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생 실무수습 후기] ‘민변’에서의 실무수습을 마치고
상태바
[로스쿨생 실무수습 후기] ‘민변’에서의 실무수습을 마치고
  • 법률저널
  • 승인 2010.03.12 10: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12월 동계 방학과 동시에 지난 2월말까지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1기 학생들은 로펌, 헌법재판소, 법제처, 시민단체 등 법조기관 혹은 단체에서 실무수습을 가졌다. 이에 본지는 본보 130호(2월5일자) 법무법인 광장에서의 실무수습, 132호(2월26일자) 헌법재판소의 실무수습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공익변호사단체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활동했던 학생 2인의 후기를 들어본다. 본 후기는 민변 블로그(http://minbyun.org/blog/291)에 등재된 글임을 밝힌다. 참고로 민변의 로스쿨 대상 실무수습은 1차 1월4일~15일, 2차 1월18일~29일에 있었으며 각각 15명, 13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 편집자 주 -

 

 

“지금의 이 열정을 이어가고 싶다”

 

정다은 부산대 로스쿨/1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은 멀티플레이어들의 올림픽이다. 민변 사무처의 상근변호사님들, 간사님들뿐만 아니라 민변 소속의 변호사님들은 종목을 막론하고 다양한 경기를 펼쳐야 한다. 그 모습을 가장 가깝게 지켜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민변 사무처이다.


민변의 세부적인 역사는 모른다 하더라도 민변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으리라. 80년대의 굵직한 시국사건들을 변호하며 민변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역사와 그 궤를 함께 해왔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큰 축을 차지해온 민변이기에, 서초동 민변 사무처에 첫 출근하던 날 나의 기대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웬 말인가! 3명의 상근변호사와 5명의 간사가 그 많은 사건들과 일들을 처리해왔다는 말인가! PD수첩 판결이 나던 날도 방송국 및 언론매체에서 걸려오는 전화로 사무처 전화에 불이 날 지경인 모습들을 지켜보며 이 분들이야말로 진정한 멀티플레이어라고 느꼈다.  

 

사무처뿐만 아니라 각 위원회에 속한 변호사님들의 활동 역시 놀라웠다. 권영국 변호사님이 쌍용자동차 노조원의 불법연행에 항의하다 오히려 공무집행방해죄로 기소된 사건에서 많은 변호사님들이 그 사건에 변호인단으로 참여하여 평택지법에까지 한달음에 달려오시는 모습은 나에겐 실로 새로운 감동이었다.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달란트를 소위 돈이 되지 않는 일에 아낌없이 쓰게 하는 것인지는 아직 나도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민변은 그 알 수 없는 무엇인가에 매료된 사람들이 모여 세상을 바꾸어 왔고, 또 그렇게 해 나갈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지도변호사님이 주신 사건기록 등을 토대로 준비서면을 써보는 것, 매일 정해진 강의 및 기관방문을 통해 광범위한 인권분야를 공부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무처에서 민변의 활동모습들을 체험하는 그 모든 것이 나에게는 엄청난 지적 자극이 되었다. 그리하여 나의 민변 사무처 실무수습에 점수를 매기자면? 10점 만점에 10점을 주어야하지 않을까. 이제 로스쿨생도 민변에 가입할 수 있는 회원자격이 주어진다고 하니, 앞으로는 민변 실무수습이 아닌 민변 회원으로서의 활동을 통해 지금의 이 열정을 이어가고 싶다.

 

---------------------------------------------------------------------------

 

“오랫동안 제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 같다”

 

김태우 중앙대 로스쿨/1기

 

2010. 1. 18. 오후 2시 민변 사무실에 첫 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긴장과 설레는 마음으로 첫째 날의 공식일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첫째 날은 실무수습생들 각자의 소개와 인사로 일정을 시작하였는데, 다들 공익단체에서 이미 활동을 하고 계신 분들도 많고 관심도 대단한 듯 보였습니다. 민변 등 공익단체들에 대해 추상적인 생각만 하고 행동하지 않았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 이었습니다. 각자의 소개가 끝나고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과 인권변호사의 역할”에 대한 김남근 변호사님의 특강과 환영회식이 이어졌습니다. 민변에 계신 변호사님들과 상근 간사님들은 처음 보는 저희들을 참 따뜻하게 맞아 주셨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둘째 날 아침 일찍 출근하니 지도 변호사님께서 흥미진진한 과제 3건을 나눠주셨습니다. 언론보도를 통해서만 접하던 사건기록을 제 손에 직접 받아 드니 설레는 마음을 감출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직접 제 손으로 상대방을 이기기 위한 준비서면 및 상고이유서를 쓴다는 것은 흥미롭기는 하지만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문경 민간인 학살사건에 대한 국가배상사건에서는 국가가 소멸시효 항변을 할 수 있다는 확고한 판례가 있었기에 이를 반대하기 위한 논리를 찾는 과정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사무처에 근무하는 실무수습생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보았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각자의 의견을 들으며 토론을 해봄으로써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을 많이 수정할 수 있었고 다른 좋은 아이디어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토론의 중요성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실무수습기간 내 이루어진 특강은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각 분야의 전문 변호사님들이 실제 사건을 중심으로 강의를 해주시는 것은 교과서를 하루 종일 들여 다 보는 것보다 훨씬 즐거운 순간들 이었습니다. 특히 환경 분야에 대해서는 아는 것도 전혀 없고 크게 관심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성오 변호사님의 특강을 기회로 하여 앞으로 많은 관심과 공부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각종 공익인권단체들에의 방문을 통해 우리 사회에는 훌륭한 분들이 정말 많이 계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소위 사회가 말하는 탄탄대로의 길을 걸어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바라보고 계신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 분들의 얼굴은 참으로 밝고 행복해보였습니다. 앞으로 내가 저분들처럼 밝고 행복한 얼굴로 내 일을 해나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각종 공익 단체에서 만나 뵙게 된 분들의 행복한 얼굴은 오랫동안 제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제공: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