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로스쿨, 대학에 끼친 영향은?(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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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로스쿨, 대학에 끼친 영향은?(中)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1.15 15:22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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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로스쿨, 대학에 끼친 영향은?(中)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법조인력양성 시스템이 과거 법과대학 중심의 사법시험에서 2009년 법학전문대학(로스쿨) 출범과 변호사시험으로 전환되면서 대학사회도 급변하고 있다.
법조인 배출이 50여개 대학이 독점하던 것이 100여개 대학 출신으로 확대, 다양화되고 있는 반면 법학전공 인력이 급감하면서 정통적인 법과대가 존폐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
특히 너나 할 것 없이 사법시험에 몰려 대학교육의 황폐화 문제가 이젠 로스쿨 입문기관화라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 시킨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로스쿨이 대학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부정적 측면이 공존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또 어떤 흐름을 이끌지도 주목된다. 이에 법률저널이 신년기획으로 3회에 걸쳐 현안을 파악하고 지향점을 짚어본다. 두 번째 순서로 로스쿨과 사법시험 폐지가 전국 법학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봤다.
 - 편집자 주 -

법학전공인력 ‘급감’…법과대학 ‘몰락’ 
 

 

■ 로스쿨 이후, 법학전공자 7만명→4만명으로 뚝(39%p↓)

법조인력양성 시스템이 2009년 로스쿨로 전환되면서 전국 주요 25개 대학들은 법학과 신입생 선발을 중단하고 로스쿨 체제로 탈바꿈했다. 반면 70여개 대학은 내외적 구조조정을 통해 변화를 통해 살아남기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그 결과는 참혹하다. 

또 전국 대학에서 법학전공자 수도 곤두박질했다. 로스쿨이 대학사회에 끼친 긍정적(▲지난 869호 참조) 요인이, 학부 법학과의 존폐위기와 법학전공인력 급감이라는 부정적 결과를 상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현 답보상태를 유지하는 한 요원해 보인다. 

법률저널이 교육부 웹사이트 교육통계서비스(매년 9월 공표기준)를 분석한 결과,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학사·석사·박사)하는 (재적)학생이 로스쿨법이 통과된 2007년 71,540명에서 매년 감소, 2015년 35,826명으로 감소했다. 무려 49.9%(35,714명)가 줄었다.

2008년까지 (교육부 법학계열 전공소계열 분류 기준)전국 100여개 대학의 법학과에서 매년 1만여명의 신입생을 선발해 왔지만 2009학년 로스쿨제도가 출범하면서 25개 로스쿨 인가대학이 법학과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은 것이 결정적 원인이다.

그 외 70여개 로스쿨 비인가 대학들은 사법시험 점진적 폐지 등에 따른 경쟁력 상실 및 대학구조 조정에 대응해 법학과을 전과(轉科) 및 정원 감축을 진행된 결과다. 

반면 대학원 과정의 법학 석사과정은 급격히 늘어났다. 2007년 4,850명에서 매년 증가 2015년 10,145명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무려 두 배가 넘는 5,295명(109.2%p)이나 늘었다. 이는 25개 대학의 법학과가 석사과정의 로스쿨로 전환, 연간 2천명이 입학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법학 박사 과정 또한 2007년 1,209명에서 2015년 1,591명으로, 31.6%p(382명)가 증가했다. 

석·박사는 늘어났지만 이것이 대학 전체에서 법학전공자 감소 충격을 상쇄하진 못했다. 로스쿨법이 통과된 2007년에는 법학전공자가 학부 법학사 71,540명과 석·박사 6,059명 등 총 77,599명이었지만 2015년에는 47,562명(학부 35,826명, 석·박사 11,736명)으로 무려 38.7%p(30,037명)가 감소했다는 것.

결국 우리 사회의 적재적소에서 법치사회구현에 일조하는 법학전문인력들이 약 40%가량 줄어든 셈이다.

석사과정이 외형적으로 크게 늘었지만 이마저 실무중심 3년 과정의 취업기관으로서의 로스쿨이 절대 다수를 점하고 있다. 2015년 법학석사 재적생 중 로스쿨생 6천명을 제하면 순수 석사과정은 4,145명에 불과하다. 이는 로스쿨 개원 이전의 4,850명보다 700여명이 감소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인력들은 그동안 사법시험, 공무원시험(법원, 검찰, 법무행정 등), 각종 고등자격시험(법무사, 공인노무사, 변리사 등), 기업체 및 공사·법무팀, 법률사무소 직원 등으로 진출, 사회적 법률서비스 수요를 충족시켜 왔다.

하지만 지난 8년간 로스쿨의 영향으로 법학인력양성이 급감해 향후 우리사회에 법률서비스에서의 수요와 공급간 적지 않은 괴리가 발생, 사회적 문제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로스쿨이 대학사회에서 법조인 배출의 다양화라는 장점을 가져온 반면, 이면에는 이같은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셈이다. 

법학과의 입학생이 매년 줄어들고 있어 우려는 더욱 짙어 지고 있다. 2007년 기준 전국 100여개 법학과의 입학정원은 11,294명이었지만 2015년에는 70여개 대학 4,512명으로 60.05%p(6,782명)가 감소했다. 

입학자는 2007년 11,828명에서 2015년 4,722명으로 60.08%p(7,106명)가, 지원자 또한 2007년 80,487명에서 2015년 47,023명으로 58.42%p(47,023명)가 줄어들었다. 

입학자 감소는 같은 기간 재적생 감소비율 49.92%p보다 10%p 더 높아 향후 입학자 감소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석사 108.7%p, 박사 29.5%p가 증가했지만 이 역시 재적생 증가비율 109.2%p, 31.6%p보다 상대적 낮아졌다는 점이다.

로스쿨 출범으로 대학사회에서 전체 법학전공인력이 입학에서 재적까지 전체적으로 감소했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 법과대학(법학과), 70여곳→60곳으로 감소 “구조개편 중”

지난 반세기 동안 법조인력양성의 산실이었던 법학과들의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도 역력해 보인다.

2008년 로스쿨이 25개 대학만이 확정된 이후 그 외 70여개 대학들의 법학과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공 통폐합 등을 추진해 왔고 현재도 진행형이다.

2012년 전국 로스쿨 비인가 64개 대학에서 72개의 법학관련학과를 운영해 왔지만 3년이 지난 2015년에는 60개 대학 65개 학과로 줄어들었다. 불과 8년 사이에 10여개 대학에서 법학과를 폐교한 셈이다.
일부대학들의 전과(轉科)도 주목된다. 가톨릭대학교는 2013년부터 법학과에서 법정경학부로, 경성대는 2015년부터 법학과를 법행정정치학부로, 배재대는 2014년부터 법학부를 공무원법학과, 상지대는 2015년부터 법학부, 법률행정학과를 법부동산학부 법학전공·부동산학전공으로, 호서대는 2015년 법학과를 법학전공으로, 홍익대는 2013년 법학과를 법학부로 개편했다.

이같은 사례의 학과개편은 법학전문과정에서 포괄적 법학과정으로의 전환이다. 순수 법학보다 취업 또는 로스쿨 진학 등을 위한 구조개편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들 대학들은 정원 역시 감소하고 있다. 이는 전국 법학과의 신입생 및 재적생 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법학과의 구조개편(조정)은 교육부의 압력이 결정적 원인이 된다. 해를 거듭할수록 학령인구가 줄어들자 교육부가 입학률, 재적률, 취업률 등에 대한 평가를 통해 대학 정원 감축을 추진 중이다. 평가실적에 따라 교육사업 지원 규모가 달라지면서 대학들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취업률에서 법학과가 상대적 열세를 안고 있다는 것. 졸업 후에도 수험공부에 수년이 더 소요되는 사법시험, 법무사시험, 공인노무사시험 등과 같은 법조관련 직역으로 진출하는 법학사 출신들에게는 취업률 자체가 대학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2014학년도까지 55명의 신입생을 선발했던 (가톨릭)관동대 법학과는 2015학년부터 신입생 모집을 중단, 폐과가 진행 중이다. 관동대는 지난 14년간(2002년~2015년) 2명의 사법시험 합격자를 배출한 바 있다.

신입생 모집 중단 이유에 대해 관동대 기획조정실의 한 관계자는 “매년 학교발전계획을 수립하는데, 수많은 학과 중 취업률, 사회적 수요 등 종합검토를 통해 내린 결과물일 뿐”이라면서도 “다만 학과에 대한 유망성도 평가항목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후자의 경우 사법시험 폐지에 따른 법조인 진입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점이 평가에 반영됐을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80명을 선발하던 영산대학교 법률학과는 2015년 행정학과와 함께 공직인재학부로 재편됐다. 법률전공이라는 이름으로 명맥은 유지하지만 정원도 50명으로 줄고 교육프로그램도 크게 변경됐다. 전공진로도 국가고시, 로스쿨, 기업, 공무원 등으로 바뀌면서 법학교육이 내용도 상당히 변경된 것.

영산대는 지난 14년간 3명의 사법시험 합격생과 7년간 로스쿨에 12명의 합격생을 배출해 왔다.

영산대 공익인재학부 법률전공 정이근 교수는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학과가 구조조정 대상이 되고 있다”며 “공학, 자연과학 등에 비해 법률학과의 취업률이 낮아 여기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정원마저 감소한 것에 대해 “정원(분모)이 많으면 취업률은 낮아져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측면도 반영된 결과”라며 “교육부 정책에 발을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사법시험과 같은 목표지향점을 잃은 것도 한 몫 한다. 정 교수는 “이젠 법조인이 되려면 로스쿨로 가야하고 또 공무원시험에서도 법학과목이 몇 개 안 된다”면서 “그렇다보니 학과 변경 후, 50여개의 과목을 개설했지만 이 중 법학과목은 24개(40%)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공과대에서 관련 전공과목을 40%만 개설하고 나머지 교양과목으로 펼쳐놨을 때 과연 공대생으로 인정할 수 있을까”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 전국의 법과대학(법학과)들은 로스쿨 출범과 사법시험 폐지, 설상가상으로 교육부의 대학구조조정 압력 등으로 존폐의 위기 속에서 학과개편, 진로방향 재설정 등 안감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 사진은 2015년 단국대(죽전 소재) 법학과에 걸린 특강일정

홍익대는 정원 200명의 법학과를 2013년부터 법학부로 개편해 운영 중이다. 교육부의 구조조정 요청에 대응함과 동시에 학생들이 1학년을 마친 후 공법, 사법 여부를 선택하고 그에 맞춰 진로지도를 하기 위함이다. 이는 과거 입학 때부터 공법학과, 사법학과로 정해지는 것과 사뭇 다르다. 

전체적으로 로스쿨 진학지도에 최우선을 두고 공법전공의 경우 공무원시험 과목으로, 사법전공은 공인노무사 등 법률관련자격사 등의 준비에 교육프로그램을 맞춰 운영 중이다. 

홍익대는 지난 12년간 사법시험에서 17명, 7년간 로스쿨에 99명의 합격자를 배출한 바 있다.

홍익대 법과대학 김주환 교수는 “울며 겨자 먹기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결과”라며 “과거 법학교육에 비해 교육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고 진로지도 방향도 확연히 달라졌다”고 전했다. 

사법시험이 폐지되고 로스쿨이 법조인배출을 독점한데다 교육부의 구조조정 압력까지 덮쳐 전국의 법학과는 사면초가에 처했다. 이미 전국의 법학과는 폐교가 진행 중이고 존치 명맥은 유지했지만 진로지도가 바뀌면서 법학과목의 양과 질은 한 없이 추락하고 있다는 것이 현직 교수들의 일관된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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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J 2016-02-14 12:37:15
법학과 교수들 일자리 걱정에만 여념이 없군요 우리사회에서 필요한 법학전공인력 그렇게 많이 필요가 없으니 숫자가 줄어드는겁니다 대학도 학문의 전당이지만 사회의 수요도 무시할수없으니깐요 간호학과와 비교해보면 극명히 드러나죠 진정으로 법전공인력에대한 사회의 수요가 높다면 비로스쿨 인가대학들도 법학과 정원 증대에 힘을 쏟겠죠 그러나 그렇지않습니다 수요가 없기때문이죠 그리고 법대생은 로스쿨 못간다고 막아놓으것도 아니고 법조인의길은 열려있습니다 오히려 비로스쿨인가대학들 수준에선 사시합격보다 로스쿨합격이 훨신쉽고 합격자가 더많이 나오는게 현실

아이구 2016-01-24 20:19:55
사회에서 법대생을 별로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고시낭인으로 사람인생 망치는것보다 훨씬좋게 제도가 개선되었고 지방대생들에게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는데 예전제도로 돌아갈이유도 필요도 명분도 없습니다

ㅇㅇㄷ 2016-01-21 23:00:56
법대생이 그렇게 많이 필요한가??? 어짜피 로스쿨로 인해 법전문가가 훨씬 늘어났고 사시까지 존치 된다면 아무리 수요를 조절한다고 해도 사시 중도포기자, 변시 불합격자 등으로 인해 법을 잘아는 사람 천지가 될텐데 굳이 법조인이 부족하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

ㅇㅇ 2016-01-17 15:22:20
그럼 기존처럼 법대가서 학점따위는 신경도 안쓰고 이름만 달아 놓고 모두 신림동가서 등록금외 별도의 비싼 학원비 들여 고시던 공시던 준비해서 합격만 하면.....그게 올바른 법대의 위상인가?

나나 2016-01-16 16:35:56
비전문가를 만드는 로스쿨은 폐지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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