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며
아직 로스쿨 합격은커녕 성적표도 나오지 않은 시점에서 저보다 잘하시는 분들도 많을 텐데 이런 글을 쓰는 것이 부끄럽긴 하지만, 저 역시 처음 리트를 준비하는 데에 있어 시험 후기 등을 읽어보면서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있기에 부족한 글이지만 조금이나마 리트를 준비하시는 데에 도움이 되시기를 바라며 글을 써봅니다. 리트를 준비했던 과정을 먼저 쓰고, 리트 본고사 후기를 이어서 쓰는 식으로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리트의 준비 과정의 경우, 전반적인 준비 과정과 과목별로 저의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 부분들, 그리고 실전 모의고사의 이용법에 대해 적기는 하였지만 다른 공부들과 마찬가지로 리트 공부에도 모두에게 적용되는 왕도란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는 스스로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하시는 부분들에 대해서만 가져가시는 정도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리트 본고사 후기의 경우, 리트 응시 후에 채점할 때 말고는 다시 시험지를 펼쳐보지 않았기에… 문제마다 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풀었는지가 완벽히 떠오르진 않으며 또한 문제에 대한 분석은 다른 분들께서도 많이 해 주실 것이기에 모든 지문, 문제에 대한 평을 적지는 않고 제가 실제 시험에서 겪었던 어려움과 준비 과정에 겪었던 경험들이 이에 대해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되었는가를 위주로 작성하였습니다.
1. 리트 준비 과정
(1) 전반적인 준비 과정
저는 원래 전공하던 분야의 대학원을 다니다가 진로를 틀어서 작년 말부터 리트를 준비하였기에, 대학원 학업을 병행하면서 리트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다행히도 저의 진로 변경에 대해 이해를 해 주시는 지도교수님을 둔 덕에, 대학원 과정을 병행하면서도 리트 공부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시간에 여유가 있는 편은 아니었기에, 주 2회 리트 스터디에 참여하여 주로 공부 진도를 빼고 저 스스로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부분들을 따로 보충해나가는 식으로 공부하였습니다. 인터넷 강의나 학원 강의를 따로 듣진 않았습니다.
스터디의 경우 기출문제, 5급 PSAT (언어논리, 상황판단), 사설 모의고사 등의 문제를 아침에 모여 본고사 시험 시작 시각인 오전 9시부터 함께 풀고, 푼 뒤에는 서로 각자 이해가 잘되지 않거나 더 생각해보고 싶은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강제성을 가질 수 있었기에 시험 준비 과정에서 좀 더 해이해지는 부분을 줄일 수 있었고, 논의 과정에서 저 자신의 자의적인 판단 등을 줄여나갈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추가로 PSAT의 경우 LEET보다 시간적인 촉박함이 큰 시험이라고 생각하여, PSAT의 시험시간보다는 문제당 제한 시간을 길게 갖고 풀었습니다.
추가로, 본시험 약 3주 전부터는 생활 방식을 본고사에 적합하도록 맞추기 시작했으며, 스터디를 멈추고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늘려 저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에 대해서 더 보완하고자 하였습니다. 시험 직전에는 풀었던 기출문제들을 다시 보되 시간을 재면서 보는 것은 오히려 익숙한 문제들을 대충 보고 일부 사고 과정을 생략하면서 풀게 하는 습관을 지나게 하는 것 같아서, 시간은 따로 측정하지 않고 스스로 논리와 문제 풀이 방식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만 낯선 텍스트를 읽는 연습을 하기 위해서 시험 직전에도 실전 모의고사들에 대해 이전과 같이 응시하면서 본고사를 준비하였습니다.
(2) 언어이해
저는 첫 기출 1회독 초반, 언어이해의 백분위가 낮을 때는 60% 정도까지 떨어지기도 하는 등 언어이해 점수가 추리에 비해 낮고 그 변동 폭 또한 컸던 소위 ‘언저추고’인 사람이었습니다. 리트 준비를 시작하였을 당시, 수능 시험을 본 지도 7년이 조금 더 넘었으며 전공 특성상 빠르게 핵심을 위주로 글을 읽을 일이 없었고 꼼꼼히 놓치는 부분 없이 이해를 완벽하게 하려는 식의 공부만을 해왔기 때문에 언어이해가 특히나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스터디에서 리트 기출 1회독을 하면서, 스스로 특히나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언어이해의 보완을 위해 평가원, 수능 언어 고난도 기출문제들을 추가로 풀었습니다. 그렇게 기존에 학부와 대학원 과정에서 제가 읽었던 글들과는 다른 좀 더 호흡이 짧은 글을 더욱 빠르게 읽는 것에 익숙해지고자 하였는데, 저점이 어느 정도 오르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리트 언어이해를 풀 때면 시간 관리에서 어려움을 느꼈고 이에 따라 심리적으로 더 조급해져서 정답률 역시 높지 않은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였습니다. 그래서 저 스스로 언어이해를 푸는 것에 있어 어떤 부분들이 특히나 문제가 되는지를 많이 생각해봤고, 저의 경우에는 크게 세 가지 정도의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가장 먼저 철학 등의 분야에 대하여 제가 배경지식이 너무 부족하다 보니 그 분야의 지문과 문제에 대해 특히나 더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배경지식을 가진 소재에 대한 문제가 나올 것을 리트에서 기대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의 배경지식을 갖게 된다면 그 분야의 다른 글들에 대해서도 더욱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지 않겠느냐고 생각하였고 철학에 대해선 서양 철학사를 읽어보는 등 독서를 통해 그 분야에 대해 더욱더 친숙해지고자 노력하였습니다.
다음으로 제가 생각한 저의 문제점은 언어이해를 추리논증처럼 푼다는 것이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학부부터 대학원 과정까지 항상 놓치는 점이 없도록 좀 더 글을 세밀하게 읽는 데에 초점을 맞춘 읽기 습관을 지녔던 저는 추리논증이 아닌 언어이해 역시 그런 식으로 지문을 읽고 있었고, 이에 따라 언어이해의 경우 시간은 과하게 쓰면서도 오히려 마음이 조급해져서 문제를 푸는 데에 필요한 정보는 정작 제대로 다 파악하지 못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렇기에 전반적으로는 글의 흐름만을 파악한다는 식으로 좀 더 힘을 빼고 읽되, 중간중간 문제를 푸는 데에 있어 필요할 것 같다고 여겨지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파악하고 넘어가거나 표시를 따로 하는 등 강약을 조절하면서 지문을 읽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른 선지를 소거하고 헷갈리는 두 개 정도의 선지만을 남겼을 때, 이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소모하고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 부분은 추리논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언어이해의 경우 시간이 추리논증에 비해 더 촉박한 과목이다 보니 이로 인한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하였다고 생각했고,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보완해야 할 것인가를 많이 고민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 이유로 틀렸거나, 시간을 많이 소모했던 문제들을 다시 보면서 어떤 부분에서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인지를 파악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보통 두 개 정도의 선지가 남았다고 하면, 한 개의 선지는 지문에서 그 근거가 나타나는 것 같지만 답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는 생각하지 못하는 선지이고 다른 한 개의 선지는 지문에만 근거하기보다는 좀 더 저의 자의적인 판단이 개입하여서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선지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보통 이런 경우에는 그 상태로 시간을 아무리 더 쓰더라도 계속 자의적인 판단 쪽으로 더 생각이 기울게 되어 오히려 올바른 문제 풀이에 악영향을 줄 뿐이라고 생각하였고, 이런 문제의 경우에는 넘어가서 다른 지문과 문제들을 풀면서 그런 자의적인 판단에서 벗어났다가 다시 돌아와서 문제를 푸는 식으로 문제 풀이 순서를 조절하였습니다. 추가로, 저의 경우 이런 문제에서 보통 ‘확신할 정도는 안 되더라도 지문에서 근거가 나타나는 선지’가 답인 경우가 많아서 이런 선지에 더 초점을 맞추어 근거를 더 확실히 찾는 식으로 문제를 풀자고 스스로 판단 기준을 설정하였습니다.
이런 식으로 저 스스로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부분들을 보완해가면서, 언어이해의 점수는 높이면서 점수의 변동 폭은 줄일 수 있었고 본고사에서도 처음 기출문제들을 풀 때 받았던 언어이해 점수들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3) 추리논증
추리논증의 경우 언어이해에 비해 보다 처음부터 높은 점수가 나왔기는 하였지만, 강화약화 등의 부분에 대해서는 개념적으로 이해가 쉽지 않았던 부분들이 있어서 ‘강화약화 매뉴얼’ 교재를 구매하여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읽어보고 참고하면서 보충하였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말씀드렸던 대로, 스터디에서 다른 스터디원들과 논의하는 과정을 통해 제가 자의적으로 판단했던 부분들을 줄여가면서 좀 더 점수의 편차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추가로 혼자서도 오답 등을 통해 실수나 자의적인 판단을 줄이는 데에 초점을 두고 공부했었습니다.
몇몇 문제 유형에 대해서 유형 별로 좀 더 제가 초점을 두고 본 부분에 관하여 서술해보았습니다. (1) 법규범 관련 문제들의 경우에는 각 조항의 적용 대상 및 기준, 그리고 예외에 대해 특히 더 꼼꼼히 파악하려고 노력하며 풀었습니다. (2) 논쟁 등 여러 관점이 나오는 문제에 대해서는 특히 각 입장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무엇인가에 더 주목하여 읽으려고 노력하였고, 강화약화와 관련된 문제의 경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강화와 약화에 대한 스스로 허용 기준을 설정하여 너무 자의적인 판단을 하지 않는 데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3) 논리퀴즈 등의 문제의 경우 확정될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나 제한이 걸리게 하여 경우의 수를 확 줄일 수 있는 부분들을 파악하려고 노력하며 문제를 풀었습니다. 다만, 가끔 뇌보다 손이 빠를 것 같은 문제들의 경우 직접 손으로 풀면서 그 과정에서 규칙성 같은 것을 찾아보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추리논증의 경우, 모든 문제에 대해서 공통으로 최대한 글을 놓치는 것 없이 꼼꼼하게 읽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본고사에서도 평소 기출문제를 풀 때의 성적에 비해 조금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저 스스로 정한 마지노선 이상의 점수는 받을 수 있었습니다.
2. 실전 모의고사의 이용법
저는 ‘법률저널 모의고사’의 경우 올해 시행된 모든 회차에 대하여 응시하였습니다. 많은 분이 말씀하시듯, 실전 모의고사의 문제의 경우 많은 시간과 인력이 투여되는 리트 본고사의 문제에 비해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실전 모의고사가 본고사를 응시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이 있기에, 이에 관해 추가로 적어보고자 합니다.
실전 모의고사를 볼 때 점수에 연연하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논리가 조금 과한 문제, 오류가 있어 복수정답이나 전원정답 처리가 되는 문제들도 있고, 만약 이런 문제에서 시간을 좀 더 쓰게 된다면 점수가 더 낮게 나오는 경우가 당연히 존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실전 모의고사를 매번 응시하였던 것은 본고사의 연습을 실전처럼 할 수 있어 아래와 같은 점들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리트 본고사를 고려대학교에서 응시하였는데, 법률저널 모의고사의 경우 고사장으로 고려대학교를 선택할 수 있었기에 미리 본고사를 볼 고사장을 경험해보면서 좌석은 어떤 식으로 생겼는지, 수험표나 신분증은 어디에 두고 시험지와 답안지는 어떤 식으로 책상에 두고 풀 것인가 등을 미리 고민해보고 준비할 수 있었고, 덕분에 본고사를 응시하는 데 걱정거리들을 줄이고 더욱 마음을 편하게 할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또한, 낯선 글을 읽고 이에 대한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리트의 경우 기출문제들을 다 풀고 2회독을 할 때 어쩔 수 없이 머리에 남아있는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 실전 모의고사의 경우 내가 기존에 읽어보지 못한 낯선 텍스트들을 읽는 연습을 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의도대로 시험 문제 풀이의 운영이 의도했던 대로 되지 않을 때 대비해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판단이 까다로운 문제들을 풀 때 스스로 설정했던 문제 당 시간에 비해 많은 시간을 앞에서 소모하는 때도 많은데, 이런 때에도 다시 정신을 붙잡고 어떤 식으로 수습을 할 것인가에 대해 머리로 시뮬레이션만 해봤을 때와 직접 이런 경험을 실전처럼 연습해봤을 때와 다르다는 것을 느꼈고 이런 경험을 통해 본고사에 대해 더 잘 대비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경우 실전 모의고사도 오답했지만, 답지의 논리에 내 논리를 맞추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제가 놓쳤던 부분이나 실수를 파악하기 위해서 하였고 시험 막바지까지도 실전 모의고사로 연습을 하되 논리와 사고 과정을 다시 기출문제들을 보면서 정리했었습니다.
3. 리트 본고사 후기
(1) 언어이해
언어이해의 경우, 난도가 가장 높았다고 많이 언급되는 2021 리트와 비견되는 수준의 난이도로 어렵게 나왔다고 생각하며 백분위와 표준점수도 그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측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지문이나 문제가 특히나 어렵다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지문의 정보량이 많거나 문제의 난도가 높은 편이라 시간 관리가 쉽지 않았던 시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법률저널 모의고사를 통해 경험해 본 고사장에서 시험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언어이해 시험이 시작되자 긴장을 해서 심장이 빠르게 뛰었고, 첫 지문이 잘 읽히지 않아 1번 문제에서 선지 2개 중 답을 고르지 못한 채로 7분보다 더 시간을 쓰고 두 번째 지문으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이후 세 번째 지문까지 문제들을 풀면서 긴장감이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하였지만, 이미 약 25분가량의 시간을 소모하였던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이전에 리트 기출문제나 실전 모의고사들을 풀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정도의 시간 초과는 뒤의 지문들에서 다시 수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평소 문제들을 풀던 판단 기준들을 다시 잘 되살려보고자 하였습니다. 비록 평소에도 약한 부분이었던 소재인 예송 논쟁 지문에서만 두 문제를 틀리는 등 아쉬운 부분이 없진 않았지만, 철학 지문에서 각 철학자의 주장 및 근거들의 차이점이나 공통점에 초점을 두는 식으로 지문 독해를 더욱 빠르게 하거나 자신이 있는 소재인 광역학 치료 지문에서 시간을 더 단축하며 시험 종료까지 약 5분 정도를 남기고 열 지문을 다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남은 시간에는 다시 앞서 말씀드렸던 1번 문제와 같이 제가 답을 확정하지 못했던 문제들로 돌아가서 답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는 선지에 관한 판단을 더 확실히 함으로써 답을 확정 짓고, 시간 내에 시험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가채점 기준 원점수 24점으로 시험의 난이도를 고려하였을 때 제가 처음 언어이해 기출문제를 풀기 시작하였을 때보다 높은 백분위와 표준점수의, 제 기준에선 만족할 수 있는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시험을 준비하는 데 제가 이렇게나 긴장을 할 줄은 몰랐었는데, 만약 긴장을 많이 할 것이 걱정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청심환을 평소에 먹어보고 실전 모의고사를 응시하는 등의 연습을 미리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2) 추리논증
추리논증의 경우, 언어이해와 마찬가지로 어떤 문제가 매우 어렵다는 느낌보다는 전반적으로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문제들의 수가 많아 문항별 시간 안배가 어려웠던 시험이라고 느꼈습니다. 게다가 앞 시간의 언어이해 시험 역시 난도가 높았다 보니, 추리논증 역시 더 힘들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이번 추리논증의 경우, 이전의 기출문제들과는 특히 달랐던 점은 확실히 수치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하는 문제들이 많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 계산이 복잡한 것은 아니기에, 문제에서 주어진 규정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면 숫자가 주는 위압감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의 경우 추리논증 시간에 더 긴장한 것은 아니었지만, 언어이해 시간에 긴장을 많이 한 상태로 문제를 풀었다 보니 문제를 풀다가 팔이 약간 떨리기도 하는 등 체력적인 어려움을 평소보다 크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실전에서의 부담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평소에는 자연스럽게 흘러갔던 사고 과정이 뚝뚝 끊기는 느낌이 들었고 이것이 전체적으로 시간이 더 많이 소모되는 문제들이 많았던 이번 추리논증 시험의 특성과 합쳐져 저는 시간 안배에 실패하였고, 시험시간이 25분도 남지 않은 상태로 31번 문제의 풀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전에 법률저널 모의고사에 응시할 때도 1∼30번 문제에서 시간이 밀려 뒤에서 짧은 시간 내에 문제들을 풀었던 경험을 해보았기에 다시 침착하게 문제를 풀어보고자 하였습니다. 논리퀴즈 문제들을 우선 넘기고 상대적으로 자신이 있는 31번과 36∼40번의 문제들을 먼저 빠른 속도로 풀고, 32∼35번의 문제를 푸는 식으로 순서를 바꾸어 풀었고 이를 통해 33번과 35번의 문제를 제외한 다른 문제들은 정상적으로 풀 수 있었습니다.
비록 33번, 35번의 문제를 완전히 풀지 못하고 가능한 답의 수를 2가지로 줄인 상태로 찍었다가 그 두 문제를 다 틀렸지만, 애초에 맞기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고 가채점 기준 원점수 35점으로 스스로 정했던 마지노선 이상의 점수는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실제 시험의 경우 체력 소모가 집리트나 실전 모의고사보다 긴장감 등으로 인해 더 클 수 있기에 당분을 보충할 간식을 더 챙겨가서 쉬는 시간에 먹거나 한다면 보다 좋을 것 같고, 이번 시험처럼 문제를 푸는 데에 시간이 많이 소모될 때 답을 어느 정도 확신하고 골랐다면 남은 선지는 과감하게 보지 않고 넘어갔다가 만약 시간이 남으면 다시 보는 식으로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리트의 경우 점수가 쉽게 오르지 않는다고들 말하지만,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고민하고 보완하려고 노력한다면 점수를 올리는 것이 불가능한 시험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아직 로스쿨 원서조차 쓰지 않은 상태이기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우습기는 하지만, 내년 리트를 준비하시는 수험생들 모두 원하시는 결과를 얻으시기를 기원합니다. 좋지 못한 글솜씨로 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민찬‧서울대 화학부 졸업‧동대학원 화학부 석사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