날에는 9시간 정도로 충분히 수면을 취했다. 또한 점심 먹은 후 식곤증이 올 때도 아예 낮잠을 잔 후 깨어있는 시간에 집중했다.

그가 바라는 공무원상(像)과 포부가 궁금했다. 그는 “알프레드 마셜의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라는 말이 있다”며 “머리는 차갑게 하여 업무 수행 시 사리사욕에 얽매이지 않고 어떤 정책이 가져올 효과와 부작용을 이성적으로 따지되, 가슴은 뜨겁게 하여 국민과 국가를 위하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공직사회에서 제가 가진 능력을 발휘하여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경제의 비전을 기획하고 실현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공직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 공부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는 말에 그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공부할 때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공부할 때도 한걸음씩 목표에 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라며 “합격할 것이라고 믿어도, 그와 반대로 좌절해도, 심지어 지쳐서 울다가 쓰러져도, 결국 합격할 것”이라며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질 것을 조언했다.

끝으로 그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주위에 고마운 분들이 많았다며 감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항상 당신보다 아들을 먼저 생각하시고, 어떤 일이든 항상 제 편이 되어주셔서 혼자 했던 고시생활의 짐, 외로움의 짐을 함께 나눠지셨던 어머니, 제가 좌절할 때도 넌 잘 하고 있다고 격려해주시고 바쁘신 와중에도 당신의 시간보다 아들의 시간을 더 소중히 여겨 아들이 1분1초라도 더 쉴 수 있도록 아침과 밤마다 신림동 고시촌에 아들을 데려다주신 아버지, 멀리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느라 바쁜데도 격려와 사랑을 아끼지 않았던 누나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또한 “수험생활하는 조카가 지칠까봐 당신이 아프신 와중에도 보양식과 함께 사랑을 보내주신 큰어머니를 비롯해 큰아버지, 작은 집, 친가 사촌께 감사드린다”며 “공부하느라 고생이 많다며 장학금을 마련해주신 외삼촌, 이모, 외가 사촌께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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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 공익 2018-05-10 14:23:55
진짜 밑에 사람 말대로 최연소 합격이나 뭐 매년 있는거고...
'코트라 공익' 이 더 대단해 보인다..ㄷㄷㄷㄷㄷㄷㄷㄷ

댓글들부들거리는수준ㄷ 2017-05-11 22:21:26
에궁....젊은 친구가 고생했네...근데 댓글창이 가관이다.... 본인들은 돈많았으면 고시공부 할거처럼 떠들고계시네... 못난 사람들의 질투가 이렇게 무섭다...

노노 2017-04-21 05:38:41
솔직해지죠 서울대에 최연소는 좋은데 아무리 몸이 안 좋아도 코트라 공익근무 중인건 보통 빽으론 안 됩니다. 저는 서울대 출신도 아니고 고령이지만 저렇게 좋은 부모 밑에서 편하게 공부만하고 코트라공익출신에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 친구에게 고위공무원이란 타이틀이 과연 어울리는 것인지.. 진정 서민을 위한 삶을 살 수 있는지는 의문이 듭니다 아파서 공익간거 빼고 큰고생 안해보고 산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듭니다 .

ㄱㄷㄱㄷ 2017-01-12 23:47:45
에라이 피셋 1개월 공부ㅋㅋㅋ
이런놈들은 그냥 이질감만 든다.
아니 9개월 공부한 놈한테 무슨 공감이 들고 배울게 있겄냐.
얘는 대학 와가지고 아무런 방황도 진로 고민도 학교 생활도 안했나보지? 그러고 보면 대한민국은 고시붙으면 장땡인 나란데 얘는 그걸 일찍 터득했나보다. 나도 애처럼 대학 다닐때 1학년때부터 바로 고시나 준비할걸

축하드립니다 2016-12-25 03:37:40
유형석 씨,
대한민국 경제는 선진국 문턱에 바짝 와 있습니다. 조국을 위해 공헌할 수 있는 제대로된
공직자가 되어주시길 기원합니다. 조국 대한민국은 당신과 같은 리더가 필요합니다.
남은 복무 기간과 학업까지 잘 마치시고 큰 뜻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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