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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계절을 따라 시간은 어김없이 흐른다. 1년을 시험 날짜에 맞춰 숨 가쁘게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내 기억을 스치는 많은 수험생들의 이야기가 맴돈다. 누군가는 합격을 하여 몇 년차 공무원이 되어 있었고, 누군가는 아직도 수험생으로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산을 오르듯 살아간다. 경쟁이란 승자와 패자가 나뉘게 마련이다.
인생을 살면서 좋은 시와 좋은 글귀 하나는 품고 살아야 한다. 어지러운 세상을 살면서 힘이 되고 자양분이 되는 글 하나 정도 품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견디는 법이다. 나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어제는 힘이 들어 죽을 것 같은 하루였지만 살아갈 이유를 하나 둘 찾아가다 보면 오늘은 다시 힘이 생기고 활력을 찾곤 한다.
박노해 시인의 <참나무의 숲에서>를 기억한다. 저 아이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지금 비록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겨울나무가 안에서 나이테를 키워가듯 긴 호흡으로 그것을 받아들이게 하소서. 진정한 성공은 시험성적에 있지 않고, 앞선 승부에도 자격증에도 있지 않고, 인생 전체를 두고 자신을 찾아가는 성실한 걸음 속에 있음을 알게 하소서. 도토리 안에는 거대한 참나무가 들어있듯 자기 안에는 더 큰 자기가 숨 쉬고 있고, 자기만의 리듬으로 자신의 때가 오고 있음을 어려운 순간마다 기억하게 하소서. 지금의 아픔이 남과 다른 자기만의 길을 찾아가는 하나의 이정표라는 걸 잊지 않게 하소서.
많은 시험일정이 6월에 모여 있다. 해마다 그렇다. 미리부터 잘 준비한 수험생들은 소기의 성과를 이루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수험생들은 불안한 가슴을 부여잡고 역전의 기회를 타진하고 있을 것이다. 급변하는 정세와 사회 분위기에 세상은 어지럽고 개인의 삶도 편치는 않다. 직업의 안정성은 날이 갈수록 위태로울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세상은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다. 경제적인 위기와 맞물려 취업시장과 공무원 시험 시장도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곰곰이 그리고 천천히 되짚어 보자. 그리고 내 안에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는데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남들이 손가락질 하고 남들이 나를 비판할 수 있을지언정 내 스스로가 이를 인정하는 우(愚)를 범하진 말자. 우리 안에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향해 인고의 세상을 살아남아야 할 시기이다.
경영학에는 리엔지니어링(reengineering)이란 용어가 있다. 리엔지니어링(reengineering)이란 경영의 프로세스 전반에 관하여 점진적으로 개선하기보다는 혁신적이고 급격한 변화를 통해 경영환경이 개선될 수 있음을 말한다.
수험생활에서 혁신적인 개선은 철저하게 자신의 현재를 들여다보면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현재의 점수와 현재의 상황을 보수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막연한 자신감이나 낙관적인 시선을 경계하여야 한다. 만일 이번에도 실패한다면 더한 악조건의 상황이 기다린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보통의 수험생들은 급하다는 이유로 바늘 허리에 실을 꿰듯이 어설픈 준비로 일관하기 일쑤다. 시험에서 합격을 하는 과정을 보면 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경험하고 이룬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무턱대고 시작한 공부라면 이제부터라도 리엔지니어링을 해 보자. 하루의 가용시간과 한 달의 가용시간 그리고 남은 가용시간을 산정하여 어느 분야에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지를 밑그림부터 그리면서 시작해 보자. 모든 계획에 완벽함이란 없다. 계획을 실천하면서 세부적인 계획을 수정하는 일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불합격을 하고 온 수험생들에게 내가 자주 들려주는 말이 있다. 한 번만 더 해보자. 처음부터 전문가는 없다. 지금까지 달려온 시간들이 결코 헛된 것은 아니었으며 성공을 위한 과정에 부여되는 시행착오를 우리는 실패와 불합격이라고 명명(命名)할 뿐이란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실패한 것이 아니라 또 하나의 성공을 위한 도전을 한 것일 뿐이다.
수험생들의 생활은 단순하고 명확해야 한다. 조금은 외롭고 가끔은 지루한 책상에서 넓은 세상을 품어야 한다. 준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언젠가 그대가 큰 재목(材木)으로 쓰임을 구할 때가 되면 지금의 마음가짐과 포부가 세상에 빛이 되고 소금이 될 테니 말이다. 힘들어도 참았고 어려워도 견뎠다. 불합격에서 좌절하지 않았고 합격을 했다고 타인을 무시하지 않았다. 그대가 직접 어려운 시간을 견뎠으니 누군가의 고통과 신음소리를 무시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태국에서는 일반인들이 일정 기간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어 승려수업을 받는 것을 최대의 공덕으로 삼는다. 승려가 먹는 모든 음식은 탁발을 받아서 먹는다. 스스로 고통의 순간과 어려움을 경험하며 승려의 체험을 하는 것이다. 한 번 뿐인 인생이다. 수험생으로 영원히 살아가진 않겠지만 수험생으로 살아가는 동안 얻을 인생의 참 교훈 하나는 마음에 품어라. 그것이 인내이고 그것이 좌절일지라도 나중에 평생 잊지 못할 좋은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산길에서 주어든 도토리 두 알, 한 알은 작고 보잘 것 없는 도토리 그리고 한 알은 크고 윤나는 도토리. 나는 손바닥의 도토리 두 알을 바라본다. 너희도 필사적으로 경쟁했는가, 내가 더 크고 더 빛나는 존재라고. 땅바닥에 떨어질 때까지 싸웠는가, 진정 무엇이 더 중요한가. 크고 윤나는 도토리가 되는 것은 청설모나 멧돼지에게나 중요한 일, 삶에서 훨씬 더 중요한 건 참나무가 되는 것. 나는 작고 보잘 것 없는 도토리를 멀리 빈숲으로 힘껏 던져주었다. 울지 마라, 너는 묻혀서 참나무가 되리니.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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