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심화수습기-“바를 정(正) 그 하나만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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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심화수습기-“바를 정(正) 그 하나만을 생각하며”
  • 법률저널
  • 승인 2012.03.23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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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에 재학생들 중 내년에 있을 검찰심화실습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2012년 2월(1월말~2월중순, 3주간)에 다녀왔던 검찰심화실습 과정 중 느낀 점을 주제별로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정리하고자 한다. 우선 검찰과 검사라는 직업에 대하여 외부인으로서 느낀 점과 프로그램들 중 유익하다고 느꼈던 점 및 실무수습 과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기록평가에 관한 내용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검찰심화실습에서 배운 검사로서 덕목

실무수습 입교식 환영사에서 “검사로 살아간다는 것은 많은 희생이 따르고 대한민국의 모든 검사들은 국민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각오가 되어있는 사람들이다.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러해야한다”는 법무연수원장님의 말씀은 실무수습기간 내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외부인으로서 실무수습에 참가하기 전에는 검사란 경직되어 있고 냉정한 사람이지 않을까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실무수습기간 동안 만나본 검사님들은 참으로 성실하고 겸손하셨다. 참가 학생들의 다양한 주장과 의견들을 열린 마음으로 경청해 주셨고, 학교에서 배운 이론들과는 다른 실무에서의 경험들을 나누려 노력하셨다. 선배 검사들의 검사의 책임감에 대한 조언과 격려가 있었기에 초임 때의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한 건의 사건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는 경험담은, 후배검사가 될 수도 있는 실무수습생들에게도 그러한 마음가짐을 알려주고 싶으셨던, 가장 중요한 배움이었다.   


가까이서 보게 된 검사님들의 모습은 인간적이었다. 검사는 2년마다 전근을 하여야 하는데, 아이들의 전학 횟수를 기억하며 친구들을 잘 사귀고 있는지 걱정하는 아버지의 모습도 보았고, 자신이 판단한 것이 정확했는지 또는 최선이었는지에 대한 생각에 피해자들이 떠올라 밤잠을 설쳤다는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도 보았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신념을 가지고 바를 정(正) 그 하나만을 생각해 왔다는 말씀은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실무수습 프로그램 중 유익했던 점

‘형사사건 기록의 이해 및 기록강평수업’은 하나의 기록을 가지고 미리 이를 연습한 후에, 수습생들이 검사로서 사건을 맡은 것처럼 전반적인 메모요령, 형사소송법적 접근방법, 형사법적 쟁점들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강의 중간중간에 실무의 노하우가 곁들여져서 효율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주제토론 요령 강의’에서 가장 강조되었던 점은 법조인으로서 상대방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그에 대한 반론을 법적·사실적인 논거를 통해 주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토론평가와 강평’은 토론을 통해 상대방과 자신의 의견의 합의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과 토론의 필요성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형사소송법의 제문제’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형사소송법에서 쟁점규정들의 역사적 배경과 그 기본논리, 그리고 어떤 점이 쟁점이 되어 개정 및 입법화가 되는지의 과정을 열린 토론의 형식으로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리고 영상녹화조사 강의 및 실습은 피의자신문과정에 있어 피의자들이 어떠한 오류를 범하게 되는지 유명사례들을 통해 그 맹점을 과학적인 기법을 통해 인간의 자의를 철저히 배제하고 그 맹점의 진실과 거짓을 가려내는 방식이 신기하면서도 놀라웠다.

하룻동안 ‘안양지방검찰청 현장에서 진행된 실무수습’은 피의자신문과정부터 법원 형사재판 참관까지 학교수업을 통해 배웠던 이론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효과적인 프로그램이었다. 바쁜 업무 중에도 지청장님을 비롯한 검사님들의 따뜻한 환대와 경험담들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검찰은 구성원들간의 유대감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만큼 ‘조별과제수행과 체육활동’은 여타 프로그램에서 얻을 수 없는 특별한 추억과 함께 서로간의 동료애를 느끼게 해 준 시간이었다. 삼일 동안 네 시간도 자지 못하며 과제 수행을 함께한 동기들과의 인연은 지금도 소중한 인적 네트워크로 남아있다.

기록평가와 토론평가시 유의할 점들

2012년 검찰심화실습 기간 동안 토론평가는 2회가 있었으며 앞서 언급한 토론의 자세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따라서 ‘주제토론 요령 강의’에서 검사님께서 말씀하신 효과적인 토론방법과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메모하여 이를 토론평가에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기록평가는 사전에 연습해보는 기록연습 2회, 실제 기록평가 2회로 총 4회가 있었다. 이를 통해 절실하게 느낀 점은 정리하는 습관과 효율적인 시간배분 그리고 무엇보다 침착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참고로 실무수습 평가성적이 생각보다 좋게 나오진 않았지만, 내가 놓친 부분이 앞으로 검찰심화실습에 지원하려는 이들이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내 경험을 말하자면, 우선 실무수습 전에 기록평가를 준비하기 위하여 사법연수원 39, 40, 41기 검찰실무기록, 형사변호사실무기록을 풀어보았고 형사실체법 중심으로 쟁점별로 분석해서 정리하였다. 하지만 검찰심화실습에서 이뤄졌던 평가는 준비했던 방향과는 다소 달랐다. 즉, 실무처럼 느끼게 하기 위해 실제 사건기록들을 문제화하여 변형시킨 기록들을 검토하는 것이어서, 이론적인 내용을 정리하는 것보다는 논리적인 사고를 키우는 방향으로 준비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기록평가와 연습은 총 4시간~5시간 동안 치러지는데, 기록을 검토하다 보면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된다. 따라서 사실관계를 빠르게 정리·요약하는 능력 배양이 중요하고, 개별문제당 검토의견 작성시간을 적절히 안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내 경우, 첫 번째 문제에 시간을 상대적으로 많이 소모하는 바람에 다른 문제들의 답안에 써야할 일부내용을 누락하여 당황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그 경우 정리해 놓은 메모 내용들도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되어 더욱 큰 실수가 범하게 되었다. 따라서 항상 침착한 마음가짐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다음으로 중요한 점은 문제를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문자 그대로 이해하지 말고 문제에 담겨진 의미까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들의 증거능력에 대한 검토를 먼저 한 후에 증명력(신빙성)을 논해야 함에도, 일련의 3번의 기록평가가 증명력에 관한 것이어서 마지막 평가에서도 안이하게 증거능력 등에 대한 검토를 놓친 것이 많이 후회된다. 특히 형사소송법과 기록을 접목하여 판단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또한 기록평가는 학교시험에서처럼 어떤 내용을 답안에 작성하라는 구체적인 지시가 없다. 따라서 답안을 작성하기 전에 문제가 원하는 쟁점이 무엇인지 충분히 시간을 들이는 것이 꼭 필요하다. 

그리고 사실인정과 증거법, 그리고 형법총론에 대한 공부를 소홀히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형법의 논리적 사고는 총론에서 결정된다. 반면 사법연수원 교재는 형법각론에서의 쟁점과 특별법 쟁점이 주를 이룬다. 그런데 실무수습에서 이루어진 기록평가에서는 연수원 교재의 답안과 같은 작성법이 그다지 중요하게 요구되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의 정답이 없고 논리적인 사고와 그 근거를 제시하면 그 부분에 관한 평가가 충분히 이루어진다. 특히 증명력 부분은 사실인정과 형법총론으로 쌓아진 논리적 사고가 빛을 발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검찰심화실습을 다녀온 후에는 평가결과와 상관없이 각 로스쿨에서 진행되는 검찰실무 2 과목을 꼭 수강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아직 검찰실무 2를 수강 중에 있지만 실무수습기간보다 더욱더 꼼꼼하게 형사기록에 대해 배우고 연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는 점을 경험하고 있으며 형사기록에 점점 자신감이 생기고 있다.

글을 마치며

실무수습을 다녀온 후 ‘넓은 바다는 풍랑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처럼 검사란 흔들리지 않고 바를 정(正) 하나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살아가는 소신 있는 이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바를 정(正)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검사의 삶을 꿈꾸는 이들이 있다면 검찰심화실습에 꼭 지원해 보라는 말을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심화실습 기간동안 실습생들에게 많은 격려와 가르침을 주신 법무연수원 원장님을 비롯한 검사님들, 관계자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미력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김희중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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