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법학적성시험 ‘언어이해’ 영역 전문가 분석(여성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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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법학적성시험 ‘언어이해’ 영역 전문가 분석(여성곤)
  • 여성곤
  • 승인 2023.07.2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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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곤 법률저널 LEET적성시험연구소 소장

올해 시험은 17,000여명이라는 역대 최다 지원자가 응시하는 시험이었고, 그에 비례하여 전년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시행 결과 예상대로 역대급 난도로 출제되었습니다.

여성곤 법률저널 LEET적성시험연구소 소장
여성곤 법률저널 LEET적성시험연구소 소장

이하에서 언어이해 과목의 총평을 통해 법학적성시험의 출제 및 시행 역사 속에서의 변화상을 분석해보는 것, 향후 수험생들에게 올바른 학습방향을 제시함으로써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 시행기관에 대한 얼마간의 권고사항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목적으로 내용적 측면과 인지적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이하에 기재하는 정답률은 법률저널 가채점 시스템에 의거하여 분류한 것입니다. 또한 시험 당일 법률저널 연구소에 서울대로스쿨15기 4명과 입법고시 합격생과 함께 공식정답 발표 전 직접 풀어보며 분석한 내용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1. 내용적 측면

1) 규범 – 올해 시험에서도 예년과 동일하게 첫 번째 지문, 마지막 지문에 규범 파트를 출제하였습니다.

[1~3] 법학의 학문성에 관한 알베르트와 사비니의 논쟁

그간 언어이해 규범 지문에 있어 ‘법발견 및 법형성’과 관련한 지문의 출제가 수차례 있었는데, 올해 시험에서도 이와 관련된 소재를 재차 활용하되 ‘법학의 학문성’과 관련한 두 학자의 논쟁을 소재로 하였으며, 각 문항의 정답률은 33.55%, 91.36%, 60.86%입니다. 다시 말해 작년과 비슷하게 1번 문항이 다소 난해한 면이 있었고 특히 선택지 1번의 오답률이 무려 49.17%에 달할 정도로 해당 선택지와 정답 선택지 간 치열한 고민이 있었음을 알 수 있고, 이러한 점이 전체적으로 시험에 대해 어렵다는 인상을 주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필자가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점이 있는데, 올해 시험에 응시하신 분들 중 ‘법학의 학문성’과 관련한 글을 기존에 읽어보신 적이 있는지 또한 글에 등장한 ‘알베르트’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지 혹 그렇다면 어느 정도까지 알고 있는지 입니다. “입법자의 권력 행사로 법전의 한마디가 바뀌면, 오랫동안 가꾼 해석의 축적이 순식간에 무용지물이 된다(1문단)‘는 것은 키르히만(J. H. von Kirchmann)의 언명으로 법철학의 맨 처음에 등장하는 매우 유명한 주제입니다. 또한, 글에 등장한 알베르트(Hans Albert)는 사실 제1회 시험인 2009학년도 언어이해 [23~25]에 이미 등장한 적이 있습니다.

현대의 경우 극단적 회의주의는 알베르트의 ‘가류주의(可謬主義)’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 알베르트에 따르면 모든 하위 명제들을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최초의 확실한 명제를 설정하려는 시도는 다음 세 오류 중 하나를 반드시 범하게 되므로 궁극적으로 실패한다. … 그러나 모든 명제의 불확실성을 절대화하는 알베르트 역시 치명적 오류를 범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 알베르트의 명시적 주장은 ‘확실한 인식은 없다는 인식은 확실하다’라는 주장을 함축하므로, 그가 부정하려 한 ‘확실한 인식은 있다’라는 명제를 이미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알베르트가 버젓이 기출문제에 등장하였음에도 대부분의 수험생분들은 ‘나는 알베르트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사비니 또한 2014학년도 [30~32]에서 아래와 같이 등장한 적이 있었으며 저는 거의 모든 강의에서 사비니와 예링 등의 법학자가 매우 중요함을 역설해왔습니다.

계약의 본질을 당사자들의 자유로운 의사의 합치로 보는 사비니 이래의

근대적인 계약 이해 방식

에 따르면 특정한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들이 그 계약을 준수해야 하는 까닭은 바로 스스로가 그 계약 내용의 실현을 원했기 때문이다.

물론 알베르트와 사비니에 대해 기존에 들어본 적이 있거나 알고 있었다는 것과 문제를 쉽고 빠르게 풀 수 있는 것은 별개의 문제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출제된 법학자(특히 헤겔, 칸트 등)와 핵심 주제(법의 형성, 카르네아데스의 널 등)가 계속적으로 반복 출제되는 법학적성시험 언어이해의 경향성을 늘 염두에 두고 꼭 필요한 검색 및 심화학습에 도전해보는 것이 유익함을 강조하고 싶습니다(참고로, 시험 직전 이루어지는 검수과정에서도 최근 5개년 기출 위주로 점검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초창기 출제된 학자 등이 다시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해당 지문과 관련하여 재출제를 대비한 심화학습을 하고자 한다면 김영환 교수님의 법철학의 근본문제 제1장, 심헌섭 교수님의 ‘법학의 학문성(2008)’, 이계일 교수님의 최근 논문인 법학의 학문성에 대한 반성적 고찰(2018), 이성범 박사의 ‘사비니의 법률해석론(2020)’ 등을 참고하면 좋을 것입니다.

[28~30] 면접교섭권과 국제 협약

민법 중 친족법 상 면접교섭권(§837의 2), 불법 탈취된 아동의 신속한 반환과 면접교섭권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다자조약인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을 소재로 규범 지문을 출제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2012. 12. 13.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가입하였고, 2013. 3. 1.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행에 관한 법률과 동협약이 발효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비교적 최근 이슈라고 할 수 있는 법적 소재를 바탕으로 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각 문항의 정답률은 81.07%, 76.11%, 70.27%로 전체 지문 중 두 번째로 쉬운 수준이었습니다. 이렇듯 마지막 지문이 규범으로 출제되면서 난이도 또한 낮은 경우 반드시 앞에 위치한 과학기술 지문보다 먼저 푸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 인문 – 작년에 이어 올해 시험에서도 인문 파트에서 서양사상, 동양역사, 문학 등 4개 지문을 출제하였습니다.

[10~12] ‘진리’에 대한 플라톤, 토마스 아퀴나스, 칸트의 입장

해당 지문과 관련한 각 문항의 정답률은 58.44%, 29.22%, 40.66%로 이번 시험에서 다소 어려운 지문으로 손꼽힙니다. 빈출 소재인 플라톤, 칸트를 다루었음에도 정답률이 낮은 이유는 글이 조악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1문단과 관련하여 다소 추리논증의 인문 파트를 보는 것과 같은 출제를 통해 많은 응시생들을 당황하게 하였으며 이를 통해 출제한 11번 문제의 선택지 3번은 오답률이 무려 48.16%였습니다.

[16~18] I, A. Richards의 시적 진실

과거 언어이해는 ‘문학’, ‘미학’이 함께 출제되거나 ‘문학’ 또는 ‘미학’이 교차 출제되었으나 최근 들어 거의 문학일변도로 굳어지는 경향성이 있었는데 올해 시험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각 문항의 정답률은 41.68%, 74.21%, 56.54로 무난한 편이었는데 시험 당일 가채점을 위해 수고한 서울대 로스쿨생들 사이에서는 정답인 선택지 ①번과 ⑤번 사이에서 잠시 갈등했음을 참고하여 문제를 분석해보면 좋을 것입니다. 한편, 사견으로 글 전반적으로 제시된 것이 ‘시’였기에 세 번째 문제인 18번의 <보기>에서도 굳이 소설을 거론하지 않고 (2016학년도 기출처럼) ‘시’가 제시되었더라도 무방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당 지문과 관련하여 심화학습을 하고자 한다면, 리차즈의 <문예비평의 원리(Principles of Literary Criticism, 1924>, <과학과 시(Science and Poetry, 1926>를 수용한 김기림의 <시의 이해>와 관련한 논문들을 참조할 수 있을 것입니다.

[19~21] 예송논쟁

해당 지문의 소재는 ‘예송논쟁’으로 인조의 계비이던 자의대비(慈懿大妃)의 복상 기간을 어떻게 할 것인가와 관련하여 조정에서 두 차례에 걸쳐 남인과 서인 간에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던 것을 말합니다. 특히 1659년에 효종이 죽자, 효종의 모후(계모)인 자의대비의 복상 기간을 3년으로 할 것인가 1년(기년, 朞年)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인 1차 예송(기해예송)을 소재로 한 박세당의 글을 지문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이미 2020학년도 언어이해 [4~6]에 등장한 바 있으며, 응시생 중 조선왕조실록 등에 대한 선지식이 있었던 경우, 비교적 수월하게 글이 읽혔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각 문항의 정답률은 33.42%, 67.47%, 17.15%로 전체 지문 중 두 번째로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첫 번째 문제인 19번의 경우 매력적인 오답선택지인 ②번의 오답률이 47.52%로 매우 높은 편이었으며, 세 번째 문제인 21번의 매력적인 오답선택지인 ⑤번 또한 43.84%로 매우 높은 편이었습니다. 특히 21번과 관련해서는 실제 검수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많았던 문항이었다고 합니다. 예상컨대 출제교수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런 논란 있는 문항도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출제를 감행하지 않았나 합니다.

[25~27] 흄의 ‘자연주의적 오류’에 대한 매킨타이어 등의 입장

흄은 그간 추리논증과 PSAT언어논리에서 여러 차례 출제된 바 있었고, 언어이해에서는 처음으로 출제되었습니다(시험 직전 진행된 특강에서 흄이 출제될 것 같다고 소개하기도 하였습니다). ‘당위 명제는 존재 명제(사실 명제)에서 도출될 수 없다’는 주장은 ‘자연주의적 오류’라고도 합니다(2018학년도 추리논증 16번으로 기출된 바 있습니다.). 각 문항의 정답률은 68.49%, 72.43%, 44.35%로 다소 무난한 편이었지만, 가채점 과정에서는 두 번째 문제인 26번과 관련하여 ㄱ선택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며, 세 번째 문제인 27번과 관련해서도 선택지 ①번과 ③번 사이에서 논란이 있었음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사회 – 작년에 이어 동일하게 사회 파트로 정치, 경제 2개 지문을 출제하였습니다.

[7~9] 투표 참여에 따르는 직접비용과 기회비용

우리나라와 미국 선거에서의 투표 참여와 관련하여 발생할 수 있는 ‘직접비용’과 ‘기회비용’ 개념으로 구성된 글로 정치지문을 출제하였습니다. 그간 사회 지문에서 ‘정치적 거래비용(2014학년도 출제)’, ‘거래비용(2018학년도 출제)’ 등 비용에 대한 절감 문제가 빈출되었기에 익숙한 소재로 느껴질 수 있었을 것이고, 3문제 모두 무난하게 출제된 결과 각 문항의 정답률은 84.24%, 81.58%, 75.1%이었습니다.

[13~15] 사회성과

경제학적 관점 및 사회학적 관점에서의 ‘사회성과’를 소재로 출제하였는데, 각 문항의 정답률은 51.59%, 71.28%, 24.78%이었습니다. 참고로 가채점을 위한 풀이 시 첫 번째 문제인 13번에 있어서 정답선택지와 매력적인 오답선택지인 ⑤번 간 의견대립이 있었습니다. 또한 세 번째 문제인 15번의 경우 매력적인 오답선택지인 ①번의 오답률이 28.72%로 정답보다 살짝 높다는 것에 유의하면서 기출분석을 하면 좋을 것입니다.

4) 과학 및 기술 – 작년에 이어 동일하게 과학 및 기술 파트에서 2개 지문을 출제하였습니다.

[4~6] 비식별화 기술

올해 기술지문의 경우, 데이터기술 분야의 비식별화 기술과 관련한 내용으로 출제되었습니다. 각 문항의 정답률은 66.84%, 61.63%, 45.36%로 난이도는 정보과학지문으로서는 매우 무난한 정도로 출제되었습니다. 그러나 세 번째 문제인 6번은 표가 등장한 문제로 가채점을 위한 풀이과정에서 선택지 ㄴ 및 ㄷ과 관련하여 <보기>에 조건이 하나 누락된 것이 아닌가 하는 부분과 관련하여 치열한 의견대립이 있었습니다.

[22~24] 광역학 치료

생물지문에 있어서 광역학 치료라는 생소한 분야를 소재로 한 ‘활성산소종’에 대한 지문으로 출제하였습니다. 익숙한 소재인 암 치료 소재의 지문이었지만 두 문제가 <보기>를 동반하면서 매우 어렵게 출제되는 바람에 올해 전체 지문 중 가장 극악의 난도를 자랑하는 지문이 되었습니다. 즉, 각 문항의 정답률은 56.16%, 27.32%, 13.34%로 바로 이 세 번째 문제인 24번이 올해 2024학년도 언어이해 영역의 킬러문항으로 등극하였고 선택지 ③번의 오답률이 37.99%, 선택지 ④번의 오답률이 25.92%, 선택지 ⑤번의 오답률이 17.41%로 모두 정답률보다 높은 수준으로 기록되었습니다. 두 번째 문제 또한 매력적인 오답선택지인 ③번의 경우 29.48%로 정답률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었음에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작년과 대동소이하게 10개 지문 중 몇몇 지문은 어느 정도 예상 범위 내에 있었던 지문들을 소재로 하였습니다. 특히 향후 철학 분야와 관련하여 그간 반복적으로 출제된 ‘플라톤’, ‘칸트’ 등은 또 다시 출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관련 내용들을 잘 정리함으로써 미리 준비해두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가능한 범위에서 어떤 소재의 최신 출간본 책과 논문들을 읽어 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심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2. 인지적 측면(실전 요령)

언어이해의 실력을 쌓고 맞히는 개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물론 평소 열심히 독서를 하고, 스터디를 통해 다른 사람의 요령을 내 것으로 만들고, 많은 문제를 푸는 것이 기본적으로 요구될 것임은 자명합니다. 그러나 실전에서 이와 더불어 중요한 것은 아래와 같은 나름의 출제습관과 패턴이 반복됨을 깨닫고 과감하게 적용해보는 것입니다.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1) 길이가 긴 것 2개부터 살펴보기

실전에서 중요한 접근법으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은 길이가 긴 것 2개부터 살펴보는 것입니다. 올해 시험을 앞두고 진행된 ‘대박특강’에서도 그리고 그 직후 개설된 카카오톡 단톡방에서도 이를 재차 강조해드렸습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1번, 5번, 7번, 9번, 10번, 14번, 16번, 19번, 20번, 21번, 22번, 23번, 25번, 27번, 28번

역대급으로 어렵다고 평가되는 회차였지만 (<보기>형 문제 4개를 제외한 26개 문제 중) 15개 문제에서 가장 긴 선지 두 개 중 정답이 있었습니다. (또 다시 반복하여 강조하지만, 내년 시험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2) 키워드에 집중하여 정답선택지를 고르기

매년 시험마다 출제되는 지문에는 반드시 키워드가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키워드를 정답선택지로 활용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특히 과학기술이 그러한데 이 경우 우선적으로 해당 선택지의 정오 여부를 먼저 살펴보는 것을 권합니다. 올해 시험의 경우 4번(민감속성, 마스킹, 범주화), 7번(직접비용), 18번(의사 진술), 20번(종통), 22번~24번(활성산소종)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3) 적절하지 않은 것의 정답인 ‘오선지’에 주의하기

그간 언어이해 기출지문을 분석해보면, 적절하지 않은 것을 정답으로 하는 가운데 반복적으로 출제되는 오선지의 기표들이 있었습니다. 올해 시험의 경우 2번(수밖에), 5번(같아진다), 6번(~이 같고 ~도 같으며 ~도 같다), 9번(~보다), 10(일관된, 점차), 17번(~ 때문에), 21번(모든, 일관된다), 23번(~보다)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평소에 그리고 시험 직전에 이런 사항들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4) 개념적 징표인 ‘적’에 주의하기

언어이해는 단순히 독해실력만을 묻는 시험은 아닙니다. 논리적 독해를 위한 개념적 징표를 묻곤 합니다. 이때 반드시 활용되는 것이 바로 ‘~적’입니다. 올해 시험의 경우에도 1번(가치적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작성), 10번(존재론적 차원, 인식론적 차원), 12번(필연적 결과), 27번(부정적 정서) 등에서 그러한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5) 추론문제의 원리에 능숙해지기(~면, ~도, ~다)

추론/비판문제는 대개 몇 가지로 유형화할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P→Q를 Q→P로 바꾸는 기법입니다. 시간순서의 왜곡, 인과관계의 왜곡이라고도 부릅니다. 또한 P→Q를 P∧~Q로 바꾸어 판단해보는 논리적 기법을 묻습니다. 올해 시험에서도 5번(k를 변경했더니 레코드 잔존율이 증가했다면~), 25번(정서주의는 인간 정서가 솔직하게 표현된다면~), 28번(양육친과 비양육친의 합의로 반환 방법이 정해지면~) 등을 유심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풀이의 훈련을 평소에 해두셔야 언어이해의 추론/비판문제 나아가 추리논증의 다양한 추론/비판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풀 수 있게 됩니다.

또한 필요조건문에 늘 주의해야 합니다. 올해 시험에서는 14번의 ④번 선택지(사회성과 보상이 사회적 가치 제고라는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화폐화된 성과로 측정할 수 없는 편익도 평가할 수 있는 보완책이 필요할 것이다.)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습니다.

3. 소결

올해 언어이해 시험은 유달리 까다로운 선택지가 많았고 역대급으로 오답률도 높았던 회차로 기록될 것입니다. 그런 시험을 치러낸 후, 점수가 오르신 분들의 소식도 접할 수 있었지만 반면 원하던 점수를 받지 못한 분들의 소식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문제를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전에 없던 괴로운 감정도 들었으며, 과연 내가 힘들게 총평을 작성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고심해보았습니다. 저는 법학적성시험이 도입되는 것으로 결정된 2007년 가을부터 언어이해 강의를 시작하였고, 그러던 중 2016년부터는 법률저널 전국모의고사 언어이해 출제 및 검토를 담당하면서 각 전공별 박사급연구원들, 의약학 전공출신의 전문연구원, 언어이해 수석 및 99.9%의 성적을 거둔 서울대로스쿨재학생 및 행정고시(5급 공채) 최종합격자들과 함께 매년 수백 편의 논문과 수많은 책을 살펴보며 출제 및 검토에 매진하여 구성한 전국모의고사 직후 만나볼 수 있는 본시험의 언어이해 기출지문이 주는 의미는 제게는 매우 남다르다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문제들을 보면서 추후 출제해야 하는 경계선을 어느 정도 설정하기도 합니다. 올해 시험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면이 컸지만, 그 또한 사람이 하는 일이니 그러려니 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수밖에 없는 것도 같습니다.

한편, 응시생 여러분의 입장에서는 시험 직전 주까지 매주 시행된 법률저널 전국모의고사를 통해 많이 체력 등이 소진된 가운데 시험에 응하셨으리라 봅니다. 그간 시행된 법률저널 전국모의고사에서 출제된 여러 지문과 유사한 소재 및 구성을 보여주는 경우 또한 많았으므로 매주 힘겹게 전국모의고사에 여러 차례 응시하여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실력을 다져왔을 뿐 아니라 실제 시험장 분위기에도 익숙하게 적응해 둔 응시생들의 경우 필요충분하게 자신의 실력을 발휘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사항을 막론하고, 막상 시험장에서의 결판은 앞서 언급해드린 내용적 측면과 인지적 측면의 조화로운 노력의 결과로 이루어진다는 제 평소의 지론이 이번 시험에도 적용되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다시 한 번 역대 최고의 응시자수와 극악의 난이도의 시험을 치러내신 한 분 한 분 정말 수고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는 크고 작은 아쉬움이 남을 것이지만 결코 뒤를 돌아보지 말고, 자신의 위치에 맞는 법학전문대학원을 잘 선별하여 자기소개서를 미리미리 작성해두고 면접 또한 잘 준비할 뿐 아니라 법학선행학습을 시작해야 하겠습니다. 그간 제가 작성한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각자 원하는 학교에 진학하여 꿈을 꼭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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