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자격증]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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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자격증]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 법률저널
  • 승인 2003.09.0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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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원우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사법시험 42회
사법연수원 32기
법무법인 백상 변호사


▶지난호에 이어

2000년 6월 11일 저녁, 사법고시 2차 시험을 2주 남겨두고 있는 시점에서 그동안 공부했던 내용들이 거의 기억나지 않고 이전에 여러 번 보았던 부분들도 생소하고 책을 덮는 순간 까마득히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고 이대로 시험을 치게 되면 반드시 불합격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불안해하며 신림동 거리를 힘없이 걸어가고 있는데 우연히 마주친 대학촌교회에 함께 다니던 한 후배가 큰 소리로 “원우형! 제가 형을 위해서 새벽마다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지금 형을 카운트하고 계시니까 조금만 더 인내하십시요”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교회 중보기도회보에 “매일 새벽기도에 참석할 수 있는 힘을 주시고, 8월 18일 출생예정인 둘째아이와 아내의 건강, 그리고 사법시험 준비 기간 중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도록 해 달라”는 기도제목을 올렸는데 그것을 보고 기도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누군가가 저를 위해 새벽마다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속에서 새로운 용기가 생겨나고 감사의 눈물이 흘러 나왔습니다.

바로 독서실로 돌아와 기도한 후에 일기를 적는데 그 날 예배시간에 박영범 목사님이 하신 설교말씀이 갑자기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삶의 초점을 예수님의 비전에 맞추라. 그러면 하나님은 그를 통해 놀라운 일들을 이루시고 삶의 가능성의 길을 열어 놓으신다.”

저는 모태신앙이었지만 이전에 그 날 밤만큼 간절한 기도를 드렸던 적은 없었습니다. “하나님! 이 시간 삶의 초점을 예수님의 비전인 영혼구원에 맞추겠습니다. 저를 당신의 뜻대로 선한 일의 도구로 사용하시고 저의 삶의 가능성의 길을 열어주십시오. 저의 삶을 고시촌의 영혼구원을 위해서 헌신하겠습니다. 저의 능력과 힘으로는 사법고시라는 큰 강을 도저히 건너갈 수 없으니 하나님께서 앞서서 인도하여 주옵소서”라는 기도를 드리는데 평안과 감사의 눈물이 흘러 나왔습니다. 하나님께 온전히 제 삶을 의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남은 2주간을 하나님께 완전히 맡기고 평안한 가운데 마지막 정리를 마치고 생전 처음으로 6월 26일부터 나흘간 성균관대에서 2차 시험을 치렀습니다. 시험을 치면서도 저의 실력이 아직 많이 부족함을 느꼈고 합격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음 해 6월에 있을 2차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 다시 맹렬히 공부를 하고 있던 2000년 12월 3일, 2차 시험 합격자 발표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불합격을 확신하고 산을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5시 30분경 걸려온 친구의 전화, “원우야, 합격 축하한다!” 그 순간 이 친구가 장난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또 다시 걸려온 후배의 합격축하전화를 받고는 ‘정말이구나.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여호와께서 시온의 포로를 돌리실 때에 우리가 꿈꾸는 것 같았도다”는 시편 126편의 말씀이 저에게 실제로 다가오는 것 같았습니다.

바로 근처의 교회로 달려가서 강대상 앞에 무릎 꿇고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라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았고 감사의 눈물이 계속 흘러나왔습니다. 대학촌교회의 박영범 목사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원우형제,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겸손해야합니다.”라고 권면해 주시고 전화상으로 간절하게 감사기도를 해 주셨습니다.

이제 부모님과 아내와 장모님께 합격소식을 알려야 하는데 지난 4년 동안 계속 불합격의 소식만 전했던 기억들이 떠오르고 가슴이 울렁거려서 공중전화 앞에서 저는 계속 흐르는 눈물을 닦아야 했습니다. 긴 세월간의 실패와 좌절과 낙담의 상처들을 하나님은 그렇게 치유해 주시고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하나님이 저를 이렇게 기쁘게 해 주시고 상처를 회복시켜 주셨으니 이 후로의 저의 삶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이 되겠노라고 그날 밤 저는 다짐하고 또 다짐했습니다. 그날 밤, 저는 하나님께서 기도의 응답을 늦추시는 이유는 우리에게 주신 귀한 사명을 깨닫게 하시고 더 큰 기쁨과 감사의 제목을 주시려 함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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