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술자격시험, CBT 평가 및 AI 출제·채점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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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술자격시험, CBT 평가 및 AI 출제·채점 도입
  • 이성진 기자
  • 승인 2024.01.1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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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검정 오류에 디지털화를 통한 휴먼에러 최소화”
’26년 단답·서술형에, ’27년 계산식·도표 작성에 도입
플러스자격 제도 도입·직무수행능력 평가로 개편 등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정부가 서술형 평가에 컴퓨터 기반 평가(CBT: Computer-based Test)와 시험 전반에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활용 출제 및 채점을 도입하는 등 국가기술자격 검정 운영 관리 혁신에 팔을 걷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플러스자격 제도 도입 등 현장 수요에 맞는 자격체계 구축, 선학습 과정을 인정하는 등의 자격 취득 효율성 제고, 자격 취득 대상별 맞춤형 지원 강화 등의 국가기술자격에 대한 큰 폭의 제도개선도 추진된다.

■ 국가자격 검정시험 잇단 논란...휴먼 에러 최소화

2021년 12월 세무사시험 공정성 논란, 2022년 5월 산업안전기사시험 채점 논란, 2022년 7월 정보처리기능사 난이도 조절 논란, 2022년 9월 기술사시험 문제지 지입 착오 등 최근 잇따른 국가자격 검정시험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

특히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국가기술자격 497개 종목(총 548개의 90.7%)과 국가전문자격 37개 종목의 검정을 시행하는 국가자격시험 운영의 핵심기관이다.

2022년 기준, 인력공단 시행 국가자격 응시인원은 348만명(기술자격 285만명+전문자격 63만명)이나, 한정된 인력과 예산 제약으로 업무를 수행함에 따라 출제·채점 오류, 난이도 조절 실패 등의 검정 사고가 일고 있다.

현재 상당수 국가자격시험에서 선택형은 CBT로 전환하고 있지만, 필답형의 경우 여전히 수기형(PBT) 방식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인력공단으로서도 하루 15만 부의 답안지를 수작업(시험장 감독·관리 26만 명, 수기채점 3천 명)으로 참여해 확인하는 현실에서 답안지 파쇄·분실 등의 사고도 발생하는 등 휴먼에러 가능성이 머무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반영한「제5차 국가기술자격 제도발전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여러 계획 중 국가기술자격 검정 운영 관리 혁신 방안으로 검정 운영과정의 디지털화를 통해 휴먼 에러(Human Error)를 최소화한다는 방안을 내놨다.
 

2024년도 제13회 변호사시험부터 논술형에서 CBT 답안작성이 첫 시행된 가운데 응시 예정자의 99%가 PBT, CBT 중 후자를 선택할 정도를 반향을 일으켰다. 사진은 2022년 6월 서울의 한 법학전문대학원에서 CBT로 모의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 법무부
2024년도 제13회 변호사시험부터 논술형에서 CBT 답안작성이 첫 시행된 가운데 응시 예정자의 99%가 PBT, CBT 중 후자를 선택할 정도를 반향을 일으켰다. 사진은 2022년 6월 서울의 한 법학전문대학원에서 CBT로 모의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 법무부

■ 27년까지 CBT 단계적 전환 및 AI 출제·채점 활용

첫째, 현행 PBT(Paper-Based Test) 방식의 필답형 시험과 과정평가형 외부평가를 CBT로 단계적 전환하기로 했다.

즉 현재 기능사·산업기사·기사·기능장 시험은 객관식 필기시험(상당수 CBT 시행)으로 시행 중이다. 하지만 2024년부터 전산 시스템·인프라 구축한 뒤 2026년부터 단답형·서술형 시험에 CBT를 도입하고 이어 2027년부터는 계산식·도표 작성 시험으로까지 CBT를 확대 도입한다는 것이다.

이어, 이러한 CBT 도입으로 수험생의 안정적인 시험 환경 보장을 위해 한국산업인력공단 내 유휴공간 활용 및 ‘디지털 국가자격시험센터’를 지속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CBT 인프라로는 38개 시험장(기존 청사 29개, DTC 9개)에서 5,078대의 PC를 보유하고 있지만, 더 늘린다는 뜻이다. 특히 시설·장비가 구축된 공동훈련센터 등을 검정 시험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AI를 통한 최신화된 한국산업표준(KS), 국가법령정보시스템, NCS 학습모듈, 국어맞춤법 최신자료 등 출제 원천 자료로 최신 산업표준·법령 정보와 기술을 반영해 문제 출제 오류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 제공
고용노동부 제공
고용노동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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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별 채점 결과, 난이도, 문제 유형 등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일관된 난이도 문제 세트를 자동으로 구성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주관식 답안을 AI를 활용해 보조 채점하되 합격선 전후 답안은 채점 위원이 집중 검토해 채점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기로 했다.

즉 1단계에서는 단답형 및 약술형 필답형에 키워드 채점 방식을 도입하고 2단계에서는 계산식·표·그림 등을 포함한 필답형을 채점하고 3단계에서는 딥러닝 AI 기술을 활용해 서술형 보조 채점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현지 채점 종목은 시험 직후 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태블릿으로 채점하고 시스템에 결과를 즉시 입력 방식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참고로, 본지 취재 결과 한국산업인력공단은 2005년 일부 국가기술자격 시험에 CBT를 시범 도입, 2014년 상시 기능사 시험에 CBT를 전면 도입·시행했다.

다만 공단의 CBT 방식은 국가기술자격 객관식 필기시험에만 도입돼 시행되고 있으며, (2022년 8월 31일 기준)현재 493개 종목 중 68.6%에 해당하는 338개 종목이 CBT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 출제채점 전문성 강화 및 자격 운영 효율성 제고

둘째, 출제와 채점에 대한 전문성 강화로 국가기술자격의 신뢰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출제의 경우 문제를 개발하기 어려운 종목에는 대국민 대상 출제 공모전 등 산업별 출제전문가 고수를 발굴해 출제, 검토를 의뢰하고, 명장·우수숙련기술인 등 산업현장 전문가 참여를 확대해 현장성을 높이기로 했다.

또 SQF를 출제기준 및 시험과목 개편에 활용해 해당 산업별·직무별 업무수행에 요구되는 직무역량을 체계적으로 반영한다.

채점에서는 공개 모집 및 전문기관 추천 등으로 신규 채점 인력풀을 확보하고, 채점 신규 및 숙련 위원을 함께 배치해 채점 노하우를 공유하기로 했다.

또 원격·재택 채점이 가능한 온라인 보안채점 플랫폼을 구축해 우수 채점위원의 참여를 제고하고 오류도 조기에 발견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고용노동부 제공
고용노동부 제공

셋째, 검정 기관의 자격 운영의 효율성도 극대화한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소관 자격(국가전문자격 포함) 중 충분한 인프라와 전문성을 갖춘 기관이 있어 해당 기관에서 시행하는 것이 적합한 종목, 즉 특수한 시설·장비를 사용하거나 더 전문적인 조직·인력이 필요한 종목은 소관부처와 협의해 수탁기관으로 정하기로 했다.

또 인력공단과 소관부처 간 국가전문자격 위탁 계약을 체결해 위탁 사무 내용을 명확하게 하고 자격 수요, 취업 성과 등 현장 활용도와 응시수요를 종합 평가해 과목 개편, 검정 횟수 조정·폐지 등 종목별 운영 효율화도 꾀하기로 했다.

■ 자격 취득 다양화 및 역량 중심 평가 문항 확대

넷째, 자격의 취득 방식도 다양화한다. 자격 부분별로 先학습을 인정해 학습 비효율은 줄이되 현장 활용도를 높이고, 자격 간 연계를 강화해 취득 방식을 유연하게 하고, 우수 교육·훈련 실적을 자격으로 인정해 자격 취득만을 위한 학습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특히, 평가 내용을 직무수행능력 중심으로 개편하기로 한 것이 돋보인다. 즉 정보처리기능사 등 필답형 종목(190개) 중 작업형 시험이 적합한 종목은 작업형(도면설계, 작품제작, 작업 수행 등) 또는 동영상 평가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내용·지식 확인형 문항은 축소하고 문제해결형·해석형·사례형·시나리오형 등의 역량 중심 평가 문항을 확대한다.

면접시험을 구조화한다. 기술사 직무분석을 통해 필수 역량을 도출해 면접항목별로 역량별 핵심 질문 풀을 구성해 활용하는 문제해결 역량 평가를 시행한다.

과정평가형, 즉 포트폴리오 평가 등 다양한 실무중심 평가 방법을 확대해 직무수행에 핵심적으로 요구되는 이론·지식평가를 강화하고, 타워크레인운전기능사 등 작업환경이 위험해 실제 상황 하에서 대응능력을 평가하기 어려운 분야는 VR을 활용한 훈련 및 평가 방식도 도입한다.

이 외, 이번 기본계획에는 △직무 범위가 넓은 자격은 현장의 채용·경력관리에 활용되는 직무 단위로 세분화하고 부분 취득할 수 있도록 해 응시자의 자격 취득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포함했다.

또 △청년 응시자에게 자격시험 응시료를 50% 지원해 비용 부담을 줄임으로써 자격 취득을 통한 취업 및 직무능력 향상을 지원하고 △중장년이 선호하는 분야는 체계적인 실무 훈련이 가능한 과정평가형 자격 종목을 확대 신설하여 전직을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외국인력 확대를 감안해 외국인 자격시험 응시자에게 다국어 시험 서비스를 제공해 자격 취득 기회를 확대함으로써 기업이 기술 숙련도가 높은 외국인 근로자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고용노동부 이정식 장관은 “이번 기본계획을 통해 산업구조 변화에 맞춰 자격제도를 개편하고 수험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기업에는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참고로, 각종 시험에서 객관식에 대한 CBT 평가가 일반화되고 있는 가운데 법무부 주관 금년도 제13회 변호사시험에서 국가자격시험 최초로 서술형(사례형, 기록형)에 대한 평가가 CBT로 시행되면서 비상한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어 올해부터 공무원 공채 사상 처음으로 입법고시의 2차 논술 과목에도 CBT 방식이 적용될 예정이며 5급 공채 등 다른 시험에서도 CBT 도입이 적극적으로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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