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적성시험의 인기, 그 뒤에 숨겨진 위험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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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적성시험의 인기, 그 뒤에 숨겨진 위험성은?
  • 이상연 기자
  • 승인 2023.07.07 10:0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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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새 법학적성시험 지원자 56% 폭증
같은 기간 행정고시 지원자는 8.3% 감소해
직업 선택 변화와 학문 다양성에 대한 위협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최근 5년간 공무원시험과 법학적성시험의 지원자 수 변화를 보면, 공무원시험 지원자 수는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법학적성시험 지원자 수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7급 공채 지원자 수는 3만5238명에서 2만9086명으로 5년새 17.5% 감소했다. 같은 기간 행정고시(5급) 지원자 수도 1만3478명에서 1만2356명으로 8.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감소 추세의 원인으로는 경제 환경 변화와 직업 시장의 다양화를 꼽을 수 있다. 그동안 경제 환경은 스타트업 분야의 발전이나 다양한 새로운 산업 분야의 등장으로 인해, 구직자들이 공무원이 아닌 다른 직업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정된 수익과 안정성을 제공하는 공무원 채용보다는, 더 높은 수익과 개인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하는 다른 직업 선택이 더 많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한, 공무원 시험은 매우 경쟁적이다. 그에 따른 스트레스와 부담감이 크다. 이런 압박감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따라서 지속적인 시험 준비의 부담과 난이도, 불확실성을 감수하느니, 다른 분야에서 더욱 확실한 경력을 쌓는 것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에 법학적성시험 지원자 수는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19년 1만1161명에서 2023년에는 1만7360명으로 55.5%나 증가했다.

법학적성시험은 법조인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로스쿨에 입학하기 위해 필요한 시험으로, 이러한 증가 추세는 법조 직역이 가지는 직업적 안정성 및 사회적 인지도가 높은 이미지가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최근 낮은 급여 등을 이유로 공무원에 대한 인기가 식자 학생들이 로스쿨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경기가 둔화하면서 직장인 중에서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며 로스쿨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로스쿨 준비생 A 씨는 “원래 공무원을 준비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공무원의 급여 문제나 공무원이 가지는 사회적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 같아서 다시 한번 직업 선택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며 “그 과정에서 법조인이 가지는 직업적 안정성과 높은 사회적 인지도에 눈길이 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의를 세우는 법조인이라는 직업에 대한 로망도 있었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 논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고 싶었다. 그래서 결국 법학적성시험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다”며 “공무원 준비보다 훨씬 경쟁이 치열하고 공부할 것이 많지만, 제가 원하는 직업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니 만족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직장에 재직 중이면서 로스쿨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이모(29) 씨는 “직장에 다니면서 법학적성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직장에서의 미래가 불확실해서 장기적인 안정성을 위해 법조인이라는 직업을 준비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 주변에서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며 로스쿨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런데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50%에 불과하다는 것, 로스쿨에서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고 있기에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며 “그래도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시도해보려고 한다. 법조인이 가지는 사회적 이미지와 직업적 안정성이 큰 동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로스쿨 쏠림 현상, 대학의 학문 다양성에 대한 위협

하지만 법학적성시험 지원자의 증가와 함께 나타나는 로스쿨 쏠림 현상은 그 자체로도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것이 대학 내 학문의 다양성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분석이 요구된다.

학문의 다양성은 대학교육의 핵심 원칙 중 하나다. 이는 학생들이 여러 분야에 대해 학습하고, 다양한 관점과 지식을 획득함으로써 복잡하고 다양한 세상을 이해하고 대응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에 중요하다. 그러나 로스쿨에 대한 과도한 쏠림 현상이 발생한다면, 이런 학문 다양성이 훼손될 위험이 있다.

로스쿨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 학생들은 법학에 집중하면서 다른 학문 영역에 관한 관심과 탐구를 소홀히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교육의 균형이 깨지고, 그 결과 학문의 다양성이 훼손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일이 발생하면, 그 피해는 단지 개별 학생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까지 미칠 수 있다.

결국, 로스쿨 쏠림 현상은 단순히 직업 선택의 문제를 넘어서 학문의 다양성과 교육의 질에 대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교육 기관과 사회 전체가 다양한 학문 분야의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하고, 학생들이 여러 학문 분야를 탐구하고 배울 기회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의 한 대학교의 교육학과 B 교수는 “최근 로스쿨 쏠림 현상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그 이유는 이 현상이 단순히 학생들의 직업 선택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학문의 다양성과 교육의 질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B 교수는 또한 “교육의 목적은 학생들이 다양한 학문 영역을 탐구하고, 폭넓은 지식을 습득하여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로스쿨 쏠림 현상으로 인해 학생들이 다른 학문 분야에 대한 탐구를 소홀히 하게 되면, 이는 교육의 근본적인 목적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더 나아가 그는 “이러한 쏠림 현상은 학문의 다양성을 해치며, 대학이 가지는 교육의 본질적인 가치를 침해할 수 있다”며 “학생들이 하나의 학문 영역에만 치우쳐 공부하게 되면, 다양한 학문 분야와 관점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능력을 잃게 된다”고 우려했다.

 

◆로스쿨 쏠림 현상, ‘장밋빛’ 전망에 주의 필요

최근 공무원시험 대비 법학적성시험(로스쿨 입학시험) 지원자 수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이런 현상 뒤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로스쿨에 입학하는 것이 변호사로서의 직업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알아두어야 한다. 최근 변호사 시험의 합격률이 고작 50% 수준에 불과하다는 데이터는 로스쿨 입학자들이 변호사가 되기 위한 험난한 과정을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학생들이 로스쿨에 입학하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높은 경쟁률, 강도 높은 학업 부담, 그리고 변호사 시험의 낮은 합격률 등을 철저히 고려해야 한다.

또한, 로스쿨에 대한 지나친 관심은 ‘쏠림’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 로스쿨 입학 정원은 2000명으로 고정돼 있는데, 많은 학생이 한 분야로 몰리게 되면, 그 분야의 경쟁률은 더욱 높아지게 되고, 결국 그만큼 더 많은 학생이 실망과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실제 올해 지원자 1만7360명 중 1만5000여 명이 응시한다고 하더라도 로스쿨 입학자는 고작 2000여 명에 불과하다.

이러한 쏠림 현상은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 선택을 고려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며, 궁극적으로는 사회 전체의 직업 다양성을 저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이 개인의 능력과 흥미, 미래의 직업 전망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직업 선택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다양한 직업 정보 제공과 교육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직업 컨설턴트 C 씨는 “과도한 로스쿨 쏠림 현상은 다른 학문 분야에 대한 탐구를 소홀히 하게 만들고, 교육의 다양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이는 학문의 전반적인 발전과 학생들의 교육 품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자신의 능력과 흥미를 반영한 직업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직업 정보 제공과 직업 교육이 더욱 강화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로스쿨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교육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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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8 21:16:46
1.로스쿨만 그런게 아니고 대부분 전문직들이 다 응시자 증가추세임.
2.원래 전공살리는사람 별로없긴 함 ㅋㅋ 딱히 로스쿨 때문에 전공분야로 안간다? 딱히? 원래 자기전공상관없이 공무원 할 사람이 로스쿨판으로 갔을 뿐임.
3.사시 로스쿨 병행도 나쁘지 않아보임. 사시낭인이 수능낭인이나 리트낭인보다는 유용한듯. 같은 기수일때 어디출신이 더 일을 잘하는지도 궁금하고

ㅁㅁ 2023-07-08 15:54:30
수만명이 학부 전공 공부안하고 신림동 고시학원가던 사시때보단 훨씬 낫지. 리트야 공부가 그닥 필요없고 취준병행도 되니 큰 문제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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