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법학적성시험에 있어 ‘실전적 요령’의 중요성과 그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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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법학적성시험에 있어 ‘실전적 요령’의 중요성과 그 예시
  • 여성곤
  • 승인 2023.07.2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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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곤 법률저널LEET적성시험연구소장
여성곤 법률저널LEET적성시험연구소장

그동안 몇 차례에 걸쳐 LEET 출제의 구성원리, 학습방향 제안 등을 연재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기고는 제16회 법학적성시험이 며칠 남지 않은 관계로 언어이해 및 추리논증 전반에 걸쳐 활용되는 ‘실전적 요령’을 다루어보고자 합니다.

1. 언어이해에 있어 ‘실전적 요령’ 활용

1) 키워드의 중요성을 알고 있어야 한다!

언어이해라는 시험에서는 반드시 키워드를 사용하기 마련입니다. 다음의 예시는 2022학년도 언어이해 [22~24] 지문입니다.

민주주의 규범이 무너지면 민주주의도 위태로워진다. 민주주의 유지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규범은 민주주의보다 오랜 전통을 가진 ‘상호 관용’과 ‘제도적 자제’이다. 상호 관용은 경쟁자가 권력을 차지할 권리를 나와 동등하게 가진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반면 상대를 위협적인 적으로 인식할 때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기려 한다. 제도적 자제는 제도적으로 허용된 권력을 신중하게 행사하는 태도이다. 합법적 권력 행사라도 자제되지 않을 경우 기존 체제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제도적 자제의 반대 개념은 ‘헌법적 권력의 공격적 활용’이다. 이는 규칙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여 경쟁자를 경쟁의 장 자체에서 제거하려는 태도를 의미한다.

해당 문단(2문단)에는 4개의 키워드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민주주의 규범’과 그에 해당하는 2가지인 ‘상호 관용’, ‘제도적 자제’ 그리고 이와 구별되는 개념인 ‘헌법적 권력의 공격적 활용’이 그것입니다.

주지하다시피 주어진 문제는 3개로 각각 ‘윗글의 내용과 일치하는 것은?’, ‘㉠, ㉡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윗글을 바탕으로 <보기>에 대해 반응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으로 출제되었습니다. 그런데 모두 정답에 이 키워드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22. 윗글의 내용과 일치하는 것은?

⑤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통해 민주주의를 보호하고자 한 헌법의 목적을 실현 가능하게 한 것은 민주주의 규범이다.

23. ㉠, ㉡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③㉡은 민주주의의 확대로 촉발된 당파적 양극화가 기존의 민주주의 규범을 붕괴시켰다는 데 그 원인이 있다.

24. 윗글을 바탕으로 <보기>에 대해 반응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③ⓒ로 볼 때, 아옌데 대통령은 권력을 법의 테두리 내에서 행사함으로써 제도적 자제 규범을 실천하고자 했었군.

이는 우연의 일치가 아닙니다. 특히 세 번째 문제인 24번의 경우, 적절하게 고치면 ‘ⓒ로 볼 때, 아옌데 대통령은 권력을 법의 테두리 내에서 행사함으로써 헌법적 권력의 공격적 활용을 실천하고자 했었군.’ 정도가 됩니다. 다시 말해, 키워드인 ‘제도적 자제’ 그리고 이와 구별되는 개념인 ‘헌법적 권력의 공격적 활용’을 바꾸어 출제하는 식으로 했음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렇듯 키워드를 사용하는 출제방식은 전체 10개 지문 중 최소 2개 내지는 3개 지문에서 활용하는 편임을 늘 염두에 두면서, 이에 주의하여 풀이한다면, 더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 주어진 3개의 문제 중 밑줄 문제가 있다면 이것을 먼저 푸는 것이 시간 절약에 도움이 된다.

이에 대해서는 수도 없는 예시를 들 수 있지만, 대표적으로 아래의 글과 문제를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판례는 또한 재산 범죄인 장물죄에서 유통이 금지된 장물의 개념을 재물, 곧 취득한 물건 그 자체로 본다. 그러면서 전기와 같이 ‘관리할 수 있는 동력’은 장물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동력에 대하여 재물로 간주하는 형법 제346조를 절도와 강도의 죄, 사기와 공갈의 죄, 횡령과 배임의 죄, 손괴죄에서는 준용하고 있지만, 장물죄에서는 그렇지 않다. 판례는 위 조문이 주의를 불러일으키는 기능을 할 뿐이라 보는 것이다. 그런데 재물을 팔아서 얻은 무언가는 이미 동일성을 상실한 탓에 더 이상 장물이 아니라 하였다. 또한 물건이 아닌 재산상 가치인 것을 취득했다고 해도 그 역시 장물은 아니라고 보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비판이 있다. 오늘날 금융 거래 환경에서 금전이 이체된 예금계좌상의 가치가 유체물인 현금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언어의 의미는 사전에 쓰인 정의대로 고정되어 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것을 사용하기에 따라 항상 새롭게 규정되는 것이며, 언어를 통해 비로소 인식되는 법의 의미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이 글은 2020학년도 언어이해 [1~3] 지문의 마지막 문단입니다. 주어진 문제 중 2번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2. ㉠의 대상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장물을 팔아서 생긴 현금을 장물죄의 적용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는 태도

②장물의 개념을 범죄로 취득한 물건 그 자체로 한정하여서는 안 된다는 태도

③관리할 수 있는 전기도 현행 형법상 장물죄에서 규율하는 재물로 인정한다는 태도

④은행 계정에 기록된 자산 가치에 대해서 장물죄의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태도

⑤장물죄에서 형법 제346조의 준용이 없더라도 그 죄에서 규정하는 재물에는 동력이 포함된다는 태도

위에 소개한 글 중 바로 이 부분만으로 문제를 쉽게 풀 수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비판이 있다. 오늘날 금융 거래 환경에서 금전이 이체된 예금계좌상의 가치가 유체물인 현금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예금계좌상의 가치’가 ‘현금’과 다르지 않아서, ‘은행 계정에 기록된 자산 가치에 대해서 장물죄의 규정을 적용’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태도가 바로 비판의 대상으로 가장 적절한 것임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 글 전체를 읽은 것도 아니고, 해당 문단 전체를 읽은 것도 아니지만, 빠르고 정확하게 정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다른 부분을 읽었다면 더 혼동이 올 수도 있는 문제, 그것이 바로 밑줄 문제인 것입니다. 이러한 밑줄 문제에도 몇 가지 유형(밑줄 하나만 있는 문제, 밑줄 두 개가 있는 문제, 밑줄 세 개가 있는 문제, 밑줄에 대한 사례를 고르는 문제, 밑줄과 관련하여 강화 또는 약화/비판 등을 고르는 문제 등)이 있으므로 시험 전까지 잘 나누어서 분석해두는 것이 실전적용에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3) 가장 중요한 듯 보이는 문단을 찾고, 가장 중요한 문장에 집중하라!

아래 주어진 글은 2023학년도 언어이해 [1~3] 지문의 네 번째 문단입니다. 작년 기출에 있어서 첫 번째 지문이었음에도 꽤나 잘 안 읽혀지는 지문이었는데 그럼에도 아래 문단이 가장 중요한 부분임은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문단에서 어떤 문장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지 파악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진솔함의 중요성은 최근에는 다른 차원에서 제기되고 있다. 먼저 판사의 진솔함은 사법의 정당성을 수호하는 중요한 방책이 된다. 어떤 판사는 법이 모호하고 선례도 없어 판단이 매우 어려운 사안에서 창의적인 법해석을 한 경우에도 그런 사정을 감춘다. 이때 판사는 자신이 진정으로 믿는 법해석을 근거로 판결한 것이지만, 패소한 당사자를 설득하기 위해 판사들 사이의 상투적 표현법을 써서 이렇게 말하는 편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판사는 법을 만들지 않으며, 법을 발견하고, 법률을 기계적으로 적용할 뿐이다.” 더 심각한 것은 판사가 법 외적인 사정에 무관심하고 오직 법의 문언에 충실한 결과인 듯 판결 이유를 제시하지만, 실제로는 어떤 결과를 도출할 것인지 먼저 선택한 다음에 자신이 선호하는 결과를 보장하는 해석론을 개발해 제시하는 경우이다. 이때도 판사는 으레 동일한 표현법을 활용한다.

제 생각에는 “더 심각한 것은 판사가 법 외적인 사정에 무관심하고 오직 법의 문언에 충실한 결과인 듯 판결 이유를 제시하지만, 실제로는 어떤 결과를 도출할 것인지 먼저 선택한 다음에 자신이 선호하는 결과를 보장하는 해석론을 개발해 제시하는 경우이다.”라는 문장이 가장 중요해 보입니다. 그럼 이 문장에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그것은 바로 판사는 ‘법의 문언에 충실’하지 않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래의 선택지가 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③ 법 -도덕 딜레마 상황에서 거짓말하기를 선택한 판사는 정의를 위해 행동하는 듯하지만, 사실은 법을 위해 법에 더 충실한 선택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는 ‘독해력’, ‘문해력’ 등은 그리 대단하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위와 같이 주어진 글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을 빠르게 파악하고 그 부분에 집중하여 핵심을 파악하는 것일 뿐입니다. 참고로, 가장 중요한 문단을 빠르게 파악하는 법은 사실 간단합니다. 첫 번째로는 밑줄이 있다면 해당 문단이 그러하고, 나아가 가장 길이가 긴 문단이 그러합니다(이 가장 긴 문단에서도 가장 긴 문장을 찾는 것이 주효할 것입니다. 나아가 가장 긴 문장을 좀 더 빠르게 찾는 법이 있다면 다름 아닌 ‘쉼표’ 등을 찾는 것을 강력히 권장합니다. 남은 시간 그간의 기출문제 특히 정답의 근거를 찾아보신다면 제가 언급한 사항에 쉽게 동의하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4) 출제자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들을 잘 정리해두어야 한다!

아래 글은 2021학년도 언어이해 [4~6] 지문의 2문단과 4문단입니다. 매우 어려운 글로 손꼽히는 지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진에 따르면, 풍경이란 고정된 시점을 가진 한 사람에 의해 통일적으로 파악되는 대상이다. 내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자연이 아니라 내가 보았기 때문에 여기 있는 것이며, 그런 점에서 모든 풍경은 내가 새롭게 발견한 대상이 된다. ‘풍경’은 단순히 외부에 존재해서가 아니라 주관에 의해 지각될 때 비로소 풍경이 된다.

고진의 풍경론은 한쪽에서는 내면성이나 자아라는 관점을, 다른 한쪽에서는 대상의 사실적 묘사라는 관점을 내세우며 대립하는 문단의 세태를 비판하기 위해 제시되었다. 주관의 재현과 객관의 재현을 내세우기에 마치 상반된 듯 보이지만 사실 두 관점은 서로 얽혀 있다는 것이다. 이미 풍경에 익숙해진 사람은 주관에 의해 배열된 세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것이 본래적인 세계의 모습이라 믿는다. 풍경의 안에 놓여 있으면서도 풍경의 밖에 서 있다고 믿는 것이다. 고진은 만일 이러한 믿음에서 나온 외부 세계의 모사(模寫)를 리얼리즘이라 부른다면 그것이 곧 전도된 시선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리얼리즘의 본질을 ‘낯설게 하기’에서 찾는 러시아 형식주의의 견해 또한 마찬가지이다. 너무 익숙해서 실은 보고 있지 않은 것을 보게 만들어야 한다는 이 견해를 따른다면, 리얼리즘은 항상 새로운 풍경을 창출해야 한다. 따라서 리얼리스트는 언제나 ‘내적 인간’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하여 아래의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5.‘전도된 시선’을 설명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세계의 미묘한 앞뒷면을 동시에 살피는 것이다.

②내면의 세계를 외부자의 시선으로 발견하는 것이다.

③현실을 취사선택하여 비현실적 세계를 만드는 것이다.

④실재로서 존재했지만 아무도 보지 못했던 풍경을 보는 것이다.

⑤주관적 시각을 통해 구성된 세계를 객관적 현실이라 믿는 것이다.

정답은 바로 ⑤번입니다. 그리고 이 선택지에 사용된 가장 중요한 단어는 ‘구성’임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 ‘구성’이라는 단어는 위에 제시된 문장들 중 특히 “모든 풍경은 내가 새롭게 발견한 대상이 된다.”와 “리얼리즘은 항상 새로운 풍경을 창출해야 한다.”와 직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구성’이라는 단어의 뉘앙스 때문인데 이 ‘구성’의 뉘앙스는 결코 일반적인 뉘앙스가 아닙니다. 바로 ‘창출’의 의미인 것입니다.

이 ‘구성’이 정답으로 활용된 또 다른 예시를 들자면, 대표적으로는 2018학년도 11번을 들 수 있습니다.

[전략]

우리가 다룬 모든 시인에게 공통된 또 하나의 특징은 시인이 그러한 비극적 순간의 작자일 뿐만 아니라 그들 자신이 비극의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동양에 있어서 시의 전통적인 개념 및 성질과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중국에서 시에 관한 오래된 정의는 ‘마음속에 있는 바의 발언’, 즉 ㉠‘언지(言志)’이다. 이러한 뜻에서의 시는 작품과 시인 사이의 구별을 용납하지 않는 개인적이며 서정적인 시이다. 허구로서의 ‘포에시스’의 개념과는 반대로 동양에서 시는 시인 자신의 삶과 하나가 되어 있었다. 그것은 전통적으로 수양의 일부이며 내면생활의 직접적인 음성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므로 동양에서는 비극이 허구적인 세계에 형상화된 경우로 존재하지 않고, 비극이 있다면 시인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비극으로 존재한다. 이것은 분명 예이츠가 만년에 시적 계획으로뿐만 아니라 또한 개인적인 이상으로서 매우 골몰했던 바이다. 그것은 그의 ‘지상 목표’였으며, 그가 “모든 사람들이 노리고 찾고 그리곤 놓쳤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지극히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가 살펴 본 세 사람의 한국 시인들은 이 어려운 이상을 그들의 삶과 시에서 실현했으며, 적어도 황매천과 이육사의 경우 그들의 비극적 황홀의 시적 가치는 기이하게도 예이츠의 인식과 흡사했다.

11. ㉠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시를 시인의 도야된 인격을 담는 언어적 구성물로 본다.

②시를 시인의 개인적인 서정을 담은 허구적 표현물로 본다.

③시를 현실을 초월하려는 시인의 의지를 표현한 정신적 생산물로 본다.

④시를 세련된 언어를 통해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심미적 구조물로 본다.

⑤시를 시인이 살고 있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형상화한 문화적 창조물로 본다.

이 문제의 정답은 바로 ①번입니다. 주어진 마지막 문단에서 ‘허구적인 세계에 형상화된 경우로 존재하지 않고’라고 하였으므로 ②번은 쉽게 소거할 수 있으며, ‘시인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비극’이라고도 하였으므로, ③번과 ⑤번도 쉽게 소거할 수 있습니다. 남은 선택지 중 ①번이 정답임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으나, 왜 출제자는 유독 ‘구성’이라는 단어를 취사선택했는지에 대해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제가 앞서 언급 드린 ‘구성’의 함의를 잘 생각해보신다면 일정한 통찰을 얻는데 도움이 되실 수 있을 것입니다.

2. 추리논증에 있어 ‘실전적 요령’ 활용

1) 논증분석 특히 ‘전제’ 문제에 대한 정리가 중요하다!

추리논증의 문제는 크게 3가지 형태로 출제된다는 것을 기존 기고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즉 ‘평가’, ‘분석’, ‘추론’의 3가지 유형이 그것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정답률이 낮고 어려운 문제는 사실 ‘분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나름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전제(가정)’ 문제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 꼭 해당 유형의 문제들을 모아서 풀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참고로 최근 몇 년간 ‘전제’가 들어간 선택지는 100% 틀린 선지였습니다. 아래의 예시는 2023학년도 추리논증 18번입니다.

18.다음 논쟁에 대한 분석으로 옳은 것만을 <보기>에서 있는 대로 고른 것은?

갑: 소설 「주홍색 연구」에서 “홈즈는 탐정이다.”라는 진술이 명시적으로 나타나며, 따라서 <홈즈는 탐정이다>는 이 소설에서 명시적으로 참인 명제이다. 그런데 「주홍색 연구」의 어디에도 홈즈의 콧구멍 개수에 대한 명시적인 진술은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작품 내에서 홈즈는 사람이며, 사람은 보통 두 개의 콧구멍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상식이므로, <홈즈의 콧구멍은 두 개다>와 같은 명제 역시 주홍색 연구에서 참이 된다. 사실, 명시적인 진술로 표현되지 않았지만,<지구는 둥글다>,<모든 사람은 죽는다>와 같은, 「주홍색 연구」에서 암묵적으로 참인 명제들은 많이 있다.

을: 허구에서 암묵적으로 참이 되는 명제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불합리한 귀결을 낳는다. 우선 허구 작품들의 속편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해 보자. 속편은 전작에 명시되지 않은 것들의 참을 결정하는 힘을 갖는다. 예를 들어, 소설 「호빗」에서는 빌보가 소유한 반지가 무엇인지 명시되지 않지만, 그 속편들인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그 반지가 절대 반지라는 것이 명시된다. 이 경우 빌보가 소유한 반지가 절대 반지라는 것은 「호빗」에서도 참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이제 다음을 가정해 보자. 코난 도일은 「주홍색 연구」의 속편 「빨간색 연구」를 썼으며, 그 소설에서는 “사실 태어날 때부터 세 개의 콧구멍을 가졌던 홈즈는 냄새를 잘 맡을 수 있었다.”라는 명시적 진술이 나타난다. 이때, <홈즈의 콧구멍은 세 개다>라는 명제가 「빨간색 연구」뿐만 아니라 「주홍색 연구」에서도 명시적 참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하지만 만일 <홈즈의 콧구멍은 두 개다>가 「주홍색 연구」에서 암묵적으로 참이라면, 「주홍색 연구」에서 홈즈의 콧구멍 개수는 두 개인 동시에 세 개가 되어야만 할 것이다. 이는 명백히 불합리한 귀결이다. 따라서 허구에서 명시적 참 이외에 암묵적 참과 같은 것은 없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보 기>

ㄱ. 갑은, 어떤 명제도 특정 허구에서 참이거나 거짓 둘 중 하나여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ㄴ. 을에 따르면, 명제 <홈즈의 콧구멍은 두 개다>는 「주홍색 연구」에서 참이었다가 나중에 거짓으로 바뀔 수도 있다.

ㄷ. 을에 따르면, “지구는 둥글다.”라는 진술이 「주홍색 연구」에 명시되지 않은 경우에도, 명제 <지구는 둥글다>가 「주홍색 연구」에서 참이 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①ㄱ         ②ㄷ        ③ㄱ, ㄴ

④ㄴ, ㄷ     ⑤ㄱ, ㄴ, ㄷ

위에 주어진 선택지 중 ㄱ에는 ‘전제’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 선택지는 결과적으로 틀린 선지였습니다. 물론 ‘전제’가 등장한다고 반드시 틀린 선택지라는 것은 성급하고 위험한 일반화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전제’에 대한 많은 준비가 되어 있다면, 바로 이 ㄱ 선택지부터 면밀하게 따져보고 그 정오를 판단하여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참고로, ‘어떤 ~도’라는 표현이 나오면 ‘모두’와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지금까지 출제된 거의 모든 경우에 이러한 표현이 나온 선택지가 틀린 선지였음도 미리 정리해두어야 합니다).

아래에 소개하는 2023학년도 추리논증 26번도 이와 매한가지입니다.

26.다음 글에 대한 분석으로 옳은 것만을 <보기>에서 있는 대로 고른 것은?

투표소 출구조사는 유권자가 아니라 실제 투표자를 조사함으로써 투표 결과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선거구 안에서 조사 대상 투표구를 어떻게 선정하느냐가 출구조사에서 중요하다. 투표구가 선정되면 해당 투표구에 속한 투표소에서 조사가 이루어진다. 출구조사 방법으로 A, B, C가 있다.

A: 직전 선거에서 해당 선거구의 전체 개표 결과와 각 투표구별 개표 결과를 비교하여, 그 차이가 가장 작은 투표구의 투표소를 대상으로 조사한다.

B: 직전 선거에서 정당별 투표 결과가 유사한 투표구들을 층위가 있는 몇 개의 집단으로 묶어 구분하고, 각 층의 유권자 비율에 따라 일정 수의 투표구를 무작위로 선정하여, 해당 투표구의 투표소를 대상으로 조사한다.

C: 투표구를 미리 정하여 그곳에서 투표 시간 내에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구 내 투표구를 모두 순회하면서 조사한다. 한 투표구에서 일정 시간 조사한 후 다음 투표구로 이동하여 일정 시간 조사하는 방식으로 투표구들을 순회하는 것이다. 투표구별 표본 크기는 유권자의 수에 비례하여 결정된다.

<보 기>

ㄱ. 직전 선거 이후 투표구의 인구 사회적 특성에 심한 변화가 있을 경우, A는 활용하기 어렵다.

ㄴ. B는 유권자의 정치적 성향 측면에서 동일 선거구 내 투표구들은 대체로 동질적일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다.

ㄷ. C에는 해당 선거구의 투표구별 직전 선거 득표 자료가 필수적이다.

①ㄱ         ②ㄷ         ③ㄱ, ㄴ

④ㄴ, ㄷ     ⑤ㄱ, ㄴ, ㄷ

특히 이 문제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ㄴ 선택지에 ‘가정’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만큼, 전제 및 가정 문제를 풀 때의 요령인 뒤집어 생각해보는 방법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동일 선거구 내 투표구들은 대체로 동질적일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다.’를 ‘동일 선거구 내 투표구들은 대체로 이질적일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다.’라고 생각해보고 풀이하는 방법이 그것입니다. 이를 통해 쉽게 ㄴ 선택지를 소거할 수 있게 되며, 정답은 ①번과 ②번 중 하나임을 알 수 있게 되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2) 빨리 풀 수 있는 문제와 버려야 하는 문제를 잘 구분해야 한다!

작년 2023학년도 추리논증 전체 40개 문제 중 가장 정답률이 낮은 두 개의 문제는 33번 즉 모형추리 문제와 10번 법률형 계산문제였습니다. 가급적 이러한 문제는 나중에 풀고, 같은 모형추리 문제였지만 매우 쉬운 34번, 같은 법률형 문제였지만 매우 쉬운 6번 등을 먼저 푸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작년 시험에서 19번으로 출제된 ‘논증의 구조’ 파악 문제도 쉬운 문제라 생각합니다.

19.다음 논증의 구조를 가장 적절하게 분석한 것은?

㉠ 철학에서 중요한 문제로 다루어져 온 자의식이 유용하다면, 그것은 그 자체로 유용한 것이거나 유용한 다른 뭔가를 낳는 것이다. ㉡ 알고 보면 자의식은 그 자체로는 전혀 유용하지 않다. ㉢ 자의식은 그 자체로는 번민만 일으키기 때문이다. ㉣ 자의식이 자신과 다른 유용한 것을 낳는다면, 자의식이 낳는 유용한 것은 마음 안에 있거나 마음 밖에 있다. ㉤ 자의식은 마음 밖에 있는 어떤 유용한 것도 낳지 못한다. ㉥ 자의식이 마음 밖에 뭔가를 낳을 수 있다면, 자의식이 인과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마음 밖에 있어야 한다. 하지만 ㉦ 자의식이 인과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모두 마음 안에 있다. 게다가 ㉧ 자의식이 마음 안에 낳는 유용한 것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 마음 안에 있는 유용한 것이란 결국 마음 안의 좋은 상태와 다르지 않다. ㉩ 이런 상태들이 생겨나기 위해서는 자의식이 필요치 않다. ㉪ 어떤 것이 생겨나기 위해서 자의식이 필요치 않다면 그것은 자의식이 낳는 것이 아니다. 결국 ㉫ 자의식은 유용한 다른 어떤 것도 낳지 않는다. 그러니까 ㉬ 자의식은 전혀 유용하지 않은 것이다.

결론이 ㉬임을 확인한 후, ㉠+㉡+㉫이 최종결론인 ㉬을 지지함을 쉽게 알 수 있는데 그렇다면 정답은 ③번 또는 ④번 중에 있을 것이며, ㉣+㉤+㉧이 ㉫을 지지한다는 것도 쉽게 알 수 있어서 결국 정답이 ③번임을 파악하는 데 대략 1분 정도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전체 40개를 푸는 순서를 재조정해서 쉬운 것, 빨리 해결할 수 있는 문제부터 풀이하셔야 내가 원하는 점수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3) <보기> 문제가 30여개 나오는 가운데 이에 대한 스피드풀이법을 확립해야 한다!

(언어이해와 달리) 추리논증은 <보기> 문제 즉 조합형 문제는 전체 40문제 중 대략 33문제 정도 출제됩니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해두어야만 합니다. 가령 아래의 예시(2020학년도 추리논증 1번)를 보겠습니다.

1. <견해>에 대한 분석으로 옳은 것만을 <보기>에서 있는 대로 고른 것은?

<사례>

X국에서 다음의 사건이 발생하였다. 甲은 자신을 놀린 乙에게 복수하기로 하였다. 甲의 부탁을 받은 丙은 乙을 때려 상해를 입혔다. X국 법률에는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상해죄가 규정되어 있다. 丙이 상해죄로 처벌되는 것 이외에 甲도 상해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견해가 있다.

<견해>

A: 甲이 乙에 대한 상해를 유발했다고 甲을 상해죄로 처벌해서는 안 돼. 甲이 직접 乙을 상해한 것은 아니잖아. 丙이 甲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야만 甲을 상해죄로 처벌할 수 있어.

B: 甲이 乙에 대한 상해를 유발했다는 사실만으로는 甲을 상해죄로 처벌할 수는 없어. 하지만 丙을 상해죄의 범죄자로 만들었으니까 甲을 처벌해야지. 甲의 부탁이 없었다면 丙은 상해죄의 범죄자가 되지 않았을 거야. 상해를 유발한 것보다 타인을 범죄자로 만든 것이 더 중한 범죄잖아.

C: 丙을 상해죄의 범죄자로 만들었다는 이유로는 甲을 처벌할 수 없어. 타인을 범죄자로 만든 것을 처벌하는 법이 없기 때문이야. 그렇지만 甲을 상해죄로는 처벌해야 해. 왜냐하면 상해죄의 법규정이 상해 행위를 직접 하는 경우로 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야.

<보 기>

ㄱ. A와 C는 타인을 이용하여 상해를 유발한 자가 처벌을 받는 경우에 직접 폭력을 행사하여 상해를 입힌 자와 같은 죄목의 범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본다.

ㄴ. 甲이 丙에게 부탁을 하였고 丙이 甲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丙이 乙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 A와 C는 甲을 상해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견해가 일치하지 않는다.

ㄷ. A, B, C는 모두 甲이 처벌받지 않을 수 있음을 인정한다.

①ㄱ         ②ㄷ        ③ㄱ, ㄴ

④ㄴ, ㄷ     ⑤ㄱ, ㄴ, ㄷ

많은 수험생분들이 ㄱ 선택지부터 보는 습관이 있겠지만, 제 생각에 ㄷ 선택지는 일견에 보기에도 옳지 않아 보이는 면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A, B, C는 모두 ~”라는 표현이 눈에 거슬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견해>에 주어진 C의 “그렇지만 甲을 상해죄로는 처벌해야 해.”를 통해 ㄷ 선택지가 옳지 않음을 빠르게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답은 ①번과 ③번으로 압축이 되며, C는 이미 파악을 해두었으므로, A만 더 살펴봄으로써 ㄴ 선택지에 대한 정오판단을 하여 빠르게 정답을 고를 수 있는 문제였던 것입니다. 이와 같이 <보기>형 문제를 어떻게 좀 더 빠르게 풀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매우 중요한 시험이 바로 추리논증입니다. 또한 이러한 부분에 대한 개선을 통해 단 며칠 만에 20개 중반에서 30개 중반으로 점수를 상승시킨 사례를 수도 없이 보았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3. 소론

이상의 내용은 6/30, 7/1, 7/7, 7/8에 이미 진행된 대박특강 세션1과 세션2에서 틈틈이 언급한 것들 중 일부입니다. 그 동안 이 강의를 통해 비약적인 성적향상을 이루어내어 원하는 로스쿨에 진학한 다수 학생이 있었고 한 분 한 분이 이 강의의 산 증인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금요일과 토요일이라는 마지막 시간이 남아 있고, 이 강의를 듣기에는 필요충분한 시간일지도 모릅니다. 강의에 대해 문의하고자 하는 분들은 gon0924@daum.net으로 연락주시면 친절하게 답변 드리겠습니다(이상의 강의는 녹화강의링크로 판매 중입니다.). 제 기고문과 이 강의를 통해 꼭 실력을 상회하는 최고의 결과를 거두시기만을 간절히 기원합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성곤 법률저널LEET적성시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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