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포스트 월드컵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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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포스트 월드컵 대비해야
  • 이상연
  • 승인 2002.06.26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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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축구의 변방에 머물렀던 한국축구가 유럽의 강호들을 차례로 제치고 4강까지 오르면서 그 중심에 우뚝 선 것은 결코 이변이 아니고 실력이었다. '국민적 염원'이라는 월드컵 본선 1승과 16강 티켓을 한꺼번에 성취한 여세를 몰아 거함 이탈리아호와 무적함대 스페인을 격침하면서 '신화'라고까지 표현된 4강에 올랐으니 그 환희와 격정을 어찌 말로 표현하랴.


  4강까지 오른 최대 승인(勝因)은 선수들의 투혼과 열정, 그리고 온 국민의 하나됨이었다. 선수들의 집념과 정신력은 상대의 기(氣)를 꺾었고,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는 전력투구는 우리 수험생활의 지표가 될 만했다. 선수들은 물론 붉은 악마와 거리응원단, 온 국민과 해외동포들은 한국이 해내리라는 신념에 차있었고, 하늘도 감동시킬 만한 열정을 쏟아 부은 결과였다. 그래서 우리는 목청껏 환호하고 자부심을 가질만한 것이다.


  이제 우리는 기대 이상의 목표를 달성한 만큼 월드컵을 하나의 스포츠 축제로 즐기면서 승리를 기원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앞으로의 과제는 월드컵의 열기를 차분히 가라앉히고 분출된 에너지를 한여름의 무더위를 이겨내고 합격의 고지까지 이어지도록 동력화(動力化)하는 일이다. 한번 숨을 고르고 수험생 자신을 냉철히 되돌아 볼 때다. 월드컵이 끝나면 수험생 스스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이다. 포스트 월드컵(Post-Worldcup) 수험전략을 세우지 않고 자칫 월드컵 열기의 도가니에 함몰된 채 여름방학을 헛되이 보내게 된다면 태극전사들이 일궈낸 4강 신화의 환희와 꿈이 오히려 수험생엔 향우지탄(向隅之歎)이 될 뿐이다.


  흥분과 열정으로 온 나라를 달군 오늘도 사법시험 2차시험이 치러지고 있다. 그동안 2차 수험생들은 월드컵 유혹을 이겨야 했고, 묵묵히 합격의 길을 가는 수험생의 일상을 보여줘야만 했다. 전국 곳곳에서 월드컵의 붉은 물결이 일렁이고 감격을 누를 길 없는 자동차 경적이 밤을 지켰지만 2차 수험생에게는 용맹정진의 모습, 그저 합격을 향한 일상밖에 없었다. 월드컵의 흥분이나 흐트러짐과는 담을 쌓고, 더 큰 꿈을 이루어내기 위해 지금까지 수많은 장애물을 넘고 달려왔듯이 시험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해 주기를 우리는 간절히 기원한다.


  방학이 시작됐고 고시촌엔 다시 수험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내년 시험을 대비한 새내기로부터 다양한 계층의 수험생들이 새로운 도전과 희망을 품고 고시촌에 발을 들이고 있다. 한때는 월드컵에 흔희작약(欣喜雀躍)하고 승패에 일희일비했을 이들에게도 이제 월드컵의 여진을 떨어내고 평정을 되찾아야만 한다. 방학과 더불어 여름의 한낮은 시계도 존다는 무더위가 시작되었지만 더 이상 환경에 굴복할 수 없다는 옹골찬 자신감의 심지를 수험생들 저마다의 가슴에 품지 않으면 안된다.


  수험생들은 월드컵 종료 후의 정신적 공황(Panic)을 완화시키고 시험공부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적극 찾아야만 한다. 꼬리 긴 여름 날 하루 해를 견뎌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생활이다. 밤 늦도록 텔레비전을 보고 늦게 일어나는 등 정상적이지 못한 생활을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자신이 세웠던 계획이 뜻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매일 점검하며 짜임새 있는 수험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합격의 지름길이다. 이제 목청 높여 대한민국 코리아를 외쳤던 에너지를 합격의 동력으로 모아내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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