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반주는 좋은가 나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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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반주는 좋은가 나쁜가?
  • 강경구
  • 승인 2014.12.04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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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구
열린내과 원장

요즈음 날씨도 쌀쌀하고 바람도 매우 찹니다. 그래서 점심에 아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식사를 하게 됩니다. 흔히 우리 속담에 반주 한잔이 건강에 좋다는 말이 있습니다. 특히 나이 드신 어르신들께 그런 속설이 널리 유행하고 있습니다. 낮에 불콰하니 얼굴이 좋은 빛으로 달아올라서 커피 한잔 나누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의학적으로도 반주 한 잔 정도는 좋다고 말씀하시며 널리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생각해 보면 반주가 그다지 유행하지 않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특히 요즈음에는 운전을 많이 하시는 바람에 그러한 풍속이 많이 사그라졌습니다.

반주가 좋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약간의 알코올이 식사 전후에 흡수되면 우선 위장 기능이 활발해집니다. 그래서 소화를 돕고 장운동을 촉진시켜 줍니다. 배변도 원활하게 만들고 가스도 잘 배출시켜 주는 것입니다. 두 번 째로 알코올이 내부적으로 대사를 순환시켜서 엔도르핀을 다량 분비시켜 줍니다. 서로 기분이 좋아지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식후에 기분이 좋으면 소화도 잘 되고 상담도 매끄러워져서 일도 처리가 잘 됩니다. 세 번 째로 알코올이 혈액으로 흡수되고 나면 혈관을 확장시켜 줍니다. 혈관이 확장되는 까닭에 얼굴이 불그레해지는 것입니다. 혈관이 약간 정도로 확장되고 나면 순환이 좋아지고 심장이나 뇌혈관에서 피의 흐름이 대폭 개선, 증가됩니다. 두 장기 모두 인간 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요. 그래서 전체 몸 기능을 북돋아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반주는 다음과 같은 단점도 있습니다. 첫 째 입에 음식물 찌꺼기와 술 냄새가 진하게 남게 됩니다. 요새 같이 인간관계가 빨리빨리 진행되는 사회에서 상대방에게 구취나 악취를 약간이라도 선사하게 된다면 치명적인 손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낮술이 매우 취하기 쉬워서 약간만 오버해도 통제가 어려워집니다. 낮술은 애비에미도 몰라본다는 속담은 그런 주정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셋째로 운전에 치명적이고 넷째로 요즈음 같이 음주 운전 단속이 엄격한 연말연시에는 특히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섯째로 반주는 매우 중독성이 강해서 한 번 습관이 들면 끊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상담자도 젊었을 때에 반주를 집에서 하다가 끊었는데 매우 어렵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여섯째로 반주는 차차 양이 늘어갑니다. 그래서 결국은 집에서도 하게 되고 집에서 저녁에 대량 음주하는 사태로 발전해 나가기 쉽습니다. 알코올 중독으로 반전해 나간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전반적인 대차 대조표를 만들어 놓고 보면 반주가 생각보다 좋은 점이 많지 않음을 어렵지 않게 눈치 챌 수 있습니다. 특히 가정에서의 음주가 위험한데 부부 관계가 악화되기 십상이고 본인 자신은 알코올 중독으로 폐인이 되기 쉽습니다. 다시 말해서 지금도 대륙의 중국인들이나 러시아인들을 살펴보면 어느 집이나 반주를 하는 것이 통례로 되어 있고 건강에도 좋다고 알고 있습니다. 러시아인들의 반주 문화는 유명해서 푸틴 대통령, 고르바초프 서기장 등 유명한 정치인들도 항상 반주로 사고를 많이 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것이 별로 인간적이나 문화적으로 지탄받거나 폄하 받을 일이 아니라는 것이죠.

자아~~~여기까지 왔으니 이제 결론 부분을 제시하여야 되겠군요. 반주 문화는 대륙, 유목민 문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유목민들은 항상 이동하면서 추위와 긴장 속에서 생활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그러한 과도한 긴장 상태를 적절하게 해소시켜서 환경에 적응하는 방안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러한 해소 수단으로서 가장 오래되고 또 가장 빨리 널리 유효하게 사용되었던 것이 다름 아닌 반주와 낮술, 독주 음주 문화였던 것입니다. 러시아인들의 술로 유명한 [보드카]나 중국인들의 술 [고량주] 등은 바로 그러한 문화의 산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한국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인들도 유목민들의 유전자가 강하게 남아 있지요. 21세기 유목민들이라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일하고 거주하는 이른바 [노마드] 풍속이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인데 그러한 유행의 바탕에는 유목민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한국인들도 독주와 낮술에 다른 나라에게 뒤진다고 하면 서러우리만큼 대단한 수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준이 이제 분명해진 듯합니다. 즉 사업상 목적에서 시행하는 반주는 얼마든지 권장할 만하다. 그러나 일반적인 사이에서 반주는 별로 권장할 만하지 않다. 이렇게 정리되겠습니다.

강경구 열린내과 원장은
1976년 서울의대를 졸업한 뒤 1982년 소화기 내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1988년 서울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수수했고 이래 심장초음파 시술, 내과 과장, 부장, 원장을 거쳤다. 중국 부여-고구려 유적 답사팀 주치의, 문학 석사 학위 취득, 봉은사 무료 진료소 설치, 서울역 노숙인 진료소 설치, 서울시 봉사상 수상 등 왕성한 의료,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 열린내과 02) 877-0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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