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7-11 21:01 (토)
차경은의 '부동산경제' 9
상태바
차경은의 '부동산경제' 9
  • 차경은
  • 승인 2016.07.15 16: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차경은 경제학 박사

저소득층의 주거 빈곤화, 보고만 있을 것인가?(1)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 교수의 ‘21세기 자본’은 700페이지에 달하는 경제학 저서임에도 불구하고 2014년 영어 번역판이 미국에서 출판되자마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21세기 자본’이 보여주는 미래에는, 노동의 몫은 줄어들고 자본의 몫은 계속 늘어나 마침내 자본이 자본을 낳는 세습자본주의(patrimonial capitalism)가 출현하면서, 자본주의에 내재된 ‘소득과 부의 불평등’이 심화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 제시한 해법은 80%에 달하는 최고 소득세율과 전 세계 공통으로 동일하게 부과되는 세계 자본세(global capital tax)다. 물론 ‘제시한 해법이 실현될 수 있는가’는 정치의 영역에서 풀 문제다. 그 과정에서 피케티 교수의 논리에 반대하는 수많은 경제학자들을 설득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인류의 불평등이 근본적으로 토지사유화에 기인했기 때문에 ‘지대를 100% 징수하는 토지단일세를 부과하자’고 외친 헨리조지의 주장과 피케티 교수가 제안한 해법이 우리 사회에 수용될 가능성은 엇비슷해 보인다.

우리가 현재 직면한 주거 양극화는 피케티 교수가 지적한 자본 불평등의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전세대란으로 시작된 전세금 급증, 월세구조로의 전환 가속화 현상은 고소득층이나 중소득층보다 저소득층과 청년세대에게 더 큰 압박이다.

국토교통부의 주거실태조사 자료(전체 임대차 비중 100%를 가정한 전세와 월세간의 비중 추이)를 보면 2006년 저소득층의 거주형태 중 전세 비중은 40.7%, 월세는 59.3%였으나 2014년에는 70.5%에 해당하는 저소득층이 월세로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중소득층의 월세 거주비율은 48.8%, 고소득층은 28%에 불과했다.

가구가 거주하는 주택이 거주자의 총 자산에서 차지하는 자산비중은 2015년 기준으로 자가(自家)가구는 48.6%, 전세 가구는 38.5%이고 이들의 총자산은 약 2억 8천만 원 ~ 4억 6천만 원이다. 대부분의 저소득층이 속한 월세가구는 2012년 20%였으나 2015년에는 13.1%로 크게 감소하였다. 저소득층의 총자산은 2012년 약 6천 6백만 원, 2014년에는 약 7천만 원으로 약 6% 상승한데 반해 거주주택의 자산비중의 하락이 크게 나타나 이들이 거주하는 저급주택의 품질이 점차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역별 주택가격의 상승세가 격차를 보이면서 특히 자가(自家)가구의 자산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모든 도시의 주택가격이 서울 강남지역과 경기도 과천시만큼 폭등한 것은 아니다. 최근 분양아파트의 전국 평균 분양가는 3.3㎡당 약 1000만 원으로 2008년 금융위기 직전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 아파트의 최근 분양가는 3.3㎡당 약 4300만원이었으나 2008년 공급된 반포자이의 분양가는 약 3100만원으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또한 신반포자이 아파트는 3.3㎡당 4300만원이라는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38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완판 되었다. 저소득층이 가진 총자산으로는 신반포자이 6.6㎡를 구입할 수 없을 정도로 지역별 주택 가격의 격차가 벌어진 셈이다.

주거비 부담 문제를 다룰 때, OECD는 소득대비 주거비 비율이 20%를 초과하면 정부의 정책지원이 필요한 주거 빈곤층으로 분류한다. 2014년 주거실태조사에서 파악된 소득대비 임대료의 비율은 전국 평균 20.3%, 수도권은 27.4%, 서울은 35% 수준으로 수도권과 서울에 거주하는 가구는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주거 빈곤층임이 명백하다.

특히 수도권과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세대(19세~33세)의 주거 빈곤층화는 심각한 상태다. 2012년 및 2013년 서울연구원 및 국토교통부의 조사 자료를 보면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층은 소득의 40%를 주거비로 부담하고, 수도권에 살고 있는 청년층의 70%는 주거비로 소득의 30%를 지출하였다.

중산층보다 저소득층의 높은 주거비 부담이 우려되는 이유는 가구의 가용소득을 축소시켜 내수를 위축시키는데 특히 생계형 업종에 대한 소비 감소가 도드라져, 종국적으로 자본과 부의 불평등 심화의 단초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물리적으로 주택을 가리키는 ‘주거’는 사회학적으로는 가족관계를 형성하고 가족 구성원 모두의 자아형성을 위한 모태가 되므로, 불안정한 주거생활은 가족관계 및 자아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

경제 회복이 더디면서 정부의 저금리 정책 기조가 상당기간 유지되는 한, 전세금 고공행진과 월세전환 가속화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저소득층의 주거 빈곤화를 완화시킬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주택수요공급을 조절하는 것이다. 특히 주택시장의 교란 현상을 억제하면서 효율적으로 저소득층의 접근 가능성이 높은 임대주택 공급을 추진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으로 보인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