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시험 선택과목 ‘난이도·점유율’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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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시험 선택과목 ‘난이도·점유율’ 실패
  • 이상연 기자
  • 승인 2015.05.08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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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거래법·환경법' 쏠림현상 심화
선택과목 합격률 편차도 여전히 커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사법시험에서 특정 선택과목 쏠림현상으로 인해 오래전부터 선택과목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변호사시험 역시 선택과목 편중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변호사시험에서 국제거래법과 환경법 응시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로스쿨생들이 선택과목 결정시 전문분야의 특화 여부를 고려하기보다는 공부량이 적고, 과락의 회피 등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법무부가 공개한 선택과목 응시자 현황을 보면, 제1회 변호사시험에서 선택과목 응시자는 노동법, 국제거래법, 환경법, 경제법 등에 비교적 고르게 분포되면서 사법시험에 비해 특정 과목의 편중현상이 더욱 완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제1회 변호사시험에서 노동법 응시자가 전체의 31.0%로 가장 많았지만 사법시험의 경우 국제법 응시자가 통상 절반에 달한다는 점에 비해서는 특정 과목 쏠림이 둔화된 셈이다.

하지만 제2회 변호사시험부터는 국제거래법 응시자가 전체의 약 40%에 달하면서 노동법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제3회 변호사시험에서도 국제거래법 응시자가 전체의 45.0%로 거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편중이 더욱 심화됐다. 올해 제4회에서도 43.6%로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 

환경법의 경우도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환경법의 경우 제1회에서는 16.4%에 그쳤지만 제3회에서는 22.6%로 증가하면서 국제거래법 다음으로 ‘빅2’에 들었다. 올해 제4회에서는 30%까지 치솟으면서 2위 자리를 확고히 굳히는 모습이다.

지난 4년간 변호사시험 선택과목별 평균 응시자는 국제거래법이 39.3%로 응시자 10명 중 4명이 국제거래법을 선택한 셈이다. 지난해까지는 노동법이 환경법을 앞질렀지만 올해부터는 환경법인 22.4%로 2위에 올랐다. 반면 노동법은 18.7%로 3위로 밀렸다. 다음으로 경제법(10.9%), 국제법(3.3%), 지적재산권법(3.3%), 조세법(2.2%)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변호사시험에서조차 공부하기 쉽고 득점하기 쉬운 과목만 골라 공부하는 ‘공부편식 현상’과 ‘인기과목 선택 경향’이 두드러져 시험위주의 ‘편식교육’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대두되고 있다. 

이는 당초 시험에 다양한 법률선택과목을 포함시킨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할 뿐만 아니라 획기적인 방안이 없다면 선택과목을 폐지하는 대신 특성화교육과 연계한 학점이수제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일부의 주장에 더욱 힘이 쏠리는 모양새다.  

사법시험과 변호사시험에서 선택과목 선호도가 뚜렷이 대비되는 것은 국제거래법과 국제법이다. 사법시험의 경우 국제법 응시자가 여전히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법률저널 예측시스템 참여자를 기준으로 최근 4년간(2012∼2015년) 사법시험 선택과목 평균 응시자를 보면, 국제법이 48.9%로 거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압도적 1위였다. 

반면 변호사시험에서는 국제거래법이 대세가 되고 있고 국제법은 4년간 평균 응시자는 불과 3.3%로 완전히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변호사시험에서 국제거래법의 응시자는 43.6%에 달했지만 국제법은 고작 2.5%로 지난해보다 더 떨어졌다. 

로스쿨생들에게는 국제법 공부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에 오히려 기피하는 과목으로 꼽히고 있는 반면 공부할 분량이 적은 국제거래법이 가장 선호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사법시험의 경우 8개 선택과목 중에서 국제법이 거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노동법, 국제거래법, 경제법, 형사정책, 법철학, 지적재산권법, 조세법 순으로 ‘1강-2중-5약’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  

변호사시험의 경우 7개 선택과목 가운데 국제거래법이 1강으로 굳어지면서 환경법, 노동법이 ‘2중’ 구도를 보이고, 경제법, 국제법, 지적재산권법, 조세법 등이 ‘4약’의 경향을 띠고 있다. 

변호사시험에서 선택과목 상위 3개 과목의 편중도 점차 사법시험과 비슷한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호사시험의 경우 지난 4년간 선택과목 평균 응시자 가운데 국제거래법, 환경법, 노동법 등 ‘빅3’의 비율이 전체의 83.5%를 차지하면서 사법시험(89.3%)과 마찬가지로 주요과목 쏠림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선택과목 간의 난이도 편차도 컸다. 제1회 변호사시험에서는 지적재산권법의 경우 93.9%의 합격률을 보인 반면 국제법은 75.5%의 합격률에 그쳐 격차가 무려 18.4% 포인트에 달했다. 

제2회 변호사시험 역시 지적재산권법의 합격률이 86.4%에 달한 반면 국제법은 64.4%에 불과해 국제법을 ‘기피과목’으로 내몰고 있다. 제3회에서도 조세법의 합격률이 75.8%로 가장 높은 반면 국제법은 여전히 가장 낮은 58.7%에 머물렀다. 올해 제4회에서는 경제법이 68.2%로 가장 높은 합격률을 보였으나 국제법은 54.7%로 4년 연속 가장 낮은 합격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변호사시험 선택과목의 난이도와 점유율 조절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선택과목의 편차를 줄이기 위한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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