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사상 최초 한의사 법관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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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사상 최초 한의사 법관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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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2.2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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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방법원 추진석 판사

대한민국 사법사상 최초의 시각장애인 판사란 타이틀을 얻은 최영(32·사법연수원 41기) 판사에 이어 한의사 출신 '1호 판사'로 기록된 인물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오는 27일자로 광주지방법원에 보임된 추진석(35·사법연수원 41기·사진) 판사다.


추 신임 판사는 지난 2009년 제51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한의계 최초로 법조인 시대를 열어 한의계의 기대를 모은 바 있다. 그는 2년간의 사법연수원 과정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해 판사로 임관됐다.


경찰공무원인 아버지 밑에서 1남 2녀의 막내로 태어나 비교적 엄한 가정교육을 받으며 자란 그는 군복무 중인 2006년에 결혼하여 현재 2남 1녀의 자녀를 두고 있다.


그는 2001년 졸업과 동시에 한의사 면허취득 후 서울소재 한의원에 취직하여 1년동안 부원장 생활을 했다. 이어 경기도 양주에서 한의원을 개업하였다가 곧 폐업의 아픔을 겪었다.


이후 2004년부터 2007년까지 공중보건의로 군복무를 마친 후에도 3곳의 한의원에서 부원장생활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사법시험 공부를 이어갔다.


한의학을 전공한 그가 사법시험에 발을 들여다 놓은 계기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겠다는 도전 정신이다. 그는 법률저널과의 전화통화에서 "졸업후 한의사 선배들을 통해 의사나 치과의사와 달리 아직 한의사 출신 법조인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남들이 가지 않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어 사법시험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생계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공부에 집중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따라서 자연히 공부기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는 2009년에 마지막 시험이라는 각오로 2차시험에 응시한 후 바로 대전에서 한의원을 개업했다. 불합격하면 그대로 한의사로서 살아가려고도 결단했지만 다행히도 51회 사법시험 최종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한의계 최초' 사법시험 합격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 만큼 연수원 공부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추 판사는 "훌륭한 지도교수님과 같은 동료들을 만나 큰 도움을 받았다"면서 "무엇보다 아내의 전폭적인 지지와 후원에 힘입어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고 연수원 입소 후 태어난 막내딸을 비롯하여 자식들에게도 자랑스런 아버지가 되고 싶어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검찰 지원이 목표였다. 그러나 연수원에 입소 후 여러 교수님들과 시보때 모신 선배 판사들의 존경스러운 모습을 보면서 그런 열정과 실력 그리고 성실함을 가지고 싶어 법원에 지원했다.


어떤 법관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균형감 있고 정의로운 법관이 되고 싶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은 열심히 노력하여 실력있는 판사가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후배 수험생들을 위해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하고 공부 도중 군복무와 결혼 등으로 합격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다보니 공부를 핑계로 가정에 소홀한 것에 대한 죄책감도 그를 힘들게 했다.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조바심과 불안감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공부하는 기간 역시 인생의 소중한 시간이고 결코 버리는 시간이 아님을 깨닫고 나니 수험기간 동안 조바심을 내며 힘들어 할 동료, 후배 수험생들이 무척이나 안타까워졌다"며 "회사에 출근한다는 생각으로, 나는 공부가 직업인 사람이다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성실히 생활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격려했다.


한편, 추진석 판사에 이어 법조계로 진출하는 한의사들이 점차 늘고 있다. 정윤정(경희대 03학번)씨와 김홍주(경희대 04학번)씨도 지난해 제5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연수원 입소를 기다리고 있다.


또한 김종우(경희대 94학번·동아대 법전원), 노용균(경희대 96학번·건국대 법전원), 양동규 (경희대 04학번·서울대 법전원), 유미리(경희 05학번·고려대 법전원) 등이 현재 로스쿨에 재학 중으로 법조계 진출을 앞두고 있다. 


27일 신임 판사 임관에는 법조인 가족도 눈길을 끌었다. 정해남 전 헌법재판소 사무차장(법무법인 민주 대표변호사)의 딸 서현씨가 전주지방법원 판사, 정덕모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법무법인 화우 변호사)의 딸 혜원씨가 청주지방법원 판사에 보임돼 '법조인 가족'에 이름을 올렸다.

이상연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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