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생들 “리트 과목 개편? 글쎄…”
상태바
로스쿨생들 “리트 과목 개편? 글쎄…”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5.04.08 18: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해·추리·비판·논술로 개선안 두고 설문조사
60%가 “개선안 불필요…현행 일부조정 해야”
협의회 “개선 시행한다면 충분한 유예 둘 터”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문 시험인 법학적성시험(LEET)에 대한 과목, 문항 수, 시간 등에서 개편이 추진되고 있지만 로스쿨 재학생들의 평가는 반대 6, 찬성 4에 그쳐 향후 시행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리트는 지금까지 총 7번이 치러졌다. 2009학년 언어이해 영역(40문항, 90분, 5지선다형), 추리논증(40문항, 120분, 5지선다형), 논술(2~4문항, 150분)로 치러졌지만 2010학년부터 언어이해(35문항, 80분, 5지선다형), 추리논증 영역(35문항, 110분, 5지선다형), 논술(2문항, 120분, 서답형)로 개편, 시행돼 왔고 올해도 동일한 방식으로 실시된다.

하지만 그동안의 시험에 대한 분석과 평가, 수험생의 반응, 각 로스쿨의 요청 등을 고려할 때 리트를 도입한 본래의 목적을 좀 더 충실히 구현하기 위해서 개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것.

특히 리트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할 경우 대학생의 창의적 지적 능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추구할 수 있는 가능성도 찾아야 한다는 인식도 적지 않다.

최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이같은 개선 필요성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문항 유형, 문항 풀이 방법 및 평가 대상 능력에 따른 과목 분리 △속도 측정 대신 능력 측정 지향 △출제 안정성, 시험 예측 가능성, 시험 준비 공부 편리성 도모 △시험의 교육적 기능 제고 △논술 시험의 입학전형자료로서의 활용도 제고 등과 같은 구체적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개선안을 마련한 상황.

구체적으로 보면 독해(25문항, 70분, 5지 선다형), 추리(25문항 60분, 5지 선다형), 비판(25문항, 80분, 5지 선다형), 논술(2문항, 100분, 논술형)로 세분화된다.

하지만 현 로스쿨 재학생들은 이같은 개선안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다수 “현행 유지하되 문항 수 조절해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법학적성시험연구사업단)가 전국의 로스쿨생 1,048명과 교수 18명 총 1,0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8.2%가 “개선 불필요”라고 답한 반면 41.8%는 “개선 필요”로 응답했다.

개선안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현행 과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과목의 중요도에 따라 문항 수를 조절하는 방안이 더 낫다” 61.6%, “현행 과목 수와 문항 수 모두 적절하기 때문” 30.6%, “기타” 7.8% 순이었다.

개선안대로 시행될 경우, 문항 수에 있어서는 독해, 추리, 비판 세 과목 모두에 대해 대다수의 응답자가 “적절하다”고 답했다. 문항별 시험시간에 대해서는 세 과목 모두에 대해 “적절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으나 추리의 경우 조금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시험과목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70.8%로 긍정적 의견 29.2%보다 많았다. 굳이 가중치를 둔다면 독해를 100으로 했을 때, 추리는 115.0, 비판은 123.4로 부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다.

법학을 제외한 17개 학문에 대해 로스쿨 교육과정 이수와 법조 관련 업무 수행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도를 물어본 결과, 규범학이 92.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윤리학 90.8%, 정치·외교·행정 89.7%, 사회학 89.2%, 철학 86.4% 등의 선호도를 보였다.

이에 비해 지구과학 23.6%, 물리학 27.6%, 지리학 31.3%, 생명과학 36.7%, 공학 39.6% 등의 순으로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았다.

로스쿨 교수를 대상으로 논술 채점방법의 바람직한 방향을 물은 결과에서는 “현행대로 수험생이 지원하는 개별 로스쿨에서 채점하자”는 의견이 66.7%로 가장 많았고 “개별 로스쿨이 자체 채점과 로스쿨협의회 일관 채점 두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후자의 방식을 선택하는 경우 로스쿨협의회에 채점을 의뢰하자”는 25%였다. “로스쿨협의회 일괄 채점”은 8.3%에 그쳤다.

리트 시행 연 시행 적정 횟수에 대해서는 학생, 교수 모두 연 2회(52.8%)를 가장 선호했고 현행대로 1회 38.3%, 3회 8.5%, 기타 0.3%였다.

현재 리트 시행은 전국 9개 지구 15개 대학에서 치러진다. 이에 대한 적절성에 대해서는 “적절”이 57.7%로 가장 많고 “시험장의 수를 더 늘려야” 42.0%, “시험장 수를 더 줄여야” 0.3% 순이었다.

■ 전문가 “추리·비판 분리하되 점수 합산”

협의회는 지난 3일 「법학적성시험의 성과와 발전 방향-고급 사고능력시험의 표준으로서의 법학적성시험」이라는 공청회를 개최한 가운데 설문조사를 분석, 발표한 김재철 한남대 교수(교육심리학)는 이같은 결과를 두고 조심스러운 의견을 냈다.

김 교수는 “추리논증이 추리와 비판으로 분리됨으로써 리트에서 차지하는 상대적 중요성이 높아지는 것을 합리화할 수 있는 이론적인 근거와 경험적 결과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추리와 비판을 분리해 출제하되 과목별 점수는 합산해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과목별 문항 수가 줄어들어 정규분포를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 결과 과목별로 극단적인 T점수가 산출된 가능성이 없는지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통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차등배점의 도입도 검토해 보자”고 제안했다.

다만 그는 “이번 조사는 설문 대상자가 대부분 로스쿨생에 제한되어 있다”며 “로스쿨 교수, 법과대학 교수, 법조인, 로스쿨 관련 행정관료, 리트 출제위원 등의 의견이 고르게 수렴될 수 있도록 설문대상 범위를 광범위하게 포함한 연구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한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이날 공청회 의견 및 향후 전문가 검토, 교육부와의 협의 등을 통해 개선안의 시행 여부를 최종결정할 예정이다.

이점인(동아대 로스쿨 교수) 법학적성시험 연구사업단장은 “개선안은 말 그대로 개선을 위한 방안에 불과한 것”이라며 “여러 단계의 절차와 검토를 통해 시행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지만 시행이 확정되더라고 수험생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최대한의 유예기간을 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