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의 감정평가 인사이트 5]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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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의 감정평가 인사이트 5]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1
  • 이용훈
  • 승인 2024.07.0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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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대화감정평가법인 파트너 감정평가사
이용훈
㈜대화감정평가법인 파트너 감정평가사

3~40년 전, 해를 거르지 않고 장마철 수해로 인한 몸살을 앓았다. 세간이 다 물에 잠겨 이를 망연자실 바라보는 초점 없는 눈길은 뉴스 자료 화면에 자주 비쳤다. 그 다음은 수해 이재민을 돕는 성금의 쇄도 소식이다. 기업, 학교, 동문회 등에서 기부행렬에 동참한다. 자연재해 앞에 무력했지만 이런 따뜻한 마음이 이재민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곤 했다. 신약성경에도 기근을 지원하기 위해 열심히 기부를 독려하는 편지가 담겨 있다. 예루살렘 교회를 지원하기 위해 유대인의 시각에서는 이방교회가 헌금을 모았다. 예루살렘에 닥친 심각한 기근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모금을 주도한 이는 아주 지혜롭게 기부를 독려했고 그 지역 방문 전에 사람을 먼저 보내 잘 준비됐는지 확인도 했다.

현대에 이르러선, 자연재해보다 인재가 더 빈번하다. 특히 사고 피해자에게 온정이 쏟아진다. 사기 피해는 어떨까.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기부하는 사례는 보지 못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를 구제하는 특별법을 만들지도 않았다. 그런데, 전세사기는 다르다. 주거안정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1년 전 통과한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은 피해자를 수렁에서 완벽히 건져 올리지는 못했지만, 수렁에 더 빠져들지 않게 버팀목을 제공했다.

주요 지원 대책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경·공매 절차를 지원했다. 경·공매 유예 및 정지, 경·공매 대행 지원 서비스, 경·공매 우선매수권 부여, 기존 임차주택을 공공임대로 제공하는 것이다. 둘째, 신용회복을 지원했다. 미상환금 분할상환 및 신용 정보 등록 유예 지원을 했는데, 기존 전세대출 미상환금을 최장 20년 간 분할 상환하게 하고, 그 기간 신용정보 등록 유예로 피해자의 신규 주택 구입, 전세자금 대출을 가능케 했다. 셋째 금융지원이다. 최우선변제금 무이자 전세대출과 구입, 전세자금을 지원했다. 마지막으로 긴급 복지지원으로 전세사기 피해자도 ‘위기상황’으로 인정해, 긴급 생계비, 의료비 등 소액을 지원했다.

이런 지원책이 실효성이 없었거나 효과가 미미했으므로 개정안이 발의된 것으로 보인다. 24년 5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함께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은, 피해자의 빠른 보증금 반환 및 전세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보증금 선구제, 후회수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는 게 골자였다. 先구제는, 전세사기피해주택에 관한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을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법에 따라 공정한 가치평가를 거쳐 매입한다는 내용이고 後회수는 선순위채권을 매입한 HUG 또는 자산관리공사가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하여 매입금액을 회수하는 조치를 가리킨다.

국토부가 개정안의 내용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이유는 뭘까. 先구제 방안이 특혜라는 시각이다. 사인 간 계약에 따른 사기 피해자를 국가가 공공의 자금으로 직접 구제하게 강제한다는 것. 보이스피싱 등 전기통신금융사기나 다단계판매 사기 등 다른 사기 피해 모두 범죄로 인한 피해인데, 전세사기 피해에 대해서만 다르게 대우하는 것은 헌법상 평등원칙에 반한다는 논리가 가능하다. 결국 재원의 문제일 수도 있다. 피해자 구제를 위해 주택도시기금을 사용하자고 하는데, 기금의 설치 목적과 용도에 부합하지 않아 재원사용 명분이 부족하다. 개정안에 따라 금융기관이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선순위저당채권 매도 요청에 응하도록 하는 것은 재산권과 계약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는데, 이 모든 걸 요약하면 국민들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는 사안인데도 입법 과정에서 충분한 협의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기에 이대로는 갈 수 없다는 목소리다.

국회에서는 당연히 왜 1년이 넘도록 피해자 지원의 실효성이 없었는지 성토할 수 있다. 수만 명의 피해자가 여전히 고통받고 있으니, 방치보다는 과격한 액션이 나와야 할 때라고. 반면, 실무부서는 국회의 개정안을 여러 부작용을 낳을 파격 조치로 받아들일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떠안는 건 실무선이니까. 그렇게 입장이 다르다고 짐작된다.

그런데, 이 개정안의 내용 중 핵심이었던 先구제의 문제는 감정평가와 관련돼 있다. 국토부는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의 매입 과정에서 공정한 가치 평가 기준을 마련하기 곤란해 불필요한 분쟁이 발생한다’는 반대논리를 들었는데, 先구제 첫 단추가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의 공정한 가치 평가다. 가치평가는 감정평가의 영역이고 채권은 감정평가 대상이다. 그러면 어떤 이유에서 이 채권의 감정평가 기준을 공정하게 마련하기 어렵단 말일까. (2편에서 계속)

이용훈
㈜대화감정평가법인 파트너 감정평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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