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무원시험 제도 더 변화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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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무원시험 제도 더 변화돼야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6.02.18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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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인아 기자] 2013년 고졸자의 공직 진출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공무원 9급 시험에 사회, 수학 등 고교과목이 도입됐지만, 고교과목의 폐해를 막기 위해 3년만에 다시 시험과목이 또 한 번 개편된다.

현 필수과목인 국어, 영어, 한국사 등 3과목은 그대로 필수로 치르고, 선택과목에서 선택의 범위를 좁힌다는 게 요지다. 즉, 선택과목에서 현재는 수험생들이 마음대로 2과목을 선택해서 치를 수 있었지만, 향후에는 선택과목 중 전문과목은 반드시 하나를 택하고 나머지 1과목은 마음대로 택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과목이란 2013년 시험과목이 개편되기 전, 필수 5과목에서 국어, 영어, 한국사 등 3과목을 제외한 나머지 2과목이 전문과목이라고 보면 된다. 직렬별로 전문과목이 다르기 때문에 필수 5과목을 치렀던 2012년도 직렬별 시험과목을 살펴보면 될 것 같다.

이렇게 되면 가령 행정직은 현 선택과목에 있는 행정법과 행정학 중 하나를 반드시 선택해야 하고, 세무직은 세법과 회계학 중 반드시 하나를 택해서 치러야 한다.

개편의 요인은 공무원시험과목에 고교과목이 도입된 후 임용된 합격자들이 일선 업무 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즉 세무직의 경우 직무능력과 연관된 세법, 회계학 과목을 배제하고 사회, 수학 등 고교과목을 택해 합격하는 사례가 늘고 세법, 회계학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업무를 수행하니 일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소위 공무원끼리도 피곤한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 또 담당 공무원보다 민원인이 더 많은 지식을 갖고 있어 주객이 전도되는 일이 발생되기도 하는 이상한 형국이 돼버렸기 때문에 이같은 부작용을 막고자 한 것이다.

세무직 뿐 만 아니라 타 직렬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교육공무원은 “고졸자 취업을 도모키 위해 고교과목이 도입됐지만, 실제 고졸자 합격은 거의 없다”며 5과목을 필수로 치르는 시험과목 원안고수에 손을 들었다. 고교과목 도입 후 임용된 공무원들의 수준을 논할 수는 없지만, 시험과목이 바뀌기 전부터 공부를 계속 해온 기존 수험생들의 합격률이 줄어들고, 고교과목을 택한 신규 수험생들의 합격이 높아짐에 따라 이같은 상황을 지켜본 현직공무원 입장에서는 공부를 더 했어도 환경 변화로 인해 떨어지는 수험생들을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전문과목 1과목을 필수로 선택하도록 하는 이번 정부의 시험과목 개편에 대해 여전히 찬반이 일고 있지만, 잦은 개편으로 설왕설래하는 이러한 상황을 만드는 자체가 불편할 뿐 전문과목 필수 선택에 대한 제도 변화에 대해서는 수긍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고교과목 도입 후 벌어진 부작용이 이전부터 계속해 제기돼왔고, 이에 어떤 식으로든 다시 시험과목이 변화될 것이라는 말이 수험가에서도 많이 돌았기 때문에 사실 이번 정부의 시험과목 재개편안 발표가 갑작스럽거나 매우 당혹스러운 분위기는 아닌 듯 하다. 다만 그 개편 시기가 생각보다 빨랐다는 것에는 다소 놀랐던 것 같다.

전문과목 1과목은 반드시 선택해 치러야 하는 이번 개편안이 기자생각에는 앞으로 더 벌어질 상황에 대한 예고편은 아닌가 싶다. 머지않아 고교과목 도입 없이 필수 5과목을 치렀던 2013년 이전 시험의 형태로 될 것 같은 예감에서다. 즉 선택과목 자체를 없애고 2013년 이전과 같이 필수 5과목을 치르는 것으로 바뀔 것 같다는 생각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선택과목을 없애고 예전과 같이 필수 5과목을 치르는 형태로 완전히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지 않다면 고교과목은 없애고 전문과목 2과목을 필수로 정하고 국어, 영어, 한국사 등 현 필수과목을 개편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

올 국가직 9급 지원현황에서도 볼 수 있듯이 22만 명이 넘는 역대 최다 규모의 지원자가 몰렸다. 공무원시험 인기가 좋다고 해서 시험을 주관하는 기관이 수험생 유치를 잘했다고 만세를 외치는 일은 없다. 오히려 부담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지원자 중 정말 자신이 택한 직렬에 관심이 있거나 사명감이 있어 응시하는 자가 얼마나 될까. 면접을 더욱 강화해서 진정성을 가진 공무원을 가린다고 하지만, 필기시험에서부터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기존대로 필수 5과목을 치른다면 적어도 이 직렬을 택할까 저 직렬을 택할까 하는 메뚜기 같은 수험생은 크게 줄어들 것이고,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곳에 임용돼 하고 싶은 업무를 하게 되는 것인 만큼 사명감과 진정성은 더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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