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등록금 인하...얼마나 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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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등록금 인하...얼마나 내리나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5.20 13:31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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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 사립 로스쿨, 2학기부터 15% 인하
10개 국·공립 로스쿨은 2020년까지 동결
사립 고려대·연세대·원광대 “인하는 불가”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연간 등록금이 전국 평균 1,500만원인 25개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이 오는 2학기부터 1,500만원의 연간 평균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15% 인하하기로 했다. ‘돈스쿨’이라는 비판을 피하면서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다.

교육부는 지난 16일 10개 국립대학 로스쿨이 2020년까지 5년간 등록금을 동결하고 11개 사립대학 로스쿨은 약 15% 인하하는 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2015년 전국 25개 로스쿨의 연 평균 등록금은 1천569만4천원이다. 한 학기당 722만2천원인 셈이다. 
 

 

이 중 국공립 10개교의 연 평균 등록금은 1천44만2천원인 반면 사립 15개교는 1천919만5천원으로 거의 두 배에 이른다. 

특히 후자의 경우 사립 법학과의 연 평균 등록금 602만원의 약 3.1배에 달한다. 즉 학부 법학과 4년간 2,408만원이 드는 것에 비해 로스쿨은 3년간 5천760만원이 들게 돼 법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

특히 성균관대 2천289만2천원, 연세대 2천47만6천원, 고려대 2천74만2천원 등 다수 로스쿨은  3년간 등록금만 6천만원을 초과한다. 

로스쿨 인가과정에서부터 법학관 신축, 교수 대 학생 비율, 실무교수 충족률, 실무수습(리걸클리닉 등) 등 구조적으로 고비용을 불러 왔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로스쿨측은 “그럼에도 저소득층 등 특별전형(6%안팎) 배려와 30%(등록금 총액 대비 장학금 지급 총액)가량의 평균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어 오히려 사법시험보다 서민에게 더 유리한 제도”라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돈스쿨’이라는 지적과 함께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며 그 대안으로 예비시험 도입 또는 사법시험 존치 주장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는 상황.

논란이 뜨거워지자 결국 로스쿨과 교육부는 등록금을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등록금 인하에는 15개 사립 로스쿨 가운데 11개교가 참여하기로 했다. 

 

이 중 10개교는 15%를 인하한다. 성균관대(3,284천원, 이하 감액), 한양대(3,020천원), 경희대(2,997천원), 아주대(2,993천원), 중앙대(2,903천원), 이화여대(2,878천원),  인하대(2,872천원), 영남대(2,837천원), 서강대(2,753천원),  한국외대(2,716천원)이다. 건국대는 11.6%(1,970천원)를 인하한다. 

11개교 평균 인하율은 14.75%이며 평균 인하 금액은 283만8천원(2017년 기준)이다.

이날 교육부 발표에서 제외됐던 동아대 로스쿨도 올해 2학기에 등록금 인하에 동참하는 것으로 본지 취재결과 밝혀졌다. 

17일 이혜진 동아대 로스쿨 원장은 “총장 선거 등 학내 사정이 있어 이번 등록금 인하결정이 다소 늦어졌다”며 “올 2학기 등록금을 935만4천원에서 140만4천원(15%)을 인하한 795만1천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다만 내년도 등록금은 추후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그 외 10개 국·공립 로스쿨은 동결키로 했다. 이는 사립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적정 금액이라는 데 중지가 모아졌기 때문이다. 

동결 또는 인하된 등록금은 2016년 2학기부터, 2017년은 1학기부터 전면 적용된다. 

고려대, 연세대, 원광대 로스쿨은 인하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이희성 원광대 로스쿨 원장은 “전국 사립 로스쿨 중 우리 대학의 연간 등록금은 1천600만원으로 가장 낮은데다 장학금마저 41.2%로 전국 최고 지급률을 자랑한다”면서 “더 이상 등록금을 내리기는 무리”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 상태만 해도 최선인데, 더 낮출 경우 학교 운영이 곤란한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내년도 등록금 인하여부는 대학본부와 논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일부 사립 로스쿨이 연 1,500만원대 수준으로 등록금 인하를 추진한 것은 바람직하다”면서 “이번 인하 결과는 2017년 있을 2주기 인증 평가에 등록금 부담 경감 현황을 주요 지표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등록금 인하와 관계없이 국·사립 모든 로스쿨은 장학금 지급률을 30% 이상 유지하지로 했다”면서 “이를 통해 로스쿨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크게 덜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 15% 인하에 만족할 것인가?

한편 이같은 인하에도 불구하고 사법시험 존치 주장측에서는 만족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의 남상섭 대표는 “우리 같은 사시생들의 입장에서 15% 인하로 과연 만족할 수 있겠느냐”며 반문했다.

남 대표는 “로스쿨은 기본적으로 대학원 체제다. 대학을 다니는데도 비용이 만만찮은데 여기에 더해 2~3배나 비싼 로스쿨을 나와야만 법조인 자격시험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 정도 수준의 인하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면서 “특히 저학력자는 방통대를 나와서라도 로스쿨에 갈 수 있다고 하지만 우리 현실에는 엄연히 학벌주의가 있는데 쉽게 로스쿨에 합격할 수 있겠나”고 덧붙였다. 

고시생 김기동(가명, 31)씨는 “로스쿨이 왜 근본적인 문제를 찾지 못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며 “로스쿨 진학을 위해서는 수회의 토익 응시비용, 법학적성시험 준비 및 응시 비용, 로스쿨 전형료 등만 해도 상당한 비용이 드는데 여기에 연간 1800만원이나 하는 등록금에서 겨우 15% 인하한다고 대수냐”면서 여전히 불만족을 토로했다. 

이번 인하방안 확정에 앞서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로스쿨은 평균 30%가량의 장학금 지급률을 유지하면서 등록금은 내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면서 “국립 로스쿨들 또한 상대적으로 등록금이 저렴하다고는 하지만 장학금 지급률이 30%가 안 되는 곳도 많다. 모두 30%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로스쿨측에서는 로스쿨법이 국가가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관련 규정은 임의규정일 뿐”이라며 “대학들이 공과대 등 육성하고자 하는 곳에 더 투자를 하듯, 로스쿨이 이젠 법조인 배출을 독점하고 있는 인센티브가 있고 타 대학들에 비해 경쟁력도 더 있는 것 아니냐”며 대학본부의 자체 투자 확대를 주문했다.

설립투자비용이 높아 등록금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로스쿨측 주장에 대해서도 “법학관 신축 등 투자비용은 결국 대학의 자산”이라고 꼬집었다.

현재의 등록금은 비싸도 너무 비싸다는 시각이다. 그는 “로스쿨 등록금이 2천만원이나 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또 단지 대학원이기 때문에 비쌀 이유도 없다”면서 “투자를 많이 했으니깐 본전을 뽑겠다는 의식은 법치주의에 어긋날 뿐 아니라 그것을 학생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법과대에 비해 3~4배나 비싼데 로스쿨 출범 당시부터 이를 견제하지 못한 모두의 책임”이라며 “교육과정의 절반은 법과대와 크게 다를 바 없고 교수는 똑 같은데 왜 이렇게 비싸야 하는지 모르겠다. 실무교육이 있다고 하다라도 이것이 3~4배의 고비용에 필적할만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학금 지급률을 깎을 수 없는 것은 국회와의 약속이므로 모든 로스쿨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면서 “이젠 더 이상의 퇴로가 없다. 로스쿨에 대한 개선이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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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진 2016-05-22 14:06:12
방통대로스쿨 만드세요. 대체 저런등록금에 평범한 사람들 어찌 가나요.정말 방통대 로스쿨 만들어 온라인로스쿨 만들어 노력하고 공부할수있개 기회를 여세요.변호사시험과 사법시험은 아예 난이도 차원이 다르던데 오픈로스쿨 만들어야 형평성이 맞습니다. 사시존치되서 어려운 사시통과 하는거보다 방통대로스쿨 가서 변호사시험 보는게 훨씬 낫습니다.

하남이 2016-05-21 18:52:03
돈 없는 사람은 법조인 하지 말라는거지...

아... 2016-05-20 22:07:39
ㅈㄴ비싸 저런데 갈려면 장기라도 팔아야하나....

측후 2016-05-20 20:12:16
답답하군요!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또는 어느정도 내린다고해서,
그것이 과연 기회균등의 원칙에 부합될까요?
사법시험도 수험준비에 돈많이드는건 사실이겠지만, 그 비용자체의 성격이 다릅니다.
로스쿨에 드는 비용은 필수비용,사시 준비의 경우는선택비용입니다.
전자만의 일원화는 결국 평등권원칙에 어긋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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