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에세이(46)-‘아무런 배려 없는 응시 자유 박탈... 그리고 사랑샘의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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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에세이(46)-‘아무런 배려 없는 응시 자유 박탈... 그리고 사랑샘의 위로’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3.03.27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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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변호사시험법은 로스쿨 수료 후 5년간 5회로 변호사시험 응시 기회를 제한하고 있으며 이는 로스쿨에 재입학해 수료를 해도 다시 응시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는 절대적 응시 금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위 오탈자들은 10년 여의 시간 동안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투자하고도 법조인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에 사랑샘재단(이사장 오윤덕)은 제도의 사각에 놓인 오탈자들의 고통을 위로하고 응원하고자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면 200만원의 마중물 지원금이 지급되며 지원금은 여행, 새로운 진로를 위한 공부를 비롯한 다양한 경험과 활동 등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지원 대상자는 스스로에게 새로운 약속이 되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도전을 결심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경험과 사색 등을 담은 에세이 1편을 1개월 내에 사랑샘재단에 제출하면 된다. 에세이의 형식이나 길이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으며 익명으로도 참여가 가능하다.   

지원금 신청 시에는 ①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 참여 동기 또는 계획의 요지를 기재한 신청서 1통(사랑샘재단 홈페이지 소정양식) ② 로스쿨 석사 학위증 등 변호사시험 평생응시금지 해당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③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 사본 ④ 온라인 송금 수령 계좌번호 ⑤ 에세이가 익명으로 발표되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이를 사전에 신청서에 기재해야 한다.   

사랑샘재단의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에 관해 문의사항이나 관심이 있는 이들은 이메일 ydoh-law@hanmail.net, 전화 02-3474-5300으로 연락을 하면 된다. -편집자 주

<아무런 배려 없는 응시 자유 박탈... 그리고 사랑샘의 위로>

글로리(필명)

5탈이 확정됐을 때, 슬픔보다는 분노의 감정이 컸습니다. 수험기간이 길어진 것이나, 탈락 자체에 대한 불만은 없었습니다. 다만 수험 중단이 내 선택이 아니라, 국가의 선택이라는 것이 용납되지 않았습니다.

5탈 제도의 당위성을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경제 저성장기에 들어서고 BTS가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학벌 사회가 붕괴되고 있는데 5탈 제도라니요.

머리가 나쁘지 않고 기본적인 학습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공부를 못해낸 데에는 각자의 사정이 있는 법입니다. 그런 환경적인 요소를 극복하는 과정이 또 자기 성장 과정이기도 하고요.

국가는 오탈 그 이후에 대한 관심도 없어 보였습니다. 제도적인 우회로나 활로는 전혀 없었으니까요.

오랜 기간 달려온 길이 무위로 돌아갔을 때 그 허탈함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럼에도 어디에서도 제도적인 문제점을 들어주는 곳이 없었고 아픈 마음을 나눌 곳도 없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하는데, 새 출발에는 시간과 돈이 필요하기 마련이지요. 마음을 추스르는 데에도, 진로를 바꾸는 데에도... 하지만 관련한 조언을 구할 곳도 마땅치 않았습니다.

개인의 자유를 크게 제한당하면서도, 어떤 배려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허탈감을 더 키웠습니다.

그래서 이런 수험생의 어려움을 공감해주는 사랑샘의 취지에 감사합니다.

머리를 식히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수험을 그만두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필요한 것이니까요.

스스로도 전혀 생각지 못한 결과에 당혹스러운 것은 물론 가족 등 주변의 실망까지 감당해야 하는 당시 심리적 압박감은 상당했습니다.

진로를 깊이 고민하고, 스스로를 위로할 여유 없이 무작정 취직부터 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탈락의 아픔과는 별개로 회사 생활은 재미있었습니다. 너무 오랜만이어서인지, 일하는 것도 사람 만나는 것도 모두 신기하고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몇 곳의 회사를 다니며 천천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왜 난 수험생활에 충실하지 못했을까.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뭘까.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뭘까.

반성하기도 하고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하면서 오래 고민의 시간을 가졌고, 그리고 지금은 창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사랑샘의 지원금은 창업 자금으로 요긴하게 쓰려고 합니다.

액수를 떠나 무엇보다 우리를 생각하고, 지지하고, 지원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데에 위로를 받았달까요.

아무 조건 없이 후배들의 새로운 도전과 출발을 응원하는 마음, 그리고 수험에 성공하지 못한 아픔을 위로해주고 새로운 출발을 지지해주려는 따스한 마음에 힘을 받아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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