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법시험 출제경향 눈여겨봐야
상태바
올해 사법시험 출제경향 눈여겨봐야
  • 법률저널
  • 승인 2010.03.19 1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사법시험 출제경향이 예년과 달라졌다는 것이 전문가 및 수험생들의 공통된 평가다. 주요 특징을 보면 과거 기출문제의 정형화된 지문을 그대로 답습하거나 판례를 그대로 갖다 붙이는 출제를 지양하고, 단편적인 암기보다는 법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생각을 요하는 문제가 눈에 뛴다는 점이다. 즉 지문의 과다한 분량 때문에 시간에 쫓겨 거의 반사적으로 찍도록 하는 문제를 탈피하고, 지문을 대폭 줄이면서 생각할 여유를 주되 변별력 있는 난이도 높은 문제를 출제한 것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언뜻 문제가 쉬워 보였지만 막상 채점을 해 보니 점수가 기대보다 낮다는 수험생들의 반응도 이같은 출제경향을 띤 탓이다.

특히 민법 등 문제의 분량이 크게 줄었다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출제위원들 대부분 분량이 지나치게 과다하다는데 공감을 하고 있어 향후 출제에 있어서도 중요한 출제방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사법시험의 문제 분량이 지나치게 과다해 속독을 배우거나 문제를 푸는 스킬을 익히지 않으면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는 어떤 재판례를 알고 있는지 여부를 측정하는 문제 중심으로 출제되었기 때문이고, 정답 시비를 피하기 위하여 판결요지를 그대로 인용하는 방식 위주로 출제한 탓이다. 이러한 출제방식은 문제의 지문을 지나치게 길어지게 만들고, 결국 판례에 대한 암기량을 측정하게 되어 수험생들도 방대한 판례까지 공부해야만 하는 부담이 뒤따랐다.

또한 판례 일색의 최근 출제경향에서 벗어나려는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아직 판례 문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과거처럼 판례를 가위질 해서 갖다 붙여 단순히 판례의 요지를 묻는 것을 지양하고, 판례의 결론보다는 이해에 초점을 뒀다는 점이다. 중요 판례의 경우는 이유부분까지 알아야만 풀 수 있도록 출제했다. 동시에 중요 이론 문제도 출제함으로써 대륙법계에서 이론의 중요성도 함께 각인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수험생들의 판례 요약서 중심의 공부에 경종을 울렸다는 분석이다. 우리 법 체계가 성문법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판례에만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조문도 많이 출제된 점도 눈에 띄는 출제경향이다. 따라서 판례의 요지만 암기하던지 기본적인 학설과 이론을 간과한 수험생들의 경우 상당히 고전을 했다는 것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중요하지 않은 내용까지 이것저것 짜깁기한 수험서를 읽어야 풀 수 있는 문제도 철저히 배제를 했다는 점에서 기본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다시 말하면 기본서를 숙독하여 법률 기본이론에 대해 정확히 알고, 판례의 단순한 요지나 문구가 아닌 판례의 전반적인 법리를 알고 생각하도록 방점이 찍혀있다. 또한 판례를 다 보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무엇보다 많은 판례를 알기보다는 중요한 판례의 기본법리와 흐름을 정확히 익히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헌법에서 하위법령도 중요하지 않은 법령은 배제하고 중요 법령 위주로 출제되었고, 복수정답의 논란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기본권 총론에서 이론을 많이 출제된 것도 향후 출제경향을 점칠 수 있는 방향타다.

출제경향의 변화는 수험생들에게 공부방법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누가 변화에 더 빨리 적응하느냐에 따라 시험의 결과 또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출제경향의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는 일이다. 출제경향이 던지는 메시지는 일관되고 분명하다. 출제경향의 포인트는 '과다하게 지문이 길고, 지나치게 높은 난이도'가 아니라 '지문이 짧으면서도 기본적이고 정확한 법학 기본이론과 판례의 이해'가 될 것임이 자명하다. 빨리 합격을 바라는 수험생이라면 변화되는 출제경향을 허투(虛套)로 받아들여선 안된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