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T 해설] 언어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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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T 해설] 언어 이해
  • 법률저널
  • 승인 2008.03.0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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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티컬 싱킹(Critical thinking)과 LEET / PSAT 언어 출제 구조

전용태

 

 LEET와 PSAT 시험을 잘 치르려면 ‘사고력’을 향상해야 한다고들 한다. 그러나 막상 ‘사고력’이 무엇이냐 하는 질문을 던지면 일반인들은 대부분 딱히 속 시원한 답을 내놓기 어렵다고 한다. ‘사고력’에 관한 용어로, ‘창의적 사고’, ‘독창적 사고’, ‘분석적 사고’, ‘종합적 사고’, ‘고차원적 사고’, ‘논리적 사고’ 등 상당히 많은 용어가 통용되고 있다. 비전문가가 이러한 용어들을 접하면, 서로 다른 것 같지만 좀 비슷한 것 같기도 하여 각각의 뜻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즉 ‘사고력’에 대한 ‘사고’가 미흡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사고력’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사고력’이 무엇인지 왜 잘 모르고 있는 것일까?


 필자는 그 해답을 리차드 폴(Richard Paul)과 린다 엘더(Lindar Elder) 교수가 쓴 ??Critical Thinking - Tools for Taking Charge of Your Learning and Your Life??의 주제인 ‘크리티컹 싱킹(비판적 사고)’에서 찾자고 제안하고 싶다. 필자들은 사람들이 행복하고 성공한 삶을 살 수도 있고, 불행하고 실패한 삶을 살 수도 있는데, 이것은 결국 바람직한 사고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크리티컹 싱킹’을 해야 바람직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비판적 사고’를, “더 나은 사고를 위해, 생각하는 동안에도 그 생각에 대하여 사고하는 기술로, 자신의 사고 요소를 분석하고, 그것들을 스스로 평가하여 사고를 개선하는 것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비판적 사고의 핵심은 ‘사고의 요소’를 분명히 인식하고, 그러한 요소가 잘 작용하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사고의 요소’에는 8가지가 있는데, ‘목적(purpose), 관점(point of view), 주제(answer a question or solve a problem), 정보(information), 개념(concept), 가정(assumption), 추론(inference), 함의(implication)’ 등이다. 한편 사고 요소들을 평가하는 표준 9가지는 ‘명료성(clarity), 관련성(relevance), 논리성(logic), 정확성(accuracy), 심층성(depth), 중요성(significance), 정밀성(precision), 다면성(breadth), 공성성(fairness)’이다.


 한편 두 저자는 어느 누구든 생각을 할 때 이 8가지 요소가 작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사고의 요소를 분명히 인식하지 못하고 무심코 생각하기 때문에, 판단을 잘못하고 심지어는 빠져나올 수 없는 파멸의 구렁텅이에 빠지기도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따르면  우리는 자기가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무의식의 수준에서 의식의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사고를 평가하는 9가지 표준이다. 즉 자신의 생각을 구성하는 요소를 그 표준을 통해 평가하면 차원 높은 사고를 의식적으로 할 수 있다.


 이러한 크리티컬 싱킹의 사고 8요소와 9가지 사고 평가 기준은  LEET와 PSAT 언어, 논리, 추론, 논술 등의 과목에서 주요 출제 항목이다. 따라서 크리티컬 싱킹과 그 출제 항목의 관련성을 알고 기출 문제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사고의 8요소와 관련한 출제 경향을 알아보자.


Ⅰ. 목적(purpose)

 

1. 목적의 개념
사람이 사고할 때에는 그 사람이 의식하든 하지 않든 그 사고에는 일정한 목적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 사고를 표현한 텍스트에도 당연이 목적이 존재한다. ‘목적’이란 어떤 사람이 획득하거나 행하고자 하는 목표나 의도를 이른다. 모든 인간은 모든 대상을 아무렇게나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지닌 목표, 소망, 필요, 가치 등이 반영된 의도를 가지고 생각한다. 즉 목적이란 그러한 목표, 소망, 필요, 가치 등이 통합된 행동이나 사고의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 쓴 글에도 그러한 목적이 나타나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은 사고의 목적을 분명하게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가 무엇을 목적으로 생각하고 글을 쓰고 있는지 분명히 의식해야 사고를 바람직하게 이끌어 갈 수 있다.

 

이는 남이 써놓은 글을 읽을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목적을 분명히 알아야 남의 글이나 생각을 분명히 이해하고 그에 맞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이다.

 

2. 텍스트 목적의 유형
 필자는 일정한 상황에서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글을 쓴다. 목적은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르게 설정된다. 따라서 글도 필자가 상이하게 설정한 목적에 여러 가지 상이한 유형으로 나타난다.


 그러한 목적에는 첫째 어떤 생각이나 개념을 간단히 알리기 위한 것, 특정 기술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것, 특정 교과목의 지식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기 위한 것 등 설명적 성격을 지닌 것이 있다. 둘째는 논증을 위한 것인데, 이는 새롭게 발견한 사회적·과학적 가설을 증명하거나 어떤 사실에 이미 함축되어 있는 다른 사실을 논리적으로 이끌어 내는 것이다. 셋째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하여 중요한 주장을 내세워 독자를 설득하기 위한 것, 종교적 신념이나 특정한 세계관이나 가치관 등을 독자가 믿고 따르게 하기 위한 것, 일정한 행동 방향을 제시하여 독자가 그러한 행동을 하게 하기 위한 것 등 설득에 주목적을 두는 것이 있다. 이러한 목적에 따라 글도 여러 유형으로 나타나는데, 신문이나 잡지의 칼럼·사설, 광고문, 물건이나 기계의 사용 설명서, 학교의 교과서, 특정 이론서, 종교인 들이 설교문 등 아주 다양하다.

 

3. 텍스트 목적의 비판적 이해
 독서나 독해는 필자와 독자 간의 정신적 상호 작용 또는 상호 의사 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독자가 어떤 글을 읽을 때에는 필자가 설정한 목적을 분명히 파악해야 한다. 또한 독자는 그러한 목적을 비판적으로 평가하면서 글을 읽어야 한다. 즉 글에서 파악한 목적이 글 안에 분명하게 나타나 있는지 아니면 함축되어 있는지, 전체 글에서 그 목적이 일관되게 유지되는지를 파악하면서, 그 목적이 과연 중요한지, 실현 가능한지, 공정(fair)하거나 정당한지를 평가해야 한다. 한편 텍스트에 나타난 목적을 이해할 때에는 그 목적이 나오게 된 관점을 꼭 고려해야 한다. 관점은 여러 가지 범주에 따라 다양하고 상이하게 존재할 뿐만 아니라,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르게 관점을 취하기 때문이다.


<관련 예제> 다음 글을 읽고 필자의 의도를 적절하게 표현한 것은?    <2005. 입법고시. 언어논리>

 청계천 사업은 도시개발 사업, 도시공원화 사업, 하천복원 사업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여기서 보통명사로서 ‘하천복원’과 학술적 용어로서 ‘하천복원’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청계천 사업은 기존의 도로를 제거하고 암거화된 하천을 재생하다는 측면에서는 하천복원 사업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학술적 의미에서의 하천복원, 조금 더 나아가 선진 외국이 추구하는 이른바 ‘stream restoration’이라는 측면에서는 하천복원 사업이라 하기 어렵다. 하천복원, 또는 ‘stream restoration’이란 치수, 그 밖에 다른 목적의 하천 사업, 불량한 유역관리에 의해 훼손된 하천의 생물 서식처를 되살리기 위해 하도와 하천 변을 원래의 자연하천에 가깝게 되돌리는 것으로, 이는 하천에 교란을 주는 원인을 제거하거나 저감시키는 소극적인 활동부터 교란으로 훼손된 하천을 적극적으로 복원하는 활동 모두를 포함한다. 반면에 청계천 사업은 1) 하천 교란의 주원인인 상류구역에서 유입하는 교란요인의 방치, 2) 경관생태적으로 연속적인 수변을 고려하지 않은 이전 하도의 단순 복구, 3) 생물 서식처 복원보다는 경관·친수 위주의 각종 하천계획 등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① 청계천 하천복원 사업은 하천의 암거화를 통한 경관·친수 위주로 진행되어야 한다.
② 청계천 하천복원 사업은 외국에서 진행되는 ‘stream restoration’의 의미와 상이하므로 계속해서 진행되어야 한다.
③ 청계천 하천복원 사업은 공원하천사업 수준을 벗어나 궁극적으로 자연형 하천 사업으로 가야 한다.
④ 하천 교란의 주 원인은 상류구역에서 발생하므로 상류구역만을 하천환경개선 사업의 대상으로 하여야 한다.
⑤ 하천복원 사업은 하도와 하천 변을 자연과 유사하게 만드는 것이므로 생물 서식처 복원보다는 경관 위주의 계획으로 진행해야 한다.


<정답> ③
<문제 풀이의 공식> ‘필자의 의도’란 ‘집필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의도’를 파악하려면 먼저 글의 구조를 분석하여 중심 내용을 파악하고 그 중심 내용을 근거로 삼아 궁극적인 주장을 추론해야 한다. 필자는 넷째 문장에서 청계천 ‘하천 복원’이 학술적·본질적 의미의 ‘하천 복원’이 아니라는 것을 주장하고 학술적 의미의 하천 복원과 청계천의 하천 복원을 대조하여 그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근거로 필자의 의도를 추론한 것이 ③이라고 할 수 있다.

 

Ⅱ. 과제


1. 과제의 개념
과제는 핵심 질문이라고 할 수 있다. 질문(question)은 토론이나 연구 대상이 되는 문제나 과제를 이르는데, 무엇을 학습하거나 그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 해답을 얻기 위한 의문이다. 즉 질문이란 목표, 소망, 필요, 가치 등 일정한 목적을 견지하여 세계에 대해 사고할 때 우리가 부딪치게 되는, 해답이 필요한 질문, 해결해야 하는 문제점, 결정해야 할 과제 등을 말한다.

 

2, 관점과 과제의 유형
우리가 사고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질문을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제기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또한 질문은 여러 가지 의도·상황·관점·분야 등의 변수에 따라 달라지므로 자신이 제기하고자 하는 질문이 그러한 변수에 부합하는지를 항상 점검해야 한다. 텍스트에 나타나는 과제는 셀 수 없이 많다. 이는 필자가 초점을 두고 있는 관점도 역시 수없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텍스트를 독해할 때에는 그 텍스트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과제가 어떤 관점에서 제시된 것인지 알아야 한다.

 

<관련 예제> 다음 각 사건의 중심 쟁점이 나머지와 다른 하나는?         <2005. 행외시. 언어논리>
① 법무부는 인터넷에 게재된 사진 등 프라이버시 침해에 해당하는 정보에 대해 피해자 본인을 대신해 해당 사이트의 게시판 관리자에게 전자메일 등으로 삭제 요청을 했다.
② 법원은 김 아무개 씨가 신청한 ‘본인 동의 없는 성형수술 전후 사진의 주간지 무단 게재 건’에 대해 김 씨의 정신적 피해가 인정된다며 해당 성형외과 측에 100만 원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③ A그룹 전·현직 직원들이 핸드폰 위치 추적을 당했다며 검찰에 A그룹을 고소한 가운데 인권 사회단체들은 이 그룹 본사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가 제보 사실 등을 밝혔다.
④ 경찰이 음란물에 이어 최신 영화 파일을 무단 유포한 네티즌을 대거 불구속 입건하였다. 이에 따라 P2P 파일 공유에 대한 수사 분야가 콘텐츠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을 뿐 아니라 대상 지역도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⑤ 법원은 온라인 사업자B가 제휴 업체인 C보험사에게 자사의 고객 정보를 제공하면서, 회원들에게 전자우편을 통한 형식적인 동의만을 구함으로써 적절하지 않은 방법을 취했다고 보고B는 회원들에게 5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정답> ④
<문제 풀이의 공식> ‘중심 쟁점’이란 텍스트의 ‘중심 과제’이다. 이러한 문제에서 ‘중심 과제’를 파악하려면, 텍스트를 화제와 내용으로 나누고 화제를 분류하여 그 화제들이 어떤 상위 개념에 속하는지 검토한다. ①에서 화제는 ‘프라이버시 침해에 해당하는 정보’이고 나머지는 그에 대한 내용이다. ②에서는 화제가 ‘본인 동의 없는 성형수술 전후 사진의 주간지 무단 게재 건’이고, ③에서는 ‘A그룹 전·현직 직원들이 핸드폰 위치 추적을 당한 것’이며, ⑤에서는 ‘자사의 고객 정보 제공’이다. 이러한 화제들이 속하는 상위 개념은 ‘개인의 사생활 침해’나 ‘개인 정보의 부당 공개’라고 할 수 있다. 즉 이러한 쟁점을 텍스트 ①②③⑤가 공유하고 있다. 한편 ④의 화제는 ‘음란물, 영화 파일 무단 유포’와 ‘컨텐츠 전반의 P2P 파일 공유’인데, 이는 ‘개인의 사생활이나 개인의 정보’에 속하지 않는 화제이다.

 

Ⅲ. 주제 / 주제의 함의


1. 주제의 개념
텍스트의 주제란 핵심 과제에 대한 필자의 중심 생각이나 중심 내용을 이른다. 주제는 필자의 목적이나 의도나 관점, 텍스트가 속하는 유형에 따라 달리 나타난다.

 

2. 주제의 유형


① 설명적 주제
㉠ 사실 설명적 주제 : ‘사실’이란 이미 누군가에 의해 참이라고 증명된 현상, 사건, 경험 등을 이른다. 그리고 ‘설명’이란 그 사실을 독자가 이해할 수 있게 진술하는 것이다. 사실 설명적 주제란 이미 증명된 어떤 과제를 이해시키기 위해, 어떤 사실의 분류 체계, 인과적·개념적 속성, 다른 사실과의 유사점이나 차이점 등을 담은 것이다.


㉡ 지식 설명적 주제 : ‘지식’이란 사고, 학습, 경험 등을 통해 얻어진 이해나 지적 기술로 획득한 것이다. 즉 어떤 대상의 속성이나 어떤 대상을 행하는 방법이 명확하고도 옳게 정당화되어 확정된 것이다. 지식 설명적 주제의 양상은 위에서 말한 사실 설명적 주제와 비슷하다.


㉢ 원리 설명적 주제 : ‘원리’란 어떤 지식이나 주장이 기반을 두고 있는 기초적인 사실, 법칙, 학설, 가치 등을 이른다. 이 ‘원리’는 이미 일정한 근거로 정당화된 것으로 옳다고 믿는 기반적인 내용으로 되어 있다. 원리 설명적 주제는 일정한 원리를 증명하지 않고 그 속성이나 내용, 체계 등을 상세하게 설명해 놓은 것이다.


② 논증적 주제
㉠ 논쟁적 주제 : ‘논쟁’이란 주장이 일치하지 않을 때 말다툼에 참여하는 것으로, 어떤 주장을 반박하고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기 위하여 일정한 근거를 제시하는 사고 작용이다. ‘논쟁적 주제’란 이러한 성격을 띠는 글에 나타나는 중심 내용이다.


㉡ 사실 증명적 주제 : 주장된 사실을 증명하는 내용을 담은 주제이다. 즉 아직 증명되지 않은 ‘주장으로 제시된 사실’을 객관적 근거를 들어 ‘증명된 사실’로 만드는 것이다.


㉢ 의견 정당화 주제 : ‘의견’이란 일반적으로 논란이 되는 신념, 사상, 가치관, 정책 등을 내용으로 하는 주장이고, ‘정당화’란 그러한 주장을 상대방이 도덕적으로 의심하지 않고 수용할 수 있도록, 그 주장이 일정한 추론 과정이나 증거에 부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적 행위이다. 의견 정당화 주제란 이러한 양상을 중심 내용으로 삼은 것이다.


㉣ 해석적 주제 : ‘해석’이란 자신이 체험하거나 관찰한 것에 자기의 개념, 관점, 사상 등을 부여하는 것이다. ‘해석’은 일정한 사실, 증거, 상황 등을 근거로 삼아 자신의 견해를 정당화한 것이다. 해석적 주제란 이러한 방식을 써서 어떤 대상에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속성을 부여한 것이다.

 

3. 주제의 확정
텍스트의 주제는 필자의 목적이나 의도나 관점, 주제의 유형에 따라 파악한다. 주제를 확정하려면 우선 텍스트의 구조를 분석하여 핵심적인 내용을 그것을 뒷받침하는 내용과 구별하고, 그 핵심적인 내용이 위에서 살펴본 주제의 유형 중 어디에 속하는지 분류한 다음 필자의 의도·목적이나 그 텍스트에서 취한 관점을 고려하여 주제를 결정한다. 이때에는 일반적으로 선택 규칙, 생략 규칙, 일반화 규칙, 구성 규칙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관련 예제> 다음 글의 내용에 부합하는 것은?               <2006. 5급 견습직원 선발. 언어논리>

 하늘이 금수(禽獸)에게는 발톱과 뿔을 주고, 단단한 발굽과 날카로운 이빨을 주어서, 그들로 하여금 각기 원하는 것을 얻게 하고, 사람으로부터 받게 되는 환난을 방어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사람은 벌거숭이로 태어나서 연약하여 마치 그 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 없을 것처럼 만들었으니, 어찌하여 하늘은 천하게 여길 데는 후하게 하고 귀하게 여길 데는 박하게 하였을까? 그것은 바로, 사람에게는 생각하는 능력을 주어 그것으로 기예(技藝)를 습득하여 스스로 생활을 영위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생각하는 능력을 운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아무리 성인(聖人)이라 하더라도 천 명이나 만 명의 사람이 함께 의논한 것을 당해낼 수 없고, 아무리 성인이라 하더라도 하루아침에 그 아름다운 덕을 모조리 갖출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많이 모일수록 그 기예가 정교하게 되고, 세대가 아래로 내려올수록 그 기예가 더욱 공교(工巧)하게 되니, 이는 사세가 그렇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궁벽한 촌에 사는 사람은 읍에 사는 사람만 못하고, 읍에 사는 사람은 도회지에 사는 사람만 못하며, 도회지에 사는 사람은 수도 서울에 사는 사람만 못하다. 그런데 저 궁벽한 촌에 사는 사람이 옛날에 서울에 한 번 갔다가 우연히 아직 미숙한 기예를 보고 기꺼이 돌아와서 시험해 보고는, 대번에 아는 체하고 스스로 만족해하면서 ‘천하에 이 기예보다 나은 것이 없다’ 하고, 그의 아들과 손자에게 경계하기를 ‘서울에서 이른바 기예라는 것을 내가 모두 알았으니, 이제부터는 서울에서 다시 더 배울 것이 없다’ 하니, 이런 사람은 하는 일이 거칠고 조악하지 않은 것이 없다. 
 우리나라에 있는 온갖 기예는 모두 옛날에 중국에서 배웠던 것인데, 수백 년 이후로 딱 잘라 끊듯이 다시는 중국에 가서 배워 올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이와 반대로 중국의 신식 기예는 날로 증가하고 달로 많아져서 수백 년 전의 중국과 다른데도 우리는 모르는 것을 묻지도 않고 오직 예전의 것만 만족하게 여기고 있으니, 어찌 그리도 게으르단 말인가.
*저자가 편의상 문단을 나누었음.

 

① 예전에 그랬듯이 우리는 중국의 새로운 기예를 배울 필요가 있다.
② 서울에서 배우면 기예가 거칠고 조악하므로 더 넓은 곳에 가서 배워야 한다.
③ 하늘이 사람에게 생각하는 능력을 준 것은 성인의 도를 이루게 하기 위함이다.
④ 게으른 자가 서울이나 중국에 가서 발전된 기예를 익히지 못하는 것은 하늘이 박하게 대했기 때문이다.
⑤ 기예는 변화되지 않으면 굳어져 조악해지므로 기예를 익히려는 사람은 옛 기예를 꼼꼼히 살펴보고 그 원리를 자세히 파악해야 한다.


<정답> ①
<문제 풀이의 공식> ‘내용에 부합하는 것’을 묻는 문제는 상당이 다의성을 띤다. 일반적으로는 텍스트의 표면에 나타난 내용의 유사점, 차이점, 범주, 인과 관계 등을 묻는 문제가 많다. 그러나 이 문제는 텍스트의 주제와 그 주제의 유형을 묻고 있다. 이것은 선지 ①~⑤의 진술 성격을 보면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다의성을 감안하여 출제 의도를 분명히 파악하여야 한다. 한편 글의 주제는 필자의 의도나 목적을 고려하여 확정하기도 하는데(구성 규칙), 이 문제에서는 이를 아울러 묻고 있다.


 이 글은 첫째 문단에서 ‘금수’와 다른 인간의 특징이 ‘생각하는 능력으로 기예를 습득하는 것’이라고 하여 화제를 도입하고, 둘째 문단에서는 ‘사람이 많이 모일수록 그 기예가 정교하게 되고, 세대가 아래로 내려올수록 그 기예가 더욱 공교(工巧)하게 됨’이라는 주장을 그 위의 내용을 근거 삼아 진술하고 있다. 한편 셋째 문단에서는 둘째 문장의 마지막 절인 ‘어찌 그리도 게으르단 말인가’를 주장으로 하고, 그 앞의 내용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결국 필자의 집필 목적을 감안한다면 이 텍스트의 주제는 마지막 문단의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의 표면적 주제는 ‘중국의 기예를 배우지 않는 것은 게으른 것이다.’인데, 이 문장의 진술 목적은 결국 독자를 감화하고자 하는 ‘설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명확하게 반영하여 주제문을 다시 작성하면, ‘중국의 기예를 배워야 한다.’라고 할 수 있다. 즉 이 글의 주제 유형은 의견 정당화 주제이다. ②는 ‘더 넓은 곳’이라는 과제를 잘못 지적했고, ③도 ‘성인의 도를 이루게 함’이라는 과제를 역시 잘못 지적했다. ④도 역시 ‘옛 기예’라는 화제를 잘못 지적했다. 이 글의 중심 과제는 ‘중국에서 발전한 새로운 기예’이기 때문이다.


4. 주제의 함의(implication)


(1) 함의의 개념 : 텍스트의 주제를 파악한 다음에 해야 할 중요한 사고 작업이 바로 그 주제가 무엇을 ‘함의’하고 있는지 생각하는 것이다. ‘함의’란 어떤 주장이나 사실로부터 도출되는 다른 주장이나 사실로서, 어떤 사고로부터 논리적·인과적으로 따라 나오는 어떤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우리의 생각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다른 생각이다. 예를 들어 만약 어떤 사람이 누구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상대방의 행복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함의한다. 상대방에게 어떤 것을 약속했다면, 그것은 그 약속을 지킬 생각이 있다는 것을 함의한다. 어떤 나라가 민주적이라고 말했다면, 그 나라의 정치 권력이 국민에게 충분히 많이 있다는 것을 함의한다. 어떤 사람이 자기를 페미니스트라고 말했다면, 그는 여성의 정치적·사회적·경제적 지위를 향상하는 데 관심이 있다는 것을 함의한다. 우리는 흔히 어떤 사람이 신뢰할 수 있는지를 그 사람이 말한 대로 행동하는지, 즉 말이 함의하는 대로 행동하는지를 보고 판단한다.


(2) 함의 추론의 의의 : 텍스트는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필자의 목적에 따라 주제가 결정되고,  관점에 따라 그 진술 내용과 방향이 결정된다. 또한 하나의 텍스트는 다른 텍스트와 일정한 관계를 맺는데, 그 관계는 주로 논리적 연관성이다. 이에는 지지(support) 관계, 반증·모순 관계, 변증적 지양 관계, 인과 관계, 유사·대조 관계, 분류적 범주 관계 등이 있다. 또한 하나의 텍스트에서 담은 일정한 지식은 다른 텍스트의 지식과 인접 관계, 포함 관계, 교차 관계 등을 맺으며 더 포괄적이고 더 심도가 깊은 지식을 이룬다. 텍스트 주제의 함의를 파악한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연관성을 알아 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고도의 지적 작업이자, 창의적인 지식 확장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관련 예제> 다음 글에서 설명하고 있는 네트워크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사례는?
<2005. 행외시. 언어논리>

 9.11 사태는 네트워크라는 개념을 대중들에게 새롭게 인식시킨 계기가 되었다. 이 사건은 허브의  중요성과 네트워크의 복구 능력을 동시에 보여 준 사건이었다. 공격 목표는 무작위로 선택된 것이  아니었다. 테러리스트들은 미국 경제력과 안정의 상징인 건물들을 공격함으로써 세계 자본주의의  허브를 파괴하려 했던 것이다. 그들은 네트워크를 뒤집어엎기 위해 연쇄 사고를 일으켰지만, 인터넷과 경제 시스템 등 모든 네트워크는 버젓이 살아남았다.
 한편 9.11 사태에 깊이 연관된 테러 조직인 알 카에다는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니라 종교적, 사회적, 정치적 신념을 공유하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수년간 참여하여 생겨난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조직망은 시간이 갈수록 팽창하고 있으며, 거미줄을 만드는 거미 역할을 하는 총괄 지휘관 없이도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었다. 알 카에다 조직은 각 구성원이 허브에 있는 사람과 직접 연락하고 명령을 따르는 체계를 가지고 있지 않다. 또 군대조직과 같이 나뭇가지 구조의 명령 하달 체계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 알 카에다 조직은 자발적으로 형성된 구조를 가진다. 알 카에다 조직은 분산되어 있고, 자체적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오사마 빈 라덴 또는 그의 대리인의제거만으로는 조직을 와해시킬 수도 없고, 이 테러 조직의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도 없다.

 

① 인터넷의 큰 허브들을 하나하나 차례로 파괴하면 네트워크는 붕괴하기 시작한다.
② 웹상의 두 페이지는 평균적으로 19클릭만큼 떨어져 있지만, 거대한 허브인 야후닷컴은 대부분의 웹페이지에서 두세 클릭 만에 도달할 수 있다.
③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의 멀티미디어 파일 등을 삭제하는 러브버그바이러스는 백신 프로그램을 널리 배포하여 설치하더라도 인터넷의 상호 연결성으로 인해 사라지지 않는다.
④ 1996년 여름 미국 서부 지역 11개 주의 정전 사태는, 무더운 날씨 때문에 늘어진 전선에 의해 발생한 과잉전류가 연쇄적으로 송전선과 발전기에 전달되어 생겨난 고장에서 비롯되었다.
⑤ 버클리 대학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SETI@home’프로젝트는, 개인 컴퓨터의 유휴 시간을 활용하여 외계인을 찾는 프로젝트로, 전 세계의 자발적 지원자들의 컴퓨터를 인터넷을 통해 하나의 컴퓨터처럼 작동하게 하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정답> ③
<문제 풀이의 공식> 글의 주제를 확정하고 주제의 함의를 다른 사례에 적용하라는 문제이다. 전체적으로 세계 자본주의 구조와 알 카에다 조직 구조의 유사점을 ‘허브’와 ‘네트워크’라는 개념에 적용한 글이다. 즉 ‘개념 확인’의 구조를 사용한 글이다. 첫째 문단에서 필자는 알 카에다가 세계 자본주의의 허브와 네트워크를 파괴하기 위해 연쇄 사고를 일으켰지만 네트워크는 여전히 살아남았다고 설명했다. 둘째 문단에서는 알 카에다 조직은 ‘허브’인 총괄 지휘관의 명령이 없어도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조직이 자발적으로 형성되어 분산되어 있고 자체적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오사마 빈 라덴 같은 허브를 제거해도 조직 네트워크는 파괴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자본주의 구조든 알 카에다 조직 구조든 각 구성 요소들이 밀접한 상호 관계를 유지하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고, 그 네트워크 내부도 구성 요소들끼리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하부 네트워크의 연결망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중심적이고 대표적인 허브를 파괴한다 할지라도 또 다른 허브와 네트워크의 연결망은 파괴할 수 없다는 것을 추리하여 알 수 있다. 요컨대 허브와 네트워크는 자립적인 하부 네트워크가 독립성을 지니면서 상호 작용하며 연결된 구조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이 글을 통해서 전체인 구조와 부분인 요소의 상관관계, 전체를 이루는 하위 구조와 하위 구조의 상관관계를 알 수 있다. 이러한 상관관계를 이해하거나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는 진술 방법을 ‘분석’이라고 한다. ③은 이 글에서 추론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자립적 상호 연결성의 사례이다. 나머지는 허브와 네트워크의 긴밀한 주종관계, 즉 허브의 중심적 기능과 하부 네트워크의 종속적 기능을 설명할 수 있는 사례이다.


Ⅳ. 정보(information)


1. 정보의 개념
‘정보’란 독서, 관찰, 남에게 들은 것 등을 통해 모은, 진술·통계 수치·데이터·사실·도표 등을 말한다. 정보는 그 자체로는 타당성이나 정확성을 띠지 않고, 일정한 결론의 근거로 사용된다. 즉 정보는 어떤 논증이나 해석이 타당성이나 정확성을 띨 수 있게 주장이나 설명을 지지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2. 정보의 파악과 질서화
모든 텍스트에는 수많은 정보가 들어 있고 그 정보는 일정한 질서와 규칙에 따라 체계적으로 조직되어 있다. 이것을 단순화한다면 정보는 텍스트의 주제를 지지하거나 뒷받침하기 위해 배열되고 결속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독자는 텍스트 안에 있는 여러 정보들의 결속 관계와 역할, 지위 등을 수평적·수직적으로 파악하여야 그 텍스트의 내용을 잘 이해했다고 할 수 있다.

 

<관련 예제> 다음 글에서 밑줄 친‘한글의 역할’로 문맥상 적절한 것은?
<2005. 입법고시. 언어논리>

 사대부들이 훈민정음의 사용을 반대했던 내면적인 이유는, 문자 체계에 대한 그들의 독점 체제를 유지하려는 데에 있었다. 사대부들은 문자 체계의 독점으로 인한 상대적인 이득을 유지하고 싶었던 것이다. 문자는 일시적으로 사라지는 말과는 달리 원거리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기록으로 남겨 권리의 증거로 삼을 수 있으며, 대대로 지식을 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자를 모르던 일반 백성들은 행정절차나 법률, 경제활동 등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조선 후기에, 신분 체계에 유동성이 생기고 상업이나 공업 등 근대적 산업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한 것과 - 비록 문학작품을 중심으로 보급되기는 했으나 - 한글의 보급 현상과는 무관하지 않다.
 현대를 일컬어 흔히 ‘정보화 시대’라고 한다. 정보화 시대란 지식이 곧 권력을 낳는 시대라는 말과 같다.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나라 민주주의에도 한글이 공헌한 바가 크다. 한글은 우리나라의 문맹률을 낮추었고, 결과적으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데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권력을 형성하는 지식, 그리고 그 지식을 공유시켜 민주주의에 이바지하기 위한 문자의 보급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특히 오늘날, 인터넷을 중심으로 개별적이면서도 대량의 정보가 유통되는 컴퓨터 통신은 기존의 신문이나 방송과 달리 쌍방향 의사소통 체계로 보다 진보적인 민주주의적 의사소통 수단이다. 컴퓨터 통신 시대에는 한글의 역할도 그만큼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① 문맹률을 낮추는 역할
② 근대 산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역할
③ 지식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만드는 역할
④ 쌍방향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
⑤ 개별적이면서도 대량의 정보를 유통시키는 역할


<정답>③
<문제 풀이의 공식> 질서화된 정보의 결속 구조에서 특정 정보의 기능을 파악하라는 문제이다. 정보는 일정한 개념을 가지고 주제나 주장을 도출하기 위해서 이용하는 것인데, 밑줄 친 ‘한글의 역할’은 이 글의 중심 화제이고, 이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개별적이면서도 대량의 정보가 유통되는 컴퓨터 통신’, ‘민주 사회’, ‘문맹률 낮춤’ 등의 정보로 뒷받침되고 있다. 이러한 결속 관계를 고려하면 ‘한글의 역할’은 결국 마지막 문단의 넷째 문장에 명시된 것처럼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데에 결정적인 기여함’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Ⅴ. 논리 구조


1. 논리 구조의 개념
‘논리 구조’는 일정한 근거로 그와 연관성이 있는 주장을 이끌어내는 사고의 틀이라고 할 수 있다. 논리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추론(reason, inference), 결론(conclusion), 판단(judgment), 논리(logic) 등의 기본 개념을 알아야 한다.


(1) 추론 : ‘추론’이란 기존의 확고한 사실이나 가능성에 비추어 보아 어떤 대상에 대한 결론을 도출하는 지적 활동이나 사고의 단계를 말한다. 즉 특정한 관찰, 사실, 전제, 증거, 주장 등으로부터 일정한 결론(주장)을 이끌어내는 정신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2) 결론 : ‘결론’이란 추론에 의해 결정하는 것, 어떤 판단을 도출하거나 어떤 사실에서 또 다른 사실을 연역해내는 것 등을 의미한다. 즉 추론 과정의 최종 단계이다. 우리가 내린 결론이 무엇이든, 그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추론을 하게 된다. 우리의 일상 생활은 다른 사람들이나 사물들, 어떤 장소나 위치, 어떤 사건들에 관하여 지속적으로 추론하는 것이다. 우리는 근거와 결론을 혼동하기도 하고, 적절한 정보나 사실을 근거로 하여 적절한 결론을 내렸는지를 점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우리는 그러한 사고 과정을 항상 비판적으로 평가하여 올바른 결론을 도출하여 그에 맞게 판단하거나 행동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3) 판단(judgment) : ‘판단’이란 이해력과 양식으로 어떤 사태의 속성이나 진위 여부를 하나로 결정하는 행위이다. 판단은 어떤 신념이나 의견을 형성할 때와 무엇을 결정하여 행동할 때의 기초로 작용한다. 즉 일정한 추론 과정을 거쳐서 규범적·설득적 목적을 지닌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다. 우리가 비판적 사고력을 배양하려면 판단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판단력을 향상시키려면 논리적 추론 절차, 증거, 올바른 양식 등을 가지고 무엇을 판단하는 것을 습관화해야 하며 이미 내린 판단을 반성적으로 평가하여 개선해야 한다.


(4) 논리(logic) : ‘논리’란 정확한 추론 과정을 말하는 것인데, 근거·가정·함의·모순·반증 등을 담은 명제와 명제의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 또는 어떤 학문 분야·구체적 활동·실제 현상 등의 근저에 있는 원리, 개념, 가정 들의 체계라고 하기도 한다. 또한 어떤 참된 사실을 설명하거나 신념 체계의 정당화와 관련된 이성적 사고들의 체계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 의문의 답을 구하는 이성적 사고 체계라고도 한다. ‘논리’는 이렇게 약간씩 다른 의미를 나타내고 있으나, 서로 관련성이 있는 근거와 주장으로 이루어진 진술 체계라는 공통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다.

 

<보충 설명1> 보편적인 이성적 사고로서의 논리
① 논리의 일반적 기능 : 인간은 직감이나 본능이 아니라 일정한 논리를 통해 사고와 행동을 한다. 즉 인간은 사고와 행동을 할 때, 어떤 대상에 무엇이 연관되고 무엇이 연관되지 않는지, 무엇이 주장을 지지하고 무엇이 반증하는지, 무엇을 가정해야 하고 무엇을 가정하면 안 되는지, 무엇을 주장해야 하고 무엇을 주장하지 말아야 할지, 무엇을 알아야 하고 무엇을 알 필요가 없는지, 어떤 주장에 무엇이 함의되어 있고 무엇이 함의되어 있지 않은지, 어떤 주장이나 근거에 무엇이 부합되고 무엇이 모순되는지, 무엇을 옳다고 믿고 행동해야 할지, 무엇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여 행동하지 않을 것인지 등을 사고한다.
② 논리의 지식 구성적 기능 : 어떤 지식을 담거나 표출하는 개념·의문·학문 등도 논리를 가지고 있다.
㉠ 개념의 논리 : 하나의 개념을 사용할 때, 우리는 그 개념을 어떤 조건에서 어떤 대상에 적용해야 할지, 그 개념이 어떤 대상에 관련성이 있는지, 그 개념이 무엇을 함의하는지 등을 고려하는데, 이것이 개념의 논리이다.
㉡ 의문 해결의 논리 : 우리가 어떤 의문을 품었을 때 어떤 조건에서 그 의문이 풀릴 수 있는지 조사하는데, 이것이 의문 해결의 논리이다. 즉 하나나 여러 개의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이성적 사고 방식이다.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방법은 그 질문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각각 다른 방식, 다른 절차, 다른 기술을 사용한다. 이것은 그 질문의 목적이나 그 질문이 처한 상황이나 맥락, 그 질문의 속성에 따라 의문 해결의 논리적 기술이 다르다는 것을 뜻한다.
㉢ 학문의 논리 : 하나의 학문은 일정한 목적을 지향하는 논리 구조를 지니고 있고, 하나의 학문은 그러한 목적에 관련되는 가정·개념·문제·데이터·이론·주장·함의·결과 등이 논리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2. 논리 구조의 유형
‘논리 구조’를 본질적·전형적 개념으로 말한다면, 그 유형에는 ‘근거-주장’의 틀로 이루어진 ‘연역 논증’과 ‘귀납 논증’이 있는데, ‘논리 구조’를 보편적인 이성적 사고의 틀이라는 개념으로 본다면 의미들을 결속하는 일반적 ‘진술 방식’도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논리가 인간 사고의 보편적 방식이나 기술인 것처럼 이러한 여러 논리 구조도 결국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 생활을 하면서 무엇을 생각하거나, 무슨 행동을 하기로 결정하거나, 다른 사람의 행동에 반응하거나, 간단한 글을 쓰거나, 남이 쓴 글을 읽거나, 다른 사람과 대화나 토론을 할 때에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사고의 틀’ 내지 ‘사고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사고의 틀’을 평상시에 우리가 분명히 의식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unconsciously) 위와 같은 여러 사고 행위를 한다는 것이다. ‘사고의 틀’을 항상 의식에 떠올리며(consciously) 생각하면 사고의 질을 그만큼 향상시킬 수 있다.


(1) 연역 논증 : 연역 논증은 이미 증명된 하나나 그 이상의 명제를 근거로 하고, 그 근거에 함축되어 있는 명제를 주장으로 도출하는 것으로, 형식 논증이라고도 한다. 연역 논증에는 ①정언 삼단 논법, ②전건 긍정법/후건 부정법, ③가언 삼단 논법, ④선언지 부정법, ⑤양도 논법 등이 있다.


(2) 귀납 논증 : 귀납 논증은 관찰이나 경험을 통해 인지한 여러 특수 사실로부터 일반적 사실이나 가설을 결론으로 이끌어 내는 논증 방식이다. 귀납 논증을 구성하는 근거는 연역 논증의 근거와는 달리 주장을 함축하고 있지 않으므로, 근거는 이미 참인 것으로 인정하더라도 이를 통해 도출한 주장은 확고하게 참이라고 할 수 없고 참일 개연성만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불확정성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귀납 논증의 결론은 아직 경험하지 않은 다른 특수 사실을 예측하거나 추정할 수 있게 하므로 미지의 지식을 추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①보편적ㆍ통계적 일반화, ②가설 연역법, ③가설 추리법, ④유비 논증, ⑤원인 추리법 등이 있다.


(3) 일반적 진술 방식 : 진술 방식은 개념과 개념을 결속하는 표현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위의 연역 논증과 귀납 논증에 기반을 두기도 하고 그것을 함의하기도 한다. 즉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①분류, ②비교, ③대조, ④정의, ⑤분석, ⑥인과 분석, ⑦유추, ⑧예시 등이 대표적인 진술 방식이다.


<보충> 글의 구조 유형
글의 구조 유형이란 문장과 문장, 클러스터와 클러스터, 문단과 문단 등의 의미적 결속 유형인데, 위에서 살펴본 연역 논증, 귀납 논증, 진술 방식 등의 논리 구조 자체를 가리키기도 하고, 그러한 논리 구조에 기반을 둔 포괄적 유형 구조를 이르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후자를 지칭한다. ①주제문(화제문)-재진술 구조, ②주제문(화제문)-상세화 구조, ③분류 구조, ④전체-부분 분석 구조, ⑤나열 구조, ⑥비교 / 대조 구조, ⑦전제-주지 전환 구조, ⑧원인-결과 구조, ⑨주지-첨가 구조, ⑩연역 논증 구조, ⑪귀납 논증 구조, ⑫변증적 지양 구조, ⑬문제 제기-문제 해명-문제 해결 구조 등이 있다.

 

<관련 예제> 다음 글에 담긴 논증구조를 분석하여 도식화할 경우 가장 적절한 것은? (단, ?는 밑줄 위의 문장들이 화살표가 가리키는 문장을 논리적으로 지지함을 의미한다)        <2005. 입법고시, 언어논리>

㉠ 현대의 과학이론은 대부분 관찰 불가능한 세계를 서술 대상으로 하기에, 과학이론이 참이라는 주장을 정당화하기란 쉽지 않다. 과학적 실재론은 과학이론은 참이며 이론 안에 표현된 관찰 불가능한 존재물들(소위 이론적 존재물들) 역시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는철학의 한 입장이다. 그렇다면 이 입장은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가?
㉡ 코난 도일(Conan Doyle)의 이야기에서 셜록 홈스(Sherlock Holmes)가 제시한 설명은 항상 왓슨(J. B. Watson) 또는 통상적으로 어떤 난처한 사실이나 다른 어떤 것들을 설명하지 못 하는 경찰이 처음에 제시한 설명보다 항상 완벽하고 포괄적이다.
㉢ 홈스의 설명이 갖는 완전성은 다른 설명에는 결여되어 있는 증명력을 그에게 부여한다. 즉 범인이 잡히기도 전에 다른 어떤 설명들보다도 홈스의 설명이 옳다는 믿음을 갖도록 한다.
㉣ 과학의 많은 경우들에서도 이와 매우 유사한 일이 발생한다. 다만 소설과는 달리 관찰 불가능한 존재물을 가정하고 있기에, 과학이론의 높은 설명력은 이론의 옳음을 증명할 수는 없고 대신 그것이 옳다고 믿을 좋은 이유를 제공해 주고 있다.
㉤ 이처럼 만일 하나의 이론이나 주장이 어떤 데이터를 다른 이론이나 주장이 그것을 설명하는 것보다 더 잘 설명한다면, 그러한 사실로 말미암아 그 이론을 참이라고 믿을 만한 좋은 이유를 가질 수 있다.
㉥ 과학적 실재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즉 우리는 과학적 실재론 역시 옳다고 믿을 좋은 이유를 가질 수 있다.
㉦ 실제로 과학사를 보면 과학은 많은 경우 매우 성공적임을 알 수 있다.
㉧ 그런데 과학적 실재론적 입장이 아닌 다른 입장들은 이러한 과학에서의 성공 현상을 충분히 잘 설명하지 못한다. 만약 어떤 과학이론이 세계에 관한 참된 혹은 적어도 근사적인 서술이라면, 그 과학 이론은 당연히 성공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①                              ②
                          

 

 


 ③                              ④

 

 

 ⑤

 


<정답>③
<문제 풀이의 공식> 논증의 주장과 근거 간의 결속 구조를 묻고 있는데, 이 문제는 부속논증이 주논증을 지지하는 연쇄 논증의 구조를 묻고 있다. ㉠에서는 ‘과학적 실재론의 정당화 문제’라는 과제를 제시하였고, ㉡과 ㉢은 ‘홈스의 설명력’을 진술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은 앞의 ㉡㉢을 통해 유비논증의 방식으로 ‘과학에서도 높은 설명력이 이론이 옳다고 믿을 만함’을 진술하였다. 유비논증의 관계를 갖는 ㉡㉢과 ㉣은 ㉤을 지지하고 있고 ㉦과 ㉧은 ㉤과 함께 ㉥을 지지하고 있다. 이 텍스트는 부속 논증인 ㉡㉢+㉣→㉤과 주논증인 ㉤+㉦+㉧→㉥으로 구성되어 있다.

 

Ⅵ. 가정(assumption)

 

1. 가정의 개념
모든 인간의 생각과 경험은 일정한 가정에 기초를 두고 있다. 우리의 생각은 어떤 맥락에서 진실인 것으로 인정하는 특정한 사실이나 신념으로부터 출발한다. ‘가정’이란 어떤 판단을 할 때 근거나 기초가 되는 명제이다. 이 명제는 어떤 증거를 사용하여 논증할 필요 없이 이미 진실로 받아들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필자는 이 가정을 텍스트에 명시하지 않는다. 따라서 독자가 그 가정을 파악하려면, 텍스트에 나타난 기본적 논증 구조를 파악하여 필자가 가정으로 받아들인 내용을 추리해야 한다.

 

2. 가정의 종류
(1) 사실 : 이미 참인 것으로 인정하는 사실에 관한 진술을 가정으로 삼아 텍스트에 명시하지 않은 것이다. 예를 들어 어느 사람이 “사막에 나무를 심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야.” 하고 주장했다면, 이 사람은 “모든 나무는 식물이다. 식물은 물이 있어야 살 수 있다. 사막에는 물이 없다. 사막에 심은 나무는 살 수 없다. 나무를 심는 것은 그것이 생존하여 자라게 하는 행동이다.”와 같은 사실을 참인 것으로 가정하고 이 주장을 한 것이다.


(2) 가치 : 옳다고 믿는 신념, 믿음, 사상 등의 가치를 담은 진술이다. 이는 주로 상대를 감화하여 자신의 견해를 따르고 행동하게 하는 설득적인 텍스트에서 삼는 가정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돈이 없어 공부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국가가 지원해주어야 한다.” 하고 주장했다면, 이 사람은 “평등주의는 옳다. 국가는 평등주의를 실천해야 한다.”와 같은 가치가 옳다는 가정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3. 가정 추리의 의의
독자는 텍스트를 접하며 필자가 말한 내용을 받아들일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 비판적으로 수정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가정을 추론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필자가 글에서 주장하는 사실이나 가치는 자기가 이미 받아들인 가정을 바탕으로 진술한 것인데, 그 가정이 실제 사실에 어긋나거나 잘못된 가치이거나 독자가 지닌 신념이나 사상과 부합하지 않는다면 독자는 필자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추리의 결과 텍스트의 가정이 옳다면 독자는 필자의 주장을 받아들일 것이다.

 

<관련 예제> ‘취미론자’와 ‘미적 태도론자’가 공통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생각은?
<2008. LEET 예시문항. 언어이해>

18세기 초부터 약 한 세기 동안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자들이 발전시킨 미의 이론인 취미론은 미를 객관적이고 형식적인 성질, 예를 들어 비례와 같은 것으로 이해하였던 전통적인 미론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었다. 취미론에 속하는 이론가들은 상이한 개념이나 취지로 다양한 주장들을 전개했지만, 이것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공통 요소들을 도출할 수 있다.


먼저 취미론자들은 ‘미의 감관’의 존재, 즉 감각적인 성질로서의 미를 파악하는 감관(sense)인 ‘취미(taste)’가 존재함을 주장한다. 하지만 취미는 시각과 청각과 같은 외적 감관이 아니라 내적인 감관이다. 맹인이 빛을 보지 못하듯, 사람들 중에는 뛰어난 시각 능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자연 풍경이나 그림에서 아무런 즐거움을 얻지 못하거나, 혹은 뛰어난 청각 능력에도 불구하고 음악에서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들은 취미를 결여한 사람들이다. 이렇듯 비록 대상을 지각하는 외적인 감관과 더불어 작동하더라도 취미는 외적 감관인 오감의 능력과는 구별되는 능력이며, 그러한 의미에서 ‘내감’ 혹은 ‘제6감’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편 미가 취미에 의해 지각된 것이라면, 취미론자들에게 미는 주관적인 것이 된다. 취미론자의 한 사람인 허치슨은 미란 마음속에 일어난 하나의 관념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곧 미가 그것을 지각하는 마음과 어떠한 관계도 없이 그 자체로 아름다운 성질, 곧 대상 속에 들어 있다고 생각되는 성질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미의 관념이란 대상의 어떤 특수한 성질을 지각할 때 그 지각으로부터 환기되는 특수한 즐거움을 뜻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취미론자들은 ‘이 꽃은 아름답다.’와 같은 취미 판단을 할 때 ‘이 꽃’은 분명 외부 세계의 대상들을 지시하고 있지만, ‘아름답다’는 외적인 자극의 성질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고 그러한 자극에 의해 우리의 마음속에 환기된 즐거움을 지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물론 고전적 미론에서도 주관의 즐거움이 거론된 경우는 있었으나, ‘아름다운 사물은 우리를 즐겁게 한다.’와 같은 식의 파생적인 요소로 거론된 것이었고, 미의 본질에 대한 대답은 아니었다. 이 변화가 바로 스톨니츠에 의해 ‘미학에서 일어난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이라 명명된 것으로, 취미론으로부터 비롯된 근대 미론과 그 이전의 고전적 미론을 구분하는 분수령이 된다.


하지만 주관적 즐거움이 모두 다 미일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러한 즐거움 중에는 우리의 식욕이나 성욕 혹은 소유욕이나 지배욕 등으로 인한 즐거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취미론은 ‘무관심성(disinterestedness)’이라는 기준을 제시한다. 즉, 이해관계(interest)에서 벗어나 대상을 그 자체로서 지각할 때 얻는 특수한 즐거움이 무관심적 즐거움이며, 이것이 곧 미적 즐거움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취미론은 무관심적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대상들의 성질들을 경험적으로 관찰하기 시작했다. 이는 우리의 취미 능력에 반응하여 특수한 즐거움을 환기하는 대상들의 공통적인 성질을 찾아내어 미적 판단의 보편적 기준을 확보함으로써 소위 ‘취미론의 공식’을 완성하려는 시도였다. 그 결과 제시된 것이 ‘다양성 속의 통일성’, ‘비례’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예견할 수 있는 일이듯이, 이 성질들의 목록은 확정될 수 없는 것이다. 어떤 대상을 아름답다고 판단하는 근거가 궁극적으로 주관적인 즐거움에 있다면, 그렇게 판단된 대상들을 경험적으로 관찰하여 도출된 대상의 특수한 성질이라는 기준은 기껏해야 개연성을 가질 뿐 보편적인 확실성을 가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요컨대 취미론을 따르는 한, 미적 판단의 객관성과 보편성에 대한 기대는 헛된 것이 된다.


취미론의 기본 정신은 후에 미적 태도론으로 계승되는데, 여기에서는 미적 판단의 객관성과 같은 문제는 대두되지 않는다. 취미론보다 훨씬 간단한 구조를 가진 미적 태도론에서는 특수한 감관으로서의 취미나 취미에 반응을 일으키는 특수한 대상과 같은 요소들이 미를 정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태도론자들은 우리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지각 능력을 일상적 지각과 미적 지각으로 구분할 것을 제안한다. 대표적인 미적 태도론자인 쇼펜하우어에게 있어 미적 지각은 대상에 대한 관조적 태도라고 할 수 있는데, 그는 그 태도의 특징이 무관심적이라고 한다. 미적 태도론은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그것에 대해 미적 태도를 취하기만 하면 그것이 곧 아름다운 대상이라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① 언제나 그 자체로 아름다운 대상이 존재한다.
② 미의 지각을 전담하는 내적 감각 기관이 존재한다.
③ 대상의 성질은 미의 본질을 설명하는 데 불필요하다.
④ 미는 대상의 성질이 아닌 주관적 즐거움을 가리키는 말이다.
⑤ 대부분의 사람이 동의할 수 있는 보편적인 미적 판단이 존재한다.


<정답>④
<문제 풀이의 공식> 이 문제는 두 개념이 의지하고 있는 공통된 가정을 추론하라는  문제이다. 선지 ④의 내용은 마지막 문단의 첫째와 둘째 문장에서 추리할 수 있다. 특히 첫째 문장에서 말한 ‘미적 판단의 객관성과 같은 문제는 대두되지 않는다.’는 다섯째 문단에서 필자가 이미 언급한 ‘미적 판단은 주관적인 것이므로 판단 대상의 객관적인 속성과 확실한 관계가 없다.’는 내용과 같다고 할 수 있다.


Ⅶ. 관점(point of view)

 

1. 관점의 개념
시각(perspective)이라도 한다. 인간의 사고는 생물학적인 면, 사회적인 면, 사생활의 세부적인 면, 학습적인 면, 가족 관계적인 면, 정치적인 면, 경제적인 면 등 여러 가지가 서로 관련되고 복합되어 있다. 따라서 인간은 대상에 따라 사고의 여러 가지 측면 중 하나를 선택하여 생각하고 판단한다. 즉 인간은 어떤 사람이나 사건 또는 현상을 여러 관점 모두를 적용하여 동시에 이해할 수 없으므로 하나의 관점을 선택하여 그것을 이해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어떤 대상에 대해 설정하는 목적도 우리가 그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정해진다. 따라서 우리는 자기의 사고를 분석하고 평가할 때 이 관점이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이 지닌 진리, 객관성, 통찰력 등은 일부로 한정되어 있고 부분적이기 때문이다. 즉 인간 생각의 모든 것이 총체적이고 절대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의 관점으로 무엇을 사고한다는 것은 하나의 초점이나 방향을 가지고 그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이다. 즉 우리는 어떤 것을 일정한 각도를 통해 보고, 듣고, 생각하여 판단을 내린다.

 

2. 관점의 적용 유형
우리는 자신이 초점을 두고 있는 대상을 바꾸거나 초점의 각도를 바꿀 수도 있다. 즉 관점을 바꾸어 생각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어떤 대상을 정치적으로 또는 과학적으로 보기도 하고, 시적(詩的)으로 또는 철학적으로 보기도 한다. 또한 어떤 대상을 보수적으로 볼 수도 있고 진보적으로 볼 수도 있으며, 종교적으로 보거나 세속적으로 보기도 하며, 문화적 또는 경제적 시각으로 볼 수도 있다. 물론 둘 이상의 관점을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 하나의 문제에 대해 접근하는 방법이나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의 사고 논리나 사고 틀을 알아 낼 수 있다. 즉 그 사람이 선호하는 관점을 알 수 있다.

 

3. 관점의 의의
텍스트를 분석하여 주제를 확정하고, 필자의 목적을 추리할 때에 독자는 필자가 취한 관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똑같은 진술 대상에 대해서도 관점을 다르게 취하면 속성이나 의견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필자는 텍스트에서 특정 개념을 가지고 정보를 조직화하여 주장의 근거로 삼는다. 이와 같은  논증 구조에서는 개념, 정보, 주장이 서로 밀접한 연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때 이 연관성을 결정짓는 것이 바로 관점이다. 즉 관점에 따라 위의 세 가지 요소들은 일관성을 가지며, 관점이 달라지면 그 요소들의 결속 관계도 일부나 전부가 바뀌게 된다. 따라서 독자가 텍스트를 제대로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수용하려면, 관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대다수의 필자들이 자신이 취한 관점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당연히 받아들이는 ‘가정’처럼 글의 이면에 암시만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독자는 텍스트의 내용을 보고 텍스트에서 감추어진 관점을 파악해야 한다.

 

<관련 예제> 다음 중 글쓴이의 관점과 가장 유사한 것은?                <2006. 행외시. 언어논리>

 어떤 것이 아름다운지 아닌지를 판단하려 할 때, 우리는 그 대상의 현존이 우리 자신에게나 다른 사람에게 무슨 상관이 있는지 문제 삼지 않는다. 만약 어떤 사람이 나에게 눈앞에 있는 궁전이 아름다운지를 묻는다면,‘단지 사람을 놀라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런 종류의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할 것이다. 또는 아예 루소 식으로 그렇게 불필요한 것을 위해 민중의 고혈을 짜내는 왕들의 허영심을 비난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나는 그 궁전에 대해 이렇게까지 말할 수 있다. 즉 내가 다시는 사람들 사이로 되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 없이 어느 무인도에 살게 되었다고 할 때, 내가 원하기만 하면 그 화려한 궁전을 마술 부리듯이 손쉽게 만들 수 있다 하더라도,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오두막을 하나 가지고 있다면 그런 궁전을 짓기 위해 단 한 번이라도 그런 수고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가 궁전의 현존에 대해 아무리 무관심한 상태에 있다 하더라도, 궁전의 표상 자체가 나에게 만족감을 불러일으키는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누구라도 쉽게 알 수 있는 일이지만, 어떤 대상이 아름답다고 말할 때, 그리하여 나름의 심미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 할 때, 중요한 것은 이 표상으로부터 나 자신 속에서 만들어내는 미적인 느낌이지, 나로 하여금 그 대상의 현존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어떤 요인이 아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판단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섞이게 되면, 그 판단은 당파적인 것이 되며, 결코 순수한 취미 판단일 수가 없다. 우리가 취미의 문제에서 재판관의 노릇을 하기 위해서는 대상의 현존에 조금이라도 현혹되어서는 안 되며, 그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무관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① 예술 작품은 현실의 다양한 관심사를 대상 속에 추상화하여 미적 형상으로 재창조한 것이다.
② 오직 아름다움만이 눈에 가장 분명하고 대상을 향유하려는 욕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성질을 갖는다.
③ 예술 작품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려면 세속의 모든 욕구와 이해관계를 초탈하여 예술 작품을 관조해야 한다.
④ 위대한 예술의 경우 작품은 오래 기억되지만 예술가는 무관심 속에 잊혀져서 작품 창작을 위해 이루어진 모든 과정은 소멸된다.
⑤ 예술 작품에 대한 미적 평가는 그 작품이 제작된 배경이나 과정, 또는 그것이 표현하는 내용의 도덕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자유로워서도 안 된다.


<정답>③
<문제 풀이의 공식> 관점을 추리할 때에는 우선 텍스트의 주제가 무엇인지를 확정한 다음, 주제가 다루는 과제와 그 내용을 검토하여 그 내용이 어느 상위 범주에 속하는지 생각한다. 이 글의 주제는 둘째 문단의 둘째 문장에 명시되어 있다. 이 주제문은 논증의 주장이고 셋째 문장은 주장을 지지하는 근거이다. 마지막 문장은 주장을 재진술·상술하여 논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결국 이 글의 요지는 ‘대상에 대한 미적 느낌은 감상자 내부에서 스스로 일어나는 것이므로 미적 느낌 외의 다른 것에는 무관심해야 대상을 아름답게 느낄 수 있다.’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간추리면 ‘과제’는 ‘대상에 대한 미적 느낌’이고 ‘내용’은 ‘미적 느낌 외의 다른 것에는 무관심해야 한다.’이다. 이러한 과제와 내용의 상위 범주는 ‘예술 대상에 대한 외재적 감상’의 ‘수용적 관점’ 중 ‘쾌락적 관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이 이 글에서 필자가 취한 관점이다. ‘수용적 관점’ 중에는 ‘도덕적·윤리적 교훈’이라는 관점도 있다. 참고로 이 외의 ‘예술 대상에 대한 외재적 감상’에는 작가의 생애·감정·사상과 작품의 연관성에 초점을 두는 ‘표현적 관점’, 시대 현실이나 역사와 작품의 연관성에 초점을 두는 ‘반영적 관점’ 등이 있다.  ①은 예술 작품을 창작하는 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고, ②는 아름다움을 다른 대상과 구별하여 그 가치를 강조하고 있으며, ④는 이 글에서 반대하고 있는 감상자의 관심에 초점을 두고 있고, ⑤는 반영적 관점을 취함과 아울러, 수용적 관점 중 도덕적·윤리적 관점에 초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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