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변호사 302명 대법원에 의견서 제출
“사시∙변시출신 모두 필기시험 실시해야”
단기 법조경력 법관 임용을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양재규 대한변호사협회 청년부협회장을 비롯한 302명의 청년법조인들은 1일 11시 대법원을 방문해 공정한 법관선발을 촉구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는 지난달 28일 대한변협 상임이사회에서 대법원의 ‘2015년도 상반기 법관 임용 계획’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한 결과물로 양 부협회장은 302명의 청년변호사들의 의견을 모아 사법연수원 41기 회장 명의로 의견서를 내게 됐다.
양 부협회장은 의견서를 제출한 후 ‘판결문 작성법도 안 배운 판사의 임용이 웬말인가’, ‘사시출신 변시출신 모두에게 판결문 작성시험을 실시하라’는 등의 손 현수막을 내걸고 12시 30분까지 1인 시위도 진행했다.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로스쿨 출신 법조경력자에 대해서만 법률서면 작성 필기시험을 실시한다는 부분이다.
하지만 로스쿨 출신과 연수원 출신을 별도의 절차에 의해 선발하는 것이 결국 출신에 따른 쿼터제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
이같은 우려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객관적 평가 지표가 없는 로스쿨 출신의 실력을 평가하기 위한 부득이한 절차”라며 “출신에 따른 쿼터제를 운영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선발예정인원을 미리 정해두지 않고 적임자 선발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는 법관 임용의 특성상 쿼터제 실행 자체가 어렵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양 부협회장은 “로스쿨 출신의 변호사시험 합격자가 배출된 상황에서 법관선발이 공정하려면 서류심사에서 사법시험 출신과 변호사시험 출신 사이에 인원을 할당하는 이원적 선발방식을 채택할 것이 아니라 사법시험 출신과 변호사시험 출신 모두에게 판결문 작성시험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이 내놓은 단기법조경력자 임용 방안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법조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이미 쿼터제 폐지 등을 요구하는 반대의견을 표명했다. 서지완 로스쿨학생협의회장도 투트랙으로 판사를 선발해 사법연수원 출신에게만 시험을 면제하는 것은 부당한 차별이라는 의견을 낸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로스쿨 출신에게만 별도의 필기시험을 치르게 함으로써 국민들에게 로스쿨 출신의 실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에 따라 법관을 임용하겠다며 내놓은 방안이지만 사법시험 출신과 로스쿨 출신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논란의 대상이 된 단기 법조경력 법관 임용 원서 접수가 오는 4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이번 의견서 제출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혜성 기자 desk@le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