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각종 자격증 시험의 경쟁률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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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각종 자격증 시험의 경쟁률 폭증
  • 김용욱
  • 승인 2023.05.19 10:36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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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욱 인바스켓 대표, 변호사
김용욱 인바스켓 대표, 변호사

세상사는 급변하는 듯하다. 공무원 인기가 한창 정점이었던 2011년 국가직 9급 공무원 경쟁률은 93.3대 1이었다. 2023년에는 경쟁률이 22.8대 1에 그쳤다. 그런데, 그에 비해 행정사, 공인노무사, 세무사, 감정평가사의 지원자 숫자는 최근 들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노무사의 경우 2차시험 최종 합격률이 10% 전후라 한다. 과거 사법시험 합격률이 5% 전후였음을 고려하면 경쟁의 강도를 가늠할 수 있다.

공무원의 인기가 시들어 드는 이유는 공무원 급여 및 처우와 공무원 연금 등이 이전보다 악화하였기 때문이다. 상명하복을 기본으로 하는 공무원 직업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MZ세대의 정서와 잘 맞지 않는 점도 있을 것이다. 공무원의 경우 조직 체계상 너무 늦은 나이에 임용되면 조직 생활 적응의 어려움도 예상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인력들이 행정사, 노무사, 감정평가사, 세무사 등으로 대거 이동했다. 변호사, 의사, 변리사, 감정평가사, 세무사, 노무사, 행정사 등의 자격증이 보장하는 직업들의 가장 큰 특징은 직업적 자유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개인 역량에 따라 소득의 편차가 크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상사의 시시콜콜 잔소리 듣기보다 차라리 클라이언트의 항의를 듣겠다는 세태로 바뀌었다 해석할 수 있을까? 종래 사법시험이 진입 장벽이 없이 전공이나 학력·학벌과 무관하게 시작할 수 있었는데, 그 대체물이 공무원에서 위 자격증으로 바뀐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개별 직종의 업황이 후행적으로 영향을 미쳐 최근의 경쟁률 상승에 영향을 준 측면도 있다. 예를 들면 노무사는 지난 정부 시절 다소는 엄격한 노동 관련 입법에 따라 수요가 폭발하였다. 중대재해처벌법, 직장내 괴롭힘 처벌,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이 그것이다. 불과 몇 년 전이지만, 당시 한명 한명의 노무사가 귀했던 것이 현재 노무사 지원 열기로 이어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경쟁률의 상승은 다시 과거 사법시험 낭인 문제와 유사한 문제 제기를 낳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사법시험도 지나치게 많아진 낭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를 많이 썼다. 법무부는 한때 4회 응시 제한을 두었으나, 위헌 시비를 거쳐 결국 2000년 폐지했고, 문제 해결의 또 다른 연장선에서 로스쿨이 도입되었다. 물론 현재는 로스쿨 졸업자에게 변호사 시험 5회 응시 제한을 두고 있다. 그 외에도 로스쿨 시스템 자체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좋은 직업과 삶을 살아가려는 인간의 본질적 욕구는 무시할 수 없다. 나에게 기회만큼은 박탈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은 매우 진지하고 간곡한 것이다. 시험 응시자 숫자가 늘어나고 직업적 고시생이 늘어나는 것은 이러한 개개인의 목표와 의지가 결합하면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채용 분야에서 블라인드 면접의 영향이라든지 각종 시험에서 응시 나이의 철폐, 그리고 각 가정이 한두 명의 아이를 두고 끝까지 지원하는 경향 등이 이러한 풍조를 강화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늦은 나이에도 자기 자리를 찾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의 관점에서 반가운 일은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사회는 그동안 무던히도 애를 썼다. 첫째, 시험 응시 기회를 제한하기도 했고 둘째, 관련 분야 학점 이수, 대학 학부 졸업 여러 가지 허들을 두기도 했고 셋째, 배출 인원을 대폭 늘리는 것도 해보았다. 웬만큼 할 것은 다 해보았다. 그런데, 그 어느 것도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해주지는 못했다. 이러한 직업에는 진입 기회의 확대에 대한 공식적 차원의 요구와 희소성에 대한 개인적 차원의 갈망, 서비스 품질의 담보라는 요구가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이 문제의 뒷면에는 각 직역 간 역할과 권한의 배분 문제가 얽혀 있다. 하나하나가 쉽지 않은 문제다.

논란 여지는 있더라도 로스쿨이 그 역할을 하는 것처럼, 현재의 변리사, 노무사, 법무사, 세무사, 감평사, 행정사 시험제도도 다른 필드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선해 해도 될 것이다. 오늘은 마침표가 아닌 물음표로 글을 맺는다. 과연 누가 이 문제에 대한 궁극적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까?

김용욱 인바스켓 대표, 변호사
citizen@hanmail.net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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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김 2023-06-16 16:00:57
행정사가 저 자격사들과 함께 거론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무리 2023-06-09 18:15:13
솔직히 행정사는 뺍시다. 아무리 요즘 공무원 인기 없다해도 공무원 시다바리 해라고 만든 자격증을 ;;;;

헬반도조선 2023-05-23 13:37:55
해결방안은 간단함. 공무원 월급을 지금보다 50퍼 인상하면됨

여윽시 갓갓!!! 갓갓!!! 2023-05-19 21:31:38
행정사제도의 계속적인 발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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