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섭의 정치학-물 부족 국가 중국의 티베트 수자원 전략과 예상되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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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물 부족 국가 중국의 티베트 수자원 전략과 예상되는 미래
  • 신희섭
  • 승인 2022.12.0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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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신희섭 정치학 박사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중국은 물 부족 국가이다. 중국의 수자원은 전세계의 6%다. 그런데 인구는 20%나 된다. 더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실제 중국의 물 사용량이 미국의 물 사용량에 비해 1/4수준이라는 연구보고도 있다. 다만 중국의 물 부족은 중국 전체의 문제는 아니고 지역적 특색을 보인다. 즉, 위도 40도 아래로 몰려있는 농경 지역은 사정이 좀 나은 편이지만, 사막이 몰려있는 몽골, 신장웨이우얼 지역에서 심각하다.

그런데 문제는 앞으로다.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가 식수뿐 아니라 공업용수 수요를 늘려 수자원은 더 부족해졌다. 게다가 빠른 산업화와 환경 인식 부족으로 물에 대한 환경오염도 심각하다. 중국 기업의 70% 정도가 유독성 화학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장치가 없다고 한다. 공장에서 나온 화학물질 폐기물이 그대로 하천이나 호수로 버려진다. 직접 강으로 유입되기도 하고 토질을 오염시킨 상태에서 지하수로 스며들기도 하는 것이다. 2016년 중국 국무원이 ‘토양오염방지행동계획’을 통해 토양정화 비용으로 800조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사실이 현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증명한다.

중국 정부는 제조업 비율을 줄이겠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높은 실업률과 중국의 제조능력 강화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그런 점에서 향후 오염된 수자원에 따른 물 부족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물 부족을 심화시킬 요소가 한 가지가 더 있다. 중국인의 육류 소비와 과일 소비를 늘리는 식습관의 변화다. 이들 소비는 중국 내 육류와 과일 생산 증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다시 두 가지 문제를 야기한다. 하나는 동물과 과수에 필요한 물이 늘어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배설물과 농약 사용에 따른 수자원 오염과 토양침식과 지하수 유입문제다.

중국은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만들겠다고 한다. 즉 사회주의를 간판으로 달고 패권국이 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최대 약점 중 하나는 물 부족이 될 것이다. 이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중국은 1990년대부터 수자원을 통제하는 정책을 만들었다. 바로 중국이 차지한 티베트를 이용해서 말이다.

티베트는 황하, 양쯔, 메콩, 갠지스, 인더스, 브라마푸트라강을 포함해 10개 이상의 강이 시작하는 아시아의 물탱크이다. 중국, 인도, 미얀마,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파키스탄의 30억에 달하는 인구가 이 티베트의 물줄기에 기대 살아간다. 그런데 중국은 1995년대부터 티베트 지역에 댐을 건설해왔다. 수력발전과 수자원 확보가 그 명분이 되었다. 최근 중국이 메콩강 상류에 12개 이상의 댐을 건설해 물줄기를 통제하면서 메콩강 하류 국가이자 쌀 수출국인 베트남의 농지가 말라버려 쌀을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 되기도 했다.

이런 중국이 티베트에서 나가는 수자원을 더 틀어쥐려고 하고 있다. 티베트 고원을 가로지르는 야르장푸강과 브라마푸트라강에 초대형 댐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인도로 나가는 수로를 막고 티베트의 저수량을 늘려 이를 중국의 황하나 양쯔강으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티베트 호수에 저장된 물을 이용해 중국 북서부 지역의 사막화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두 가지다. 첫째, 환경 경제학에서 말하는 상류 국가와 하루 국가의 문제다. 상류 국에서 물을 막아서 집중적으로 사용하면 하류 국의 사용할 물이 부족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상류 국이 홍수 통제를 명분으로 저수된 물을 방류하면 하류 국은 말 그대로 물 폭탄을 맞는다. 또한, 평균 고도가 4,800m에 달하는 티베트에서 자연적으로 내려가는 강물은 하류 국가에 토사와 함께 침전된 양분을 제공한다. 메콩강은 이 덕분에 어마어마한 민물고기를 공급하고 7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수자원을 이용해 생활한다. 그런데 상류 국 중국이 댐을 쌓으면 퇴적물이 하류로 내려갈 수 없다. 1995년 중국의 댐 건설 이후 메콩강 하류 지역에서 어업생산량이 급감하고, 주기적인 홍수 피해를 보며, 물 부족으로 바닷물이 유입되어 농지가 사라지고 있다.

둘째, 티베트의 저수된 물 자체가 마르고 있다는 점이다. 2022년 8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 중국 칭화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티베트 고원의 물이 2060년까지 고갈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기후변화로 인해 티베트의 얼음이 녹아내리기 때문이다.

두 가지 문제는 현재 중국과 인도 그리고 동남아시아 국가 간의 물 분쟁을 물 전쟁으로 격화시킬 것이다. 중국은 마르고 있는 티베트의 담수를 필사적으로 막으려 할 것이다. 한정된 수자원의 독점화는 하류 국가의 물 부족과 자원환경 파괴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국가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다. 실제 물 부족은 적대국의 미사일 공격보다 더 생존에 치명적이다. 미사일은 요격하거나 피할 수도 있지만, 마실 물 부족을 해결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 14억이 넘는 인구를 가진 인도의 경우를 생각해보라.

예상할 수 있는 결론은 두 가지다. 하나는 국제하류를 관리하기 위한 제도구축과 국가 간 협력이란 아름다운 그림이다. 다른 하나는 물을 가둔 댐을 파괴해서라도 물길을 유지하는 비관적인 그림이다. 두 가지 길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현재 중국의 외교 방침은 명확해 보인다. 군사력에서 주변 국가들보다 월등하다고 생각하는 중국은 다른 국가를 고려하지 않는 일방주의 정책을 사용할 것이다. 그 결과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중국 정부의 수자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은 중국엔 두 가지 점에서 문제를 만들 것이다. 첫째, 하류 국가들의 공동전선과 군사적 대치 상황이다. 패권국이 되기 위해 미국과 경쟁해야 하는 중국엔 이것은 또 다른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다. 둘째, ‘탐욕스러운 중국’이란 이미지를 강화할 것이다. 그나마 부족한 연성권력마저 희석할 것이다.

중국 지도부가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래도 어떻게 하나 중국이 죽을 맛인데. 이게 진짜 문제다.

CF. 지난 칼럼들을 좀 더 보기 편하게 보기 위해 네이버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주소는 blog.naver.com/heesup1990입니다. 블로그 이름은 “일상이 정치”입니다.

신희섭 정치학 박사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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