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지고는 있지만, 그 사유가 배우자의 외도였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당사자의 입장에서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정신적 충격은 물론이거니와 자신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주변의 시각도 부담을 가중시킨다. 때로는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배우자와 상간자에 대한 분노가 폭발하여 이들의 직장에 찾아가거나 커뮤니티 등에 상대방을 특정할 수 있는 글을 게시해 불륜사실을 폭로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불륜은 엄연히 비판받아야 마땅한 행위로 위와 같은 사연이 알려졌을 때 일정 부분 동정여론을 받을 수는 있으나, 반대로 불륜을 저지른 대상이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진행할 경우 자칫 복잡한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고 명예훼손으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과거에는 불륜이 적발되면 형사처벌도 가능했지만, 지난 2015년도 헌법재판소가 간통제를 위헌으로 판단함에 따라 현재는 형사적 처벌을 피해갈 수 있다. 다만 배우자 외도는 민법상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되어 민사소송을 진행할 수 있으며, 배우자와 외도행각을 벌인 상간자에 대한 소송도 가능하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배우자와 상간자 사이에 외도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합법적 증거 수집이다. 불법 녹취나 심부름센터 고용, 위치추적 등은 불법적인 증거로 소송 시 증거로 제시할 수는 있으나 이 또한 불법 취득 증거라는 사유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증거를 찾았다면 우선 수집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를 배우자나 상간자에게 바로 알리기보다 이혼전문변호사 등의 상담과 법률적인 조언 아래 해당 증거가 외도를 입증할 수 있는지, 필요하다면 어떤 증거수집이 필요한지 등을 반드시 확인해볼 것이 권고된다.

합법적인 증거로는 자동차 블랙박스나 영수증 등을 비롯해 배우자 핸드폰 속 메시지 내역, 사진 등이 있다. 이때 배우자 몰래 핸드폰을 열어보았다면 정보통신법위반으로 고소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하며, 모텔 이용 내역을 알았다면 해당 모텔에 증거보전을 신청해 함께 투숙한 영상이 사라지기 전에 확보해야 한다.
 

법무법인 솔루션 울산변호사사무소 강민경 대표변호사는 “간혹 외도를 용서했다가 뒤늦게 화가 나서 소송을 진행하는 분들도 있지만, 이미 외도를 용서했고 이에 대한 증거가 있다면 소송 진행이 불가하다”라며 “다만 용서한 이후에도 또다시 외도했다면 이에 대한 혼인파탄의 사유를 물어 소송할 수 있다. 또한 용서한 이후에 오히려 외도한 배우자가 이혼 소송을 할 수도 있으므로, 어떤 결정이든 이혼전문변호사 등의 전문적인 상담을 받기를 바란다”라고 조언했다.

강민경 대표변호사는 이어 “상간자소송은 외도를 알게 된 날로부터 3년 이내 외도한 날로부터 10년 이내 청구할 수 있으며, 기혼임을 알면서도 만났다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라며 “배우자의 외도사실을 알았다면, 절대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합법적인 증거를 수집한 후 이에 따른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현명하다”라고 밝혔다.

이성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