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응시료 또 올려 돈벌이에 나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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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응시료 또 올려 돈벌이에 나섰나
  • 법률저널
  • 승인 2011.05.27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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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시전형의 첫 관문인 법학적성시험(LEET)이 다가오면서 로스쿨 준비생들과 학부모들의 신음 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순히 법조인이 되기에 필요한 기본적인 자질을 평가하는 리트(LEET) 시험은 큰 부담없이 평가받아 볼 수 있어야 하는 시험인데도 턱없이 비싼 응시료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5년간 국내 물가상승률은 16.1%를 기록한데 비해, 대학교와 대학원 등록금(납입금)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두 배에 육박하는 30% 안팎으로 올라 등록금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법학적성시험(LEET·리트)의 응시료마저 도입 4년만에 2차례나 인상됐다. 2008년에 첫 도입된 리트의 응시료는 23만원으로 책정됐다. 그 당시에도 다른 국가고시에 비해 응시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2010년에 응시료를 25만원으로 8.7% 인상했고, 올해 또다시 27만원으로 8.0% 인상했다. 리트 시험의 응시료도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에 비해 2∼3배가 더 오른 셈이다.

물론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전국의 각 분야 전공 교수 등 70여명의 출제위원과 30여명의 검토위원이 약 20일간 합숙출제로 인해 출제 및 채점에 들어가는 비용만 15억원이나 소요된다고 해명했다. 여기에다 시험장 임차, 행정, 보안, 관리 요원 등 5억 안팎의 제반 비용이 추가로 든다는 것이다. 또한 2008년 리트 응시료 책정 당시 응시자 수를 1만 5천명을 기준으로 책정된 금액이었는데 응시자 수가 예상보다 훨씬 적어 적자 폭이 커진 상황에서 각 로스쿨에 분담금을 계속 지우는 것도 어려워 응시료 인상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리트에 정부의 지원이 없는 이상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리트시행 비용을 응시자들에게 부담시킬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의 해명은 옹색해 보인다. 지난해 7월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비용절감과 효율성 확보 등을 내세우며 그동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위탁 실시해오던 리트시험을 올해부터 협의회 직접 시행키로 확정했다. 이후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인수인계 교류협정체결식을 갖고 업무이양을 위한 협약을 맺어 본격적으로 이양작업을 해 왔다. 또한 협의회 산하에 자체평가를 위한 법학적성시험 연구사업단도 출범시켰다. 따라서 올해 리트 출제료 예산을 상당히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험의 안정성을 이유로 종전과 똑같은 예산을 편성해 응시료 인상의 불가피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1년 가까이 업무이양을 받아왔고 연구 인력까지 채용해 적지 않은 인건비를 투입해놓고서 늘어난 비용을 고스란히 응시자에게 떠넘기는 건 몰염치다. 게다가 응시료를 인상해 로스쿨의 분담금을 보전하겠다는 발상은 법조인 양성이라는 로스쿨의 공익적인 측면을 무시하는 처사다.

또한 시험장을 모두 로스쿨 대학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시험장 임차료를 지불하고 있으니 응시료를 그냥 ‘쌈짓돈’처럼 써가면서 적자 운운하고 있다. 일부 로스쿨 대학만 임차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협의회의 해명을 보면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보다는 챙길 수 있는 것은 다 챙기겠다는 장사치의 속셈만 보일 뿐이다. 등록금 의존증에 빠진 대학들이 ‘뻥튀기 예산’을 편성하면서 등록금을 해마다 올리는 못된 습성이 되풀이되는 듯하다. 그동안 상당수 대학이 수입은 줄이고 지출은 늘려 잡는 식으로 매년 결산에서 수백억원대의 차액을 남겨 왔다. 등록금 산정 때는 결산이 아닌 예산만 근거로 삼기 때문에 현실과 다르게 등록금 인상 명분이 부풀려지는 것이다. 리트 응시료 인상도 같은 논리다. 응시자 수를 전년도 기준으로 수익을 잡고 예산을 짜다보니 응시료 인상 명분이 나오는 것이다.

각 로스쿨이 부담금을 줄이고 수익자 부담 원칙으로 가자는 것은 공적인 의무를 내팽겨치고 ‘전형료 장사’로 폭리를 맛본 그 망령이 로스쿨에서도 지배하겠다는 우려를 갖게 한다. 로스쿨 체제에서 법조인이 되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비용은 로스쿨 지망생을 둔 학부모들이 비명을 지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서민들은 첫 관문부터 숨이 막힐 지경이다. 로스쿨협의회는 입시생을 둔 부모들이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도록 ‘입시장사’를 당장 거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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