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경' 11년 만에 '경무관' 승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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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경' 11년 만에 '경무관' 승진할 수 있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22.12.1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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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숙원 “기본급 인상, 승진소요 단축 등” 현실화
정부 ‘경찰 조직 및 인사제도 개선’ 방안 확정 발표
내년부터 기본급 1.7% 상향, 복수직급제 도입 등...

경찰의 승진소요기간이 단축되면서 앞으로 총경 이상 경찰 고위직에 순경 출신이 지금보다 늘어날 예정이다. 또 기본급을 공안직 수준으로 1.7% 상향하는 등 경찰공무원의 숙원사업들이 현실화된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찰공무원 기본급 상향 ▲복수직급제 도입 ▲승진소요 최저근무연수 단축 등의 내용을 담은 ‘경찰 조직 및 인사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 장관은 “이태원 참사의 책임으로 경찰이 수사를 받는 참담하고 송구한 상황”이라면서도 “경찰 시스템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 있는 대부분 경찰관의 처우를 개선해 경찰의 치안역량과 책임성을 강화하겠다는 대통령의 공약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를 통해 치안역량과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행안부는 지난 7월 경찰국 신설을 발표하면서 순경 출신의 고위직 비중 확대, 복수직급제 도입, 경찰공무원 보수 상향 등의 방안도 내놨었다.
 

이르면 내년부터 순경에서 경무관까지 승진하는 데 필요한 최저 근무연수가 단축되고 기본급도 공안직 수준으로 상향되는 등 경찰공무원의 숙원사업들이 현실화할 예정이다. 사진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윤희근 경찰청장, 김순호 경찰국장이 동석한 가운데 경찰 조직·인사 제도 개선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르면 내년부터 순경에서 경무관까지 승진하는 데 필요한 최저 근무연수가 단축되고 기본급도 공안직 수준으로 상향되는 등 경찰공무원의 숙원사업들이 현실화할 예정이다. 사진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윤희근 경찰청장, 김순호 경찰국장이 동석한 가운데 경찰 조직·인사 제도 개선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복수직급제 도입…연말 개정안 통, 내년 초 시행

경찰이 오랫동안 요구해왔던 복수직급제가 마침내 도입된다. 복수직급제는 하나의 직위를 복수의 직급이 맡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중앙행정기관에서는 1994년부터 운영돼왔다.

이번에 도입하는 경찰 복수직급제는 총경급이 대상이다. 경정만 맡던 자리를 경정 외에 총경도 맡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복수직급제는 경찰청 본청과 시·도경찰청 주요부서에 우선 도입된다. 본청과 서울·부산·경기남부청 상황실을 총경급 상황팀장 전담 체계로 개편하기 위한 상황팀장 직위, 경찰대학 등 4개 소속기관의 주요 직위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이상민 장관은 시도 경찰청 상황팀장은 현재 경정으로 보임되고 있어 초기 대응에 미흡한 측면이 있다면서 주요 시도경찰청 상황팀장을 총경급으로 격상해 이태원 참사 대응과정에서 확인된 미흡한 경찰의 사고대응 역량을 강화해 24시간 빈틈없는 상황관리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수직급제 도입에 따라 총경 자리는 58개가 늘어나게 된다. 상황팀장 직위 16개, 경찰청 소속기관 4개, 본청과 시·도 경찰청 38개 등으로 올해 8월 기준 총경 수(626명)의 10%에 가까운 규모다.

복수직급제는 인력충원 없이 승진적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혀왔다. 이를 통해 총경이 늘어나면 순경 출신의 총경 승진도 더 쉬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복수직급제는 이번 연말에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되면 내년 초 인사부터 바로 시행 예정이다.

■ 순경→경무관 승진소요 최저근무연수 16년→11년

승진소요 최저근무연수 단축은 순경 출신의 고위직 승진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 순경에서 경무관까지 승진하는 데 걸리는 최저근무연수는 총 16년인데 이를 5년 줄어든 11년으로 단축한다는 것이다.

현행 경찰공무원 승진임용 규정에 따르면 경무관으로 승진하려면 총경으로 4년 이상 재직해야 한다. 경정·경감은 3년 이상, 경위·경사는 2년 이상, 경장·순경은 1년 이상 근무해야 승진할 수 있다.

개선안은 승진소요 최저근무연수를 총경은 3년 이상, 경정·경감은 2년 이상, 경위·경사는 1년 이상으로 각각 단축했다. 경사에서 경위로 승진할 때부터 5개 단계에서 최저근무연수가 1년씩 총 5년이 줄어드는 것이다. 지난달 국무회의에 올라갔다가 의결이 보류됐던 안보다 총 단축 연수가 확대됐다.

경찰 지휘부의 인적 구성을 다원화하고 일반 순경 출신도 빨리 간부로 승진할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것이라고 행안부와 경찰청은 설명했다.

이 장관은 “국민의 안전에 헌신하고 성과가 우수한 경찰관은 순경에서 출발하더라도 40대 후반, 50대 초반이면 경무관까지 승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경무관 이상 고위직의 20%를 순경 출신으로 채우겠다고 대선에서 공약한 바 있다.

현 정부는 소수의 경찰대 출신이 경찰 고위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경찰대 개혁’ 드라이브도 걸고 있다.

경찰서장급인 총경은 올해 8월 기준 총 626명인데 반해 지방경찰청 차장급으로 ‘경찰의 별’로 불리는 경무관은 총 84명에 불과할 정도로 경무관 승진 기회는 바늘구멍이다.

최근 5년간 경무관 승진자는 경찰대 출신이 68.8%, 간부후보와 고시 출신은 각각 21.4%, 6.3%이며 전체 경찰의 96%를 차지하는 순경 출신은 3.6%에 불과하다.

윤희근 청장은 600명 넘는 총경 가운데 순경 출신은 20% 정도지만 경무관 이상에서는 이 비율이 3%로 줄어든다면서 "순경으로 입직하신 분들이 경무관이 될 대상이 됐을 때는 이미 퇴직할 연령이 다가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법질서 확립’ 분야를 포함한 특별승진도 활성화기로 했는데 이 역시 순경 출신의 승진 기회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공안직 수준으로 경정 이하 기본급 평균 1.7% 인상

정부는 경찰공무원의 보수규정을 개정해 기본급을 내년 1월 1일부터 단계별로 공안직 수준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재정 여건을 고려해 경정 이하 경찰관을 대상으로 우선 추진할 방침이다. 내년부터 경정 이하 경찰공무원의 기본급이 평균 1.7%(평균 6만여원) 인상되며 총경 이상은 후년에 적용될 예정이다.

기본급의 공안직 수준 인상 역시 윤 대통령의 공약으로 경찰이 복수직급제와 함께 지속해서 요구했던 사안이다.

경찰은 상시 위험에 노출돼 있고 매년 다수의 순직·공상자가 발생한다. 미국, 일본 등은 이런 업무의 특성을 고려해 경찰이 보수 등에서 다른 직군보다 우대받지만, 한국은 교정·보호·출입국 등 공안직보다 처우가 열악한 상황이라는 것이 경찰청의 설명이다. 이같은 기본급 조정은 해경과 소방에도 동시에 적용된다.

이 장관은 “경찰과 해경, 소방을 통틀어 공안직화에 필요한 총 예산은 연간 2천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윤 청장은 “경정이하 경찰공무원 기본급의 공안직 수준 인상에는 연간 1천억원 정도의 예산이 든다면서 현재 인건비 총액 범위에서 운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공무원은 소방·해경과 함께 공안직군으로 분류됐다가 1970년대에 별도의 경찰직으로 보수 규정을 적용받았는데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공안직보다 보수가 낮아졌다.

■ 과학경찰로의 전환...조직과 사무도 일부 정비

한편 경찰청은 미래치안에 대비한 과학기술 중심의 치안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 조직과 사무를 정비한다. 경무관급 정보화장비정책관을 치안감급 미래치안정책국으로 확대 개편한다.

중요사건이 집중되는 서울, 경기남부경찰청에는 경무관급 광역수사단장을 설치한다.

이상민 장관은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다양한 민생치안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이 국민의 기대에 더욱 부응하고 헌신할 수 있는 경찰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대 개혁 등 나머지 경찰 개혁 방안은 경찰제도발전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반영해 이른 시일 내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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