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혜순 행정자치부 여성정책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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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혜순 행정자치부 여성정책담당관
  • 법률저널
  • 승인 2002.11.0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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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언적 정책보다 '주류'로 인정받아야


제도 보완하는 실질 지원책 아직도 부족

 

최근 여성들의 공직 활동에 중요한 획을 긋는 정책 결정이 이뤄졌다. 1996년부터 도입돼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던 '여성채용목표제'가 남성, 여성 중 일방이 일정 비율(70%)을 넘으면 다른 성에 가산점(2~3점 합격선 내)을 줘 추가합격시키는 '양성평등채용목표제'로 바뀌었다. 또한 5급 이상 고위 공직자 중 여성 공직자의 비율을 2006년까지 점진적으로 현재 5%대에서 10%로 증가할 계획이다.


이렇듯 여성들을 위한 각종 지원책을 음으로 양으로 추진해온 사람이 있다. 행자부 내 여성정책담당관인 김혜순 과장이다. 행자부의 각 부서를 종횡무진 움직이며 여성을 위한 정책 개발과 의식 계발에 앞장서고 있는 김혜순 담당관을 만나 정책 결정의 배경과 향후 계획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 굵직한 정책 결정이 마무리가 됐습니다. 최근 정책 결정에 대한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조금 서둘러 발표한 감이 없진 않습니다만 각 부처들의 의견 수렴 결과 대체로 만족스런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2000년 군가산점 폐지 이후 '여성채용목표제'에 대해 남성 공무원이나 수험생 사이에서 불만이 많이 제기됐지만 최근 여성들의 공직 진출 속도를 봤을 때 '양성평등채용목표제'를 통해 남성에게도 분명히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봅니다.


또한 6급 이하 직위에서는 여성들의 숫자가 괄목할 정도로 늘어났지만 5급 이상 정책 결정 과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성 공직자들의 수는 아직도 5% 내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번에 중앙인사위와의 협의를 통해 5급 이상 고위 공무원의 여성 비율을 2006년까지 10% 선으로 늘리기로 한 것은 국가와 사회발전에 남녀가 공동으로 참여한다는 뜻에서 여성 공직자 수를 늘린 기본 취지와도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 실제로 남성 공무원들이 불만이 높은 것이 여성 공직자들이 많아지면 자신에게 떨어지는 일의 양이 많기 때문이라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분명히 제도적인 뒷받침이 뒤따라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중앙정부나 지자체에서 예산편성 지침을 통해 대체인력 pool을 구성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시가 업무를 이해하고 있는 퇴직 공무원을 중심으로 인력 pool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 업무를 수행하는 기능직의 경우 대체 인력을 통해 업무 누수를 줄일 수 있지만 정책 기획과 결정을 해야 하는 고위 공직자의 경우 대체 인력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현재 저희는 지방행정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해 여성 공직자들의 증가로 발생하는 남성들의 업무 적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행정기관에 여유있는 인력 pool이 형성돼야 이런 문제를 줄일 수 있지만 그동안 3단계 구조조정을 통해 정부조직을 축소한 추세와 어긋나는 것이어서 현재로서는 대체 인력을 찾는 길밖에 없습니다.

 

▲ 양성평등채용목표제의 가안을 보면 비율이 30%로 늘었지만 합격선은 2~3점선으로 낮아졌습니다. 이렇게 결정된 배경이 있다면?

 

실제로 재경직을 제외하면 여성들의 합격 비율이 30%가 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UN의 여성지위위원회에서 국가 정책 결정에 있어 최소한의 여성 참여자의 수가 30%를 넘길 것을 권유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채용목표제를 시행할 시점에 행시 여성 합격률이 10% 내외에서 현실적으로 30%를 적용하기는 무리였습니다. 그래서 20%로 시작했고 현재는 30%의 정책 결정 참여라는 권고안에 가까운 합격률을 보인만큼 30%의 적용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또한 합격선을 현행 3~5점에서 2~3점으로 낮춘 것은 30%의 확대 적용으로 여성에게 일방적인 혜택을 준다는 남성 수험생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고 우수 인력을 채용해야 한다는 조건을 맞추기 위해서입니다.

 

▲ 최근에 공무원들도 육아휴직급여를 월 2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올린다는 움직임이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육아휴직급여가 어느 정도 현실화되기 때문에 육아휴직이 조금은 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육아 휴직으로 인해 인력이 부족하게 되고 남성들에게 일이 몰리는 경우가 많이 발생할 것입니다. 이는 다시 남성들의 불만을 사게 되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 육아휴직제도를 뒷받침하는 대체 인력 제도 등 인력 POOL을 확대하는 추가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현행 육아휴직제도를 보면 호봉에는 적용되지만 경력산정기준에는 산입되지 않고 있습니다. 쉽게 육아휴직제도를 쓸 수 없는 측면이죠. 그렇다고 승진할당제나 근평할당제 등을 쓸 수도 없습니다. 행정조직의 인사체계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육아휴직급여를 늘린다 하더라도 여러 가지 제도적인 뒷받침이 없으면 '그림의 떡'이 될 수도 있습니다.

 

▲ 향후 여성 정책의 방향을 말씀해 주십시오

 

'주류화' 전략을 구체화하는 것입니다. '주류화'란 각 부서가 성평등 의식을 갖고 업무를 처리하는 것입니다. 모든 정책을 기획할 때 성분석 관점을 가지고 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예전에는 공무원 교육기관에서 1주일 이상 양성평등의식을 고취할 수 있는 전문교과목을 설치해 실시했지만 최근 3~4년간의 효과를 분석해봤을 때 미미한 편이었습니다.


여성정책담당관실에서는 '주류화'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기본 프로그램을 개발해 각급 교육기관에 내년부터 배포해서 이를 실천할 계획입니다.


또한 격년으로 시행되는 지자체 평가제를 통해 지자체에서 여성 공직자들의 권익이 커질 수 있도록 매진할 계획입니다.

 

《양성평등채용목표제 실시지침 검토안》

구분
여성채용목표제
양성평등채용목표제(안)
적용대상
· 여성 수험생
·여성 및 남성 수험생
채용목표
·5급 : 20%
·7급 : 25%
·9급 : 30%
·직급 구분없이 30%
적용시험
·10명 이상 채용 시험
·5명 이상 채용 시험
추가합격선
·5급 : 합격선-3점
·7, 9급 : 합격선-5점
·5급 : 합격선-2점
·7, 9급 : 합격선-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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