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에세이(83)-‘하루를 잘 버텨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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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에세이(83)-‘하루를 잘 버텨봅시다!’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3.12.22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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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변호사시험법은 로스쿨 수료 후 5년간 5회로 변호사시험 응시 기회를 제한하고 있으며 이는 로스쿨에 재입학해 수료를 해도 다시 응시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는 절대적 응시 금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위 오탈자들은 10년 여의 시간 동안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투자하고도 법조인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에 사랑샘재단(이사장 오윤덕)은 제도의 사각에 놓인 오탈자들의 고통을 위로하고 응원하고자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면 200만원의 마중물 지원금이 지급되며 지원금은 여행, 새로운 진로를 위한 공부를 비롯한 다양한 경험과 활동 등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지원 대상자는 스스로에게 새로운 약속이 되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도전을 결심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경험과 사색 등을 담은 에세이 1편을 1개월 내에 사랑샘재단에 제출하면 된다. 에세이의 형식이나 길이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으며 익명으로도 참여가 가능하다.

지원금 신청 시에는 ①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 참여 동기 또는 계획의 요지를 기재한 신청서 1통(사랑샘재단 홈페이지 소정양식) ② 로스쿨 석사 학위증 등 변호사시험 평생응시금지 해당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③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 사본 ④ 온라인 송금 수령 계좌번호 ⑤ 에세이가 익명으로 발표되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이를 사전에 신청서에 기재해야 한다.

사랑샘재단의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에 관해 문의사항이나 관심이 있는 이들은 이메일 ydoh-law@hanmail.net, 전화 02-3474-5300으로 연락을 하면 된다. -편집자 주

<하루를 잘 버텨봅시다!>

김익명(가명)

내가 로스쿨에 다니면서 지게 된 빚이 3천만 원이었다.
등록금에 인강비와 생활비 기타 여러 가지 비용들은 장학금만으로 충당하지 못했고 고스란히 빚과 이자로 쌓여만 갔다.

그리고 졸업 후 내게 닥친 현실은 더 암담했다.
학자금 대출 변제와, 마이너스 통장 대출 만기 상환과 연장 독촉은 불안한 수험생활을 더 독촉하는 것 같았고, 1월에 시험이 끝나면 마이너스 대출의 만기와 연장이 다가왔고, 나는 다시 시작될지 모를 수험생활을 대비해 일부 변제할 대출금과, 학원비와 교재값을 벌어둬야 했다.

그렇게 3개월간 돈을 벌면서 기다리는 4월… 그리고 결과 발표…
그렇게 다시 시작된 약 8개월간의 수험생활의 반복 또 반복…

남들보다 더 버거운 수험 사이클을 보내면서, 휴식은 나에게 사치였다.
다음 해의 수험생활은 또다시 돈이 들었고 그 돈은 시험이 끝난 후 더 불어난 빚으로 또 얹어져 있었다.

그렇게 끝난 다섯 번째 시험의 결과 나는 오탈자가 되어 있었다.
이후 나는 빚을 갚기 위해 중소기업에 취업해서 기본적인 생활비 외에는 전부 빚을 갚으며 살았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상황에 사람을 만날 여유도, 나를 돌볼 여유도 없었다.
자다가도 숨이 턱턱 막혀서 새벽에 눈을 뜨기 일쑤였고, 일상은 무기력해져 갔고 우울증도 심해졌다.

제로에서만이라도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남들에게는 아주 단순한 일이 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월급에서 기본적인 생활비를 뺀 전부를 빚을 갚는 데 썼고 사랑샘 재단에서 내게 준 돈도 전부 빚을 갚는 데 썼다.
사랑샘 재단에서 준 돈으로 무엇을 하였는지 나의 일상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물었을 때 선뜻 드라마틱한 변화를 말할 수 없었다.
나의 일상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중물 프로젝트는 나에게 ‘시간과 기회’를 선물했다.
‘하루라도 빚을 다 갚을 수 있는 시간’
‘남들 보통의 삶으로 빨리 돌아갈 수 있는 기회’

여전히 나는 내집 마련은커녕 매달 빠져나가는 대출이자와 갚아야 하는 원금만으로도 여전히 마음이 무겁지만 남들 보통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길이 한걸음 가까워졌다는 희망이 생겼다.

이후의 나의 삶이 어떻게 진행될지, 또 다른 도전을 할지 아직 잘 모르겠다.
아직 빚을 다 갚지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낸 것도 아니다.
아직 출발선에 다시 서지도 못했다.

하지만 흔들렸던 마음에 단단한 심지가 생겼고 의식이 바뀌었다.
끝까지 버텨내 보자.
잘 버텨보라고 이렇게 지원해 주는 재단과 지지해주는 사람들의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 잘 버텨보자.
이런 마음으로 오늘과 내일을 살다 보면 어제보단 분명 더 나은 삶을 살게 될 것이고, 작년 재작년보단 더 단단한 내년과 내후년을 살게 될 것이다.
이런 마음으로 실제로 살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나의 삶에 자신감이 생겼다.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생각보다 우리를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 올해를 그리고 내년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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