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법원행시 수석, 지방대 출신 박윤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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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법원행시 수석, 지방대 출신 박윤정씨
  • 법률저널
  • 승인 2012.12.2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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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떳떳한 공무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올해 제30회 법원행시에서 수석과 최연소 모두 지방대 출신이 차지해 관심을 끌었다. 특히 경쟁률이 무려 500대 1이 넘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게 법원행시 합격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2차 전과목 평균 67.7점을 얻은 박윤정(사진)씨가 수석의 영예를 차지했다. 경남대 법학과를 졸업한 박씨는 32세지만 법원행시 합격자의 연령에 비해서는 비교적 어린 편에 속한다.

박씨는 법률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최종 합격만으로 감격스러운데 수석의 영광을 얻어 얼떨떨하면서도 기쁘다”고 수석 소감을 전했다.


그녀는 법학 전공자이지만 여성 치고는 다소 늦은 나이에 고시에 뛰어들었다. 25살에 사법시험에 도전하려고 마음 먹고서 무작정 서울의 고시촌에 입성했다. 지방대 출신이라 고시에 대한 기본정보초자 없었던 처음엔 ‘고시의 메카’로 알려진 대학동(옛 신림9동)이 아닌 유흥가가 밀집한 봉천동에 방을 잡았을 정도였다.


그녀의 초창기 수험생활은 무척 단조로웠다. 딱히 아는 사람도 없고, 스터디마저 따로 하지 않고 주로 학원 강의를 듣고 독서실을 다니는 생활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사법시험 1차에 도전장을 냈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하지만 커트라인에서 간발의 차이로 잇따라 떨어지는 바람에 포기도 더욱 어려웠다. 그러다 2009년에 드디어 바라던 1차에 합격을 하고 2차에 첫 도전을 했지만 합격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듬해 재시로 도전한 2차 역시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재시 탈락의 후유증이 커서인지 2011년 사법시험 1차에 다시 도전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그녀는 사법시험은 ‘내 길이 아니다’ 싶어 법원행시로 방향을 전환했다. 사시 포기에 대한 미련을 가감히 버리고 그해 8월 법원행시 1차에 도전했다. 이미 기본 실력이 쌓여있던 터에 인생에 마지막 남은 기회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한 끝에 첫 관문을 넘을 수 있었다. 올해 기득권으로 다시 도전해 최종 합격함으로써 마침내 오랜 수험생활의 종지부를 찍었다.


박씨가 사법시험에서 법원행시로 방향을 전환한 것은 오랜기간 동안 수험생활을 하면서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면서부터다. 사법시험 2차 공부를 하면서 법원행시를 알게 되었지만 워낙 선발인원이 소수이고 합격하기가 극히 어려워 선뜻 도전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법원에서 하는 일이 재판만이 아니라 많은 다양한 분야가 있고 그것 또한 국민의 권리를 보호해주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법행’으로 마음을 굳혔다. 


사법시험에 비해 법원행시의 특이점에 대해 그녀는 과목은 같지만 분명히 출제유형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1차의 경우는 쉬는 시간 없이 한꺼번에 치르기 때문에 시간배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문을 묻는 문제도 사시보다 많이 출제 된다는 것. 결국 1차에서는 기출문제 분석, 최신판례 정리, 시간배분 연습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2차에서는 기본 이론까지 함께 묻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쟁점 위주의 답안보다는 전체적인 이론을 함께 공부해서 답안지에 현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들어서는 통합형 문제가 출제되고 있어 각 과목에서의 쟁점을 다른 과목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공부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약술에 대한 대비 역시 기본적으로 하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1차 공부는 우선 기출문제를 우선적으로 풀었다. 법률저널에서 출간된 ‘법행바이블’로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기출문제를 시간에 맞춰 풀어서 시간배분을 연습했다. 또한 기출부분에 대한 쟁점과 연관 쟁점을 책에 표시해가며 반복해서 공부했다.  2차 역시 기출문제를 우선 분석했다. 법원행시, 사무관승진시험, 법무사, 사법시험 등의 기출문제를 모두 정리했다. 법원행시의 특징에 맞게 약술과 통합형 문제로 출제될 가능성 등을 생각하며 정리했다.


2차 공부에서 중요한 점을 묻자 그녀는 기본이론을 정확하게 암기하고 판례를 다양하게 접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많은 사례를 접하기 보다는 기본적인 사례를 철저하게 암기하고 이에 접목하여 기본이론도 함께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원행시는 기본이론과 사례를 함께 묶어서 기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


2차에서 또 중요한 점으로 통합형 문제에 대한 대비를 꼽았다. 최근들어 법원행시에 민법, 민소법, 형법뿐만 아니라 헌법의 개념까지도 통합적으로 묶어서 묻는 문제가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답안작성의 노하우에 대해 그녀도 글씨가 깔끔한 편이 아니라서 무척이나 신경 쓰였다고 했다. 게다가 속도 또한 느리고 마음이 급할수록 글씨가 작아져 펜은 가급적 두꺼운 펜을 골라서 사용했다. 


이번 면접에 대해 그녀는 집단토론의 주제가 예상하지 못한 것이어서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토론이 진행되면서 안정을 되찾고 자유롭게 발언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특히 올해 면접은 공무원으로써 올바른 자세와 마음가짐, 인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증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법원행시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점으로는 기본이론에 대한 확실한 이해와 암기, 판례에 대한 이해와 사례화 할 수 있는 능력, 각 과목간의 연결고리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공부를 하면서 잠은 충분히 잤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할 경우 하루종일 집중을 할 수 없었기에 하루에 7시간은 꼭 수면을 확보했다. 그리고 독서실에서 집으로 돌아와서는 잠자기 전에 미드나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하루 스트레스를 풀었다. 또한 운동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1년 6개월 가량 1주일에 5일은 헬스를 다니면서 체력도 관리했다.


앞으로 포부를 묻자 그녀는 “시험에 합격 한 것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인생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라 생각하고 항상 자기개발을 위해 노력하며 누구에게나 떳떳하고 깨끗하며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씨는 수험생들에게 “스스로에게 물었을 때 후회 하지 않을 수험기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녀도 오랜 수험생활을 보내면서 점점 커져가는 불안감으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수없이 많았다. 포기는 뒤돌아서서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고 정말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면 그때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끝으로 그녀는 “끝까지 믿어주시고 응원해 주신 부모님께 정말 감사하고 사랑한다”며 부모님께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상연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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