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1차 322.6점으로 1등..어떻게 공부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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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1차 322.6점으로 1등..어떻게 공부했길래
  • 법률저널
  • 승인 2011.04.22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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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1차 최고득점 합격수기>

조성민 제53회 사법시험 제1차시험 최고득점.연세대 법대 4년 재학

“기본서와 기출문제집만 고집”

안녕하세요. 이번에 1차를 합격했고, 법률저널측의 부탁을 받아 이렇게 1차 합격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최종합격도 아닌 상태에서 합격기를 쓴다는 것이 굉장히 민망하고 부끄러웠지만 1차 수험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말에 공감하여 이렇게 합격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건방지게 보일지라도 너그럽게 용서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04학번이면 어린 편이 아니지만 2007년 3월에 입대하여 2009년 2월말에 제대하고 4월부터 사법시험 공부를 처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09년 3월에, 대학 입학 후 처음으로 토익 700을 넘었을 정도로 군대 가기 전에는 거의 놀기만 해서 사실상 초심자와 같은 입장이었기 때문에 강의를 듣고 책을 본다는 것은 상당히 고역이었습니다. 그래도 군인정신으로 꽤 열심히 하여, 12월까지 핵심정리민법과 형법요해, 기본강의헌법을 3번씩 읽었으나 이 정도로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지막엔 그냥 놀다가 시험장(52회)에 들어갔습니다. 이것이 저의 첫 번째 1차 시험이었는데 경험삼아 쳐보자는 생각과 달리 막상 예전에 공부했던 것들이 기억이 나서 신기했습니다. 그래서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열심히 문제를 풀었습니다. 결국 아쉽게 떨어졌는데, 마지막까지 공부만 했더라면 붙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1. 3월~6월
2010년 3월이 되어 사법시험을 한번 더 볼 것인지 고민하다가 결국은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1차 시험을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민소 예비순환과 헌민형 판례를 공부하겠다는, 굉장히 거창한 계획을 세워 1학기를 알차게 보내기로 했지만 학교 다니느라, 친구들과 노느라 모든 계획이 흐지부지 되고 말았습니다. 3월부터 6월까지 한 것은 민소 예비순환 강의 1회만 듣고 바로 포기한 것과 전년도 핵지총 강의(김동진 강사)를 복습도 하지 않고 들은 것, 그리고 송덕수 교수의 신민법강의 중 민법총칙 부분과 채권총론 부분을 읽은 것이었습니다. 저는 교수의 기본서를 차분히 읽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송덕수 교수의 신민법강의를 절반이라도 읽은 것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2. 7월~8월 중순
7월이 되었고 학교 고시반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것을 계기로 정말 열심히 공부하기로 다짐을 했습니다. 교재 때문에 한동안 고민했는데, 결국 핵지총(권순한), 신체계형법강의(이용배), 자기주도헌법(김현석)을 기본으로 보고, 여기에 기출문제집 1권씩만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민법은 마지막에 사람들이 많이 보는 책을 선택한 것이고, 헌법과 형법은 기출표시가 되어있는 책을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방학이 되니 마음이 많이 풀어져서 뜻대로 되지 않아서 학교에 일찍 나갔지만 저녁 먹기 전에 들어오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저는 항상 그날 공부시간을 체크하는데 7월부터 8월 중순까지는 하루에 평균 4~5시간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한달반 정도 기간동안 핵지총 1회독, 신체계형법강의 재산죄 앞쪽까지, 자기주도헌법 통치구조 앞쪽까지 읽었습니다.

3. 8월 중순~12월 중순
조금 있으면 진모기간이 시작된다는 생각에 갑자기 조급해졌는데 이 시기부터 하루에 8시간 이상 꾸준히 공부하게 된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는 진모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저는 애초에 진모를 할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기출문제 유형들을 몇 번이고 보았지만 진모를 할 필요성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너무 어렵고 많아서 괜히 에너지소모만 클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어려운 몇 문제를 대비하기 위하여 어렵고 긴 문제를 무차별적으로 푸는 것은 실제로 별 의미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진도강제라는 의미에서 진모를 하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지만 책만 읽어나갈 경우와 비교하면 진모의 진도 자체가 너무 느린 것 같아 진도강제라는 의미도 와 닿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저는 진모를 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진모를 하는 사람들은 많고, 각종 합격기에도 진모는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으며, 제 주변에서 우수하게 1차를 붙은 많은 사람들도 실제로 진모를 하였기 때문에 이 부분은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쨌건 진모를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이 시기에도 저는 기본교재 1권만 반복해서 보았습니다. 기출문제도 같이 보려고 했는데, 회독 수에 너무 욕심을 부려 아침에 학교 와서 저녁에 집에 갈 때까지 최대한 빨리 책만 읽었습니다. 전년도에 공부를 했었고, 여름방학 때도 어느 정도 책을 보았지만 여전히 세 과목 모두 생소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성격상 책을 보면서 잘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고민을 많이 하고, 또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편이었지만 그런 것은 이해를 높여주는 부분보다는 시간 낭비가 되는 부분이 더 많다고 생각 되어 고민은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했고, 이해가 안 되어도 그냥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공부하다보니 생각보다는 책을 빨리 읽을 수 있었습니다.


민법의 경우 핵지총만 보고, 다른 교재는 가끔 참고하는 외에는 전혀 보지 않았습니다. 핵지총을 보기 전 항상 그 부분 조문을 먼저 읽고 그 다음에 해당되는 범위의 핵지총을 읽는 방식으로 했습니다. 핵지총을 보면서 기출을 같이 풀지는 않더라도 기출분석표를 보면서 지엽적인 부분은 최대한 지워나갔습니다. 지울 때는 검정 사인펜으로 아예 글씨가 안 보이도록 지웠고, 그 부분은 시험 치기 전날까지 단 한번도 보지 않았습니다.


형법은 신체계형법강의만 보았습니다. 객관식판례집을 볼지 고민되었지만 기출문제 유형상 굳이 객관식판례집까지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 보지 않았습니다. 민법과 마찬가지로 기출분석표를 참고하여 지엽적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지워나가면서 보았습니다.


헌법의 경우 자기주도헌법을 보았는데, 헌법은 교재 고민을 참 많이 했던 과목이었습니다. 결국 자기주도헌법을 선택해서 보았는데 저는 만족했지만 주변의 평가로는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아서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 기간(8월 중순~12월 중순)동안 헌민형을 각각 3회독씩 했는데 매 회독마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하게 읽은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민법 1회독할 때에는 사무관리, 부당이득, 불법행위 부분을 아예 읽지 않았고, 2회독할 때에는 상속법을 읽지 않았고 하는 식이었습니다. 한 과목을 계속 읽다보면 지겨워져서 뒷부분 볼 때에는 효율이 너무 떨어졌기 때문에 그냥 뒷부분은 대충 보거나 아니면 아예 뛰어넘고 다음 과목을 보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대신 날리는 부분을 매번 다르게 해서 큰 타격이 없도록 했습니다. 이는 형법과 헌법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전국모의고사의 경우 헌법 1회분, 민법 4회분을 후배와 함께 풀어보았습니다.

4. 12월 중순~시험 전날
이제 막판이라는 생각에 긴장이 되어왔지만 3회독씩 마쳤어도 크게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답답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래서 다른 책을 보고 싶다는 충동심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참고 지금껏 보아왔던 책을 꾸역꾸역 봤습니다. 진도를 빨리 나가고 싶다는 생각에 기출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한 것이 후회되어 책을 읽으면서 기출문제도 같이 풀었습니다. 이제는 선택과목도 보아야 했기 때문에 저녁 먹고 1시간 정도 국제거래법(김우택) 책을 보았습니다. 국제거래법의 범위가 적은 것이 그나마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강의를 거의 듣지 않았는데, 계속 혼자서 책만 읽다보니 갑자기 강의를 듣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또 각종 부교재들(부속법령집, 각종 요약서 등)을 보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고민 끝에 아무 것도 추가하지 않고 기존에 봐왔던 책과 기출문제집만을 계속 보았는데, 시험 보면서 정말 그러기를 잘 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각종 교재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처음부터 그런 교재들로 공부한 것이 아니라면 새로 나온 책들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기간 동안 각 과목별로 3번씩 더 보았고, 민헌형 순으로 기출문제집만 한 번씩 더 풀어보았는데 기출문제만 한번씩 더 풀어본 것은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전국모의고사 스터디 등을 하며 문제를 많이 푸는 것을 보았지만 저는 학교에서 학원모의고사를 한 번만 풀어보았습니다. 불안하기도 했지만 어차피 문제풀이능력에서 큰 차이는 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실제로 책의 암기가 확실하게 되고나니 점수도 잘 나왔기 때문에 문제를 더 이상 풀지는 않았습니다.


최신판례도 해야 했는데, 민법은 정일배, 형법은 이용배, 헌법은 금동흠 강사의 교재를 선택해서 보았습니다. 양이 적어 보이는 것으로 선택했던 것입니다. 특히 금동흠 강사의 최신판례집의 경우 분량이 적절해서 크게 만족했고, 실제 시험장에서도 많은 지문들이 익숙했습니다. 최신판례의 경우 주로 저녁 시간을 이용하여 민법은 한 번만 읽었고, 형법과 헌법은 3번씩 읽었습니다.


시험 전 날에는 공부가 잘 되지 않아서 적당히 책상에 앉아 있다가 11시 정도에 공부를 끝냈습니다. 주로 최신판례집과 선택과목을 위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시험날 매시간 전에 무엇을 공부할지 계획을 세웠으나 막상 시험장에서는 공부가 되지 않아서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바람만 쐬었습니다.

5. 공부범위에 관해서
사법시험 1차를 붙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적정한 범위의 획정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1차 시험의 경우 양이 굉장히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상식적인 범위 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열심히 하면 시험 대비를 위한 분량은 충분히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준비하는 사람이 비상식적으로 준비하니 끝이 없어 보일 뿐입니다.


저의 수험 민법교재는 핵지총과 기출문제집이었는데, 핵지총의 분량조차도 불필요하게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공부하는 기간 내내 핵지총의 지문을 지워나갔는데, 알고 있는 지문을 지운 것이 아니라 시험 대비를 위해서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지문과 중복되는 지문을 지워나갔습니다. 이렇게 매 회독 때마다 계속 지워나가다 보니 나중에는 책의 분량이 20~30% 정도가 줄게 되었는데 이것이 제가 생각하기에는 1차 시험 대비를 위한 가장 적정한 분량이었습니다. 핵지총이 아닌 다른 책을 보더라도 이렇게 지워나가는 과정은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형법 같은 경우에도 신체계형법강의와 기출문제집을 보았는데 역시 신체계형법강의의 상당부분을 지웠고, 민법과 마찬가지로 지운 부분은 두 번 다시 보지 않았습니다. 각론의 일부 범죄의 경우에는 형법핵지총으로 대체했는데, 이것도 역시 일부분을 지운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헌법도 자기주도헌법과 기출문제집을 보았고, 자기주도헌법의 많은 부분(특히 지엽적인 판례)을 지웠습니다. 자기주도헌법에는 부속법령이 별로 없는데 그것조차도 불필요하다고 생각되어 많은 부분을 지우고 아예 보지도 않았습니다. 부속법령은 기출 중심으로 보았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으며 그 외의 부분이 나오면 그냥 틀려버릴 생각이었습니다.


책을 지울 때는 기출분석표와 기출문제집을 기준으로 이 부분이 너무 지엽적이거나 어려운 부분이 아닌지 충분히 고민한 후, 과감하게 지웠는데, 대체로 다음과 같은 생각으로 지워나갔습니다. ‘첫째, 이 부분은 너무 지엽적이거나 어려워서 출제되지 않을 것이고, 둘째, 혹시 출제된다고 하더라도 결정적인 지문이 아닐 것이기 때문에 정답을 고르는 데에는 크게 지장이 없을 것이고, 셋째, 지엽적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결정적인 지문으로 출제되어 그 문제를 틀렸다고 하더라도 합격 커트라인을 넘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다’ 라는 3단계의 생각을 거치다보니 아무래도 좀더 과감하게 범위를 줄여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각 과목당 1권씩 적정한 범위만 계속 반복하다보면 자기가 보아왔던 부분은 더 확실하게 알게 되고, 보지 않았던 부분은 아예 모르게 되는데 이것은 객관식 시험에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객관식 시험의 핵심은 아는 것은 최대한 빨리 풀고, 모르는 것을 최대한 빨리 틀리는 것인데, 이렇게 할 수 있으려면 자기가 무엇을 아는지, 그리고 무엇을 모르는지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적정한 범위만 여러번 반복하면 바로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확실히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6. 공부시간
저를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공부시간은 8시간 이상이면 충분하고 10시간 이상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주6일 평균을 전제로 한 것인데 생각보다는 힘이 들었습니다. 저의 경우에도 11월이 되어서야 하루 10시간 이상씩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공부시간과 관련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마지막일수록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12월 중순 정도부터 슬슬 막판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훨씬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누구나 하게 됩니다. 그러나 정작 시험이 다가올수록 체력이 떨어지고 힘이 빠져서 더 열심히 하기가 생각보다 힘든데 그렇게 되면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막판 수험생의 모습과 현실에서의 자기 모습 간의 괴리에 괴로움을 느끼게 되고 결국 사기가 떨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막판일수록 공부시간보다는 오히려 사기를 진작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타격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꾸준히 공부한 경우에는 막판에도 거창한 계획을 세울 것 없이 지금껏 해 왔던대로만 하면 충분하고, 혹여나 조금 덜 하게 되더라도 크게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막판일수록 자신을 잘 다독여서 스트레스를 잘 풀고,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제가 공부한 방법을 간략하게나마 말씀드렸습니다. 1차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성민씨는 이번 사법시험 제1차시험에서 헌법 98점, 민법 97점, 형법 96점, 국제거래법 31.6점(표준점수)으로 총점 322.60점으로 1등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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