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공무원시험 면접과 올곧은 공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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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공무원시험 면접과 올곧은 공직관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10.07 12:4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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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지난 9월 12일 저녁 경주지진 사태가 발생할 당시, 기자는 민간 종합채널 JTBC 뉴스를 보고 있었다. 상황이 심각한 듯해, 궁금하던 차에 KBS로 채널을 돌렸다. 하지만 연속극이 진행 중이었다. 재난주관방송으로서의 그 역할을 다 하겠지 라는 기대가 일순간 무너졌다. 그래서 기자는 KBS에 전화를 걸었다. 무려 10여분의 전화통화 시도 끝에 안내 직원과 통화가 연결됐다. “왜 속보를 진행하지 않느냐”는 항의에 “자막을 내 보냈다”며 항변했다. “재난주관방송이면 그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거듭 불만을 토로했다.

평소 재난주관방송이라는 광고는 잘도 하더니 정작 재난이 발생하자 묵묵부답이었던 것이 기자의 성질을 건드린 셈이다. 엄청난 기자단과 전국적 취재 네트워크를 걸고 있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이 드라마나 진행하고 있다니... 스스로 혀를 찼다.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채널 방송과 공익만을 추구하며 시청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그것도 재난주관방송사가 그 직무를 태만했기에 한 시민으로서 분노했던 것이다.

국가재난을 예고하는 것을 그 사명으로 하는 기상청 또한 가관이었다. 10여분이 지난 후에서야 재난 통보를 하는가 하면 차후 대응조치 또한 유아 수준 이하였다. 수백억원의 슈퍼컴퓨터를 사 달라며 국민들에게 조르던 기상청이 아니던가. 그 후에도 여전히 예보 능력은 변함이 없어 보인다. 오죽하면 기상청 예보와 반대로 행동하면 된다는 우스개소리가 난무할까 싶다.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 우리 헌법은 정치권, 외압 등으로부터 독립해 온전히 국민을 위해 일하라며 이같은 헌법 7조를 통해 공무원의 신분을 철저히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경주 지진 재난에서의 공공기관의 자세는 일단 ‘입직을 하고 나면 그만이다’이라는 안일함과 태만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최근 한 변호사 출신 5급사무관이 공직사회가 싫어졌다며 퇴사한 얘기가 그의 칼럼을 통해 언론에 드러난 바 있다. 그 내용 중에는 공무원들의 보신주의가 공직사회에 만연하다는 것으로 기자는 받아 들여 졌다. 적극적으로 일을 하다 오히려 문제가 발생할 경우 불이익만 입는 터라 윗선의 눈치만 보는 형태들이 많다는 것이다. 기자 또한 다수의 지인 공무원들을 통해 이와 유사한 얘기들을 종종 들어온 바 있다. 하지만 공직 내의 어쩔 수 없는 분위기에 모두 수긍할 수밖에 없다는 자포자기 심정의 속내를 듣곤 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적자생존을 꿈꾸는 민간사회와 일단 입직하고 나면 보신에 급급한 공직사회. 노동력의 질적 산출량은 태생적으로 전자가 월등한 것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무사안일에 소극적이고 보신적인 공직사회라면 국민들이 쉽게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은 역사를 통해 이미 확인해 왔다.

10월~11월이면 각종 주요 시험의 면접이 치러진다. 특히 국가직 5급, 7급 공무원시험 면접이 시행된다. 또한 사법시험 면접시험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시 면접도 실시된다. 이들 시험 모두 소위 공직관, 공익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근래들어 공인회계사, 변리사, 법무사 등 굵직한 자격시험들은 3차 면접시험이 폐지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들 시험의 면접은 그 가치와 비중이 되레 커 지고 있는 현실이다.

정부는 그동안 사회현상이 발생할 때마다 공직관을 강화해야 한다며 신입 공무원 선발에서 면접제도 개편 등을 숱하게 추진해 왔다. 양질의 (예비)법조인 선발의 필요성이 있다며 사법시험, 로스쿨 입시에서도 면접 변화가 있어 왔던 것도 사실이다.

어떻게 하면 공익을 실현할 제대로 된 맞춤형 인재를 선발할 것인지에 대한 거대 담론은 이번 지진사태에서 보였던 적극적이었던 민간방송과 소극적이었던 공영방송 간의 상반된 모습을 반추해 본다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그 이전에 요지부동과 보신주의에 숙달된 나태한 공직 분위기부터 쇄신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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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사랑 2016-10-08 16:00:06
면접시험 준비는 자타가 공인하는 천대윤 교수의 (조직 및 인적자원 역량개발과 역량평가) 도서로 좋은 결과 있기를 기원합니다.

ㅇㅇ 2016-10-08 12:29:18
딴건 모르겠고 jtbc 뉴스는 완전 개쓰레기 방송인 건 압니다.조작,날조,팩트왜곡 으로 유명하죠. 예능빼곤 쓰레기 시청률도 꼴찌

법대생 2016-10-08 12:24:44
법저 기자님들 존경하지만 정치편향성 띄는 기사는 자제 좀 해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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