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시 탈락자 65만명 ‘낭인’ 찍은 로스쿨 교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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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시 탈락자 65만명 ‘낭인’ 찍은 로스쿨 교수들
  • 법률저널
  • 승인 2015.06.12 11:13
  • 댓글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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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폐지가 예정된 사법시험을 존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로스쿨협의회)가 적극 방어에 나섰다. 로스쿨협의회는 지난 9일 “최근 국회와 변호사단체, 언론사 등 사회 일각에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희망의 가면을 쓴 허울뿐인 계층사다리인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며 로스쿨 제도를 흠집 내고 있다”며 “사법시험 존치 주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로스쿨협의회 제도개선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특별위원회는 오수근 위원장(이화여대 원장)을 비롯해 6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로스쿨협의회 보도자료에서 우리의 눈을 깜짝 놀라게 한 것은 특별위원회 위원 일동 명의의 성명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고작 2.94%만이 합격하는 시험에 소위 ‘대박’을 꿈꾸며 도전하는 일은 경제적 형편이 버텨줄 수 있는 사람에게나 가능한 일”이라며 “사법시험은 고시에만 매몰되어 대학교육을 황폐화시켰으며 합격하지 못한 65만명은 사시낭인으로 전락하여 국가 우수 인력의 낭비를 초래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65만명을 사시낭인으로 찍은 논거는 1963년 제1회 사법시험을 시작으로 2012년 사법시험까지 총 678,814명이 출원했으며, 그 중 합격자(19,946명)를 제외한 65만8천868명이 관악구 지역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사법고시 낭인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50년 가까이 사법시험 응시인원과 합격자를 모두 더한 노력은 가상하기도하지만 이런 허무맹랑한 근거로 사시존치 반대 주장을 펼치는 걸 보면 과연 로스쿨 교수들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65만 명이 50년동안 낭인으로 남아있다는 건가. 정말 그들의 주장처럼 사법시험이 법학교육을 황폐화시키고, 65만명을 낭인으로 전략시켰다면 바로 그 원죄(原罪)는 누구인가? 로스쿨 기득권을 지키려는 로스쿨 교수들, 바로 자신들이 아니었던가? 제자들이 65만명이나 낭인으로 전략했는데도 로스쿨로 갈아타 억대의 연봉을 받으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게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없는가? 한 때 제자였던 그들을 ‘낭인’으로 찍어 자신들의 자리를 보존하려는 로스쿨 교수들의 행위는 조그마한 양심의 반성조차 없음을 보여주는 철면피한 행각이다. 자신의 제자들을 ‘낭인’으로 딱지를 갖다 붙이는 이런 비인격적인 태도에 무엇을 배울 수 있겠는가.

 

사법시험 존치 반대에 앞서 법학교육의 황폐화와 수십만 명을 낭인으로 몰아넣은 것에 대해 석고대죄가 먼저다. 처절한 자기반성 없이 명패만 바꿔 자리를 꿰차고 있는 한 ‘교육에 의한 법조인 양성’은 요원하다. 벌써 상당수의 로스쿨생과 변호사시험 준비생들이 고시학원으로 몰리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건가? 과거 법대도 그랬듯이 간판만 바뀐 로스쿨의 ‘고시 학원화’도 시간 문제다. 또 변호사시험이 문제라고 말할텐가? 사법시험 합격하지 못한 것이 낭인이라면 앞으로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것도 ‘로스쿨 낭인’으로 찍을텐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로스쿨 입학한 학생이 8천명에 달하고 올해 4회 변호사시험까지 합격 못한 2천명은 로스쿨 낭인인가? 로스쿨 측의 논리라면 어차피 로스쿨도 수십년 지나면 수만 명의 로스쿨 낭인이 나올텐데 그럼 로스쿨 폐지가 정답이 아닌가? 왜 폐지하자고 말 못하는가? 억대의 돈이 들어가는 로스쿨에서 낭인으로 전략할 경우 그 폐해는 더욱 막대한데 하루라도 로스쿨을 폐지하는 게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가? 로스쿨 낭인이 양산되든 말든 억대의 내 자리만 지키겠다는 발상인가?

예전에는 꼭 사법시험에 합격하지 않아도 법을 공부한 법대 출신들은 취직할 곳이 많았다. 우리 사회에서 법을 배운, 법을 아는 자에 대한 수요가 많았던 것이다. 그들은 국가, 공기업, 사기업, 금융기관 등 사회 각계각층에 포진하여 그들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지금도 몇 번의 도전 끝에 실패한 경우 다른 직역으로 방향을 돌리는 게 대부분이다. 사법시험에 실패한 사람들을 두고 그냥 ‘고시낭인’이라는 정체불명의 단어를 가져다 붙이는 게 얼마나 허구인가? 사법시험에 실패하면 마치 인생에 실패한 것처럼 낙인을 찍은 후,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합격률이 낮은 사법시험은 폐지하고, 로스쿨만을 유지하겠다는 비논리적 주장을 펴고 있다. 그 논리대로라면 로스쿨 낭인 문제로 차후에 또 다른 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인가?

오히려 고시낭인 보다는 막대한 돈을 들여 로스쿨까지 졸업한 로스쿨 낭인이 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임에도 아무런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지 못한 채 변호사시험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합격률만 높여달라고 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법시험을 그대로 두고 합격률은 크게 높이는 게 더 쉬운 해결책이 아닌가? 로스쿨에서 제대로만 가르치고 실력자로 키운다면 꼭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영역에서 선호하게 된다. 법대 나왔다고 다 법조인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지금 로스쿨에서는 스스로 어떻게 하면 훌륭한 법조인을 양성할 것인가에 온전히 고민의 흔적을 보일 때다. 로스쿨과 사법시험이 병존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서로 제도의 장점을 살려나가는 게 국민에게 이익이다. 로스쿨 특별위원회는 로스쿨 존속과 무관한 사법시험 존치 반대에 힘을 쏟을 것이 아니라 로스쿨의 문제점을 하루빨리 해결하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만 로스쿨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높아지게 되고 로스쿨 안착도 당기는 길이다. 자기들 앞가림도 못하면서 사법시험 존치 반대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는 게 국민들의 눈에 어떻게 비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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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 2015-06-13 19:25:10
사법개혁의 거대한 물결 앞에 구제도의 폐습에 함몰되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 참 안타깝습니다. 로스쿨과 사법시험 각 제도의 장단점은 이미 충분히 논의되었고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로스쿨의 취지는 사법개혁입니다. 개혁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노란두부외상 2015-06-13 14:50:31
low스쿨 교수들 논리가 low하오 ! 역시 사시 객관식 문제도 이해 못하는 능력자들은 다르오!!!!

1 2015-06-13 10:02:41
고시생들의 폐지반대 주장보다 일반 국민들의 폐지반대 목소리가 더큽니다. 동아일보 여론조사나 현직법조인 여론조사를 보면 쉽세 알수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시생들의 주장만으로 치부하는것은 아몰랑~~그냘 없애 라고 하는 격입니다. 로스쿨측의 해명이 필요합니다.

사시존치 2015-06-13 03:20:25
교수들 조차도 산수를 못하니 쯧쯧 바보 인증인가? 로스쿨 출신 법정에서 꿀먹은 벙어리에 어리버리짓 하는게 어디서 배웠나 했더니 쯧쯧 논리도 없고, 개념도 없고, 양심도 없고, 아는것도 없고~ 그 스승에 그 제자다. 억대 연봉이 꿀처럼 달콤하지, 대학원 교수님이니까 목에 힘은 얼마나 꽉 주겠노... 쯧쯧 로스쿨 교수들 논리라면 교수들 중에 사법시험 합격못한 사람은 낭인이다. 쯧쯧

ㅈㄹ 2015-06-13 00:40:18
솔직히 국민들은 그다지 관심없다.
언론플레이를 통해 마치 대단한 이슈인양
요란하지만, 장수생들과 신림동 상인 그리고
교묘하게 서민팔며 사익이나 추구하는
소수 정치인과 법조인들만이 거대담론
운운하며 생쇼를 벌이고 있을 뿐!
열변 토하며 존치를 외쳐라. 그래야
마음의 위안이라도 얻을테니...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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