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72명→23학년도 87명으로 증가
한국외대, 55명 중 10명으로 가장 많이 차지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최근 경찰대를 졸업한 후 의무복무를 이행하지 않고 조기 퇴직하는 경찰관이 늘어나는 추세가 관찰되며, 이들 중에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선택하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로스쿨 진학이 이들의 조기 퇴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로스쿨을 선택하는 경찰관들의 수가 늘어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가장 큰 이유는 수사권의 확대와 그에 따른 업무 증가, 인력 부족으로 인한 승진 지연 등이 꼽힌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찰관들이 법률 전문가로서의 커리어를 추구하는 분위기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법률저널이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입수한 ‘2023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 입시 현황’에 따르면, 전국 25개 로스쿨에 경찰대 출신 합격자는 87명으로 전체 로스쿨 합격자(2156명)의 4%를 차지하였다. 이는 2022학년도(72명, 3.4%)보다 15명이 증가한 수치다.
로스쿨별로 보면, 한국외대 로스쿨에서 가장 많은 경찰대 출신 합격자를 냈다. 한국외대 로스쿨은 전체 합격자 55명 중 10명, 즉 18.2%가 경찰대 출신이었다. 이는 지난해 4명(7.3%) 대비 10%포인트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어서 경희대 로스쿨과 원광대 로스쿨이 각각 15.2%와 14.1%로 경찰대 출신 합격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서강대 로스쿨도 올해 경찰대 출신이 많았다. 서강대 로스쿨은 전체 44명 중 5명이 경찰대 출신으로 11.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강대 로스쿨은 지난해의 경우 경찰대 출신이 한 명도 없었지만, 올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인하대 로스쿨도 경찰대 출신이 ‘두 자릿수’의 비율을 차지했다. 인하대 로스쿨은 합격자 55명 중 경찰대 출신은 6명으로 10.9%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하대 로스쿨은 지난해 3명(5.5%)에 그쳤지만, 올해 배로 증가하며 강세를 보였다.
아주대 로스쿨도 경찰대 출신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아주대 로스쿨은 전체 합격자 55명 중 5명으로 9.1%를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는 55명 중 경찰대 출신은 한 명도 없었다.
중앙대 로스쿨도 경찰대 출신이 약진했다. 중앙대 로스쿨 전체 합격자 55명 중 4명(7.3%)에 달하며 지난해 한 명도 없었던 점과 대비됐다. 연세대 로스쿨은 전체 합격자 124명 중 경찰대 출신은 5명으로 전체의 4.0%로, 지난해(2명, 1.6%)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서울대 로스쿨에서는 전체 합격자 중 경찰대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이 2.0%로 비교적 낮았으며, 고려대 로스쿨에서는 2023학년도에 경찰대 출신 합격자가 없어 눈길을 끌었다.
성균관대 로스쿨은 2022학년도에는 9명(6.8%)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2023학년도에는 3명(2.3%)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전남대 로스쿨도 4명(3.0%)에서 1명(0.8%)으로 감소했으며 충남대 로스쿨도 7명(6.7%)에서 4명(3.7%)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로스쿨 진학을 선택하는 경찰관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그 이유와 결과에 대한 정확한 분석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로스쿨로의 이동이 경찰관들에게 더 나은 경력 기회를 제공하는 것인지, 아니면 경찰 조직 내에서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방법인지 추이를 더욱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