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고시 최연소 20세 임상준씨의 비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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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고시 최연소 20세 임상준씨의 비법은?
  • 법률저널
  • 승인 2013.12.0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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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상준 2013년 행정고시 최연소 합격(재경직)·서울대 경영학과 2년

<행시 최연소 합격수기>

“끊임없이 의지를 다잡고 지속적인 연습과 노력을 해 나간다면...”

I.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이번에 재경 직렬에 합격한 임상준이라고 합니다. 요행히 생일 운 등이 겹쳐 최연소라는 통보를 받기는 하였지만 아직 경험, 실력에서 많이 부족한 제가 이렇게 수기를 쓰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다만 저 또한 수험생활을 하면서 정보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또 그럴 때마다 앞서 합격하신 분들의 수기를 읽으며 마음을 다잡았었습니다. 부족하지만 제 글도 힘든 수험생활을 하고 있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적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수험생활과 시기별 간략한 조언을 말씀드리고, 과목별 공부했던 경험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II. 수험 생활

1년 미만을 공부한 초단기 수험생도 아니고 경험이나 지식이 풍부한 수험생도 아니라는 점에서 수험 생활을 쓰는 것이 다소 부담이 되지만, 흔히 행시의 정석으로 보는 예비~3순환 후 2차 시험까지의 과정을 전형적으로 겪어 보았기 때문에 가능한 구체적으로 말씀드려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1. 수험 생활 이전 (~2012년 1월)

공직이라는 진로 목표를 세운 것은 고등학교 후반기와 대학교 1학년 시기였습니다.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고, 개인적인 성격에 비추어 보더라도 기업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것보다 국민을 위해 일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하다는 막연한 생각 하에 2012년부터 공부를 시작하기로 다짐하였습니다.

시험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고 경제학 전공자도 아닌 상황에서 재경직에 응시하기로 결정한 이상 우선은 경제가 무엇인지부터 대강이라도 알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학기에 경제원론 과목을 수강하기는 하였지만 학과 행사 등에 휩쓸려 공부를 소홀히 하여 경제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우선은 1학년 2학기에 이준구 교수님의 교양 경제 수업을 들었습니다. 깊은 내용을 배우지는 못했지만 미시, 거시 경제에 대한 기본적인 접근법, 그리고 교수님의 생각을 수업 시간에 직접 들을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때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이후에 교수님의 생각이 많이 반영된 재정학 교과서를 볼 때에도 확실히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수험 생활 시작 이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막연하게나마 쉽게 흔들리지 않을 동기를 세우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소성대(以小成大)라는 말이 있듯이 작은 결심과 작은 일로부터 큰일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수험 생활 전에 가장 중요하게 확립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2. 학교와 수험생활 병행 : 2012년 2월~2012년 6월

1월 말부터 친구와 함께 김진욱 선생님의 경제학 예비순환을 시작으로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였습니다. 원론적인 지식도 부족한 상태에서 미·거시 경제학을 소화해야 했기 때문에 최대한 복습하고 교과서를 여러 번 읽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3월 초 쯤 경제학 예비순환을 마쳤고, 마침 이때부터 학교에서 미·거시경제이론을 수강하였기 때문에 학기 중에 어느 정도 복습 효과도 있었습니다. 당시 1차 시험은 신청할 수 없어 경험이 없었던 점이 불안 요소로 남았지만 시험을 보고 온 친구의 경험담도 들었고, 또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로 인해 오히려 경제학에 더 집중할 수 있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이후의 행정법, 행정학, 재정학은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생소한 과목들이었기 때문에 공부에 있어 어려움도 많았고, 시행착오도 상당히 있었습니다. 행정법의 경우 박균성 저 교과서로 김정일 선생님의 수업을 들었는데, 예비순환기에 교과서의 주요 문장을 모두 세 번씩 베껴 쓰는 등 매우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공부를 하였습니다. 이는 이후 순환에서 흐름을 다시 잡기 위해 더 고생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이 되었습니다. 행정학도 마찬가지로 재미있는 행정학 책을 베껴 정리하는 데에 치중했고, 아무런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자의적으로 정리한 내용은 뒤에 다시 보았을 때 별 쓸모가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특히나 행정학 공부 시기에는 벚꽃이 만연한 봄 날씨였고, 날씨를 타서인지 강의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돌이켜볼 때 이것이 수험기간 내내 행정학을 사상누각으로 만들어 저를 괴롭힌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재정학은 경제학과 비슷한 맥락의 내용이 많았기 때문에 경제학과 유사하게 공부하여 그나마 앞의 두 과목에 비해 나았던 것 같습니다.

이 기간에 가장 힘들었던 것은 학교생활과의 병행이었습니다. 수업은 과제보다는 시험 위주인 과목들을 수강하여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으나, 신입생을 맞이하고 학과 행사를 주도하는 2학년으로서의 위치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새터, 엠티, 각종 술자리와 동아리 활동, 멘토링 활동까지 여러 가지 일들이 겹쳤습니다. 제가 그런 활동들을 좋아하는 편이기 때문에, 참여하면 참여하는 대로 공부를 소홀히 하게 되어 스트레스를 받았고, 하지 못하면 들뜬 마음에 집중이 되지 않아 또 스트레스를 받았었습니다. 이 시기에 다행히 친구가 저를 잡아준 것이 큰 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같이 공부하던 친구와 스터디를 한 것은 아니지만 서로 진도를 공유하였고, 항상 제 진도가 뒤쳐졌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따라가야 한다는 압박이 들어 진도를 맞추기 위해 더 노력하게 됐던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비록 공부에 소홀한 부분이 있었지만 공부와 학교생활의 균형을 어느 정도는 맞출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재학생 수험생의 경우 학교와 수험 생활을 병행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을 것입니다. 이 경우 크게 두 가지, 수업, 학교 지인들과의 관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제가 생각하는 극복 방법은 흔들리지 않을 원칙을 세우고 지켜 나가는 것입니다. 저는 친구의 진도는 무조건 이틀 치 이내의 차이로 따라간다는 원칙, 하루 중 적어도 특정 시간대에는 반드시 공부를 한다는 원칙 등을 세우고 이것은 반드시 지키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원칙을 달성하였을 때 고시 공부 외의 다른 것을 조금 하더라도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3. 1차 시험 전까지 : 2012년 7월~2013년 1월

정신없이 1학기를 마치고 보니 머릿속에 남은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제게 고시공부 하는 학생이 맞느냐는 걱정의 말씀도 하셨고 저 또한 지난 학기에 너무 치열하지 못한 생활을 한 것에 대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반성이 여름에 열심히 공부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7월부터는 자취를 하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학교 단과대 도서관에서 공부를 시작했는데, 마침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와 함께 공부하게 되어 지난 학기를 같이 반성하고 마음을 다잡으며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학원을 바로 갈지 잠시 고민하였지만 먼저 제 공부 태도부터 바로잡을 필요가 있을 것 같아 도서관에서 방학 두 달 간 행정법과 경제학을 인터넷 강의로 수강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초시생이 그러하듯 처음 문제라는 것을 풀어보면서 한 줄 한 줄 쓰는 데에서 많은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분명히 수업을 듣고 있음에도 그것이 전혀 답안에 현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혼자 모의고사를 풀 때 시험 직전에 억지로라도 외워서 그대로 써 보고자 하였습니다. 물론 후에 이때 쓴 답안들을 다시 보았을 때에는 정말 미숙한 답안들뿐이었지만 암기가 되지 않을 때에는 이렇게라도 답안을 써 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방학 두 달 간 두 과목을 치열하게 공부하고 휴학을 한 뒤 행정학과 재정학 1순환을 처음으로 학원에서 듣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행정학은 이때부터 이미 매우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암기해서 풀어내기만 하면 되었던 행정법이나 문제만 풀면 됐던 경제학 모의고사와 달리 행정학은 글의 유기적인 논리 전개 등이 강조되었기 때문에 적응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나름대로 필기도 열심히 하고 답안도 시간을 넘어가면서까지 써 보았지만 세 페이지도 겨우 채우는 수준으로밖에 쓸 수 없었습니다. 더구나 박경효 선생님은 1순환에서 각론을 진행하시기 때문에 예비순환에서 행정학을 제일 날림으로 들은 저로서는 수업을 따라가는 것만 해도 버거웠습니다. 재정학 또한 약 5개월이라는 오랜 시간동안 복습을 하지 않았고 경제학적 기초도 아직 미숙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답안지를 작성할 때면 머리가 하얘지면서 오답을 자주 적어 제출하고는 하였습니다.

1학기부터의 오랜 고심 끝에 선택과목은 통계학을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학교 수업은 교양 통계학만 이수했지만 수학에 원래 관심이 많았고 1순환까지 해온 과정을 보았을 때 필수과목들에 시간을 더 쏟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3순환 시기에 시간이 덜 소요된다는 통계학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고고씽 통계학을 이론편 2회독, 문제편 1회독하여 통계학 자체1순환을 학원의 국제경제학 일정보다 조금 빨리 마무리하고, 2순환 시작까지 남는 시간동안에는 앞으로의 계획을 최대한 전략적으로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과목별 공부 계획은 모두 이때 최종적으로 수립하였는데, 이 시기의 고민이 이후의 수험 기간에 이전과 달리 보다 효과적으로 공부하게 되는 초석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어진 2순환 실강은 실력 향상에 상당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경제학 zip 단권화, 행정법 요론 흐름 정리, 재정학 내용 정리, 통계학 문제 풀이 등을 이 시기에 하였습니다. 1순환 시기에 억지로 암기했던 내용들을 다시 한 번 외우면서 조금씩 내용 전개가 눈에 들어오게 되었고 문제 풀이가 많아지면서 문제에 대한 기본적인 접근법도 감이 잡히기 시작한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경제학과 행정법은 모의고사 점수도 괜찮게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만 이때도 여전히 문제는 행정학이었습니다. 박경효 선생님이 2순환에서 커버해주신 내용은 이전과는 또 다른 추가적인 내용이었고 저는 기초가 빈약하여 또다시 갈팡질팡하였습니다. 50점짜리 답안지는 아직도 3.5페이지를 겨우 넘고 있었고, 마지막 모의고사는 100점으로 출제되었는데 한 문제는 아예 쓰지 못하고 총 6쪽 정도 써서 냈던 기억이 납니다. 이때의 실패는 당시의 저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었고, 지금 돌이켜보면 어이가 없지만 도피 심리가 작용했는지 행정학 중반에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수업도 하루 빠지고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하루 종일 방 안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드라마만 본 적도 있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행정학 공포증에서 벗어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이후의 통계학 자체2순환 시기와 1월의 1차 올인 시기 1주일을 더 할애하여 행정학을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적으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렇게 2차 공부를 하던 중 어느덧 1차 시험일이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1차는 10월 말부터 조금씩 시작하였습니다. 2차 공부를 하면서 아침마다 한 과목씩 매일 기출문제를 풀고 피드백은 최대한 간략히만 했습니다. 시험 직전에 의도적으로 카페인을 섭취하여 인위적으로 긴장 효과도 내 보았습니다. 그리고 1월에 행정학 정리 후에는 1차 공부에만 집중하여 2월 초의 시험에서 다행히 안정적인 점수를 받게 되었습니다.

1차 시험 전까지의 기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공부 방법을 찾는 것, 효율적인 3순환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 그리고 생활 패턴 조정이라 생각했습니다. 100명의 합격생은 100명의 다른 공부법을 가진다는 말이 있듯이 사람마다 자신에게 알맞은 공부 스타일이 있을 것입니다. 제 경우는 필기나 정리가 깔끔하지 못했기 때문에 기존에 있는 책에 이런저런 내용을 추가하는 방법으로 공부했고, 머리보다는 손이 기억하게끔 최대한 쓰면서 공부하고자 하였습니다. 3순환 준비를 위해 앞에서 언급한 문제 정리 작업이나 과목별 mapping 작업 등도 하여 이후의 효율적인 2차 올인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 기간에 되도록 규칙적인 공부 습관을 내재화시키기 위해 노력했었습니다.

4. 2차 시험 전까지 : 2013년 2월~ 2013년 7월

1차 시험이 끝나고 이틀 정도 휴식을 취한 뒤 설날을 제외하고는 바로 2차 시험 공부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3순환의 핵심이 답안 작성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상징적인 첫 목표를 2차 시험 전에 형식 맞춘 답안지를 5과목 합 10000점 쓰기로 정하고 매일 학원 모의고사 외에도 지속적으로 기출문제, 모의고사 문제 답안을 쓰며, 내용 정리와 문제 풀이를 답안 작성을 통해 동시에 하고자 하였습니다. 다행히 3순환이 끝나고 며칠 후에 이를 달성할 수 있었고, 그 과정이 답안 작성에 익숙해지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3순환 시기에는 학원에서도 모의고사를 매우 많이 보게 되는데, 그 점수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의 점수와 실전의 점수는 약한 상관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제 경우에는 가장 잘 나오던 과목인 경제학은 실전에서 저득점한 반면, 3순환 모의 점수 때문에 고민이 크던 행정법이나 재정학은 실제 시험장에서 합격의 가장 큰 동력이 되어 주었습니다. 여러 가지로 민감한 시기이고, 따라서 모의고사도 많이 신경 쓰이는 것이 당연하지만 모의고사는 어디까지나 연습을 위한 것이므로 점수 자체에 크게 신경 쓰기보다는 더 나은 답안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더해지고 무엇이 빠져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생산적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3순환 기간에 가장 힘든 것은 외로움과 무기력함과의 싸움이라 생각합니다. 작년에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군 입대를 앞둔 동기들이나 1학기에 친해졌던 후배들과 만나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는 경우도 종종 있었지만, 올해에는 저 스스로가 2차 시험이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에 가끔 휴가 나오는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아무도 만나지 못했고, 이때가 고시는 스스로와의 싸움이라는 진리를 가장 크게 느낀 시기인 것 같습니다. 행시생이라면 누구나 힘든 이 시기, 저는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공부가 집중이 되지 않을 때면 내가 왜 공직자의 길을 걷고자 했는지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졌고, 그럼에도 외롭고 힘들다는 느낌이 들 때면 언제나 제 롤 모델이 되어 주셨던 부모님을 떠올리곤 하였습니다. 젊은 시절 가난한 시골에서 상경해서 홀로 다락방에서 공부하셔서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신 아버지, 저와 동생을 키우면서 뒤늦게 대학 문턱을 밟으셨지만 많은 어려움을 넘어 결국 졸업하고 경력 단절도 극복하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훨씬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는 저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밝은 미래를 그려보고자 노력하였습니다.

5. 2차 시험 및 발표 : 2013년 7월 ~ 2013년 10월

친구와 도서관에서 다시 의지를 다진 지 정확히 1년이 된 7월 2일 행정법 시험일, 떨리는 마음으로 시험에 임했습니다. 분설형이 아니라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익숙한 주제다 싶어 10페이지 모두 채우고 나왔습니다. 1문은 행정소송법상 조문들을 최대한 활용하여 구제 수단을 논하고자 했고 소급효에 관한 대법원 입장과 헌재 입장을 요론에 나온 대로 풀어 썼습니다. 2문은 당사자소송 등 낯선 논점들이 있었지만 아는 내용을 최대한 상세히 쓰고 애매한 부분은 법조문을 많이 활용하고 논리적인 서술이 되도록 근거를 확실히 적시하고자 노력하였으며, 3문은 계획승인의 법적 성질을 간단히 논하고 절차상 하자의 위법성에 대한 일반적 논의를 전개하였습니다. 거부처분 무효를 주장하여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면 판결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점도 덧붙였습니다. 쓰고 난 직후에는 괜찮게 썼다고 생각했지만, 1문에서 연도를 잘못 읽는 등 당시 제 관점에서는 상당히 큰 실수를 했다는 점을 깨닫고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렸습니다.

7월 3일 경제학 시험일, 전날의 큰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더욱 긴장된 상태에서 시험을 보았습니다. 1, 3, 4문은 쓰면서 제가 좋아하는 주제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했고, 문제는 2문이었습니다. 전날 국제금융론만 집중해서 보고 갔는데 갑자기 무역 문제, 그것도 부분균형 문제가 나와 크게 당황했습니다. 결국 전형적인 계산 문제를 틀리면서 감점을 예상하며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일일 휴가를 내고 데리러 오셔 차를 타고 무거운 마음으로 귀가를 하였는데, 귀가 중 택시와 접촉 사고가 났습니다. 다치지 않은 것이 천운이었지만, 사고 해결을 위해 상대 운전자와 합의하고 보험사와도 이야기하면서 상당한 시간이 또 소요됐고 제 심리적인 상태에도 너무나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때 정말 시험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던 것 같습니다.

7월 4일 통계학 시험일, 이날의 기분은 이전 이틀과 달리 최선은 다하면서도 합격 욕심에서는 해탈한, 순수하게 점수라도 잘 받자는 그런 침착한 심리 상태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심리 상태가 최적의 상태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행히 2문의 2를 제외하고는 모두 무난하게 풀었고, 답안 분량이 적은 통계학이라 평소에 풀이 과정을 자세하게 쓰는 연습을 습관화하고자 노력했던 점을 최대한 살려 시험을 보고 나왔을 때 오늘 시험은 괜찮게 보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7월 5일 재정학 시험일, 전날의 기분을 이어받아 역시 침착하게 시험에 임했습니다. 계산 문제는 근로장려세제를 물어본 1문뿐이었기 때문에 일단 1문은 실수를 막는 데에만 신경을 쓰고 풀었습니다. 2문의 1, 2, 4, 3문의 1, 2는 평소에 별다른 단권화 자료가 없어 가장 많이 읽었던 이준구 저에서 보았던 내용에 일부 자료 내용을 더하여 아는 대로 썼습니다. 2문의 3은 보증 채무라는 주제를 처음 들어보아 ‘보증’, ‘채무’와 ‘공기업’이라는 단어를 보고 생각나는 키워드들을 최대한 논리적으로 나열했던 것 같습니다. 3문의 3은 효율적 조세구조를 위해 세원이 확대되어 왔다는 측면에서 해석하여 썼습니다. 재정학은 전체적으로 서술형이 많았지만 나름대로 근거를 가지고 썼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시험장에서 나오면서 괜찮게 보았다고 생각했습니다.

7월 6일 행정학 시험일,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이틀 간 놓아버린 부담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하필 과목이 행정학이라는 생각에 두려움도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나마 평소 공직자로서의 꿈을 되새기면서 관심을 가졌던 공직 윤리에 관한 2문을 제외하고 협업에 관한 다소 난해한 내용을 물은 1문과 용어부터가 금시초문인 3문을 보면서 답안을 쓰기도 전에 걱정부터 들었습니다. 최대한 행정학 용어를 적시하고자 신경 써서 답안을 작성하고, 나오면서는 어차피 3문은 아무도 모르는 내용이었을 것이라 스스로 위안 삼았습니다.

2차 시험 이후 저는 떨어졌다는 생각에 먼저 기분 전환부터 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작년부터 함께 공인회계사 공부를 한 친구와 이전부터 생각했던 한 달 간의 무계획 유럽배낭여행을 다녀오고, 8월이 끝날 때까지 여기저기 모임에 참석하며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그리고 2학기에는 고시 공부를 다시 시작하면서, 그 사이에 나태해진 제 자신을 다시 한 번 채찍질하기 위해 일부러 시간표를 행시와 병행하기에 조금 버겁다 생각될 정도로 짰습니다. 우연의 일치인지, 2학년 필수 이수 과목이기 때문에 신청했던 ‘말하기’ 수업이 결과적으로는 이후 면접에 매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모교 고등학교에서 하는 교육 봉사에도 9~10월에 참여하여 공직자가 가져야 할 봉사 정신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고, 그동안 쉬었던 테니스도 틈틈이 다시 시작하여 체력도 보충하고자 하였습니다. 두 달 정도 정상적인 대학생과 비슷한 생활을 하다가 일부 과목을 신청 취소하고 2순환쯤부터 다시 학원 수업에 참여하면서 몰입할 계획이었습니다.

발표 당일 평소처럼 도서관에서 과제를 하고, 테니스를 조금 치다가 혼자 기다리기에 떨려서 동아리방에 내려와 사람들과 함께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뜻밖에, 정말 뜻밖에 5시 59분 갑자기 제 휴대폰에 진동이 울렸습니다. ‘-안전행정부’ 글자를 확인한 순간 ‘이게 뭐지?’라는 생각에 잠시 멍해졌다가 동아리 사람들과 얼싸안고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너무나 기쁜 마음에 바로 떨리는 목소리로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고, 울먹이는 어머니와의 통화를 마치고 든 생각은 ‘이제 어떡하지....?’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전혀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던 터라 약 40분을 축하 문자에 답신만 보내다 3차 스터디는 카페에서 구한다는 수기 내용들이 갑자기 생각나 바로 행시사랑에 접속해 보았더니 이미 많은 스터디가 모집 중이고 마감된 곳도 꽤 있었습니다. 초조한 마음에 재경직 스터디 모집 글이 또 올라오는지 집중했고, 결국 스터디를 구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6. 최종 합격까지 : 2013년 10월~ 11월

3차 면접은 집단 토론, 개별 PT, 인성 면접으로 이루어지므로 스터디에서 매일 이를 연습하였습니다. 저희 스터디는 서울대 중앙도서관 스터디룸을 주로 사용했고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다른 장소를 물색하여 사용했습니다.

보통 면접을 처음 할 때 드는 가장 큰 걱정은, 토론과 PT, 인성 모두 익숙하지 않아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이러한 걱정을 매우 많이 했고, 실제로 저희 스터디에서 제가 가장 실력이 떨어졌습니다. 첫 토론 때에는 너무 떠는 바람에 저희 스터디에서는 ‘첫날 상준이 토론처럼 떤다’라는 관용어구(?)를 들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열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자신의 문제점을 성찰하며 다른 스터디원들로부터 서로 배워 나간다면 3주라는 짧아 보이는 기간 동안에도 충분히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주라는 기간은 짧지만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라 느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많은 지적을 받았고, 고쳐 나가기 위해 집에서 연습도 해보고 녹화도 해보며 스스로를 교정하기 위해 여러 시도들을 해 보았습니다. 인성 면접에 대비하기 위해 공직관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고, 제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경험을 반추해보며 자기 성찰에도 좋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집단 토론과 조인트 스터디를 하면서 상대를 존중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저는 다른 스터디원들보다 자료도 적고 실력도 부족했기 때문에 장소라도 물색하고 정책이라도 하나 더 찾아 공유해서 어떻게든 스터디에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각자의 노력이 쌓여서 하나의 좋은 스터디가 완성되는 것 같습니다.

면접 당일 복장은 전형적인 흰 셔츠, 다크네이비 정장, 진한 파랑 계통 넥타이를 하고 갔습니다. 면접장에 도착해서는 조원들과 미리 만나 잠시 사회자에 대해 이야기해 볼 시간이 있었는데, 올해에도 사회자는 없이 토론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에 스터디원이 한 명 있었는데, 덕분에 심리적으로 더 안정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집단 토론에서 나온 기간제 근로자법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했지만 얼마 전 고용유연화 정책에 대한 토론을 조인트 스터디에서 했었던 경험을 떠올려 논거를 준비했습니다. 말하기 수업 때 교수님이 말씀하신 ‘토론을 할 때에는 내가 지지하는 측이 맞다는 신념을 가져라’라는 말이 떠올라 확신을 가지고 말하고자 하였고, 그러면서 동시에 공무원 면접에서 강조되는 경청과 상호존중, 합의 능력을 함께 고려하고자 지속적으로 신경을 쓰면서 발언하였습니다.

개별 PT는 공적개발원조가 나왔는데 전혀 모르는 주제라 보고서가 부실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역시 면접관께서 통계 수치 해석의 오류부터 정책 방향의 모순점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지적해주셨고, 저는 나름대로 제 입장에 대한 변호를 한 뒤 궁지에 몰릴 때 향후 좀 더 공부해보겠다는 비전을 보여드리고자 하였습니다.

인성 면접에서 저는 의외로 사전조사서 질문은 테니스에 대한 것 하나만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후 바로 시사 이슈에 대한 질문으로 넘어가 다소 난해한 이슈들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다소 지엽적인 질문일수도 있다고 면접관께서 단서를 달아주신 점을 생각해볼 때, 그 문제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보다는 현실의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로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생각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펼칠 수 있는지를 보고자 하는 것 같았습니다. 어떤 질문이 나올지는 모르는 것이지만 자신에 대한 고민, 사회 문제에 대한 고민을 통해 성실히 준비한다면 충분히 답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냐는 면접관님의 질문에 앞으로의 각오를 말씀드리겠다고 하고 평소 생각하던 바를 말씀드리고 나왔습니다.

면접 이후 발표 날까지 맨 정신으로 견디기 어려워 매일 낮에는 운동을, 밤에는 음주를 하며 버텼습니다. 발표일 아침 등굣길에 전화를 받을 때까지 마음 졸이고 기다렸던 것이 생각납니다.

III. 과목 별 공부

저는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이 있고, 그것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 경험은 그저 하나의 참고 사항일 뿐입니다. 다만 저도 그러했었고 공부 방법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수험생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1차 공부
(1) 영어, 한국사
영어는 teps로 취득했습니다. 다행히 고등학생 때 teps를 해서 큰 어려움 없이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만, 3차 인성 면접에서 혹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을 질문 받는다면 영어 실력 올리기였다고 답변할 준비를 했을 정도로 저도 영어로 힘들었던 시기가 상당히 길었습니다. 그러한 입장에서 영어로 인해 고민하는 분께 간략한 조언을 드리자면, 단기간에 영어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스스로 문제를 많이 풀어보아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토익의 경우 단기간에 요령을 배워 점수 상승도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스스로 문제를 풀다 보면 단어도 혼자 정리하면서 기억에 더 오래 남고 무의식적으로 영어에 더 많이 노출되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한국사는 작년 1월에 미리 취득하였습니다. 유효 기간도 영어보다 1년 길고 연간 시험 횟수도 더 적기 때문에 원서 접수 직전보다는 조금 일찍 취득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역사를 흐름 위주로, 왜 이런 사건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의문 위주로 공부한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 PSAT
피셋 연습은 문제를 조금씩 푸는 것보다는 한 번에 한 세트를 연속적으로 푸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피셋에서 제일 중요한 시간 배분 연습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고, 집중력의 측면에서도 40문제씩 푸는 것이 더 낫다고 느꼈습니다. 제 경우는 2차 공부를 하면서는 아침에 잠도 깨고 뇌 운동도 하자는 생각으로 일어나자마자 한 세트씩 풀었고, 1차 공부만 하는 기간에는 실제 시간에 맞추어 매일 전 과목을 풀면서 분석했습니다.

언어논리 중 언어 파트는 주제를 빠르게 찾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언어에서 시간을 아껴 논리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다소 답이 부정확할 수 있더라도 속도를 올리고자 했고, 지나치게 지엽적인 부분을 물어보는 경우는 많이 없기 때문에 글의 핵심적인 부분만 파악하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에 초점을 맞추어 연습했습니다. 논리 파트는 집합, 명제에서 흔히 쓰이는 기호들만 가지고 문장을 표현하는 연습을 반복하였습니다.

자료해석과 상황판단은 기출과 모의고사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다양한 표나 그래프, 그리고 여러 형태의 퀴즈를 풀면서 자신만의 풀이 방법론을 찾아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2. 2차 공부
(1) 공통 사항
공부 태도 외에 공부 방법론의 측면에서 제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내재적 습관화’입니다. 예를 들어 답안 작성에 있어 어떤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답안을 써야겠다는 구상이 의식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 습관적으로도 생각날 수 있어야 실전에서도 머리가 하얘지는 현상을 극복하고 나쁘지 않은 답안을 쓸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문제에 대해서도 두 번 세 번 씩 답안을 써 보기도 하고, 약식으로 문제를 풀 때에도 항상 답안에 어떻게 옮길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며, 가끔 걸으면서도 논리를 생각하며 머릿속으로 메커니즘을 습관화를 시키고자 하였습니다. 어차피 실전에 가면 반쯤 혼이 나간 상태로 시험을 볼 것 같았기 때문에 평소에 이러한 습관화를 의식하고 공부를 한다면 아는 논제에 대해서 보다 쉽게 답안을 작성하고 어려운 논제에 더 정신을 쏟을 여유가 생길 것이라는 것이 제가 수험 기간 동안 가졌던 생각이었습니다.

(2) 경제학
김진욱 선생님의 예비~3순환을 따라갔고, 교재는 미시경제학(이준구), 거시경제론(정-김), 미시 zip, 거시 zip, 기출 zip, 모의 zip, 600제(김진욱)를 사용했습니다.

먼저 미시경제학의 공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분들이 강조하시는 바와 같이 문제 풀이라고 생각합니다. 몇몇 대표적인 약술 문제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수학적인 논리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문제 풀이를 통해 머릿속으로 내용을 효과적으로 구체화할 수 있는 주제들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식을 능숙하게 다루고 미시경제의 논리를 체계적으로 전개하기 위해서는 연습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연습하면서 흔히 경제학 답안의 정석으로 여겨지는 수식-그래프-함의를 항상 생각해보는 것을 습관화하고자 하였습니다. 미시경제 문제는 딱히 함의를 쓰기 곤란한 문제도 상당히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수식의 엄밀성과 그래프를 조금 더 보완하여 허전하지 않은 답안이 되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600제 문제와 수업 시간에 다룬 문제들의 답안 도출 구조 및 답안지에의 현출 과정을 포스트잇 등에 간략히 정리하여 zip에 붙여놓고 반복적으로 보면서 체화시키고자 하였습니다.

거시경제학은 미시와 조금 다르게, 학파 간 통일된 의견이 많지 않아 각 학파의 논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교과서를 3~4회독을 하여 거시경제학의 논리와 친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예비순환기에 원론 수준의 경제 지식에도 못 미치면서 급한 마음에 교과서도 제대로 읽지 않고 zip 2판을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거시경제학적 마인드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읽으니 이러한 논의가 왜 나왔는지도 모르겠고 흐름도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아 다시 교과서로 돌아간 적이 있었을 정도로 이는 초심자에게 중요한 과정이라 생각됩니다. 어차피 문제는 3순환 및 그 이후에 질리도록 풀기 때문에 그 전에는 기초적인 논리 부분을 확실히 다지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거시경제학 전체 내용에 대해 감이 잡힐 때쯤에 거시의 핵심 내용을 A4 4장 정도로 정리하였는데 마지막 정리 때까지 유용하게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거시 또한 미시와 마찬가지로 주요 문제에 대한 풀이를 zip 구석구석에 정리하여 습관적으로 읽었고, 더불어 조금 깊은 내용이지만 출제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주제들도 함께 정리하였습니다. 그리고 거시경제는 특히 답안 연습에 있어서 수식 외적인 논리 전개도 필요하기 때문에 되도록 답안 형식에 맞게 연습하는 쪽에 비중을 더 두었습니다.

통계학 선택자에게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 ‘국제경제학을 얼마나 공부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시행착오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국제무역 부분은 재경직 경제학에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었기 때문에 안 나올 것이고, 나오더라도 헥셔-오린 정리가 나올 것이라 성급히 생각하고 이것만 준비했는데 갑자기 부분균형 문제가 출제되어 당황했고, 그것이 전략과목이었던 경제학 저득점의 가장 큰 원인이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에 크게 반성하고 2학기 중간고사 후에 시간 있을 때 통계학 선택을 유지하면서 커버해야 할 국제경제학 범위를 서브로 제작할 생각까지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경제학에서 국제경제학의 깊은 내용을 물어보지는 않겠지만, 학원에서 열리는 일행직 국제무역 특강에 나오는 내용 또는 이보다 조금 얕게라도 빠짐없이 한 번 쯤 정리해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3) 행정법
김정일 선생님의 예비~3순환을 따라갔고, 교재는 행정법 강의(박균성), 행정법 요론, 정선사례집(김정일)을 보았습니다.

행정법은 퍼즐 맞추기라 생각하고 공부하였습니다. 퍼즐 조각을 만들어서(내용 암기), 올바른 위치에(논점 잡기), 바르게 끼워 넣는(사안 포섭)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처음 교과서만 보고 공부할 때에는 이러한 감이 전혀 잡히지 않아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교과서를 베껴 쓰는 팔 운동만 하는 등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러던 중 1순환에서 처음 답안을 써 보면서 위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위 세 가지를 순차적으로 공부해 나가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용 암기는 사실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일입니다. 행정법 책이 워낙 두껍기도 하고, 외우지 못하면 쓰지도 못하는 과목의 특성상 매우 부담이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교적 짧은 요론을 중심으로 하고, 박균성 저 교과서의 문구 중 제가 기억하기 더 쉬워 보이는 것을 따서 끼워 넣는 방식으로 정리하여 암기하였습니다.

논점 잡기는 목차 잡기 연습을 통해 향상되는 것 같습니다. 다만 바로 목차를 써 보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보았을 때 먼저 답안이 어떻게 전개되어야 할지 그 흐름을 머릿속으로 그려보아 행정법적 논리 전개에 머리가 익숙해지도록 습관화시키는 데에 주력했습니다. 이러한 연습이 이루어진 후에 목차 잡기 연습을 한다면 좀 더 효과적인 행정법 공부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러한 연습이 필수 4과목 중 행정법에서 가장 고득점할 수 있었던 데에도 기여했던 것 같습니다.

사안 포섭은 어떤 것이 행정법적인 포섭일까에 대해 고민하면서 연습했습니다. 잘 쓴 답안들을 베껴보기도 하고 교과서의 문장도 참고하면서 최대한 행정법 논리에 맞는 사안 포섭을 하기 위해 노력했던 점이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4) 행정학
박경효 선생님의 예비~3순환을 따라갔고, 교재는 재미있는 행정학(박경효), 한국행정학(유민봉)을 보았습니다.

사실 행정학은 끝까지 발목을 잡았고 실제 시험에서도 평타 또는 그 이하 정도를 받은 과목이라 조언을 드리기 가장 조심스러운 과목입니다. 그나마 제가 행정학에서 평타라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하고 이로부터 문장을 만들어내는 연습을 반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행정학을 주제별로 한 문단씩 정리해놓고 암기하려고 했는데, 잘 외워지지도 않고 오히려 스트레스만 늘었습니다. 결국 답안에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행정학 용어만 빌려서 제 생각을 쓰고 나오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박경효 선생님의 3순환 필기를 중심으로 책 내용을 참조하여 키워드 중심으로 전반적인 내용을 요약 정리했고, 마지막까지 그것만 반복해서 보면서 답안 연습을 하였습니다.

(5) 재정학
김진욱 선생님의 예비~3순환을 따라갔고, 교재는 재정학(이준구), 모의 zip(김진욱), 1?3순환 자료를 보았습니다.

재정학은 zip, 요론, 재미있는 행정학처럼 따로 정리된 교재가 부족한 것 같아 교과서 위주로 보고, 수업 자료는 3공 파일에 정리하여 함께 보았습니다. 내용 공부는 주로 교과서를 읽었는데 다행히 이번 시험에서 교과서를 잘 읽으면 좀 더 잘 접근할 수 있는 문제가 나와 효과가 컸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모의 zip과 기출 문제를 매일 풀었는데, 3순환 기간부터 시험 직전까지 전 범위의 문제를 골고루 풀기 위해서 양질의 문제를 골라 제비뽑기로 만들어놓고 뽑아 풀었습니다. 이렇게 하니 전 범위 중 임의의 문제가 나오는 실전과 비슷한 환경이 조성되어 좀 더 효과적인 답안 연습을 할 수 있었습니다. 경제학과 마찬가지로 내용을 A4 3~4장에 핵심만 요약했는데 이것도 마지막까지 과목 mapping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6) 통계학
수업은 듣지 않았고, 교재는 현대통계학, 고고씽 통계학, 이론통계(여인권 외 2인)를 보았습니다.

수학적 기초로는 1학년 1학기 때 경영수학에서 기초적인 미적분을 배웠고 2학기 때 교양 통계학을 들었던 바 있습니다. 현대통계학은 모두가 보는 책이기는 하지만 사실 저와는 잘 안 맞는 책인 것 같아 이항검정법 외에는 거의 보지 않았고, 주로 고고씽 통계학을 보고 이론통계에서 수리적인 부분들을 보강하는 형태로 공부하였습니다.

통계학은 어쨌든 수학 과목이기 때문에 문제풀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문제 풀로 이론통계와 고고씽 통계학에서 괜찮아 보이는 문제들을 따로 뽑아 기출문제와 함께 보았습니다. 범위는 스스로 정해야 하기 때문에 저는 시계열을 제외한 전 범위에서 기본기 위주로 설정했고, 불의타를 대비해 우도비 검정 등 기출된 바 있는 어려운 주제들을 일부 함께 공부하였습니다.

3. 기타 생활 전반에 관하여

(1) 체력 및 스트레스 관리
2학년 1학기까지 테니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체력을 길러 왔지만 작년 8월 이후로는 운동을 할 짬이 나지 않아, 생활 패턴을 최대한 규칙적으로 하여 체력을 아끼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였습니다. 사실 공부 체력은 불규칙한 생활을 하게 될 때 가장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를 가장 경계했습니다. 테니스 외에는 따로 운동은 하지 않았고, 정 운동이 하고 싶을 때에는 고시촌을 한 바퀴 돌고 오는 정도로 가볍게 하였습니다.

스트레스는 공부를 하다 보면 당연히 받게 됩니다. 제 경우는 어차피 평일에는 학원에 다녀오고 예습, 복습을 하면 하루가 끝나버리기 때문에 이를 해소할 시간이 별로 없어 주로 주말에 풀었습니다. 지인이나 부모님이 찾아온 경우에는 수다를 떨며 쌓인 스트레스를 풀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혼자 짧게 게임을 하거나 드라마 한 편 보면서 정신적인 부담을 조금씩 덜어내곤 했습니다. 공부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만 조절한다면 건강한 고시 생활을 위해 이 정도는 오히려 긍정적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소하지만 평일에 스트레스는 시간이 모자라므로 먹는 것으로 풀었습니다. 매주 월요일은 치킨의 날, 목요일은 순대국의 날로 지정하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 두 음식을 먹으며 힘든 생활을 스스로 달랬습니다.

(2) 공부 시간
시간을 정확히 재고 공부하지는 않았습니다. 매일의 공부 시간 기준은 ‘만족스러울 때까지’로 잡고 공부하였습니다. 어차피 수험 기간에는 항상 초조함과 불안감이 있기 마련이고, 이로 인해 공부 시간에 대해 스스로 엄격해지는 경향이 무의식적으로 있기 때문에 이렇게 심리적 기준에 따라 기준을 설정하더라도 하루에 최소 10~12시간은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부족하다싶은 시간은 주말에 보충하여 주당 공부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자 하였습니다.

(3) 기타
공부에 필요하지 않은 것은 되도록 없애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노트북은 2순환 중반 쯤 방에서 뺐고, 카카오톡도 비슷한 시기인 작년 11월 쯤 삭제했습니다. 휴대폰은 되도록 옷장 안 깊숙한 곳에 넣어 놓고 아침과 자기 전에만 보았고 SNS도 원래 많이 했었지만 최대한 줄이고자 노력했습니다.

볼펜은 처음부터 사라사 0.5 하나만을 선택하였고, 사소하지만 볼펜과 동화(?)되기 위해 2학년 1학기부터 2년 간 이 펜 이외에 다른 어떤 펜이나 형광펜, 샤프, 기타 필기구도 쓰지 않았는데 효과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IV. 마치며

2012년 여름의 어느 날, 공부를 마치고 노트북으로 TV를 잠시 켰는데 런던 올림픽 양궁 경기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긴 시간 동안의 피나는 노력, 수많은 경쟁을 뚫고 올라오는 고통, 그럼에도 불구하고 6점도 쏘고 7점도 쏘는 모습, 그 상황에서 마음을 다잡고 다시 10점을 쏘아 승리하는 모습이 우리 수험생과 참 닮아 있다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연습했더라도 지켜보는 관중들로 인한 부담, 경기장에 부는 거센 바람이 화살을 비껴가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의지를 다잡고 지속적인 연습과 노력을 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합격이라는 황금 과녁에 명중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제가 있게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마치고자 합니다. 먼저 저보다도 저를 더 믿고 응원해주신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를 위해 흘리신 땀과 눈물이 헛되지 않은 소중한 것이 될 수 있도록, 항상 부끄럽지 않은 아들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면접 스터디원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윤성 누나, 지수 형, 효리 누나, 근수 형, 명지 누나, 기영이 형, 정민이 형 모두 많이 부족한 저를 끝까지 끌어주어 면접이라는 큰 산을 넘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 제가 문자 한 번 더 안 보내서 같이 스터디 못 했다면 어찌 됐을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아니 좋아합니다.

같은 수험생으로서 공부 시작할 때부터 옆에서 항상 의지가 돼 주었던 효정이, 대열이, 인성이도 같이 힘든 시간을 공유하면서 좋은 길동무가 되어 준 것 같아 많은 고마움을 느낍니다. 효정이 내년에 수석할 거다 진심으로 기도할게! 휴가 나올 때마다 응원해주고 항상 정신적 버팀목이 되어 준 동기 승무, 기웅이, 규인이, 지홍이, 석조, 한창 외로울 때 너무나 큰 힘이 돼 준 잉친방 은지, 병훈이, 정천이, 옆집 살면서 올해 상반기에 제일 자주 본 성원이, 3차 준비기간에 말하기 수업에서 정신적으로 의지가 돼 준 상희형, 면접에 많은 도움 주신 재연 누나를 비롯한 여러 유예생 분들 모두에게 큰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대일 서양어과 팸, 경영대 한빛반, 경영대 테니스부 TNT, 스누대일, 스버 5호차 모임, 멘토?멘티들, 그리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평생 지금의 기분을 잊지 말라’던 최종 발표 전날 친구의 말이 생각납니다. 그 간절함, 그 열망을 평생 잊지 않고 항상 초심에서 낮은 자세로 국민의 행복을 위해 헌신하는 공무원이 되겠습니다. 부족한 수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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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선사 2018-11-28 10:53:08
상준아 축하해 ... 군생활 잘 하고...누군지 모르겠지???ㅋㅋㅋ

긍정신 2014-04-20 17:11:42
와 대단하십니다. 많은 기운 받고 갑니다^^

dd 2014-04-16 11:23:56
공부시간도 길지않고 경제학을 고딩때부터 다룬것도아닌데 붙었다고하면 머리가 상당히좋은건가보네요 고딩때 수학을 열심히공부한것같네요

ㅁㄴㅇ 2014-03-28 16:48:23
2년뒤 나도..

대단하십니다 2014-01-05 22:25:09
훌륭한 공무원이 되실 겁니다. 혹시 이 글 스크랩 해가도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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