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334)-대한민국, 정치 파산 막아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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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334)-대한민국, 정치 파산 막아야 산다
  • 강신업
  • 승인 2023.11.0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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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정치의 요점을 가장 적확하게 파악한 말 중 하나는 ‘정치의 목적은 민생, 정치의 방법은 소통’이라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명언이다. ‘정치는 현실을 진단하여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라는 율곡 선생의 말씀 또한 정치의 본령을 가장 정확하게 통찰한 금언이다.

사실 정치의 지향이 국민을 살리는 것이라면, 그 방법을 찾고 더 나은 대안을 찾는 노력은 정치 이념과 상관없이 경쟁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노력 또한 지속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정치인이 국민과의 소통을 멈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정치인이 소통을 멈추는 순간 이미 정치인이기를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정치인이 국민으로부터 멀어질 때, 국민의 삶에 관한 관심을 잃을 때 이미 그는 더는 정치인이 아니다. 정치인이 국민에 대한 연민을 느끼지 않을 때, 소외된 이들을 위해 긴장감을 유지하며 국민을 위한 불침번을 자처하지 않을 때, 그는 이미 무늬만 정치인이다.

정치가 정치다워야 하고, 정치인이 정치인다워야 하는 이유는 정치는 국민의 삶에 너무도 중요한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 대한민국의 박정희 정치와 북한의 김일성 정치를 비교하면 정치인에 의해 정치에 의해 국민의 삶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정치인이 무늬만 정치인, 거짓 정치인이 될 때, 정치인이 정치적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하며 끌려갈 때, 국민의 삶은 피폐해지고, 황폐해진다.

그러므로 나라를 위해서는 반드시 훌륭한 정치인이 훌륭한 정치를 해야 한다. 나라의 위기는 보통 국정을 책임진 자들이 멀리 내다보는 혜안을 갖지 못하고 근시안적 인기에 영합하거나 당리당략에 입각한 정책을 밀어붙이는 데서 비롯된다. 따라서 좋은 정치를 위해서는 반드시 좋은 정치인이 필요하다. 좋은 정치인에 의해서만 좋은 정치가 구현될 수 있다. 좋은 정치란 덜 좋은 것을 더 좋게 하고, 나쁜 것을 덜 나쁘게 하는 것이다. 당리당략적 접근을 버리고 국가와 국민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근시안적 태도를 버리고 거시적인 안목을 갖추는 것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오늘의 한국 정치는 너무나 후진적이다. 정치가 실종되고 진영 간 대립이 계속되며 ‘정치망국론’을 입에 올리는 사람들도 크게 늘고 있다. 정치망국론은 이 시점에서 한국 정치가 선진정치로 탈바꿈되지 않으면 한국의 경제성장도 한국의 선진국 진입도 불가능할 것이라는 담론이다. 세계적으로 정치가 후진적인 나라는 거의 예외 없이 경제성장이 멈추고 사회가 혼란해졌다. 한때 높은 국민소득을 자랑하던 베네수엘라나 아르헨티나 같은 남미 국가들은 물론이고 그리스 같은 서구 유럽국가들도 정치실패로 인해 극심한 경제침체와 사회 혼란을 겪었다.

그래서 정치인이 정치의 본령에 따른 정치를 하는 것은 너무도 중요하다. 정치의 본령은 제도와 법을 만들고 고치는 작업이다. 시대가 요구하는 기준을 세우고 시대에 맞게 기준을 고치는 일이다. 그런데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각기 더 많은 자유와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원하기 때문에 자유와 이익을 두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게 된다. 정치는 바로 이렇게 대립하는 이해관계를 푸는 작업이다. 따라서 정치는 필연적으로 갈등 해결을 지향한다. 갈등은 조정과 이해, 그리고 공정한 방법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 그 때문에 판결의 생명이 공정이듯 정치의 생명 또한 공정이 아닐 수 없다. 민주주의 퇴화 현상이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요즘 민주주의를 지키며 국민의 자유와 부를 증대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 말은 역설적으로 정치인들에게 비상한 각오가 요구된다는 말이다. 정치인들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정치인 상을 갖추지 못하면 진영 간 갈등이 구조적 대립으로 격화되고 고착되면서 대화와 타협이 아닌 힘의 논리에 의해서만 해결되는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정치 선진화, 대한민국의 운명이 여기에 달렸다. 하루빨리 정치 선진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대한민국은 필경 정치 때문에 부도가 날 것이다. 정치개혁, 더는 미룰 수 없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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