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시 수석합격기]“공부는 스스로 후회가 없을 정도로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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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행시 수석합격기]“공부는 스스로 후회가 없을 정도로 해야”
  • 법률저널
  • 승인 2008.01.0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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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환 제25회 법원행시 수석 최연소, 연세대 법학과 졸업

 

Ⅰ. 들어가며

수석이라는 과분한 영광을 안게 되어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벌써 2007년 한해가 다 가고 이제 2008년 신정에 컴퓨터 앞에 앉아 저의 수험생활을 다시 회고하니 참 굴곡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수험생활을 하면서 느낀 건 수험생활은 단순히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서 인내와 노력, 겸손을 배울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2008년 새해에는 복 많이 받으시고 건승하시길 빌겠습니다.

 

Ⅱ. 수험생활

1. 군대에 입대하기 전
1998년에 연세대학교 법학과에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법조인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법학과를 지원하게 되었지만 막상 학교 수업을 들으면서 과연 이 공부가 나에게 맞는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회의가 들었습니다. 당연히 학점 역시 바닥을 쳤고 2학년때에 어떻게든 열심히 공부를 해보려고 하였으나 한번 흥미를 잃은 공부는 다시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렇게 공부를 안할 바에는 군대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였고 부모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해병대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당시 IMF여파로 일반 육군을 지원해도 1년이상 걸린다는 문제 때문에 어떻게는 빨리 군대를 가고 싶었던 저는 2000년 4월에 포항훈련소에 해병 876기로 입소하게 되었습니다.

 

2. 군대의 전역과 이른 사법시험 1차 합격의 결과
2002년 6월 월드컵이 한창일 때 만기 전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생활해 왔던 환경과 너무나도 다른 환경에서 2년2개월동안 생활하여 오면서 내 머릿속에는 오로지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뭘 해야될지 모르는 나로서는 고민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학교를 휴학한 후 신림동으로 들어가서 학원에서 1년단위 종합과정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따라갔는데  강사나 교재선택에 대해 고민할 필요없이 공부할 수 있었으며 서로 격려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났던 것이 저에게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2004년 46회 1차시험부터 영어대체시험제도와 법학과목35학점이수제도가 도입이 되어 응시자수가 많이 줄어든 것이 하나의 행운으로 작용하였고 또한 초심자이기에 뭐든지 열심히 하려는 자세 역시 1년만에 사법시험 1차를 합격하게 된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3. 힘들었던 사법시험 2차 준비 과정
1년만에 1차시험에 붙었으나 정작 더 중요한 2차시험에 대해선 전혀 대비가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학교수업으로도 후사법은 들어본 적이 없었고 신림동에서 예비순환과정을 들으면서 처음으로 후사법에 대해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1차시험이후 몸이 많이 안좋아졌고 게다가 갑자기 많아진 양에 질리게 되어 책을 보는 데도 집중이 되질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46회 2차시험은 그냥 참여해서 분위기를 파악하는 정도의 의미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이후 7월부터 1순환과정을 강의를 들었으나 빠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진도가 밀리기 시작하였고 이런 과정이 3순환때까지 진행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점차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포기하는 마음이 생겼고 비록 마지막에 밤을 새워가면서 4일동안 시험을 치뤘지만 결과는 낙방이었습니다.

 

4. 끊없는 좌절
최선을 다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2차시험의 특성상 어느정도의 기대를 하게 되었고 또한 복학을 하게 되면서 2차시험 불합격 이후 바로 그 다음해인 2006년 48회 사법시험 1차대비를 일찍 시작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12월이후 스퍼트를 내면서 열심히 하긴 하였으나 결과는 1문제 차이의 낙방이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해걸이라는 것을 직접 경험하게 되자 책을 볼 자신이 없었습니다. 마음으로는 이래선 안되는 걸 알면서도 더 이상 공부를 열심히 할 수가 없었고 결국 학교수업을 들으면서 가을부터는 다시 스터디를 짜서 1차대비를 시작하였지만 이미 마음이 풀어져 있기에 처음 2003년에 사법시험 1차를 준비하던 그때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결국 2007년 49회 사법시험 1차에서 또다시 예견된 낙방하게 되면서 다시금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5. 盡人事待天命
(1) 2007년 4월 사법시험 1차 합격자 발표가 나면서 제 마음속에 이전에 있던 무언가가 빠져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조금씩 스스로를 반성하면서 낮에는 학교에서 4학년 2학기 수업을 들었고, 저녁에는 과거 2차시험을 준비할 때 제대로 듣지 못했던 예비순환강의를 초심으로 돌아가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2006년도 형사소송법강의를 듣고 후배와 스터디를 하였습니다. 원래 계획은 행정법과 상법까지도 들을 예정이었으나 학교수업과 병행하는 과정에서 결국 형사소송법만을 끝내게 되었습니다.


(2) 2007년 7월초에 로스쿨 시행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고 점차 변호사수는 증가하는 시대상황을 보면서 사법시험합격만으로 미래가 보장되는 시대는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법원행정고시는 사법시험과 과목도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병행하는 것이 시험에서 떨어지더라도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법원행정고시접수를 하였고 1차시험준비에 몰입하였습니다. 때마침 법대 기숙사로 거처를 옮기고 거기서 식사를 하면서 공부는 학교 고시반에서 하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었고 가능한 최대로 시간확보를 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3)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생활신조로 7월부터 11월초 까지 정말 후회 없이 공부를 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하다가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스스로가 만족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미련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공부를 하는 재미를 되찾은 것만으로도 너무 기뻤습니다. 결국 12월 28일 최종 합격자 발표가 났고 거기에 저의 이름이 있는 것을 보고 하나님과 부모님, 그리고 주위에서 저를 격려해주던 고시반 선, 후배님들에게 감사한 마음뿐이었습니다. 합격한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여기다 더해 수석합격의 영광까지 안았으니 정말 공부는 스스로 후회가 없을 정도로 해야 된다는 것을 절감하였습니다.


“자신에 맞는 공부스타일 찾아야”


Ⅲ. 공부과정

1. 논의의 전제
우선 공부방법론 자체가 사람마다의 성격에 따라 그 스타일이 각양각색이기 때문에 어느 것이 정답이다 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자신의 성격에 맞는 공부스타일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 방법을 빨리 찾아내어 공부할 때 활용하는 것이 수험생활의 성패와 직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를 예를 들자면 성격이 꼼꼼한 편이어서 한 파트를 이해가 될 때까지 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입니다. 따라서 한번보더라도 그 내용에 대해 거의 숙지를 하게 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시간과 노력이 그만큼 뒷받침 되지 못하면 진도가 계속 밀리게 될 수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과거 제가 사법시험 2차에서 떨어지게 되었던 것도 그런 저의 스타일을 파악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학원의 1,2,3순환시스템에 저를 맞추려고 하다가 비롯된 결과였던 것 같습니다.

 

2. 사법시험과의 비교
(1) 과목의 경우 사법시험은 1차는 헌법, 민법, 형법, 선택과목이 있으며 2차는 헌법, 민법, 형법, 행정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상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법원행정고시는 사법시험 1차와 비교하여 선택과목이 없고, 2차는 법원사무직렬의 경우 헌법과 상법이 빠집니다. 등기사무직렬의 경우에는 형법과 형사소송법이 빠지고 대신 상법과 부동산등기법이 들어갑니다. 그러므로 만약 사법시험과 병행을 하신다면 법원사무직렬쪽이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2) 출제 경향의 경우 사법시험은 1차가 8지선다로 출제되며 사례형의 난이도 있는 문제들이 많습니다. 대신 시간은 한 과목당 70분씩 주어집니다. 반면에 법원행정고시는 1차가 5지선다이며 물론 사례형 문제도 있지만 단순한 조문내용을 물어보는 문제도 많이 출제되며 시간은 쉬는 시간없이 120분이 주어지고 이 안에 총 120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따라서 이런 단순 조문 문제에서 시간을 벌어서 다른 어려운 사례형 문제를 푸는 시간으로 확보하여야 할 것입니다. 사법시험 2차는 최근에는 주로 사례 아니면 준사례 위주로 출제가 되나 법원행정고시 2차는 물론 사례도 출제가 되지만 주로 약술이 많으며 최근에는 일반론을 서술하고 제시된 사례를 구체적으로 결론까지 도출하여 해결하라는 식의 문제도 자주 출제가 되고 있습니다.

 

3. 1차 시험
우선 제가 가지고 있던 책이 오래되어서 헌법과 형법 기본서의 경우 책을 새로 다시 샀습니다. 헌법은 황남기, 형법은 신호진강사의 교재를 보았으며 민법의 경우 송영곤 기본강의에  권순한 객관식 민법 판례집을 작년 강의를 들어가면서 보았습니다. 이미 시간이 2달도 채 안 남았기 때문에 가급적 양을 줄이는 게 중요하였습니다. 또한 5개년 기출문제를 하루에 20문제씩 풀어보았고 헌법과 형법의 경우 2007년도 상반기 판례집을 별도로 보았습니다. 꼼꼼히 보는 성격 때문에 시험전날 겨우 1회독을 하게 된 상태에서 시험장에 가게 되었습니다. 

 

4. 2차 시험
(1) 1차 시험을 치른 후 1주일 정도 쉬고 바로 2차준비를 하였습니다. 1차 시험문제는 채점을 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2차 시험공부를 하려고 계획했었고 채점을 하였다가 점수가 좋지 않으면 공부하는데 집중이 안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민사소송법과 행정법의 경우 이시윤교수저와 홍정선교수저로 다시 새 책을 구입한 후 2007년 예비순환강의를 들었습니다. 강의는 박승수변호사와 김기홍강사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형사소송법의 경우 봄에 이재상교수저로 책을 사서 이지민강사의 강의를 들었기 때문에 다시 책을 정독하는 데 집중하였습니다. 형법과 민법은 원래 계획은 기본서를 다시 보려고 했으나 2달동안 5과목을 모두 보려고 하니 무리라는 판단이 들어 사례집만 보게 되었습니다. 형법은 하태훈교수저, 민법은 송영곤저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1차때와 마찬가지로 5개년 2차시험 기출문제를 하루 2개정도 문제를 읽고 논점 및 목차를 잡아보았습니다.


(2) 문제는 시간이었는데 저는 3시간강의를 듣는 경우라면 5시간정도 시간이 걸릴 정도로 천천히 하는 편이었습니다. 결국 행정법은 강의를 다 들었으나 민사소송법은 강의의 뒷부분은 못 듣고 시험장에 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강의를 들은 부분은 머릿속에 스크린이 될 정도로 정리가 되어있는 상태였습니다. 나머지 과목들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있었고 기출문제 역시 모두 풀어보았으나 처음 보는 2차시험이고 게다가 시험지가 어떤 종류의 것인지 알 수가 없어 불안하였습니다. 시험 첫날 3과목, 둘째날 2과목을 치르는 데 1교시와 2교시 시험 사이에 쉬는 시간이 30분밖에 되질 않아 굉장히 체력적으로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2일동안 시험을 치고 나오니 마음은 너무 홀가분하였습니다.

 

5. 3차 시험
2차시험 발표후 원래 예정되어 있던 3차시험 예정일이 앞당겨 지면서 3차 시험까지 12일 정도 남아 있었습니다. 작년부터 면접이 강화되어 2명이 탈락한 걸 알고 있었기에 이제까지 치른 시험보다도 심적으로 더욱 부담이 많이 되었습니다. 집단면접 1시간, 개별면접 15분정도의 시간으로 진행이 되었는데 집단면접은 내부고발자의 보호필요성과 보호방안이라는 주제로 12명이 자유토론하는 방식이었고 개별면접은 응시번호 순으로 한명씩 3개의 주제중 하나를 선택하여 10분정도 프리젠테이션한 후 개인 신상 및 지원동기 등을 개별 질문 받는 방식이었습니다.

 

Ⅳ. 감사의 글
부족한 저를 실족치 않게 하시고 항상 동행하시는 하나님, 저 때문에 걱정하시고 뒷바라지 하느라 고생하신 부모님, 3차시험 합격때 같이 기뻐해준 기창형, 형수형, 학교 고시반 선,후배인 승주, 종대, 민관, 경운형, 병욱형, 기숙사에서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신 사감형, 현석형, 룸메이트였던 정우, 신림동에서 같이 공부를 시작했던 준우형, 면접 준비 때 도움주신 명훈형 그밖에 저를 격려하고 합격 후 같이 기뻐해준 학교 고시반 및 기숙사 선,후배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자신의 위치에서 무엇이 부족하고 어떠한 공부방법을 택해야 하는 지를 파악한 후 부단한 노력을 한다면 반드시 합격의 영광을 누릴 것이라 생각합니다. 2008년 새해에는 수험생 여러분 모두가 각자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시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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