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원 부실이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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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학원 부실이 주는 교훈
  • 법률저널
  • 승인 2007.06.0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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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임시국회가 4일 개회식을 갖고 다음달 3일까지 30일간 회기에 들어갔다.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분야별 대정부 질문을 실시한 뒤 상임위별로 법안심사 및 현안질의를 마친 후 20일, 7월2일, 3일 세 차례 본회의를 열어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고위 정책협의회를 열어 국민연금법 개정안과 로스쿨법안 등 주요 법안의 6월 임시국회 처리를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사립학교법 재개정안과 정부의 기자실 통폐합 조치와 관련한 국정홍보처 폐지법안, 언론관계법 개정안 처리를 벼르고 있고,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결과를 둘러싼 청문회 개최요구가 거세지고 6월 국회도 정치권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개회되는 것이어서 로스쿨법안 통과도 정부 의지대로 낙관할 수 없는 상태다.

어쨌든 정부의 로스쿨법안 통과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최근 한 신문이 국내에 개설된 의학·경영 등 각종 전문대학원이 연간 2000만원이 넘는 등록금에도 불구하고 학부 교육과정과 큰 차이가 없어 빈축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부분의 대학이 학부와 등록금은 2배 이상 차이가 나지만 학부 과정 교수가 그대로 가르치는 등 별도의 전문과정이 부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학부생에 비해 두배나 많은 등록금을 내고 있지만 학부생과 같은 교실에서 같은 교수에게 교육을 받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불만도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교수들이 거의 겹치는 '그 나물에 그밥'인데 무슨 차별화된 양질의 교육이 가능하겠는가 라는 것이다. 

로스쿨의 경우 정부의 인가기준안에 따르면 교수요원, 도서관 등 물적 설비, 교육과정 등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재원이 소요되고 그 상당 부분은 등록금에 전가되리라고 보기 때문에 로스쿨의 등록금도 연간 2000만 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런 고액의 등록금에도 불구하고 현재 로스쿨을 유치하겠다고 나선 대학들이 높은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법률가 양성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이미 전문대학원 체제로 진입한 치의학전문대학원이나 경영전문대학원(MBA)의 실태를 보면 로스쿨의 국제경쟁력 있는 법학교육도 '속빈 강정'이 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물론 사후평가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지만 총입학정원 통제하에서 로스쿨의 수를 늘리는 경우 경쟁력 없는 규모가 되고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충분한 강좌 개설이 어렵고 교수 충원 역시 불가능하게 돼 부실교육으로 이어지게 된다. 결국 로스쿨 도입의 목적이 상실되고 '무늬만 로스쿨'로 전락해 경쟁력 있는 법률가 양성이 허상(虛像)이 되고 만다. 또한 신입생 유치를 위해 각 로스쿨이 변호사시험 합격률 경쟁에 뛰어들게 되어 고시학원화 폐단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 결국 법학연구가 등한시되고 학점 인플레 등 학생들의 이익 추구와 타협해 로스쿨로서의 기능을 포기 또는 왜곡함으로써 시대에 필요한 법학지식 공급도 실패할 수 있다.  

현재 대학 캠퍼스가 치의학전문대학원 광풍에 휩싸였다고 한다. 이공계생뿐만 아니라 인문계생, 심지어 외국 유학생까지 가세하고 있어 또 다른 입시 경쟁을 초래하고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한 이공계 교육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입학을 위한 준비과정에서도 연간 1000만 원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 아니면 의사가 되지 못하는 '빈익빈 부익부' 고리를 비싼 등록금이 고착화시키는 것이다. 로스쿨의 광풍을 미리 보는 듯하다. 그래도 로스쿨 법안이 6월 국회에서 마무리되기를 바라는지 지지자들에게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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