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에세이(51)-‘인생 여행에는 다채로운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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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에세이(51)-‘인생 여행에는 다채로운 길이 있다’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3.04.28 15: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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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변호사시험법은 로스쿨 수료 후 5년간 5회로 변호사시험 응시 기회를 제한하고 있으며 이는 로스쿨에 재입학해 수료를 해도 다시 응시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는 절대적 응시 금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위 오탈자들은 10년 여의 시간 동안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투자하고도 법조인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에 사랑샘재단(이사장 오윤덕)은 제도의 사각에 놓인 오탈자들의 고통을 위로하고 응원하고자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면 200만원의 마중물 지원금이 지급되며 지원금은 여행, 새로운 진로를 위한 공부를 비롯한 다양한 경험과 활동 등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지원 대상자는 스스로에게 새로운 약속이 되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도전을 결심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경험과 사색 등을 담은 에세이 1편을 1개월 내에 사랑샘재단에 제출하면 된다. 에세이의 형식이나 길이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으며 익명으로도 참여가 가능하다.    

지원금 신청 시에는 ①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 참여 동기 또는 계획의 요지를 기재한 신청서 1통(사랑샘재단 홈페이지 소정양식) ② 로스쿨 석사 학위증 등 변호사시험 평생응시금지 해당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③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 사본 ④ 온라인 송금 수령 계좌번호 ⑤ 에세이가 익명으로 발표되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이를 사전에 신청서에 기재해야 한다.    

사랑샘재단의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에 관해 문의사항이나 관심이 있는 이들은 이메일 ydoh-law@hanmail.net, 전화 02-3474-5300으로 연락을 하면 된다. -편집자 주

<인생 여행에는 다채로운 길이 있다>

로이(ROY/필명)

1. 로스쿨 생활

경영학을 전공하고 대기업 근무를 하다가 그만두고, CPA시험에 응시하였지만 불합격하던 중, 우연히 리트 시험 정보를 얻게 되었습니다.

변호사나 법학에 관심이나 흥미가 전혀 없이 시험 삼아 치른 리트 점수가 생각보다 잘 나와서 로스쿨에 입학하였습니다.

입학 초기에 어떤 변호사가 될지 뚜렷한 생각도 없었고, 법학 공부에도 큰 흥미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저 변호사 자격증을 얻고 돈을 많이 벌고 싶었습니다.

로스쿨 생활은 재미있었습니다. 학점 위주의 수강 신청을 통해 학점도 잘 나왔습니다. 피나는 노력을 요하는 고시 공부는 잘 못 했지만, 벼락치기에는 강해 전체 학점이 동기들 중 2등을 한 적도 있습니다.

초기 기수라 2학년 때까지는 변시 압박이 심하지 않았던 터라 여행도 많이 다니고 대학 생활하듯이 로스쿨을 다녔습니다. 2학년 말 학점은 높으나 변시 공부가 부족한 것을 깨닫고 휴학을 신청하였습니다.

제가 휴학한 동안 3학년이 되자 로스쿨 내 동기들끼리 불화가 터졌고, 따돌림을 당하던 동기가 따돌림을 주도하던 동기들을 고발하는 사건이 터졌습니다.

명목은 변시를 앞두고 수업 안 듣고 3학년 학점 이수를 제대로 하지 않은 동기들을 고발하는 사건이었습니다. 동기지만 서로 원수들처럼 지내는 로스쿨 소식을 들으니 휴학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로스쿨 생활 중에도 서로 뒷담화만 하는 동기들 모습에 실망하여 무리에서 벗어나 수업만 들으니 로스쿨 생활에서 큰 스트레스는 없었습니다.

복학을 하였지만 공부에 흥미가 생기지가 않았습니다. 우연찮게 스타트업 공모전에 나가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대기업으로부터 창업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로3때 변호사시험 공부를 하지 않고, 다시 서울로 가자는 일념하에 변호사시험을 보지 않고, 졸업만 하였습니다.

2. n시 생활

애초에 법률 공부에 흥미가 없었지만 벼락치기 학점에서 온 자만심 때문에 공부만 제대로 시작하면 변시는 언제든 붙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세계 여행도 하고 사업도 하고 큰돈도 벌어보면서 30대에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하였습니다.

그러나 4시 5시가 되면서부터 불안감과 불합격에 대한 걱정만 커졌습니다. 돈 벌기든 세계 여행이든 무언가와 병행해왔던 변시를 4시와 5시가 되어야 전념하였습니다.

나이도 들고, 하고 싶던 공부도 아니었던지라 집중이 어려웠습니다. 학점 위주의 수업만 들어서 사실상 로스쿨에서 학습이 제대로 안 되었기 때문에 변호사시험 준비는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변호사시험에 전념하는 동안 사업을 같이하던 같은 로스쿨 출신 변호사의 배신에 충격을 받아 정신적으로 힘들었습니다.

믿었던 사람의 배신은 수험 멘탈에 큰 영향을 주더군요. 제 사업 아이템을 그대로 따라 해서 저 모르게 운영하고 있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물론 그 동기는 사업수완이 없어 잘 안되었지만, 형제처럼 친하고, 제가 믿었던 만큼 뒤통수를 맞은 배신감이 매우 컸습니다.

그렇게 저는 변호사시험에 탈락하고 맙니다.

3. 오탈 후

아무런 준비도 목표도 없이 그저 변호사가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라고 생각했고, 리트 점수만 가지고 쉽게 얻은 지방대 로스쿨이라 쉽게 잃은 것 같습니다.

오탈 이후, ‘Easy com, easy go,’라는 진리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나에게는 맞다고 깨달았습니다.

저를 배신한 친한 동기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서초 막변 최악이다.”, “변호사 수 줄여야 된다. 다 죽는다.”입니다.

물론 잘나가는 변호사들이나 사명감 넘치는 변호사들은 매우 만족하면서 일하지만 제 주변 그냥 돈을 벌려고 변호사가 된 변호사들의 힘들다는 이야기를 계속 들어 와서인지 이미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매력도 크게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오탈 이후 제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 위주로 계속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 딸을 낳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로스쿨 진학 등 인생의 모든 후회가 아내와 딸을 만나기 위한 나의 선택이었구나 라는 생각에 모든 것이 감사했습니다.

4. 마중물의 시간

인생은 긴 여행입니다. 지름길은 있어도 그 길이 꼭 경치가 좋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저는 변호사시험에 분명히 실패하였습니다. 그러나 인생에서 실패하였는가로 보면 당연히 아닙니다.

오탈 직후에는 “공부 좀 더 할걸”, “사업하지 말걸”, “여행 좀 다니지 말걸”, “로스쿨 괜히 왔네”, “나중에 배신할 사람이랑 시간을 보내지 말 걸” 온통 후회투성이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후회되는 일들을 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코로나 전에 세계 여행을 하고, 사업을 하며 큰돈도 벌어보았습니다. 현재는 공무원으로 일을 하고 있고, 서울 강남 아파트에 거주하며, 사랑하는 가족과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의 삶이 매우 만족스러운데 공부에만 집중해서 변호사가 되었다면 다른 인생이 펼쳐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동안 해왔던 후회들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사랑샘 재단 마중물 에세이를 통해 30대의 제 삶을 돌아보고, 로스쿨과 n시를 준비하던 시간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모든 삶의 경험은 소중합니다. 실패라고 생각한 경험들이 마치 퍼즐 조각 맞추듯 행복한 시간으로 변해 반드시 찾아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중물의 시간을 거치는 이들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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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ㅁ 2023-05-02 11:58:31
경찰청에서 경사 특채를 한다고 하네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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