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62) / 지방직 7급 시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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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62) / 지방직 7급 시험 마무리
  • 정명재
  • 승인 2023.11.03 14: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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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안전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10월의 마지막 주말이었던 지난 주 토요일 지방직 7급 시험이 있었다. 누군가는 기대를 가지고 차분히 지난 주말을 보냈을 것이고 아쉬움과 후회 그리고 자책의 감정이 몰려와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 또한 많았을 것이다. 시험에 응시한 그대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필자 또한 처음 시험장을 찾던 날을 기억한다. 그 때는 중학교 교정을 두리번거리며 시험장에 들어가는 걸 몹시도 쑥스러워했다. 공부한 기간이 너무 짧았으며 이 늦은 나이에 시험을 보러가는 것이 어색했다. 그렇지만 시험이 끝나고 느꼈던 생각은 달랐다. 도전하는 것이었으며, 내가 누구인지 아는 과정이었고, 처음이 있었으면 끝을 확인하는 여정이란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게 합격자 발표일, 내 수험번호가 있었고 나의 합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전하지 않았더라면 누리지 못했을 기쁨이었다. 그 후 일곱 해를 시험장을 찾아 다녔다. 어느 시험은 봄이었으며 또 어느 시험은 몹시도 추운 겨울이었다. 항상 합격만이 나를 반긴 것만은 아니었다. 불합격을 확인하는 시험은 나의 마음을 움츠리게도 하였다. 그렇게 수험생이 느끼는 희로애락을 수험생들과 함께 한 인생여정으로 마무리한 지난 주였다.

10월이 어느 덧 지나고 있다. 가을의 문턱에서 겨울로 이어지는 이 계절은 생각을 풍성하게 하고 한 해를 돌아보기에 좋은 여유를 가져다준다. 잘 살아왔는지, 잘 살아갈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기도 하지만 언제나 옳은 정답을 골라내는 하나의 답은 없다.

시험이 끝나면 나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시험을 잘 보아도 잘 보지 못했어도 각각의 수험생들에게서 연락이 온다. 이제부터 무엇을 어떻게 다시 시작할지를 몰라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합격자 발표일을 마냥 기다리는 것이 힘들고 지치기는 마찬가지이다. 시험이란 그동안의 수험공부기간을 평가받는 시간인 동시에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열심히 그리고 부지런히 갈고 닦은 실력을 몇 분 만에 측정되는 답안지 한 장에 녹여 담아야 하기에, 잠시의 실수마저 그저 실력이 없음으로 치부되는 것이다. 직접 시험장에 가보면 안다. 아는 것도 시간에 쫓기면 생각이 잘 안 나고, 쉬운 문제도 문제를 잘못 읽어 실수를 하는 경우를 맞이하게 된다. 긴장과 스트레스가 절정에 이르면 이와 같이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하고 돌아서 가슴을 치는 경우는 아주 흔하다. 무엇으로 설명해도 수험생의 통증을 모두 헤아리는 단어를 찾기는 힘들다.

조금은 아프고 조금은 두려운 마음으로 시험을 마주했을 그대임을 안다. 이제 지난 시험은 잊어라. 다시 있을 내년의 시험을 준비하도록 하자. 그리고 시험이 끝나면 그 휴식이 달콤하리란 걸 믿자. 살다보면 누구나 어려움에 처할 수 있지만, 그 어려움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인생의 차이를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기란 기회를 의미하며 어려움이란 인간에게 성숙한 시간을 선사하는 것이다. 합격자와 불합격자를 가르는 순간이 바로 지금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필자 역시 직접 시험에 응시하면서 깨친 바가 많았다.

공부를 할 때는 마음가짐이 어떠해야 하는지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 시험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을 초심으로 본다면 시험을 준비해서 끝까지 완주하리라는 결심을 굳건히 해야 한다. 매사에는 어려움이 찾아오게 마련이고 이러한 시련을 핑계 삼아 일을 그르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공부를 하다 보면 시련의 한 고비를 지날 때마다 포기하고 싶고 그만둘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게 자신과의 합리화 과정을 거치다 보면 공부는 재미없고 지겨운 여정으로 자리하게 된다. 공부를 시작할 때는 자신의 지난날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신중하고 깊은 성찰과 반성의 시간을 가질 것을 권장한다. 혹여 이러한 연습이 안 되어 있다면 적어도 수험전문가를 찾아가서 물어보고 자신을 내려놓고 누군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시험은 기술이고 이러한 기술을 연마하면 합격을 만날 수 있다. 지금의 시험제도를 잘 알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자신의 실력을 먼저 쌓고 후에 직렬을 선택해도 늦지 않다. 그렇지만 많은 수험생들은 계획을 거꾸로 세우는 경우를 종종 본다. 성적이 안 나오는 공부를 하고 있으면서 꿈은 원대하고 현실과는 동떨어진 구상만 하고 있는 경우이다. 국어, 영어, 한국사의 기본과목의 점수가 어느 정도 일정하게 받쳐 주고 있어야 하고 후에 전공과목에 대한 공부로 이어져야 하며 수험공부는 오로지 시험을 위한 공부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게 설계되어야 한다.

또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막판에 정리가 되는 공부를 평소부터 연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압축과 요약이라는 단어로 정리할 수 있다. 횡설수설 늘려서 공부했던 습관은 버리고 단박에 정리할 수 있는 공부법을 따라야 한다. 내가 지금까지 구사한 공부방식은 이러한 원리를 철저히 수행하는 것이었다. 모든 과목에서 이러한 압축과 정리를 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잊기 마련이고 원리를 기억해내기가 힘들다. 우리의 뇌가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용량을 제한된 시간 안에 주입하고자 한다면 공부의 양을 줄이는 것으로 스피드를 높일 수 있다. 1분에 1문제를 소화해야 하는 시험에서 많은 고민은 의미가 없게 된다. 합격의 기술은 이러한 스피드를 연마해 나만의 공부법을 만들어 최고의 경지에 이르는 과정이다. 이제 내년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레이스가 또 다시 시작되었다. 지금은 희미해져 가는 희망의 등불을 다시 켜고 그 길을 찾아 나설 때이다.
 

예전 칼럼에서도 소개하였던 적 있는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란 시를 다시 한 번 적어보며 필자가 수험생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갈음하고자 한다. 담벼락에서 자라난 담쟁이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담쟁이는 절망의 벽에서 고개를 떨구지 않고 있었다. 조금은 느리지만 새벽이면 한 뼘씩 자라나 결국 그 높은 담장을 넘는 것을 지켜보았다. 세상의 바람은 차고 모질며 거칠다. 이 새벽,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저것은 벽 /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 우리가 느낄 때 / 그때 /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 결국 그 벽을 넘는다.

- 도종환 시인 <담쟁이> 中에서 -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직장인에서 공무원으로 갈아타기’ ‘공무원시험을 위한 코칭’ ‘장원급제 독학용 학습지’ 대표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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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 2023-11-06 11:36:59
날카로운 통찰력이 돋보이는 글 잘 읽었습니다. 선생님께서 해 주신 지혜의 말씀이 저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선생님, 이처럼 훌륭한 글로 사람들을 지혜롭게 만들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선생님은 이 세상의 보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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