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새 해, 로스쿨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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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새 해, 로스쿨에 바란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5.12.31 16:2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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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운동과 거리가 먼 사람이라도 새로 산 운동복이 무척 마음에 들면 운동 욕구가 생기기 마련이다. 때론 의도치도 않았던 조그마한 계기가 삶 전체를 바꾸기도 한다. 마중물이 될 만한 기제(機制)가 있다면 변화를 유도한다. 새해가 밝음으로써 로스쿨이 개원한지도 8년에 접에 든다. 불편한 논란 속에서 적지 않은 사회적 비용을 들이며 25개 로스쿨이 출범했지만 당초 이상과 달리 비판의 대상으로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실이 국민적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지난달 22일 한국법학교수회가 개최한 ‘법학교육의 정상화 방안’ 긴급현안토론회에서 김용원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 “매년 2천명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찾아 3년 동안 최소 1억원을 들였지만 실제 목적지에 다다르니 500명은 탈락”이라며 “유능한 젊은이들을 상대로 한 명백한 사기극”이라며 로스쿨이라는 상품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래서 김 변호사는 “지금이라도 전원이 변호사시험에 합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했다. 보편적 교육이 아닌, 고비용과 기회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도 출구에서 절반이 탈락한다는 것을 용인하기 어렵다는 비판으로 풀이된다. 달콤한 유혹에 그칠 것이 아니라 결과도 달콤해야 한다는 것에 기자 또한 공감한다.

로스쿨 출범 7년이 지나는 동안, 로스쿨생들의 대규모 집단시위가 4번 있었다. 툭하면 데모를 한 셈이다. 2010년 12월 첫 시행도 않은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을 높여달라며, 2014년 3월 역시 합격률 제고를 위한 완전자격시험화를 위해 전국 방방곡곡의 로스쿨생들이 정부과천청사앞에서 함성을 높였다. 1년 6개월이 지난해 11월(국회 의사당 앞), 12월(정부과천청사)에는 사법시험을 폐지해야 한다며 울분들을 쏟아냈다. 이때에도 변호사시험 합격률 제고를 위한 통일된 목소리를 담고자 했지만 사법시험 폐지가 급선무라는 대의명분에 가려 변시 합격률은 채 목소리를 내지 못했을 뿐이다. 결국 로스쿨생들 모두가 변시 합격률이 높기만을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로스쿨 교수들 또한 제자들 모두가 변시에 합격하길 바라기에 완전자격화 또는 응시자 대비 80%이상 합격을 주창해 왔다. 따지고 보면, 딱히 비판만 하기도 그렇다.

다만 그에 앞서 로스쿨이 로스쿨다워야 하지 않을까. ‘교육을 통한 양성’을 주창하며 애꿎은 학부 법학마저 폐지했지만 새 술을 헌 부대에 담는 꼴이라는 비판이 여전하다. 과거 법과대 교육과 도진개진이라는 학생들의 불만은 7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출범이후 제도적으로 변한 것도 없고 자체 발전도 없는 모습이다. 기껏해야 학사엄정화 강화방안을 통해, 학생들의 성적경쟁을 옥죄었을 뿐이다. 입시 방식도 그때나 지금이나 매 한가지다. 확실한 변화는 해를 거듭할수록 변호사시험 합격률 하락으로 학생들의 긴장감과 학구열은 높아지고 있는 듯하다. 

결국 25개 로스쿨은 제도만 품고 있을 뿐 윤을 내지 않는 듯하다. 혹독한 비판 속에서 로스쿨측이 올해 예산으로 53억원의 국고를 따냈다. 지난해에 비해 5배나 증가한 파격적인 수혜다. 또 닭이 알을 품 듯, 수혜만을 즐길까 우려부터 앞선다. 윤을 내라고 혈세를 지불하는 만큼, 로스쿨도 자체 개혁이 단행돼야 한다. 로스쿨이 로스쿨다워지면 변호사시험 합격률도 담보될 것이다. 따라서 교수법 개선에도 나서고 학구열 제고를 위한 유인책도 마련돼야 한다. 비싼 돈을 들인 만큼 모두 졸업은 시켜야겠고 그러려면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높아야 한다는 등식의 잣대를 대서는 안 된다.

실력담보는 로스쿨의 책무다. 변호사시험을 불과 1~2개월 앞두고 부랴부랴 졸업시험에 탈락시키는 甲질은 결코 안 된다. 현재 교육부가 전수조사를 통해 로스쿨의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새해에는 윤을 내고 닦아야 한다. 특히 교육과 출구에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저학년 때부터 승급과정을 통해 자발적 실력담보를 꾀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로스쿨의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을 주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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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1-02 07:14:42
법대나 로스쿨 차이가 뭔가...실질 수업연한 2년 반으로 기존 법대보다도 수박 겉핥기식의 교육으로 오히려 퇴행측면이 잇다.로스쿨이 교육을 통한 변호사 양성 운운 하지만 로스쿨교육은 뭐 특별한 뭐가 잇는가?법조문의 해석과 판례공부 그리고 최종적으로 실제 사안을 ㅓ떻게 해결할것인가 하는 것이 변호사의 본래 업무이고 본질이다.이점에서는 로스쿨 출신이던 사시출시이던 차이가 없어야하고 잇을수도 없다.그런데 로스쿨생들의 표현을 보면 로스쿨에서는 뭐 좀 대단한것 가르치는 것처럼 표현하는 것을 보면 좀 우숩다.

이상하네 2016-01-02 02:01:37
요즘 로스쿨에서는 협박과목도 배우나보다. 법과대학이랑 로스쿨이랑 수업내용 도긴개긴인거 다 아는 사실인데 담에 쪽수로 밀어붙일테니 두고보자는 식의 협박질이나 하네.. 그러고보니 협박 및 집단시위 면에서는 법과대학이랑 다르긴 하네.. ㅋㅋ

법저는 글만쓰면 뻘소리 2016-01-01 02:07:20
법과대학과 법전원이 도친개친이라는 한마디가 기자의 천박성을 굳이 웅변한다.좀 양학제를 비교 검토해보고 명색이 기자면 공부 좀 해라.하도 글이 어이없어 반박조차 아깝다.
니들이 아무리 막으려도 로스쿨 대세는 못막는다.로스쿨이 법조계의 다수가 되었을때 법저가 만평까지 그려가면서 모욕한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이 어떻게 훗날 법저를 대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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