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시 수석 합격수기-“스스로에게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는 수험기간을 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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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행시 수석 합격수기-“스스로에게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는 수험기간을 보내야”
  • 법률저널
  • 승인 2012.12.28 17: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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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정 제30회 법원행시 수석 / 경남대 법학과 졸업

 

1.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이번에 법원행시 수석합격의 영광을 안은 박윤정입니다. 저는 32세, 경남대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합격만으로도 벅찬데 이렇게 수석까지 하게 되어 어리둥절한 심정입니다. 저보다 더 효율적인 공부 방법을 가지신 분들이 많이 계시겠지만 부족하나마 저의 합격수기를 올려 일말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합격수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처럼 지방대를 나왔거나 오랜 수험생활을 하고 계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대학을 법학과를 졸업하였습니다만 학부 시절 고시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으나  졸업을 하고 난후에 사법시험에 뜻을 품고 서울로 올라와 신림동으로 들어왔습니다.


처음엔 고시촌의 위치도 모르고 딱히 물어볼 주변인도 없어 봉천동에 방을 잡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정말 무지한 채로 공부준비를 한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다소 늦은 나이에 시작한 고시 생활이었고 지인도 없어 처음에 공부를 시작할 때는 무조건 학원 강의만을 따라가면서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사법시험 공부를 하다가 2009년도에 1차에 합격을 하고 2010년도에 재시에서 낙방하고 난후 2011년도에 법원행시 1차에 합격을 하고 2012년에 ‘법행’(법원행시)에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2.법원행시 1차 준비 과정

 

법원행시는 사법시험과 달리 헌민형을 120분동안 한꺼번에 치르는 게 가장 큰 특징이었습니다.


또한 법행은 기출의 반복 출제경향이 뚜렷하여 1차를 준비하는 동안에 저는 ‘법행바이블’을 제일 먼저 구입하였습니다. 사실 기출문제가 중요하다는 점은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모두 익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법행바이블’에 따로 표시를 하지 않고 눈으로만 문제를 빠르게 풀어나가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기출문제를 일단 풀고 난 뒤에 기본서에 기출문제를 표시하고, 그와 연관된 쟁점을 보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이 작업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려 적극 추천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는 없지만 생각해보면 기출문제는 물론 기출문제가 아니더라도 중요한 쟁점을 두루 확인하며 공부를 할 수 있었으며 시험 막바지에는 빠르게 정리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법원행시가 120분 동안 치러지는 점에서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염려가 컸기에 시간조절을 계속 연습하기 위해 2004년 이후 기출문제를 프린트하여 ‘법행바이블’을 모두 풀고난 이후에 시간연습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판례는 사법시험과 마찬가지로 법원행시 역시 중요한 부분이므로 기출판례와 최신판례 그리고 기본서에 있는 판례는 되도록 모두 다 보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리고 민법의 경우 처음 보는 판례가 기출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 권순한 판례집으로 공부하였습니다.


헌법의 경우 헌정사와 헌법조문을 따로 정리하여 암기하였습니다. 다만 부속법령은 따로 보진 않고 기본서에 나온 정도만 정리했습니다.


형법은 신호진책을 기본서로 보았으며 형법에서 꼭 1,2 문제씩 기출되는 단순 암기 부분은 따로 정리를 하여 보았습니다.
시험이 다가올 시점에서는 기출문제를 틀린 부분과 암기가 확실히 되지 않는 부분만을 반복하여 보았으며 최신 판례를 함께 공부하였습니다.


1차 시험을 치르는 도중에는 시간이 부족할까봐 문제를 풀 때 확실히 아는 문제가 나왔을 경우에는 다음 지문을 읽지 않고 바로 다음 문제로 넘어갔습니다. 그렇게 문제를 모두 다 풀었을 때 시간이 20분 가량이 남아서 애매하거나 정답을 바로 고르지 못한 문제를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3. 법원행시 2차 준비 과정
 
(1) 2차를 준비하면서도 기출문제를 가장 우선적으로 분석하여 출제경향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따라서 법원행시, 법원승진시험, 사법시험, 법무사 등의 기출문제를 모두 보았습니다.


법원행시는 문제가 기본이론과 사례의 해결을 함께 물어보는 경향이 있기에 기본이론을 소홀히 할 수 없었습니다. 목차를 암기하진 않았지만 기본서를 반복적으로 보았습니다.


사례는 어려운 사례보다 리딩케이스를 중심으로 보았습니다.


판례는 각 쟁점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판례만을 암기하려고 하였으며, 그 대신 시험에서 많이 접하지 않은 판례가 기출 되는 경우가 있었기에 교과서에 수록된 판례는 물론 최신 판례까지 되도록 많이 눈으로 익히기 위해 틈틈이 읽었습니다.

 

(2) 법원행시는 약술형이 출제되므로 많은 부담감이 있었습니다만 따로 약술집을 챙겨볼 시간적 여유나 분량이 걱정이 되어 기본서를 볼 때 약술형으로 출제될 수 있는 문제나 예전에 기출된 약술형 문제를 모두 표시해가며 약술에 대비하였습니다. 목차를 따로 암기할 자신이 없어서 그저 기본서를 반복해서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3) 초시때 민법에서 민사소송법 쟁점이 기출되었는데 전혀 다른 쟁점으로 문제를 풀어나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역시 통합형 문제에 대한 걱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따로 통합형 문제를 대비하기에는 벅차 특히 민법, 민사소송법, 형법의 경우에 기본서를 볼 때 통합형으로 기출 되는 경우 어떤식으로 문제가 나올지, 혹은 이 쟁점이 다른 과목 시험에 기출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함께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기본서를 읽어나가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4) 공부하는 동안 책 선택으로 가장 많은 어려움을 겪은 과목이 행정법이었습니다. 처음에 박균성 교수와 류준세 책을 기본으로 선택하여 보았습니다. 박균성 교수의 책을 보면서 행정법에 대한 이해의 폭은 넓어졌으나 분량이 너무나 많았으며 정리가 잘 되지 않는 느낌을 받아 마지막에 정선균 행정법 엑기스로 책을 바꿨습니다. 기본서를 바꾸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지만 이미 본 내용을 엑기스로 정리하는 기분으로 교과서를 보았으며 약술에 대비하기에는 엑기스가 정리가 잘 되어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5) 답안작성과 관련해서 법원행시의 경우 사법시험과 달리 답안지가 가로 길이가 짧은 반면 세로는 높았습니다. 따라서 답안지와 가장 유사한 답안지로 공인회계사용 답안지를 구입하여 답안작성을 연습하였습니다. 또한 글씨가 무척이나 느린편이고 마음이 급할수록 글씨가 작아져서 이것저것 펜을 많이 구입해서 제게 맡는 펜을 찾기위해 노력하였습니다. 굵기가 굵고 가장 힘이 덜 들어가는 펜을 구입하는 게 중요했습니다. 또한 법행의 답안지는 많은 양을 쓸 수 있는 답안지가 제공되어 분량을 채우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글씨는 되도록 크게 쓰고 공간을 넓게 활용하였습니다.

 

4.수험기간 중 생활


수험기간 동안 1년 6개월 가량 항상 헬스장에서 하루에 30~40분씩 운동을 하였습니다. 체력을 키우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공부를 하는 도중에 나태해지거나 피로감이 쌓일 때 가볍게 운동을 하고 난후 다시 공부에 집중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또한 무척이나 잠이 많아 평소 수면시간에서 30분만 잠을 자지 못해도 하루종일 멍한 상태가 되어 잠을 충분히 잤습니다. 따라서 11시에는 거의 집으로 돌아가 잠자기 전 미드나 예능프로를 보면서 기분전환을 하고 잠을 청했습니다.
 
5. 시험날


유독 시험날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었습니다. 사법시험을 치를 때는 마지막 시간까지 긴장이 풀리지 않아 점심때 밥을 거의 먹지 못하고 온몸이 경직되고 덜덜 떨며 시험을 마치곤 했습니다. 사법시험 2차 시험 기간에도 역시나 긴장을 너무 하여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탈진할 지경까지 이르러 링거를 계속 맞아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법원행시 1차 시험을 치르는 때에는 시험장에서 책도 보지 않고 되도록 마음을 차분하게 하기 위해 계속 심호흡만 하였습니다. 2차를 치르는 때에는 사법시험과 달리 첫째날 3과목을 치러야하며 또 쉬는 시간도 짧아 거의 책을 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차분히 하기위해 가장 노력을 많이 하였던 같습니다.


초시때는 신림동에서 시험장인 일산까지 택시로 이동했는데 아침시간에는 택시로 가면 충분하였지만 첫째날 시험을 치르면 오후 6시 퇴근시간인데 그 시간에 택시를 타고 신림동까지 오는데만 2시간 가량 걸려 신림동에 도착하니 온몸에 기운이 다 빠져 도저히 둘째날 시험과목을 보는데 집중을 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재시때는 시험장 주위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를 미리 예약해두어서 편하게 시험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 치는 동안 컨디션 조절이 가장 중요한 것 같은데 법원행시는 시험장이 일산에 있기에 숙소 문제해결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다행히 법원행시 2차 시험 전날 까지도 여지없이 긴장감에 온몸에 떨림이 시작되었습니다만 시험당일 아침에 일어나니 거짓말처럼 긴장감이 사라졌습니다. 마음먹은 대로 잘 되지 않는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시험날에는 최대한 긴장감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또한 올해 민사소송에서 저는 생각지 못한 문제가 나와 적지 않게 당황을 했습니다. 그러나 1-(1)문과 1-(2)이 무엇을 물어보는지 곰곰이 생각하여 판례를 알지는 못하지만 최대한 제가 아는 대로 쓰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만약 시험장에서 불의타를 만난다면 모든 사람들도 나와 같다는 생각을 하고 미리 포기하지 말고 문제를 꼼꼼히 다시 읽어보고 다른 연결문제와의 관계를 충분히 고려해서 판례를 비록 알지 못하더라도 최대한 서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6. 마지막으로


로스쿨이 시행되고 사법시험이 폐지될 운명에 처하면서 저처럼 수험생활이 긴 분들이 많이 고시생활에서 떠나고 있습니다. 법행은 하늘이 점지해준 사람만이 붙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합격자가 적고 시험 난이도를 떠나 합격하기 어려운 시험인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 역시 오랜 수험생활을 하면서 좌절도 하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울컥 울컥 들었습니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지 저 스스로에게 되묻기를 수십번, 자신감을 점점 상실하였습니다. 그럴 때 마다 아버지께서는 스스로 생각해도 최선을 다했냐고 그렇다면 이제 그만 공부하라고 하셨습니다. 부끄럽지만 전 그 말을 들으면 도저히 포기를 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그때마다 절 믿어주신 부모님이 계셨기에 제가 이렇게 합격수기를 쓸 수 있었습니다.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수험생 여러분께서도 분명 믿고 힘이 되어 주시는 분들이 주변에 계실 것 입니다. 그분들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기 스스로 되돌아보았을 때 정말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비록 떨어질지라도 스스로에게 열심히 잘했다, 고생했다고 말수 있는 스스로에게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는 수험기간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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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 2016-11-22 21:23:35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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