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소재 입학생 ‘31세 이하’ 94.2% 차지
전체 평균 82.6%...사시1차 합격자 48.7%
[법률저널= 이상연 기자] 서울소재 12개 로스쿨 입학생 가운데 ‘열의 아홉’은 31세 이하의 젊은층이고 올해 25개 로스쿨 전체 입학생 가운데서도 ‘열의 여덟’에 달했다.
특히 서울소재 로스쿨의 경우 30세 이상의 연령층이 입학하는 건 낙타가 바늘귀 통과하는 것보다도 더 어려운 지경이 되면서 사회의 다양한 경험자들을 양성하겠다는 로스쿨 도입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새누리당 박창식 의원(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최근 교육부를 통해 제출받은 2015학년 25개 로스쿨의 입학자 현황을 법률저널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
서울대 등 서울소재 12개 로스쿨에 올해 입학생 1042명 중 981명인 94.2%가 31세 이하였다.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는커녕 학부 졸업 후 곧바로 로스쿨 입시에 ‘올인’한 젊은층의 연령대가 로스쿨에 입학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소재 로스쿨에서 32세 이상은 불과 61명(5.8%)에 그쳤으며 41세 이상은 1명으로 서울시립대 로스쿨이 유일했다. 25개 전국 로스쿨에서도 41세 이상은 33명으로 1.6%에 불과했다. 그것도 영남대 로스쿨(11명)과 동아대 로스쿨(10명)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서울소재 로스쿨 가운데 올해 신입생 모두 31세 이하의 로스쿨은 고려대와 중앙대 로스쿨 2곳이었다. 고려대 로스쿨은 신입생 126명, 중앙대 로스쿨 역시 52명 모두 31세 이하였다.
다음으로 성균관대 로스쿨이 126명 중 123명이 31세 이하로 97.6%로 뒤를 이었고 서울대 로스쿨도 153명 중 149명으로 97.4%에 달했다. 이밖에 한양대(96.3%), 이화여대(95%), 연세대(93.7%), 경희대(93.6%) 등의 로스쿨이 모두 90%를 웃돌았다. 90% 이하는 서강대(82.9%), 서울시립대(83.6%) 로스쿨 2곳 뿐이었다.
전체 25개 로스쿨 신입생 2084명 가운데 1721명인 82.6%가 31세 이하였다. 2015학년도 법학적성시험 지원자 가운데 50% 이상이 30세 이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들 연령대의 로스쿨 입학은 매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지방로스쿨 가운데 31세 이하의 비율이 가장 높은 로스쿨은 부산대와 충북대 로스쿨이 각각 82.7%, 82.4%로 높았다. 반면 가장 낮은 로스쿨은 영남대 로스쿨로 71명 가운데 27명으로 38%에 불과했다. 동아대 로스쿨도 53%에 그쳤다.
특히 영남대 로스쿨의 경우 32세 이상이 44명(62%)이었고 41세 이상도 무려 12명(16.9%)에 달할 정도로 연령층이 높았다. 이는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은 고려해 사법시험 1차 합격의 경험이 있거나 2차 경험자의 비중을 월등히 높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영남대 로스쿨이 나이보다 사시 2차 유경험자를 선호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로스쿨 입시 초기부터 자연스레 이들이 몰리게 된 것.
실제 결과로도 드러나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이 떨어지고 있지만 영남대 로스쿨의 합격률은 위력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제4회 변호사시험에 4기 졸업생 64명이 응시해 98.4%인 63명이 합격해 ‘합격률 전국 1위’란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제3회 변호사시험에서도 전국 2위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로스쿨 입학생의 연령이 낮아지고 있는 반면 사법시험은 높아지고 있다. 사법시험 선발인원이 크게 줄어들면서 합격자의 연령이 높아지는 등 고령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
올해 사법시험 제1차시험 합격자 347명 가운데 31세 이하는 169명인 48.7%로 로스쿨 입학생(82.6%)과는 무려 33.9%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41세 이상에서도 로스쿨은 2084명 중 33명(1.6%)에 불과했지만 사법시험은 347명 가운데 38명(11%)에 달했으며 50세 이상도 3명(0.9%)이었다.
최근 1차시험 합격자의 평균연령을 보면 2004년 28.15세, 2005년 28.46세, 2006년 28.49세, 2008년 28.88세 등으로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이후 2009년 28.3세, 2010년 29세, 2011년 28.76세, 2012년 29.33세로 등락을 거듭하다 2013년 30.66세, 2014년 30.93세, 2015년 32.37세로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2017년 사법시험 폐지에 따라 지난해부터 선발인원이 크게 감축되면서 사법시험에 도전하려는 20대 초반의 신규 수험생들이 크게 줄어든 반면 기존의 사법시험을 준비했던 30세 이상의 수험생들은 그대로 남아있어 사법시험에 ‘올인’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